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스님 법문 중에 부와 자는 원래 둘이 아니라고 하셨고 둘이 아닌 부와 자가 만나기는 만나야 하겠는데 백지 한장 차이로 만나기 어렵다고 하셨습니 다. 백지 한장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만날 수 있는지요.
大行) 부모로부터 몸을 받아 태어날 때 영원한 근본의 마음과 과거에 지은 업 이 뭉쳐진 업식과 육신, 이 세가지가 삼합이 되어 태어납니다. 그런데 이 영 원한 근본의 마음, 즉 나를 진화시키고 이끌어 가는 마음, 그 마음이라 함도 이름이지만 그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마음내기 이전인데 그게 부인 셈이 고, 마음내는 것은 자인 것입니다. 전기로 말하면 전구에 불이 들어오는 것은 자이고, 전류는 부인데 부와 자는 항상 가설이 되어 있어서 스위치를 올리기 만 하면 불이 켜집니다. 전구에 불이 들어오는 것과 전류가 본래 둘이 아니 지요. 전구가 없어도 아니되고 전류가 흐르지 않아도 아니됩니다. 육신이란 가설을 말합니다. 그래서 부와 자는 원래 둘이 아니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 부와 자가 상봉을 하려면 나를 진화시키고 이끌어 가는 근본마음이 있어서 이렇게 저렇게 나툴 수 있다는 사실을 철석같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믿는데 있습니다. 전류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믿기에 스위치를 올렸다 내렸다 하 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람들은 마음내기 이전의 근본마음이 있어 자동적으로 돌아가고 있는데도 그걸 믿지 않으니 부와 자는 둘이 아니면서 둘이 되어 상 봉을 못하는 것입니다. 상봉하려거든 본래 둘이 아님을 믿으세요. 믿지 못하 는 마음이 바로 백지 한장이자 은산철벽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