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 제2절 (3) 영가도 중생이다

이상의 두 이야기를 통해 느낄 수 있듯이 광명진언의 묘한 힘은 참으로 불가사의한 것이다.

그렇지만 이 진언의 위력 못지않게 우리의 마음가짐 또한 중요하다. 곧 어떠한 경우라도 영가를 쫓아내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서양의 종교나 무속에서는 영가의 장애가 생기면 이를 악마의 장난 또는 삿된 영혼으로 인정하고 무조건 쫓아내려고 한다.

하지만 우리 불교에서는 다르다. 영가는 추방당해야 할 존재가 아니라 구제를 해주어야 할 또 하나의 중생이다. 도리어 장애를 일으키는 영가일수록 제가 안착해야 할 세계로 가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는 불쌍한 중생인 것이다.

그러므로 절대로 귀신을 추방하겠다는 자세로 천도를 하지 말아야 한다. 천도(薦度)는 말 그대로 피안(度)으로 나아가도록 인도하는 것이다. 피안의 세계로 인도하는 것과 쫓아내는 것은 그 의미가 너무나 다른 것이다. 영가를 추방의 대상으로 보아서는 제도는커녕 싸움만 일어나게 된다.

우리는 영가의 세계를 달리 보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과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인정을 나누듯이 영가에게도 정을 쏟고 마음을 주면되는 것이다. 피안의 세계로 인도하고자 하는 자비심으로 대하면 그릇된 일이 어찌 일어나겠는가? 더욱이 광명진언과 같은 불가사의한 힘이 함께 하고 있으니…….

만약 선대 조상이나 가족, 친족, 친구 중에서 마음에 걸리는 이가 있다면 삼칠일의 기간을 정하여 광명진언을 외우며 기도해 주도록 하자. 그리고 유산, 낙태 등으로 마음에 걸리는 부모가 있다면 ‘나’와 인연이 닿지 않은 그 영(靈)을 위하여 삼칠일 기도를 해주는 것이 좋다.

부디 명심하라. 귀신의 세계는 인간의 세계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이 모두가 마음과 마음으로 통하고 정으로 통할 수 있기 때문에 광면진언이나 부처님의 경전을 읽어 주고 망인의 이름으로 공덕을 쌓도록 해주고 축원을 해주면 반드시 천도, 곧 피안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 모두 참된 불자답게 천도를 할 일이 있으면 법에 맞게 천도를 하자. 그렇게 할 때 이 세상은 맑아지고 밝아진다. 법다운 천도야말로 영가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피안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하리라.

日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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