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학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외로운 학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조동종의 개조 동산스님은 처음 고향의 작은 절에 출가하여 수행을 하고 있었다.

그 절의 주지스님은 동산스님에게 반야심경을 외우라고 일렀다.

동산스님이 하루, 이틀만에 다 외워버리자 그 스님은 다른 경전을 외우라고 가르쳤다.

그러나 동산스님이 말했다.

“이미 외운 반야심경의 뜻도 아직 모르는데 다른 경을 더 외우고 싶지 않습니다.”

스님이 말했다.

“그대는 신통하게도 반야심경을 모두 잘 외웠는데 무엇을 잘 모른다는 말인가?”

“반야심경의 한 구절을 모르겠습니다.”

“모른다는 구절이 무엇인가?”

동산스님이 대답했다.

“반야심경에는 눈*귀*코*혀*몸*뜻이 모두 없다고 했는데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스님께서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스님은 그만 할 말이 없어서 동산스님을 데리고 오설선사에게 가서 자초지종을 이야기 했다.

“나로서는 이 젊은 스님을 지도하기 어려우니 스님께서 좀 지도하여 주십시오.”

동산스님은 오설스님의 문하에서 삼년의 가르침을 받은 뒤 오설스님에게 말했다.

“저는 행각을 떠나고 싶습니다. 허락해 주십시오.”

“바른 깨달음을 얻으려면 남전화상에게 가서 배우게.”

동산스님이 말했다.

“한번 떠나면 있었던 인연도 모두 다하리니,

외로운 학은 다시 둥우리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말을 마친 스님은 그대로 남전스님의 문하를 향해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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