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어집] 제5편 영원한 자유인 13. 동빈거사(洞賓居士)

동빈거사(洞賓居士) 여순양(呂純陽)은 당나라의 현종(玄宗) 천보(天寶 742~755) 때 하양(河陽)에서 났습니다.

그 무렵 신선도(神仙道)를 닦아 크게 유명해진 종리권(鐘離權)이 동빈을 보고 “세상의 영화(榮華)는 잠깐 동안이니 장생불사(長生不死)하는 신선도를 배우라”고 권하였습니다.

동빈은 그 말을 좇아 종리(鐘離)를 따라 공부 길을 떠났습니다. 한 곳을 지나다가 종리는 큰 금덩어리를 하나 주어 가지고 대단히 기뻐하며 말하였습니다.

“자네가 도(道)를 닦으러 가니 하늘이 그것을 알고 도(道) 닦는 밑천을 하라고 주는 것이니 이것을 팔아서 모든 비용에 쓰자.”

그러면서 동빈에게 그 금덩어리를 주자, 동빈은 크게 성내며 그 금덩어리를 집어던지며 말하였습니다.

“내 들으니 도(道)하는 사람은 욕심이 없어야 한다는데 금덩어리 하나 보고 그렇게 좋아하는 놈이 무슨 도(道) 닦는 놈이냐? 너는 도인(道人)이 아니라 분명코 도적놈이니 너 같은 놈은따라갈 수 없다.”

그러고는 뿌리치고 돌아가려 하였습니다. 그러자 종리는 크게 웃으며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금덩어리를 자세히 보라.”

동빈이 자세히 보니 그것은 금이 아니라 썩은 돌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종리가 자기를 시험하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그리하여 깊은 산골에 가서 움막을 짓고 공부를 하는데, 하루는 종리가 어디 갔다 온다 하며 더 깊은 골짜기에 가서 무슨 약을 캐어오라 하므로, 동빈은 지시한 곳에 가서보니 아주 잘지은 초가집이 한 채 있었습니다. ‘이런 깊은 산골에 어찌 이런 집이 있는고’ 하는 의아심이 나서 그 집 마당에 가서 보니, 방안에서 세상에 보기드문 예쁜 여자가 반기며 나오더니, “우리 남편이 먼 길을 떠난 지 오래 되어 대단히 적적하더니 마침 잘 오셨습니다”하며 동빈의 손을 잡아 당기려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동빈이 번개같이 발로 차며 꾸짖기를, “이 요망한 년 이것이 무슨 짓이냐?” 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집과 그 여자는 간 곳 없이 사라지고 자기 스승인 종리가 “허허” 하고 손뼉치며 웃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리하여 동빈은 또 다시 시험당한 줄 알았습니다.

종리가 하는 말이, “세상에 제일 어려운 것이 재물과 여자인데 네가 그만큼 뜻이 굳으니 이제는 너의 집에 가서 부모를 아주 하직하고 참으로 공부 길을 떠나자”고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종리와 같이 자기 고향
에 가서 집으로 갔는데 대문이 잠겨 있고 아무리 소리쳐도 안에서 대답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담을 넘어가 보니 이게 웬일인가, 자기의 부모, 형제, 처자가 누군가에게 맞아 죽어 사지(四肢)가 갈기갈기 찢어진 채로 온 마당에 가득 널려 있었습니다.

종리가 이것을 보고 깜짝 놀라더니 벌벌 떨며 동빈더러 ‘그 시체를 전부 주워 모으라’ 하였습니다. 동빈은 처음부터 조금도 놀라는 빛이 없었습니다. 시체를 주워 모으면서 얼굴을 조금도 찌프리지 않고 마치 나무 막대를 주워 모으듯 아주 태연하였습니다. 종리가 그것을 보고 또 한 번 크게 웃으니 모든 시체는 간 곳 없고 집안에서 자기 가족들이 반기며 쫓아나왔습니다. 그때야 비로소 종리에게 시험당한 줄 알고 동빈은 크게 탄복하며 수없이 절하였습니다.

그 뒤로 동빈은 신선도를 닦아 세상에 으뜸가는 신선이 되어, 공중을 날아다니는 것을비롯하여 기묘한 재주를 많이 가졌습니다. 그리하여 천하에 자기보다 나은 사람이 없는 줄 알고 돌아다니다가, 마침내 황룡산(黃龍山)에서 회기(晦機) 선사의 도력(道力)에 항복하고 그 밑에서 크게 깨쳐 불법(佛法)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후 천여 년 동안 그 몸 그대로 돌아다니며 많은 불사(佛事)를 한 것은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너무나 유명한 사실들입니다.

일례를 들면, 송나라의 휘종(徽宗) 선화(仙化) 원년(元年. 서력기원 1119년)에 휘종(徽宗) 황제가 임영소(林靈素)라는 사람에게 속아서 그와 모든 것을 의논하는데, 문득 동빈이 그 자리에 나타나서는 임가를 꾸짖고 황제에게 속지 말라고 타이른 것과 같은 예를 들 수 있습니다.

性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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