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어상인의 본생
또 어느 때 부처님은 장사꾼이 되어 5백명의 상인을 거느리고 바다로 나갔다.
많은 보물을 캣으나 도중에 배가 파산되어 모든 상인이 다 죽고 오직 두 사람만이 살았다.
그런데 겨우 살아난 상인이 정신을 차리가 슬피 울었다.
「무슨 면목으로 집에 가서 처자를 볼 것인가? 나에겐 아무 것도 없으니―」
한 선인이 간신히 머리에 구슬 두개를 얹고 나왔기 때문에
「걱정말라. 이것을 하나씩 나누어 갖자」
하고 구슬 하나를 주었다.
그런데 그 구슬은 값이 백천금이나 되는 것이었다.
상인들이 서로 지쳐 잠이 들어있었다 그는 불현듯 욕심이 났다.
「구슬하나만 더 가지면 세상을 편히 살겠다.」
하고 곧 그 잠자는 상인의 두 눈을 찔러 버리고 구슬을 훔쳐 도망갔다.
눈을 못 보게 된 상인이 신음하고 있는데 마침 그때 지나가던 여인 한 사람이 가까이 와서 피를 닦아 주며 물었다.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실어(資語)입니다.」
「당신의 이름이 말과 같이 참된 것임을 무엇으로 증명합니까?」
「내 마음이 내 이름과 같다면 하늘은 나에게 두 눈을 보게 해 주실 것입니다.」
말이 끝나자 갑자기 눈이 본 자리에 올라붙어 시력을 회복하였다.
그 때의 실어는 오늘 석가모니 이고 구슬을 빼앗아 도망친 상인은 데바닷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