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리만사 승냥이의 전생이야기

푸리만사 승냥이의 전생이야기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5관의 억제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어느 때 많은 비구들이 5관의 문을 지키지 못하고 아난존자로 하여금 대중들을 강당에 모이게 하고 경계하였다.

『비구들이여, 아름다운 모습 때문에 명색(名色)등의 그 모양에 집착해서는 안된다.

너희들은 빛깔을 보아야 할 때와 보지 않아야 할 때가 있다.

보아야 할 때에는 아름답기 때문에 보는 것이 아니요, 아름답지 않기 때문에 보도록 하라.

그렇게 하면 너희들은 너희들의 경계에서 타락하지 않을 것이다.

너희들의 경계란 사념주(四念住)ㆍ팔정도(八正道)·구출세간법(九出世間法)이 그것이다.

너희들이 자신의 경계를 잘 걷고만 있다면 악마도 너희들에게 들어올 기회를 얻지 못할 것이다.

만일 번뇌에 사로잡혀 아름답기 때문에 보는 일이 있다면 그는 저 푸티만사(썩은 고기)라는 승냥이처럼 제 경계에서 타락하고 말 것이다.』하고, 그 과거의 일을 말씀하셨다.

「옛날 범여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설산 중턱에 있는 숲 속의 동굴에 수백 마리 야생의 산양이 살고 있었다.

거기서 멀지 않은 동굴에는 푸티만사라는 승냥이가 그 아내 베니와 같이 살고 있었다.

그는 어느 날 그 아내와 함께 거닐고 있다가 그 산양들을 보고는 무슨 방법으로든지 그들을 고기를 먹으리라 생각한 끝에 어떤 방법을 써서 그들은 한 마리씩 잡아먹었다.

그 승냥이 부부는 산양 고기를 먹었기 때문에 힘은 세고 몸은 살쪘다.

그리하여 산양의 수는 차츰 줄어들었다.

그 산양들 중에는 메라마타라는 현명한 암산양 한마리가 있었다.

승냥이는 묘한 방편을 쓸 줄 알았으나 그 암산양은 잡아먹을 수 없었으므로 어느 날은 그 아내와 의논하였다.

「여보, 다른 산양은 다 없어졌는데 무슨 방법으로든지 저 암산 양을 잡아먹지 않으면 안 되겠다.

그런데 마침 여기 좋은 방법이 있다.

너는 저 암산 양에게 가서 그와 친해 그가 너를 신용하게 될 때에는 나는 죽은 체 누워 있겠다.

너는 그녀에게 가서 <벗이여, 나는 남편이 죽어 이제는 의지할 데가 없습니다. 당신밖에는 아는 이가 없습니다. 자, 나와 함께 가서 슬피 울어 주십시오. 그리고 시체 뒷 처리도 해 주십시오> 하고 그를 데리고 오너라. 그 때 나는 뛰어나가 그 목을 물어 죽리리라.」

아내는 좋다고 동의하였다.

그리하여 암승냥이는 암산양에게 가서 친해했고 암산양은 그를 신뢰하게 되었을 때, 암승냥이는 남편이 시킨 그대로 말하였다. 암산양은

「벗이여, 당신 남편 때문에 우리 동족이 다 죽었습니다. 나는 무섭습니다. 거기 잘 수 없습니다.」

하였다.

「벗이여, 걱정할 것 없습니다. 죽은 것이 무슨 일을 하겠습니까.」

「당신 남편은 잔인한 분입니다 아무래도 나는 두렵습니다.」

이렇게 암산양은 거절했으나 암승냥이는 재삼 권하였다.

그래서 암산양은 그 승냥이가 확실히 죽은 줄 알고는 승낙하고 암승냥이와 함께 갔다.

그러나 가던 도중에 또 그 승냥이가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생겼으므로 암승냥이를 앞세우고 뒤에서 따라가면서 승냥이가 없는가 하고 사방을 둘러보았다.

승냥이는 그들의 발소리를 듣고 암산양이 온다 생각하고는 머리를 들고 눈을 반짝이면시 바라보았다.

암산양은 그것을 보고

「저 나쁜 녀석은 나를 속여 잡아먹으려고 일부러 죽은 체하며 누워 있다.」

생각하고는 발길을 돌려 달아났다. 암승냥이는 왜 달아나느냐고 물었다.

암산양은 다음 게송으로 그 이유를 말하였다.

「벗이여, 저 푸리만사의

바라보는 것 나는 안 좋아한다.

저런 따위의 벗은

멀리 피하는 것 제일이니라.」

이렇게 말하고 그 암산양은 빨리 달려 제 주소로 돌아왔다.

암승냥이는 그것을 따라갈 수 없었으므로 매우 화를 내어 남편 곁에 돌아와 생각에 잠겨 앉아 있었다. 그때 승냥이는 다음 게송으로 그 아내를 꾸짖었다 .

「이 베니야, 너는 미쳤느냐

사내 앞에서 그 벗을 칭찬한다.

발길을 돌려 달아나버린

저 메라마타를 생각하고 있구나.」

「여보시오, 당신은 진정 미쳤는가

우치하여 영리하지 못한 사람아

죽음을 가장하여 그 때가 아닌데도

왜 눈을 뜨고 사방을 둘러 보았나.」

하면서 그 남편을 위로하며

「여보시오, 걱정하지 마십시오. 나는 다른 방법으로 다시 한 번 그녀를 데려오겠습니다.

그녀가 오거 든 주의해 붙잡으십시오.」

하였다. 그리고 그 암승냥이는 암산양에게 가서

「벗이여, 아까는 당신이 와 주셨기 때문에 우리는 큰 덕을 보았습니다. 마침 당신이 오셨을 그때 내 남편은 정신이 돌아와 지금은 살아 있습니다. 자, 지금 저기 가서 그의 친구가 되어 주십시오.」

하고 부탁하면서 다음 게송을 외웠다.

「벗이여, 그대는 다시 우정 보이어

내 손님으로 찾아왔다고

남편은 지금 살아 있나니

저기 가서 즐겁게 이야기하자.」

그 때 암산양은

「이 나쁜 계집은 또 나를 속이려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적의(敵意)를 가지고 행동하는 것은 옳지 않다. 나도 어떤 방법으로 저 계집을 속이자.」

생각하고 다음 게송을 읊었다.

「벗이여, 내 다시 우정 보이어

손님으로서 너를 찾으리

그러나 내게 많은 종자(從者)있나니

그대는 빨리 가서 잔치를 준비하라」

그리하여 암승냥이는 그 종자에 대해 다음 게송으로 물었다.

「내가 베푸는 잔치에 참여할

그 종자란 어떤 무리들인가

그들은 모두 어떤 사람들인가

그들 이름을 내게 말하라.」

암산양은 다음 게송으로 그것을 말하였다.

「회색과 다갈색을 가진 사냥개와

야마천의 개와 쟘푸카들

그들이 모두 내 종자들이다

그들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라.」

그리고 암산양은 다시 말을 계속하여

「그들에게 각각 5백 마리의 개가 종자로 따라 간다. 그 때문에 모두 2천의 종자를 데리고 가는 것이다. 만일 그들의 음식이 없을 때에는 그들은 너희 둘을 잡아먹을 것이다.」

고 하였다. 암승냥이는 매우 두려워하여

「이 암산양이 오면 큰일이다. 무슨 방법으로든 이것을 못 오게 하리라.」

생각하고 다음 게송을 외웠다.

「벗이여, 그대가 집을 떠나면

그대 재산은 모두 없어지리라

나는 지금 그대 벗에게

그대 말을 잘 전하리라

그대는 여기서 이대로 살면서

찾아 올 생각은 그만두어라.」

암승냥이는 이렇게 말하고 죽음의 두려움에 떨면서 급히 그 남편에게로 가서 그를 데리고 달아났다.

그 뒤로 그들은 다시는 그 장소에 오지 않았다.』

부처님은 이 이야기를 마치고

『그 때의 나는 그 장소에 있던 어떤 나무의 신이었다.』고 말씀하셨다.

<본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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