78. 아버지와 아들의 약속

옛날 어떤 사람이 밤에 그 아들에게 말하였다.

“내일 아침에 너와 함께 저 마을에 가서 거기 있는 것을 가져오자.”

아이는 그 말을 듣고 이튿날 아침 아버지에게 묻지도 않고 혼자서 그 마을로 갔다. 그 곳까지 가자 몸은 극히 피곤하였고 아무 소득이 없었다. 또 밥을 먹지 못해 주리고 목말라 거의 죽을 것 같았다. 그래서 바로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를 찾았다.

아버지는 아들이 오는 것을 보고 매우 나무랐다.

“이 미련하고 무지한 것아, 왜 나를 기다리지 않고 공연히 갔다 왔다 하여 한갓 수고만 하고, 모든 세상 사람들의 비웃음을 받느냐?”

범부들도 그와 같다.

비록 집을 떠나게 되어 머리와 수염을 깎고 법복을 입더라도 밝은 스승을 찾아 배우지 않고, 온갖 선정과 도품의 공덕을 잃고 수행의 묘한 결과를 모두 잃어버린다.

그것은 마치 어리석은 사람이 헛되이 갔다 왔다 하면서 스스로 지치기만 하는 것처럼, 형상은 비록 슈라마나 같더라도 실은 아무 소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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