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은 모두 당사자가 전생기억을 갖고 있어서 이야기하는 경우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또 심리학에서도 전생을 조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최면술을 이용하여 그 사람의 전생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연구된 것입니다. 이것을 가리켜 연령역행(年齡逆行)이라고 합니다. 실험 대상자에게 최면을 걸어놓고 그 상태에서 사람의 연령을 자꾸자꾸 거꾸로 역행시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스무살 되는 사람을 최면을 걸어서 열살로 만듭니다. 그러면 열살 먹은 사람이 되어 그때의 행동이나 말을 그대로 하는 것입니다. 또 네살이 되도록 만듭니다. 그러면 네살 때의 노래를 하고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한살로 만들어 놓으면 말도 못하고 울기만 합니다. 연령역행 Age Regression은 심리학에서 인정하는 것입니다.
의학에서도 이것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병이 났는데 아무래도 그 원인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연령역행을 시켜 그 원인을 조사해 보니 19년이나 29년쯤 전에 그 병의 원인이 되는 일이 있었
음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간첩이 잡혔을 때에도 이용합니다. 본인은 아무 것도 모른다고 부인합니다. 그럴 때에 최면술을 이용하여 연령역행을 시킵니다. 그러면 이전에 간첩이 되기 위해 교육받던 것을 모두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녹음해 두었다가 다시 물어보면 꼼짝 없이 자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이것이 전생 문제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인가? 최면 상태에서 연령역행을 하여 한살로 만들어 둡니다. 그러면 사십대, 오십대의 어른도 손발을 바둥거리고 빽빽 울면서 어린아이의 몸짓만 할 뿐입니
다. 그렇게 해놓고 나서 묻습니다.
“네가 태어나기 일년 전, 이년 전에는 어디 있었느냐?”
그러면 주소 성명이 완전히 바뀌어 버립니다. 보기를 들어 여기 해인사 골짜기에 사는 사람을 연령역행을 시켜서 한살까지 가는 것입니다. 그러고서는 다시 태어나기 3년 전을 묻습니다. 그러면 주소 셩명이 바뀌어 전라도 어느 곳의 누구라든지, 일본의 어느 곳 사람이라든지 하며 사람이 완전히 달라져 버리는 것입니다. 그 때부터는 전생의 기억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을 정신과학에서 전생회귀(前生回歸)라고 합니다. 전생으로 돌아간다는 말입니다. 전생으로 돌아가서 한 생뿐만이 아니고 이생, 삼생… 여러 수십생까지 올라가는 방법입니다.
1) <브라이드 머피를 찾아서>
최면 상태에서 연령역행을 시켜 전생을 알아보는 전생회귀에 대해 연구를 한 사람 중에 미국에 모리 번스타인 Morey Born-stein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루스 시몽 부인이라는 스물 아홉살의 여자를 연령역행시켜 그 여자의 전생을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그랬더니 그녀는 19세기에 아일랜드의 코우크시에 살았던 브라이드 머피라는 사람이었습니다. 이 여자는 최면 상태에서 자기가 코우크 시에 살았던 시절의 여러 가지 생활 모습이나 신앙생활에 대해 자세히 말했습니다. 모리 번스타인은 이것을 녹음하고 정리하여 그 여자가 말한 곳에 가서 실제로 조사를 해 보았더니 과연 녹음한 내용이 사실과 맞는 것이었습니다. 이 일을 미국의 98개 신문에서 일제히 게재하여 대대적으로 보도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온 세계가 깜짝 놀랐습니다.
모리 번스타인이 이 실험을 한 것은 1952년 11월 29일이었는데 이것은 나중에 <브라이드 머피를 찾아서 The Searching for Bride murphy>라는 제목으로 1954년에 출간되었습니다. 그 후 세계 각국어로 번역되
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사자(死者)와의 대화>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습니다.
또 휴즈 박사라는 사람은 열두살 된 자기 딸을 연령역행시켜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데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그것은 이집트의 고어(古語)였습니다. 그 말은
현대의 이집트인들도 알아들을 수가 없어 전문학자에게 부탁하여 통역을 하게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역사기록을 통해 알아보니 딸이 한 말이 역시 사실과 맞는 것이었습니다.
그 밖에도 프로이노이라는 제네바대학의 심리학 교수는 열여섯살 되는 소녀를 대상으로 같은 실험을 해 보았습니다. 그 소녀도 역시 알아 들을 수 없는 말을 했는데 나중에 그 기록을 가지고 언어학자들에게 의뢰한 결과 500년 전의 인도말인 것이 판명되었습니다. 열여섯살 먹은 소녀가 오늘날의 인도말도 아닌 500년 전의 인도말인 범어(梵語)를 안다는 것은 결국 최면상태에서 완전히 500년 전의 인도 사람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전생회귀의 사례들이 속속 사실로 밝혀지자 사람이 죽으면 그것으로 끝이 아니고 영혼이 있을 뿐만 아니라 불교에서 말하듯이 자꾸 윤회를 한다는 것이 증명되기 시작했습니다. 학자들은 이것이야말로 학계를 움직인 근본적인 대사건 이라고 했습니다.
이러한 사례가 증명되기 시작하자 가장 곤란해진 것은 서양의 종교입니다. 기독교에서는 영혼이 있어서 기독교를 믿으면 죽어서 천당에 가고, 그렇지 않으면 지옥으로 갈 뿐이지 환생이나 윤회는 없다고 합니
다. 그런데 앞에서 이야기한 브라이드 머피의 이야기가 알려지게 되자 그러한 주장이 거짓말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더구나 브라이드 머피라는 사람은 아주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습니다. 그런데 천당에 가지 못하고 시몽 부인으로 미국에서 다시 태어났으니 문제는 아주 심각해져 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기독교 측에서는 브라이드 머피의 이야기는 거짓말이라고 라디오, TV, 신문 등을 통해서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 전생회귀의 사례는 브라이드 머피뿐만이 아니라 그 뒤로도 진실을 밝혀 보려는 학자들에 의해 속속 수집되기 시작했습니다.
2) 한번 이상 사는가?
전생회귀의 사례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영국의 브록샴 테이프Brozham Tapes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영국의 유명한 최면 요법사인 아아널 브록샴 Arnall Broxham이라는 사람이 최면을 통한 연령역행으로 20여 년 동안 약 400명의 전생을 조사하여 테이프에 녹음을 한 것입니다. 그 테이프는 아직도 그대로 보존이 되고 있는데 거기에는 가지가지의 전생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갖가지 사례가 알려지자 브록샴 씨의 전생회귀는 큰 화제거리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소문이 퍼지자 세계에서 가장 권위가 있고 신뢰도가 높다는 영국의 국영방송인 비비씨 BBC의 과학부 기자 두 사람이 이 이야기를 듣고는,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여 조사를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들이 막상 조사를 시작해보니 그것은 참으로 굉장한 것이었습니다. 조사를 해나감에 따라서 그것이 점차 사실로 드러나게 되자 더 큰 관심을 가지고조사에 열중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약 1년 동안 테이프에서 전생 이야기를 한 사람들이 말한 지명을 찾아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를 가 보았습니다. 또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역사학자, 고고학자, 심리학자들을 만나 일일이 확인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우리는 이것이 거짓임을 입증하기 위해 1년 동안이나 조사를 하였다. 그 결과 브록샴 테이프의 전생 조사는 조금도 틀림이 없는 사실임이 확인되었다.”
그래서 이 조사 작업은 BBC TV에서 특집으로 방송되었고, 1976년에는 <한번 이상 사는가? More Lives Than one?>라는 제목으로 책이 출판되기도 했습니다. 브록샴의 테이프에 나오는 사례 중에서 자기의 다른 전생을 여섯 가지나 이야기한 가정 주부의 이야기가 있는데 여기에 관해서 한번 들어 보겠습니다.
그 부인의 이름은 제인 에반스라고 합니다. 맨 처음에 로마제국이 통치하던 영국에서 통치자의 아이를 가르치는 가정 교사의 아내로 살았다고 합니다. 두번째는 1190년 영국 요크 시에서 유태인 여성으로 살았고, 세번째는 1451년 불란서 부르스 시에서 꿰르라는 사람의 하녀로 살았고, 네번째는 앤 여왕의 재위 시절에 런던에서 바느질로 품팔이 하는 소녀로 살았고, 그리고 가장 가까운 전생인 여섯번째는 미국의 메릴랜드 주에서 수녀로 살다가 1920년에 죽었다고 말했습니다.
제인 에반스라는 여인의 전생은 서로 겹치지 않았으며, 죽은 뒤에 다시 태어나는 시간의 간격이 가장 짧은 것이 20년 안팎이었습니다.
전생 조사에 대한 실제의 보기가 이렇게 속속 출현하자 이제 이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결국 기독교계에서도 이제는 더 이상 전생을 부인하고만 있을 수 없게 되자, 이 사실을 하나의 자연 현상으로 보고 교리와는 상관없이 연구해보고자 하여 관심을 갖는 신부나 목사도 더러 나오게 되었습니다.
3) 전생요법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정신 상태를 세 가지 단계로 나눕니다. 우리가 모여서 지금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의식상태입니다. 의식상태 안에 잠재의식이 있고 잠재의식 속에 무의식상태가 있습니다. 무의식상태는 의식이 완전히 끊어진 상태입니다. 프로이드 Sigmund Freud가 잠재의식은 웬만큼 연구하여 발표하였지만, 무의식에 대해서는 뚜렷한 연구 결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이 무의식 상태에 대해 큰 공을 세운 사람이 바로 앞에서 말한 바 있는 영국의 캐논 Sir Alexander Cannon 박사입니다. 그의 가장 큰 공적은 전생조사에 있습니다.
그도 처음에는 과학자의 입장에서 영혼도 있을 수 없고, 윤회도 없다고 철두철미 부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최면술을 이용한 무의식 상태에서 전생회귀를 시켜보니 사람들에게서 전생이 나타나는 경우를 자주 대하게 되어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곧 연령역행을 통하여 열살, 한살, 출생 이전으로 역행시키면 때로는 저 로마시대로까지 역행되어 전생이 나타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때에 실험 대상자들이 한 말을 역사의 기록과 대조하여 조사해 보면 모두 맞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그는 1,382명에 대한 전생 자료를 수집하여 1952년에 <잠재력 The Power Within>이라는 책으로 출판하였습니다.
이것을 ‘캐논 보고서’라고도 하는데, 이 캐논 보고서에 의하면, 병이 들어서 아무리 치료를 해도 낫지 않는 경우에 전생회귀를 통하여 조사를 해보면 그런 병들은 전생에서 넘어온 것을 알 수 있는데, 그 전생에서의 발병 원인에 의거해서 치료함으로써 병을 고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유명한 ‘전생요법’입니다. 거기에 보면 이런 사례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물만 보면 겁을 냅니다. 바다를 구경한 적도 없고 큰 강 옆에 살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물만 보면 겁을 내는데 아무리 치료를 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생회귀를 시켜보니 그는 전생에 지중해를 내왕하는 큰 상선의 노예였습니다. 그런데 죄를 지어서 쇠사슬에 묶인 채 바닷물 속으로 던져져서 빠져 죽었던 것입니다. 그때 얼마나 고생을 했겠습니까? 그러니 금생에서도 물만 보면 겁을 내는 것입니다. 그 사실을 밝힌 뒤에 이 원인에 의거해서 치료를 하니 그의 병이 나았습니다.
또 한 사람은 높은 계단을 무서워하며 오르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람의 전생을 보니 그는 전생에 중국의 장군이었는데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죽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높은 곳만보면 겁을 내는 것이었습니다.
캐논 보고서의 이런 사례들에 의거해서 학자들이 전생요법을 개발하여 요즈음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하고 있습니다. 1977년 10월 3일자 타임Time 지에 보면 이에 관해 자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잡지에서 자신있게 보도할 때에는 부인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이처럼 전생이 있다는 것은 물론이고, 병을 치료하는 한 방법으로서 전생요법이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되었는데도 전생과 윤회에 대해 의심을 갖는다면, 그 사람은 이 세상에서 무엇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면 전생이 있고 윤회를 한다고 할 때 어떤 법칙에서 윤회를 하는가 하는 의문이 일어납니다. 과연 내가 원하기만 하면 마음대로 김 씨가 되고 남자가 되고 할 수 있는가? 캐논보고서에서 살펴 보면 그것은 순전히 불교에서 말하는 인과법칙에 의한다는 것이 판명되었습니다. 인과법칙이란 선인선과(善因善果), 악인악과(惡因惡果)입니다. 콩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말입니다. 착한 원인에는 좋은 결과가 생기고, 나쁜 원인에는 좋지 않은 결과가 생긴다 이 말입니다. 이제 전생을 알 수 있게 되었으니 어떤 사람이 전생에 착한 사람이었는지, 악한 사람이었는지를 알아서 그 사람의 금생의 생활이 행복한지 불행한지를 비교해 봅니다. 전생에 악한 사람이면 반드시 금생에 불행한 사람이고 전생에 착한 사람이면 반드시 금생에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법화경>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欲知前生事(욕지전생사) 전생 일을 알고자 하느냐?
今生受者是(금생수자지) 금생에 받는 그것이다.
欲知來生事(욕지래생사) 내생 일을 알고자 하느냐?
今生作者是(금생작자시) 금생에 하는 그것이다.
전생에 내가 착한 사람이었나 악한 사람이었나를 알고 싶으면 금생에 내가 받는 것, 곧, 지금 내가 행복한 사람이냐 불행한 사람이냐를 살펴 볼 것이며 내생에 내가 행복하게 살 것인가 불행하게 살 것인가를 알고 싶으면 지금 자신의 하는 일을 보면 알 것이라는 것입니다.
현대의 정신과학에서는 이 인과(因果)를 인도말인 카르마 Karma라고 합니다. 본디 불교에서 말하는 업(業)이라는 뜻이 담긴 이 말은 이제 세계적인 학술용어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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