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一切(일체)를 이룬다

가지가 변해도 우리 불자들에게는 분명한 것이 있다는 것을 다시 생각합니다.

무엇이 분명한가? 우리들의 정진력이 증장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세월이 가고 이 몸이 늙고 세상이 바뀌어도 그 바뀐 가운데서 우리들은 끊임없이 정진력을 증장시키고 있습니다.

하루라도 더 수행하고 더 많이 정진해서 정진의 힘을 기르고 공덕의 탑을 높이 높이 쌓아올리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불자들의 삶이란 만사가 변해도 끊임없이 성장하는 큰 공덕이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다행한 일입니다.

진리에 뒷받침되는 소망.

어떤 소망이 진리의 뒷받침이되 부처님 위신력에 뒷받침이 되어서 이루어지는 소망인가.

어떤 소망이 참된 소망인가.

우리 인간세계에는 인과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원인을 지었으면 결과가 그에 따라 나타난다고 하는 자연법칙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의 생활에 깊은 영향을 주는 것은 물질세계에 있는 물리적 인과관계보다도 마음에 있는 원인이 물질계나 현상계에 결과로 나타나는 인과관계입니다.

마음에서 생각하는 것이 현상세계에 결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인생에서 어떤 생활을 보낼 것인가.

행복하게 살 것인가. 비참한 생활을 할 것인가, 그 갈림길의 원인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고 안에 있습니다.

즉 우리가 항상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 평소에 또는 하루 동안에 무슨 생각을 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는가에 따라 결정되는 것입니다. 인간 운명은 우리들이 항상 무엇을 보다 많이 생각하고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는 말입니다.

현상세계는 우리 마음에 있는 것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상세계뿐만 아니라 온 세계 모두가 그대로 마음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삼계유일심(三界唯一心) 삼계나 욕계나 색계나 무색계나 인간세계나 천상세계나 아수라 세계나 일체 귀신 세계나 어떤 세계나 그것은 오직 한마음이다.”

현상은 여러 가지 모양을 가지고 이질적인 것으로 나타나 보이더라도 그것은 오직 한마음이며 삼계는 오직 일심입니다.

“심외무별법(心外無別法). 마음 밖에 별다른 법이 없다. 오직 일심뿐이다.”

“심불급중생(心佛及衆生). 마음과 부처님과 그리고 중생 모두가 시삼무차별(是三無差別)이라. 이 셋이 다 차별이 없느니라.”

이것은 『화엄경』의 말씀이지요. 그러니까 이 말씀과 같이 중생 차별이 있고, 세간 차별이 있고, 여러 가지 차별이 있어도 필경은 일심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들의 생활주변에 일어나는 일들도 그 마음에 따라서 환경이 변화를 일으키고 환경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이 인간으로서 인간세계에 태어났다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래 우리가 인간으로서 인간복을 입고, 인간세계에 태어날 수 있는 그러한 원인이 내재해 있기 때문에 이런 세계를 나타낸 것입니다.

인간보다 마음이 맑고, 안정되고, 착하고 아름다운 마음이 차 있었으면 아마 인간세계에 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 마음에 상응하는 세계, 천상에 나타나서 천상세계 사람으로서 천상옷을 입고 천상인의 모습을 갖추고 생활을 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또 인간 이하의 거친 생각 나쁜 생각, 어두운 생각을 가지고 그렇게 살 것 같으면 그런 마음에 상응하는 나쁜 세계, 어두운 세계, 불행의 세계, 거친 중생세계를 찾아갈 것입니다.

그러니까 근본은 바깥의 세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안에 있는 마음에 따라서 인간에 태어나든지, 천상에 태어나든지, 악도에 태어나든지 그 모두가 마음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입니다.

원래 타고나기를 마음이 근본이었지만 같은 인간으로 태어났으면서도 인간세계에 일어나는 변화라든가 조건 변화라고 하는 모두가 자기 마음 쓰기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마음 씀씀이에 따라서 자기 환경이 달라지고 자기 가족이 달라지고 자기 집안에서 하던 일들이 변화가 생기는 것입니다.

마음이 일체를 이룬다.

일체유심조라는 말도 거기서 오는 거지요.

마음을 잡아서 마음의 핵심이 있어서 마음에 흔들림이 없는 깊은 삼매 속에 머무는 사람이라면 인간의 어떠한 차별세계에도 동요되지 않는 안정을 얻을 수 있을 것이고, 또 그러한 깊은 삼매 속에 안정되어 있으면 차별세계에 있는 모든 다른 중생세계까지도 알 수가 있는 것입니다.

마치 나무 뿌리에 앉아서보면 그 나무 밑둥, 나뭇가지, 꽃, 이파리 그 전부가 차별되어 있는 현상들을 다 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이 흔들림이 없는 깊은 선정에 들어서 볼 것 같으면 마음이 근본이기 때문에 바로 마음의 변화에 따라서 생기고 있는 인간세계, 천상세계, 그 세계를 다 알 수 있다는 말도 당연히 나올 수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옛 스님들 말씀을 들어보거나 옛 도인들 생활을 보면 당신이 방에 앉아 삼매에 들어서 천상세계에 갔다 왔다든가. 세간인연을 관했든가 하는 얘기가 나오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깥에 끄달리지 아니하고 안으로 거두어서 자신의 마음 속 깊이 안정되었을 때, 마음이 근본이 되어 있는 까닭에 세계의 차별을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자기 일신에 대한 것은 물론 자기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자기 마음에 따라서 자기 몸을 부지런한 사람으로 만들 것인가.

게으른 사람으로 만들 것인가. 노력형으로 만들 것인가. 나태형으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더욱 정진을 해서 빛나는 성과를 내는 그런 능력있는 사람을 만들 것인가.

그렇지 못할 것인가 하는 것도 전부 자기 마음을 잡아서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이루어지는 것입이다.

그러나 자기 몸은 그렇다고 하지만 또 역시 우리들은 깊은 인연 가운데서 같은 마음을 쓰고 사는 까닭에 가족들이 각각 다른 마음을 쓰고 사는 것 같아도 또 가족들은 가족대로 공통의 세계를 가고 있습니다.

또 우리 이웃도 각각 남으로서 다른 마음을 가지고 사는 것 같아도 그 깊은 데 가서는 통해 있기 때문에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라는 것은 나 혼자의 마음을 가지고도 움직이기도 하지만 대개의 경우는 우리 가족과 함께 공동으로 마음을 쓰고, 우리 사회와 더불어 공동의 마음을 쓰고, 시대 사람과 더불어 공동으로 마음을 쓰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때로는 같은 사상의 물결에 휘말린다든가 같은 공포의식에 몰린다든가, 같은 거칠고 나쁜 생각에 몰린다든가 하기도 합니다. 그런 것들은 전부 시대의식 가운데 말려들어 가서 공포의 세계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가족의 경우 어린 아이들의 잔병같은 것을 종종 의논해 올 때 저는 대개 부모님들이 안정되어 있는가를 항상 생각합니다. 어린 가족일수록 대개 약 13∼14세 이전의 아이들이라면 더욱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그래서 그 부모들이 화목하고 따뜻하고 그래서 거침이 없는 한마음이 되어 있는 그런 부모사이의 아이들은 이유없는 잔병이나 그러한 변화가 비교적 적은 것입니다.

있다가도 그 영향을 입어서 저절로 안정되는 것입니다.

늦도록 오줌을 못가려서 걱정하는 얘기를 해 올 때면 “거기에는 어머니하고 관계가 있다.”고 얘기합니다. 어머니 마음 가운데 말하지 못할 슬픔을 혼자 간직하고 있어서 그것의 반영이 바로 가까운 어린이에게 영향이 간 것입니다.

아기가 늦도록 오줌을 못가린다고 야단치고 볼기를 칠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마음을 보다 맑히고 근심스러움, 슬픔, 그늘에서 눈물짓고 있는 그런 원인을 제거해 버리는 것이 치료법이라고 종종 얘기해 드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해서 치유되는 예가 종종 있습니다.

왜냐하면 부모와 자손 사이는 본래 한마음이며, 가까운 관계에 있고, 가족일수록 더더욱 가까운 관계입니다.

대개 여러분들도 집안의 어른이 되고 중심이 되고 집안에 들어가면 아마 부처님 노릇할 위치가 되실 것입니다.

항상 자녀들을 위해서 기도하시고, 집안의 여러 가족을 위해서 기도하시고, 집안의 사업이나 모든 일에 대해서 항상 관심을 가지면서 함께 부처님 앞에 바르게 성장하기를 기원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러한 어머니의 존재는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 집안을 지켜주고 그 집안의 가족들을 안전하게 키워가는 중심이 됩니다.

집안의 부처님들이 모두가 참 부처님 마음이 되어서 부처님의 광명이, 부처님의 위신력이, 부처님의 위덕이 우리 집안에 넘쳐나오도록 항상 이끌어 주시는 분이 되시리라 생각됩니다.

한 가족이 한 마음인데 한 마음 가운데서 어머니와 자손관계는 가장 가까운 인연관계에 있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어머니가 부처님과 같은 깊은 마음, 큰 마음에 가까워질수록 그 가족들에게는 더욱 덕스런 일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마음이 삼계가 유심입니다. 천상이고 인간이고 지옥이고 어떤 귀신 세계고 다 근본은 마음 하나인 것입니다.

마음 바뀜에 따라서 천지가 바뀝니다. 우리가 마음 쓰는 것으로 인해서 여러 가지 변화가 올 수 있는 것입니다.

光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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