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음을 제사 지내게 하다
동산양개선사는 자신의 입적이 다가왔음을 느끼고 머리를 깍고목욕을 한 뒤 단정히 앉아서 입적하였다.
스승의 죽음을 본 제자들은 매우 슬퍼하며 대성통곡하였다.
그때 동산스님은 다시 눈을 뜨며 제자들에게 말했다.
“우리 구도자들은 덧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기로 되어 있다.
그리고 바로 이 무집착에 진정한 수행자의 삶이 있다.
사는 것은 일하는 것이고 죽는 것은 쉬는 것이다.
그러므로 슬퍼하고 통곡할 필요가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동산스님은 제자들에게 각자의 어리석음을 제사 지내게 하였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뒤 동산스님은 입적에 들며 말했다.
“나의 죽음 때문에 법석들 떨지 말라.
깨달음을 향하여 정진하는 수행자답게 침착하기 바란다.
대개 누구건 간에 임종 때 소란을 피우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말을 마친 동산스님은 평소와 같이 좌선하는 자세로 앉아서 고요히 입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