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오라기 본생
옛날 옛적 이 세계가 처음 생겼을 때 네발 짐승들은 사자를 왕으로 삼고 어류(漁類)는 환희어(歡喜魚)를 조류(鳥類)는 금해오라기를 왕으로 삼았다.
그런데 그 금해오라기 왕에게는 아주 어여쁜 딸이 하나 있었다.
왕은 딸이 성숙하자 좋은 남편감을 구해주기 위하여 모든 조류들을 다 불러 들였다.
그때 딸은 진주 빛깔의 머리와 아름다운 날개를 가진 공작을 배우자로 지명 하였다.
그러자 여러 짐승들이 몰려와 그를 칭찬하였다.
「공작님, 당신은 저 대왕의 따님을 얻게 되어 영광스럽겠습니다.」
공작은 신이 나서 헛웃음을 치면서
「지금까지 누구도 나의 힘을 몰랐을 것이다.」
하고 음을 벗어 던지고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길 한복판에서 춤을 추기 시작하였다. 새들은
「점잖은 군왕으로 알았더니 발가벗은 상놈이라.」
하고 다들 물러났다.
대왕은 곧 이 광경을 보고 딸의 약혼을 물리치고 그의 조카에게 딸을 주었다.
이 이야기는 비구생활을 빙자하여 많은 재산을 모아 좋은 옷을 입고 뻐기던 한 비구를 경계하기 위하여 하신 이야기다.
그때의 공작은 오늘 그 비구이고 해오라기왕은 석가였다.
<南博 자타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