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기독교인의 죽음

어느 기독교인의 죽음

글/ 손처사

몇 해 전 을릉도 앞 죽도란 섬에서 일어난 사건이야기이다

어느 날 급한 연락이 누군가에 의해서 나에게 전달되었다

평소 가깝게 지내던 지인이 을릉도 죽도란 섬에서

바다 낚시를 갔다가 실종되었다는 비보이었다

평소에 지니고 다니던 경전보따리를 메고 을릉도를 향한다

바다의 출렁이는 물결 속에 실종된 그 친구를 생각해 본다

평소 나의 불교론에 거부감을 나타내던 그였다. 허황되고

미신적인 종교라고 공짜로 복을 받고자 믿는 종교라고….

일반적으로 아는 그런 사안들은 불교의 가르침이 아니라고

이 친구에게 누누이 설명을 했지만 이 친구 기독교인이라

그런지 도통 씨알이 먹히지 않았다

바다의 물결은 거세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 거센 바다 깊은 곳에 있을 친구 눈물이 앞섰다 어쩌다가

이런 비운을 ….

배는 항구에 들어섰다

기다리고 있던 해양경찰 아저씨들이 해경의 순시함으로

옮겨 타라며 실종된 장소로 안내를 한다

많은 배들이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 망망 대해에 어디서 시신을 건져 올릴 것인가 가족들과

우리들은 한 가닥의 희망을 가져 본다 혹 어디 가파른 절벽에

메어 달려서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지나 않을까 하고 . . . .

순시선은 계속해서 섬 주위를 돈다 우리들은 섬 곳곳을

알뜰히 살펴본다

하루 이틀 사흘 시간이 흐르자 해양경찰 아저씨와 을릉도 섬

주민들이 아마도 사망했으리라 추정되니 장례를 치르는게

어떠냐고 한다

가족들은 울부짖는다 시신없는 장례를 어떻게 치를 수

있느냐고 한 번만 한번만 더 돌아보잔다

해양경찰 아저씨들과 을릉도 섬 주민들 참으로 인정이 많으신

분들이었다 또 하루를 수색작업 하였지만 어떤 흔적도 발견할

수 없었다

또 유가족들 울부짖는다 이젠 마음 정리를 좀 하였는가

장례절차를 치르자고 한다

아마도 포항에서 온 기독교인들인 것 같은데 그들은 거창하게

장례를 치른다 북과 나팔을 울리며 꽃들을 바다에 뿌린다

목사님의 기도가 시작되고 하나님의 은총으로 시신을 건져

올리기를 기원한다 바다는 말이 없이 출렁이고만 있었다

수색작업은 6일간 계속 되었다

수색작업 마지막날 을릉도 섬 주민들이 모두가 동참하여 수색

작업을 거들었다 참 고마운 을릉도민이었다 지금도 그때의

을릉도 주민들의 자원 봉사를 잊지 못한다

죽도 섬 주변에 하얀 배들이 40 여척이나 떴으니 대단한 수색

작업이었다 문어 잡는 갈구리를 바다 밑에 넣어 바닥을 훑어

가는 수색작업이었다

해가 저물기 시작하자 배들은 수색작업을 포기하고 돌아간다

그날 밤 실종자의 부인에게 이런 저런 설명을 하며 불교식

으로 한번 기도할 것을 권유한다

한참이나 망설이던 부인께서 어차피 포기하고 떠나야 할

마당이라며 승낙을 한다

이튿날 죽도 섬 계단을 올라 부인께 합장을 하고 나무 아미

타불을 소리내어 부르라 이른다 출렁이는 바다를 향한 울음

섞인 부인의 염불소리가 깊은 심해 속으로 묻혀만 간다

나는 아미타경을 독송하며 관음보살님이시여 이 불쌍한 중생

고해의 바다 헤어나서 부처님의 품에 안기게 하여 주옵소서

또한 바다의 친구들께도 부탁을 해 본다 바다에 몸담고 있는

친구들이여! 잃어버린 친구의 시신을 보았거들랑 알려주고

깊숙한 심해에 있거들랑 가까운 곳으로 건져 올리어 부처님

의 품에 안기게 해 달라고 …

한 시간 정도의 기도가 끝나고 철수를 하기 위해 섬 계단을

내려올 즈음이다

을릉도 어느 스님께서 비몽사몽 이상한 꿈을 꾸었다며

유가족에게 연락이 왔다 섬 어느 지점에 시신이 있는 것을

보았다고…

믿거나 말거나 이지만 해양 경찰 아저씨께 부탁을 한다

마지막 소원이니 한번만 더 수색 작업을 해 달라며 유가

족들 울부짖으며 호소를 한다

해양경찰의 잠수부들이 그 지점에 투입되었다

잠시 후 시신을 울러 메고 잠수부들이 나타났다 잠수부들의

말에 의하면 시신은 바다 속 벼랑끝에 간신히 있었다 한다

쪼끔만 밀려나도 깊이를 알 수가 없을 정도로 캄캄한 벼랑

속으로 들어 갈 뻔했단다 어찌 생각으로 이런 현상을

이해하겠는가

배는 육지를 향한다 불 보살 님들과 바다 속 친구들에게

도와주어서 감사하다며 나무 아미타불을 속으로 염해 본다

어째 보면 허황된 이야기 같겠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체험

한 이들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신비한 일을….

부인은 기독교에서 불교로 개종하게 되었다

그의 영혼은 부처님의 품에 안기었다절에서 49재를 올린

그들은 생각할 것이다. 불 보살 님들의 깊고 깊은 서원을..

진정 불 보살 님들은 우리들에게 무엇을 바라는 것일까?

부처님은 불교든 어느 종교이든 분별치 않으시고 구원의

손길을 보내신다 모든 세상이 부처님 품안의 사랑이기

때문이리라

이러한 현상은 우는 아이 달래려 잠시 사탕을 물릴 뿐

사탕이 부처님 가르침의 끝은 아닐 것이다

다음에 사탕보다 더 좋은 젖을 먹이기 위해서 일시적

방편을 쓴 것뿐이다

다음엔 젖을 떼고 밥을 먹이기 위해 또 하나의 방편을

쓸 것이다. 또 다음에 저 스스로 밥을 먹게 하기 위해

또 하나의 방편을 쓸 것이다 부처님의 말씀을 진실로

믿고 따르고 열심히 정진을 해 보라

하나를 얻고 또 버리고 또 하나를 얻고 또 버리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러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점점 성숙 된

나를 발견할 것이다

신은 여러분이 성불하기를 바라면서옆에서 보호하고

돕고 있을 뿐신의 종속이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신은 내가 만들었다번뇌망상이 없어진다면 신도 없을

것이다

언젠가 먼 미래세 나도 없을 것이구 . . . .

나무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무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무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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