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는법
묘체 유래 무처소 妙體 由來 無處所
묘한 진리의 체는 원래의 처소가 없어
관음 기재 해동운 觀音 豈在 海東云
어찌 관세음 보살이 저 동쪽 바닷가에만 계시겠는가
하처 청산 구도량 何處 靑山 求道場
어느 곳 청산에 청산이 관세음보살이 계시지 아니하는 도량이 있으리오.
하수 특례 낙가산 何誰 特來 洛迦山
어찌 모름지기 꼭 보타 낙가산에만 관세음보살이 계신줄 알고
거기에만 찾아갈 것이 무엇이겠는가.
ㅡ묘한 진리의 체는 원래의 처소가 없어ㅡ
어디에는 진리가 있고, 어디에는진리가 없고,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참 불교의 진리는 천상천하 두두물물이 묘체 아님이 없어
전부가 다 어느 곳, 어느 때를 막론하고 진리의 체는 이 허공
법계에 없는 데가 다 없는 데,
ㅡ어찌 관세음 보살이 저 동쪽 바닷가에만 계시겠는가. ㅡ
ㅡ어느 곳 청산에 청산이 관세음보살이 계시지 아니하는
도량이 있으리오.ㅡ
그렇거늘 ㅡ어찌 모름지기 꼭 보타 낙가산에만 관세음보살이
계신줄 알고 거기에만 찾아갈 것이 무엇이겠는가.ㅡ
오늘은 불기 2534년 기사년 4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부처님 열반하신 해를 1년으로 해 가지고 금년이 2533년이 되는데
부처님께서는80세에 열반하셨으니 거기에 80을 더하면 2613년이 됩니다. 부처님이탄생하신 지는 2613년이 되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인도 가비라왕국, 지금의 네팔입니다 마는
그 가비라왕국의 정반왕을 어버님으로 마야왕비를 어머님으로 해서
태자로 태어났습니다. 그 이름이 싣다르타입니다.
우리 중생의 눈에는 인간 싣다르타 태자 밖에는 보이지를 않습니다.
자기가 성문(聲聞), 연각(緣覺)이냐, 보살(菩薩)이냐
또는 부처님이냐, 자기가 깨달은 경지에 따라서 태어나신
싣다르타 태자를 인간 싣다르타 태자로 보기도 하고,
화신불(化身佛)로 보기도 하고,
보신불(報身佛)로 보기도 하고,
법신불(法身佛)로 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오늘은 일단 우리 중생의 눈에 역사적으로 볼 수 있는 인간
싣다르타태자의 역사를 잠깐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싣다르타 태자는 16세에 결혼을하셔서 야수다라라고 하는
아주 예쁜 덕을 갖춘 미인과 결혼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라후라라고 하는 아들을 보셨습니다.
경전에 따라서는 출가 하신날 탄생하셨다고 적혀있는 경전도 있습니다.
29세에 출가를 하신 부처님은 히말라야 설산에 들어가셔서 6년간을
하루에 삼(麻)씨 한 개와 곡식 한알씩을 잡수시고서 무서운
고행을 하셨습니다.
그래가지고 피골이 상접했습니다. 그토록 무섭게 용맹정진을
고행하셨지만, 깨달음을 얻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몸뚱이만을 괴롭히는 고행을 위한 고행을 가지고서는
깨달음에 이를 수가 없구나 그것을 알으시고서 일연하,
일연선하에 내려가셔서 목욕을 하시고, 그때 수자타라고 하는
마을 처녀가 바치는 유미죽을 받아 잡수시고 쇠락한 깨끗한 몸뚱이와
쇠락한 정신으로서 갠지스강 중류 남쪽에 있는 우베라촌,
그곳을 지금은부따가야라고 부릅니다만,
우루베라촌 보리수 나무밑에서 다시 정진을시작하셨습니다.
명상에 들어가 더욱 정진을 하시던 부처님께서는
12월초파일 동천에 떠있는 샛별을 보시고
확철대오(確徹大悟)를 하셨습니다.소승경전에는
그때 무슨 진리를 깨달었느냐'
초저녁에는 사제법을 깨달으시고
중야에는 십이인연법(十二因緣法)을 깨달으셨다’ 하는
기록이있습니다만 한마디로 말해서 아까 조실스님 법문에도
설하신 바와같이 생사없는 도리를 깨달으신 것입니다.
그렇게 진리를 깨달으시고서 배나리스 교외에 있는 녹야원(鹿野苑)으로
가셔서 교진여 등 다섯 비구를 교화하셨습니다.
오비구(五比丘)가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사제법을 깨달았습니다.
고집멸도(苦集滅道) 사제의 성제를 깨달으셔서 그 제자들로 하여금
한길을 둘이 가지 말고 따로 따로 동서남북으로 흩어져 가서
이 불법을 펴도록 하여 그 뒤로 제자들이 무수히 불어났습니다.
항상 천이백오십의 상수(上首) 제자가 부처님을 따랐고,
열반하실 때까지 팔만사천 법문을 설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여름 우기에는 다닐 수가 없으니까
정사(精舍)에 모여서 우기를 피하시고 우기가 지난 다음에는
일년내내 계속유행을 하시면서 인연있는 중생을 제도하셨는데
교화 중심지는 주로 마갈타국 수도인 왕사성의 죽림정사(竹林精舍)와
부처님 고향에 가까운 기원정사(祈園精舍)를 근본 교화 중심지로해서
팔만사천 법문을 설하셨습니다.
최초의 12년간은 아함경(阿含經)을 설하셨고,
그 다음 8년간은 방등경(方等經)을 설하셨고,
그 다음 21년 동안에 걸쳐서 반야경(般若經),
지금 우리가 독송하고 있는 금강경도 그 반야경에 소속된
경전입니다마는,그 반야경은 진공의 진리를 설하신,
그리고 마지막 8년간은 법화경(法華經), 열반경(涅般經)을 설하셨습니다.
팔만사천법문을 사십구년 동안에설하신 부처님은 80세를 일기로
파바 마을에서 열반에 드셨습니다.
마지막 열반에 드시기 전에 파바마을에서 금속공인
춘다가 올린 버섯공양을 잡숫고, 중병을 얻으셔서
마침내 구시나가라에서 열반에 드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수쟈타가 바치신 유미죽을 잡숫고 도를 깨달으시고,
춘다가 바친 공양을 잡숫고 열반에 드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수쟈타가 바친 유미죽을 잡숫고
깨달음을 얻은 그 공덕이나 춘다가 바친 그 공양을 잡수시고
열반에 드신 것이나 그 공덕은 조금도 다름이 없다 말씀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무량 중생의 공양을 받으셨고 그리고
무량 법문을 설하셨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부처님 오신날을 기해서 우리 수천명의 불제자들이
이렇게 오색이 찬란한 정성어린 등불로서 부처님께 공양을 올렸습니다.
이 우리의 정성어린 이 한개의 등을 부처님께올린 그 공덕이나
금일 선남 선녀가 바친 이 한개의 등의 공양은 그 공덕에 있어서
추호도 다름이 없습니다.
우리 사부대중 선남 선녀가 바친이 하나의 등 공양의 공덕이
과연 무엇이겠습니까? 2613년 전에 부처님이 탄생하신 그날을
봉축하는 그러한 뜻으로 등을 올린 것입니다. 그공덕으로 우리는
부처님께서 탄생하시었듯이 우리도 오늘 새로 태어나야 할것입니다.
등을 올리고 부자가 되게 해 주십시요, 업장이 소멸되게 해주십시요,
아들이 대학에 합격하게 해주십시요, 우리 회사가 잘되게 해주십시요,
그러한 일도 물론 인간 세상에 있어서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새로 태어나는 법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오늘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온 세계가 민주주의를 부르짖고
우리나라는 조국 통일을 부르짖고 세계평화를 구호로 부르짖고
있습니다만 어떠한 민주주의도, 조국통일도, 세계평화도
개개인의 자각없이는 이루어질 수가 없습니다.
그 자각이라고 하는 것이 무엇이냐, 새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이 몸뚱이가 죽어야 새로 태어날 것이 아니냐, 그렇치 않습니다.
새로 태어나는 것은 이 몸뚱이 그대로 두고 뱃속에 똥과 오줌과
피와 고름 그대로 둔채 또 우리 가슴의 심장의 맥박은 팔딱 팔딱 뛰고 있는
그대로 놔둔채 우리는 새로 태어나는 길이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