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제06장 03. 모든 것은 한 찰나(刹那)도 머무르지 않는다

제3편 대승경전

제6장 마음과 생각

  1. 모든 것은 한 찰나도 머무르지 않는다

대혜보살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 저희들을 위하여 모든 법의 생멸하는 모양을 말씀해주십시오. 부처님께서는 모든 존재는 한 찰나도 머무르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모든 법이란 이른바 선법과 불선법, 유위법과 무위법, 세간법과 출세간법, 유루법과 무루법, 내법과 외법 등이오. 그것은 마음과 뜻과 의식의 훈습에 의해 늘고 자라는 것이오, 모든 범부는 마음과 뜻과 의식의 훈습에 의해 선법과 불선법을 분별하는 것이오. 그러나 성인은 현재 삼매에 들어가 번뇌가 없는 선행의 즐거움을 얻었으므로 이것을 선법이라 합니다.

또 선법과 불선법이란 여덟 가지 알음알이인데 아뢰야식과 의와 의식과 안식과 이식과 비식과 설식과 신식입니다. 뒤의 다섯 가지 알음알이가 의식과 어울려 선법과 불선법이 차별되어 자꾸 이어가지만 그 자체에는 차별이 없소. 생기는 법을 따라 생겼다가 도로 없어지는 것인데, 그것은 제 마음이 허망한 경계를 나타낸 것인 줄 모르지 때문이오. 그러다가 그것이 없어질 때는 그 형상의 크고 작음과 낫고 못함에 집착하는 것이오. 그 의식은 다섯 가지 알음알이와 어울려 생기는 것인데 그것은 찰나도 머무르지 않소. 그러므로 모든 존재는 한 찰나도 머무르지 않는다고 한 것이오.

그런데 어리석은 범부는 그 뜻을 알지 못하고 모든 존재가 한 찰나도 머무르지 않는다는 견해에만 집착하여 ‘무루의 법도 한 찰나도 머무르지 않는다’고 말하니, 그것은 진여의 법인 여래장을 깨뜨리는 말이오. 다섯 가지 알음알이는 육도에도 나지 않고 고와 낙을 받지 않으며 또 열반의 인도 짓지 않소. 여래장은 고락을 받지 않기 때문에 생사의 인이 아니지만 다른 법은 생사와 어울리는 것이오. 그런데 범부들은 그것을 알지 못하고 그릇된 소견에 젖어, 모든 법은 한 찰나도 머무르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오. 금강의 여래장과 여래의 증득한 법은 한 찰나도 머무르지 않는 법이 아니오.

만일 여래가 얻은 법이 한 찰나도 머무르지 않는 것이라면 어떠한 성인도 성인이 되지 못하였을 것이오. 금강은 한 겁 동안 머물러 있어도 무게와 부피가 그대로 있어 늘지도 줄지도 않소. 그런데 어째서 어리석은 범부는 모든 법을 분별하여 ‘한 찰나도 머무르지 않는다’고 말합니까. 그들은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해 안팎의 모든 법은 한 찰나도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