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경 #3/64

능엄경 3
아난이 머리를 조아리고 부처님께 말씀드리기를, “제가 여래의 이러한 법음(法音)을 듣자옵고, 제 마음이 사실로밖에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비유하건대, 마치 방안에 등불을 켜 놓으면 그 등불이 반드시, 방안을 먼저 비추고 난뒤, 방문을 통하여 뜰과 마당을 비추는 것과 같습니다.
일체의 중생들이 몸 속은 보지 못하고, 몸 밖만 보는것은 마치 등불이 방 밖에 있어서 방 안을 비추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 이치가 너무도 분명하여, 조금도 의심할 것이 없어 부처님의 뚜렷한 이치와 같으리니 잘못된 생각은 아니겠는지요?”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이 모든 비구들이 마침 나를 따라 시라벌성에서 단식(團食)을 차례로 빌어 기타림으로 돌아왔는데, 나는 이미 공양을 마쳤지만 [宿劑] 너는 비구들을 보아라.
한 사람이 먹을 때에 여러 사람의 배를 부르게 할수 있겠느냐?”
아난이 대답하기를,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이 모든 비구들이 비록 아라한이오나, 몸과 생명이 같지 아니한데 어떻게 한 사람이 여럿을 배부르게 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만약, 너의 깨닫고, 알고, 보고 하는 마음이 정말로 몸 밖에있다면, 몸과 마음이 서로 달라서 자연히 서로 관계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마음이 아는 것을 몸은 깨닫지 못할 것이며,깨달음이 몸에 있다면 마음은 알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지금 도라면같은 손을 너에게 보이노니, 너의 눈으로 볼 때 마음이 분별하느냐, 못하느냐?”

아난이 대답하기를,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분별합니다.”
부처님이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만약 안다면, 어떻게 몸 밖에 있다고 하겠느냐?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한다. 네가 말한 깨닫고, 알고 하는 마음이 몸 밖에 있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나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부처님의 말씀과 같아서, 안을 보지 못하기때문에, 몸 안에 있는것이 아니옵고, 몸과 마음이 서로 알아서 서로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몸 밖에 있는 것도 아니니, 제가 지금 생각해 보니, 숨어있는 한 곳을 알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그 한 곳이라는 것이 어디냐?” 아난이 말하기를,”이 또렷하게 아는 마음이 이미 안은 알지 못하고,능히 밖은볼 수 있으니, 저의 생각으로는 눈속에 숨어있는 듯 합니다.

마치 어떤 사람이 유리 그릇을 가져다가 눈에 댄 것과 같아서, 비록 물건에 가리워 졌더라도 장애가 되지 않고, 그 눈이 보는대로 따라서 곧 분별하나니, 그렇다면, 저의 깨닫고 알고 하는 마음이 안을 보지 못하는 것은 마음이 눈 속에 있기 때문이고, 분명하게 밖을 보는데 장애가 없는 것은 눈이 맑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이 아난에게 이르시기를,”네가 말한 것처럼, 눈 속에 숨어있는 것이 마치 유리를 댄 것과 같다면, 저 유리를 눈에 댄 사람이 마땅히 유리로 눈을 가렸기 때문에, 산과 강을 볼 적에 유리를 보느냐 못 보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그 사람이 유리로 눈을 가렸기 때문에, 사실 유리가 보일 것입니다.”
부처님이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네 마음이 만약 눈에 유리를 댄 것과 같다면, 마땅히 산과 강을 볼때, 어찌하여 눈을 보지 못하느냐?
만일 눈을 본다면, 눈이 곧 대상이 되는 물체와 같아서, 눈이 보는 것을 따라서 분별한다는 말이 될 수 없고, 만약 눈을 보지 못한다면, 어떻게 깨닫고, 알고 하는 마음이 눈속에 숨어있는 것이 마치 유리를 댄 것과 같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한다. 네가 말한 깨닫고, 알고 하는 마음이 눈 속에 숨어 있음이, 마치 유리를 댄 것과 같다고 함은 이치에 맞지 않나니라.”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또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 중생들의 몸이 장부(臟腑)는 속에 있고 구멍은 밖에 있으니, 장부는 어둡고 구멍은 밝습니다. 지금 제가 부처님을 대하여, 눈을 뜨고 밝음을 보는 것은 밖을 본다고 하고, 눈을 감고 어둠을 보는 것은 안을 보는 것이라는 생각은 어떻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네가 눈을 감고 어두운 것을 볼때, 어두운 경계가 눈과 서로 대하였느냐, 눈과 대하지 아니하였느냐?
만일 눈과 대하였다면, 어두움이 눈앞에 있는데, 어떻게 안이 된다고 하겠느냐? 만약 안이 된다고 한다면, 어두운 방안에 있을 때는 해, 달과 등불이 없으면, 어두운 방속에 전부 너의 삼초(三焦)나 육부(六腑)일 것이며, 만일 어두운 세계가 눈과 대하지 않는다면, 본다고 하는 말이 어찌 가능하겠는가?

만약 밖으로 보는 것을 벗으나, 안으로 대하는 것이 가능하여, 눈을 감고 본 어둠을 몸 속이라고 한다면, 눈을 뜨고 밝음을 볼 때는, 어찌 얼굴을 보지 못하느냐?
만약 얼굴을 보지 못한다면, 안을 대한다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으리라.
얼굴을 보는 것이 만약 가능하다면, 깨닫고, 알고 하는 마음과 눈이 허공에 있어야 할 것이니, 어떻게 안에 있다고 하겠느냐?
만약 허공에 있다면, 그것은 너의 몸이 아니므로, 이 경우 지금 너의 얼굴을 보고 있는 여래까지도 너의 몸이라고 하겠구나?!

그러니 너의 눈은 이미알고 있더라도 몸은 깨닫지 못할것인데, 너는 굳이 고집하여 말하기를, 몸과 눈이 다같이 안다고 한다면, 당연히 두가지 앎이 있는 것이니, 그렇다면, 곧 너의 한 몸이 응당 두 보처를 이루겠구나.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한다.
네가 말한 어두운 것을 보는 것을 안을 보는 것이라 하는것은 이치에 맞지 않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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