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도인과 여동빈

아미도인과 여동빈

경덕사라는 절의 강당 벽에는 도가의 전설적인 인물 여동빈이 쓴시가 남아있다. 그 절 스님들에게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옛날 아미도인이라는 사천성 출신의 한 스님이 있었는데 계율과 수행이 매우 깊어서 20년 동안 산문 밖으로 나간 일이 없었다고 한다.

어느날 해질 무렵 푸른 삼베 옷을 입은 한 사람이 찾아와 가르침을 청했으나 아미도인은 묵묵부답이었다.

마침내 손님은 아쉬운 듯

“내년 이 날, 이 시각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그때 다시 뵙기를 원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아미도인은 목욕을 마치고 앉은 채로 입적하고 말았다.

다음해 그 날, 그 시각에 객이 찾아왔으나 아미도인이 이미 입적한 것을 알고 길게 탄식하다가 홀연히 간 곳이 없었다.

다음날 경덕사의 스님들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을 정도로 높은 강당벽 위에 다음과 같은 한편의 시가 쓰여져 있음을 보았다.

도를 얻은 고승은 만나기 어렵거니

이미 가신 분 오늘밤 오지 않으려나

이미 해는 기울고 서풍은 차가운데

나홀로 오동나무 그림자가

다하도록 서성거리네 -여동빈-

이 시의 끝에는 여동빈이라는 제자(題字)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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