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스님께서는 늘 마음공부를 통해 자유인이 되라고 하십니다. 자유인이란 어떤 상태를 말하는 것입니까?
大行) 해탈의 경지를 어찌 말로 이르리까. 그러나 이왕 물으셨으니 한마디 하지요. 중생이 늘 보고 듣고 겪으며 살아가는 이 유위법의 세계와 중생에게는 보이지 않는 무위법의 세계를 다 보는 경지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하! 차원이 다른 또하나의 세계가 있나보구나 하는 식으로 생각을 해서는 안됩니다. 두 세계를 다 본다함은 하나를 본다, 하나로 본다는 뜻입니다. 흔히들 이 공부를 하면 남다른 신통력이 생긴다고 아는데 하나인 경지에서는 신통도 도가 아닙니다. 다 내살림이니 거슬리고 부딪히고 뛰어나고 훌륭하다 할 게 어디 있겠습니까? 그냥 여여한 것이지요. 그래서 찰나찰나 다가오는 모든 세상일과 하나인 채로 저 말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도도하게 흘러가는 삶 그 자체가 되는 것이지요. 자유인이라 함은 내가 내 마음대로 먹고 싶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듯이 전체가 내 살림이니 거칠게 없다는 말입니다. 생각해보세요. ‘나’라고 내세울 게 없다면 무엇이 불편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제법무아라고 하셨습니다. 어떤 경계에서도 ‘나’라는 관념이 없으니 그냥 전체요 하나인 것입니다. 그래서 자유인이라 합니다. 자유인이면 새삼 자유다 라고 말할 것도 없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