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어집] 제4편 2장 자유(自由)로 가는 길 03. 세 가지 장애(障碍)

그러면 생사해탈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물론 화두 공부를 부지런히 해서 깨치면 그만이지만, 그 공부하는 데 가장 방해되는 것 세 가지가 있습니다. 그 세 가지만 피하면 공부를 좀 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돈입니다. 공부하는 사람이 돈이 눈에 보이면 공부는 그만입니다. 세상이 시끄럽고 종단이 수난을 겪는 것도 그 근본을 따지고 보면 전부 돈 때문입니다. 돈 때문에 승려가 타락하고 돈 때문에 출가자
가 썩고 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돈을 독사보다 무서워하고 비상(砒霜)보다 겁을 내야 합니다. 참으로 돈에 끄달리지 않고 돈을 멀리하고 초탈한 그런 사람이면 실제 대도(大道)를 성취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돈만 보면 모두 거꾸러지고, 돈만 보면 모두 미쳐버립니다. 옛말도 있습니다. ‘황금흑리심(黃金黑吏心),’ 곧 누런 황금이 관리의 마음을 검게 한다는 말입니다. 요즈음 내가 보기에는 ‘황금살승심(黃金
殺僧心),’ 곧 돈이 수도자의 마음을 다 죽인다고 하는 말이 맞습니다. 그러니, 무엇보다도, 이 돈에 대해 철처하게 끄달리지 않는다면 공부할 분(分)이 좀 있다고 보겠습니다. 그런데 사실 돈에 안 끄달릴 사람이
별로 없지요? 어린애들도 돈만 주면 좋아합니다. 내가 꼬마 친구들을 좋아하는데, 노래 불러라 해서 노래를 안 부르다가 돈 주면 그만 노래합니다. 어떤 아이는 아무리 노래를 부르라고 해도 안 부릅니다. “오천 원 줄께” 해도 안 합니다. 나중에는 자기 아버지가 만원짜리 한 장을 썩 내주었더니 좋아서 받더니 그만 노래 부르고 춤을 추는 것이었습니다.

“에미, 애비보다 돈이 최고구먼!”

‘그러나 우리가 참으로 도를 성취하려면 돈하고는 반대가 되어야 하는데…’ 나도 입으로는 이렇게 말하면서 돈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알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누가 한 번 내게 물어 보십시오. “스님은 돈 얼마나 모아 놓았습니까?”라고 말입니다.

둘째는 여자입니다. 여자에 대해서는 여자이고, 여자에 대해서는 남자입니다. 여자는 사실 그렇게 중시할 재료는 못 됩니다. 재료가 못 된다 말입니다. 옛날 어디에서인가 있었던 일입니다. 여자 천 명을 모아
큰 절구통에 넣어서 쿵쿵 찧었습니다. 그러고서 남자 하나를 만들었는 데 그 남자가 눈이 하나 멀었더라고 합니다.

어쨌든 도를 성취하려면 여자를 가깝게 하지 말라고 말해 왔습니다. 언젠가 누가 무슨 이야기 끝에, “스님, 우리 비구니를 칭찬 좀 해 주십시오.”하던데, 사실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모두 다 칭찬입니다.

부처님께서도 일찌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여자같은 장애물이 두 가지만 되어도 성불할 사람 아무도 없다.”

어떤 사람은 이러허게 말합니다.

“그건 본능이야, 본능! 배고픈데 밥 안 먹고 살 수 있어?”

본능이라도 다릅니다. 밥 안 먹고는 살지 못하지만 여자는 없어도 얼마든지 살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여자는 이렇게 말한다고 합니다.

“부처님은 여자와 무슨 원수가 졌다고 항상 여자를 경계하라고 하시는고?”

원수가 져서 하는 말씀이 아닙니다. 도를 성취하려면 반드시 여자를 멀리해야지, 그러지 않으면 성취하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마지막 한 가지는 명예입니다.

명예, 이름병!

이것은 단수가 높은 것입니다. 돈도 필요없다,여자도 내 앞에서 어른거리지 못한다고 이렇게 말하지만, 그 사람의 내부 심리를 현미경이나 엑스레이 기계로 들여다보면, “내가 이토록 참으로 장한 사람이다, 큰스님이다, 도인이다”하는 이름을 내기 위해서 그런 행동을 하고 또 생활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병 가운데서도 재물병, 곧, 돈병과 여자병 이 두 가지 보다도 더 무서운 것이 바로 이름병이라는 것입니다.

계행이 청정하여 돈도 필요없다, 여자도 감히 어른거리지 못한다고 하면 천하 제일의 큰스님이 되는 것 아닙니까? 그렇지만 “큰스님, 큰스님” 하면서 옆에 와서 자꾸 절을 하면 그만 정신이 없어집니다. 여자와
재물은 벗어나도 대접받는 것에서는 벗어나기 참 힘듭니다.

실제로 재물병과 여자병은 결심만 단단히 하면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런 병에 걸리면 주위에서 남들이 욕이라도 하지만, 이름병에 걸리면 남들이 더 칭찬해 주니, 그럴수록 이름병은 참으로 고치기 어려운 것입니다. 책을 본다든지 하여 말주변이나 늘고 또 참선이라고 좀 해서 법문이라도 하게 되면 그만 거기에 빠져버리는데, 이것도 일종의 명예병입니다. 이리하여 평생이 잘못된 생활이 되는 것입니다. 자기만이 아니고 남도 그렇게 만들어 버리고, 그래서 큰스님 소리 듣고 대접받는 데 정신없다가, 마침내는 부처님이 성취하신 것과 같은 참다운 그런 대자유를 성취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옛날 스님들이 재물병이나 여자병보다도 명예병이 더 무섭고 고치기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이러니 우리가 서로서로 반성하여 이 세 가지를 완전히 벗어 나서 참으로 출격 대장부가 되어 크게 자유자재한 해탈도를 성취하여야 합니다.

性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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