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나무 꼭대기의 전생이야기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번뇌를 항복 받는 일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옛날 범여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목화나무 꼭대기에 사는 목신으로 태어났다. 그 때 금시조왕 한 마리가 5백 유순이나 되는 그 몸을 나타내어 날개를 쳐 큰 바닷물을 둘로 나누었다. 그리하여 천 발이나 되는 긴 용왕의 꼬리를 붙들고 용왕이 입에 물고 있는 먹이를 버리게 한 뒤에 목화나무가 있는 숲을 향해 날아갔다.
용왕은 공중에 달려 있는 몸을 구제하려고 몸을 뻗치어 니그로다나무를 휘감았다.
금시조의 센 힘과 용왕의 큰 몸을 버리지 못해 니그로다나무는 뿌리 채 뽑히었다.
그러나 용왕은 절대 그 나무를 놓지 않았다.
금시조는 그 나무와 함께 용왕을 붙잡고 목화나무 꼭대기로 가서 용왕을 나뭇가지에 걸치고 배를 갈라 그 지방을 먹고는 그 뼈다귀는 바다 가운데 던져 버렸다.
그런데 또 그 니그로다나무에는 새 한마리가 있었다.
니그로다 나무가 뽑히었을 때 그 새는 높이 날아 목화나무 꼭대기에 않았다.
목신(보살)은 그것을 보고
「이 새는 나의 나무줄기에 똥을 쌀 것이다. 그래서 니그로다나무와 무화과나무가 이 나무에 나서 내 나무 전체를 덮을 것이다. 그 때 내 집은 파괴되고 말 것이다.」
생각하고 두려워 떨었다. 목신이 몸을 떨자 목화나무도 뿌리까지 떨었다.
금시조는 그것을 보고 다음 게송으로 목신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그 몸이 천 발이나 긴
용을 붙잡고 나는 왔나니
그것과 또 거대한 내 몸을
그대는 지탱하며 떨지 않았다.
내게 견주어 아주 작은
조그만 이 새를
그대는 지탱하며 떨고 있나니
그것 무슨 까닭인가 목화나무 신이여.」
「왕이여, 너는 용의 고기 먹었으나
나무 열매를 먹는 이 새는
니그로다나무의 씨를 먹고
피락카와 또 둠바라와
그리고 또 앗삿타 씨를 먹고
내 나무줄기에 똥을 싸리라.
그 나무는 나서 높이 자라나
내 나뭇가지에 바람을 막고
그리고 내 나무를 완전히 덮어
내 나무를 다 말라 죽게 하리.」
목신(木神)의 이 말을 듣고 금시조는 다시 다음 게송을 외웠다.
「두려워할 것은 두려워하고
장차 올 두려움은 잘 지켜보라
미래의 두려움으로 현명한 사람은
이 세상 저 세상을 잘 관찰한다.」
이렇게 말하고 금시조는 자기 위력으로 그 나무에서 그 새를 쫓아버렸다.』
부처님은 이 이야기를 마치고
『그 때의 그 금시조왕은 지금의 저 사리불이요, 그 목신은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