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의 곳간과 저승의 곳간
중국 당나라 태종이 저승에 갔어요.
죽었다 다시 살아났는데 그 기억이 너무나 생생해서 기억을 했어요.
염라대왕이 명부를 보더니 태종에게 아직 나이가 남았는데 사자가 잘못 데려왔다고 다시 채워가지고 오라고 하더래요.
그런데 태종이 사자한테 부탁해서 이왕 왔으니까 저승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해서 저승을 보게 되었는데, 아귀 지옥세계를 지나면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참상을 차마 볼 수가 없어요.
그네들을 도울 수가 없을까 생각을 하는데 사자가 한번 도우라고 합니다.
이승같으면 여기서 내 곳간을 털어서 저들을 먹여 살리겠는데 저승에서는 어떻게 돕느냐고 하니까 저승에도 대왕의 곳간이 있다고 하는 거예요.
그 곳간에 가 보니, 어마어마하게 큰 자기 곳간이 있는데 그 안이 텅 비어 있어요. 왜 곳간에 양식이 없느냐고 물어보았더니, 당신이 제왕의 자리에 있으면서 전쟁을 일으켜서 살생을 했지 실제로 공덕이 되는 일을 못했다,
그런데 당신이 임금이 되기 전에 해산하는 여자를 보고 지푸라기를 깔고 당신이 그 사람을 도와주었는데 그것이 공덕이 되어서 이승에서 천자 노릇을 하지만 저승의 곳간이 텅 비도록 공덕을 짓지 못했구나고 한탄을 합니다.
그래서 사자에게 좋은 방법이 없겠느냐 물어보니까 당신 나라에 공덕을 많이 지어서 저승의 큰 곳간이 꽉 찬 사람이 하나 있으니 그곳 양식을 빌려 오면 될 거라고 이야기를 해 줍니다.
가보니 그리 크지는 않은데 그 안에 쌀과 비단들이 넘쳐나는 그런 소박한 곳간이 있어요. 그래서 그 양식을 빌려서 아귀중생들 공양을 올리고 기쁜 마음으로 다음 곳에 가는데 외나무 다리가 무너져서 떨어지면서 크게놀라.
고함을 지르다가 깨어난 임금은 그 꿈이 너무나 생생해서 그 백성의 이름을 기억해서 찾아보니, 윗마을 골짜기에 움막을 짓고 짚신 삼아 먹고 사는 사람입니다.
그 사람을 찾아가서 어떻게 살고 있는가 물었더니, “저는 이제 홀로된 몸이지만 남은 생을 대중들을 위해 살리라 마음을 먹고 모든 시간을 짚신을 삼아 나그네들에게 주고 그 나그네들이 준 돈으로 거지들에게 양식을 주고 있습니다”고 대답을 합니다.
움막이지만 거지들이 늘 몰려와서 돈을 얻어가고 밥을 얻어가는 것을 실제로 보게 되었어요.
이렇게 사는 사람이라 저승의 곳간에 양식이 많은 것이예요.
그래서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 소원을 들어주겠다 물었더니 필요한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태종이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고 다시 돌아갑니다.
이승에서 우리가 쌓아 놓은 것이 없지만 저승의 곳간에 재물을 쌓을 수가 있고 이승에 많은 통장과 곳간을 가질 수 있지만 저승의 곳간은 가난한 사람이 있을 겁니다.
기도를 드리고 공양물을 올리고 자비신행회를 통해서 선행을 행하는 일들이 바로 저승의 곳간에 재산을 쌓는 일이라는 것을 생각해야 해요.
이승의 삶이 끝나면 또 다음 생이 이어지는데, 우리가 지을 수 있는 선행과 공덕과 기도와 수행이 우리들 영혼의 재산이 됩니다.
두 개의 곳간과 두 개의 통장을 기억하셔서 이승의 삶과 저승의 삶을 행복하게 하고, 나의 삶과 중생의 삶을 함께 복되게 하는 ‘자리이타, 자각각타’, 나도 이롭고 남도 이롭고 나도 깨닫고 남도 깨달아서 모두가 함께 공존해 가는 삶을 우리들이 이루어 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