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깨우는 소리
음악은 인간의 맑은 감성과 영혼을 일깨우는 감동의 울림이다.
찬불가로 불음을 전하는 일은 그래서 사자후 같은 절절한 호소력을 지닌다.
찬불가로 어둠을 밝히며 세상의 꿈과 희망을 전하는 가수 송춘희보살. 그의 음악 세계가 수십여년간 불자들의 영혼을 울릴 수 있었던 것은 기도의 위력이 숨은 배경이다.
10여년간 위장병 심장병등 온갖 질병을 분신처럼 껴안고 살다시피한 송씨는 76년 미국공연시절, 숭산스님 친견으로 삶의 전환점을 맞았다. “아픈 것도 전생의 업”이라는 말씀에 크게 고무받은 송씨는 병고를 해결하기 위해 전념한 기도의 힘으로 3개월만에 질병을 완치했다. 그후 송보살은 하루도 걸르지 않고 108참회와 3천번 이상의 관음정근을 일상화한다.
그러던 1980년. 당시 미국의 영주권을 지닌 그가 프랑스 공연을 치고 영국에 잠시 머물때였다. 핸드백에 여권과 지갑을 챙기던 평소의 습관과는 달리 그날은 자신도 모르게 여권과 3백달러를 요대에 넣었다. 그런데 마침 그날 가방을 통째로 잃어버리는 참담함을 겪는다.
그나마 여권을 챙긴게 다행이었지만 대사관에서 미국 영주권을 재발급 받는데 무려30일이 걸린다는 사실에 아연실색한다.
직원에게 통사정을 하지만 국서 한달가량을 무작정 기다리는 일밖에 그 무엇의 방법도 찾을 길 없다. 발급 신청접수비만 50불. “무슨 수로 한달을 2백50불로 견딜 수 있을까” 결국 곰팡이서린 할림가의 제일 저렴한 숙소를 찾는다. 그러나 그 돈으로 한달을 버틸 재간이 없다. 지푸라기라도 부여잡고픈 절망속에서 세상의 소리를 듣고 중생의 마음을 관한다는 관세음보살에게 일단 매달리자고 작정한다.
그후 하루 이틀 사흘을 온종일 관세음보살 염송과 1천8백배로 보낸다. 방음이 안돼 옆방에서 자던 외국인이 경찰에 고발해 쫓겨날 뻔한 극한상황에도 기도와 염송은 끊이지 않는다. 삼일째 되던 날 밤이었다. 기도삼매에 빠져 관세음보살만 애타게 찾던 그 앞에 형형색색의 꽃으로 장엄한 관세음보살이 웃음이 만면한 얼굴로 나투셨다.
순간 침대에서 떨어져 잠을 깬 그는 신심이 솟구쳐 밤새도록 피곤한 줄도모른채 일심으로 기도한다. 어느새 창가에 부서지는 햇살을 맞으며 일찍 대사관에 도착한 송보살. 드라마같은 기적이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예측이나했던가. 대사관 주위를 맴돌며 염송하는 그를 본 직원은 “기도를 했습니까. 당신은 큰 행운을 얻었습니다” 라며 미국 임시 통행증을 발급해 주는게 아닌가.
영주권 번호조차 몰라 빨라야 3주 걸리는 재발급이 불과 3일 만에 기적같이 이뤄진 것이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목울대에 차오르는 울음을삼키며 던진 감격스런 한마디였다.
현재 그는 교도소 양로원등 그늘진 이웃의 아픔을 함께 나누며 환희심 넘치는 불음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