캉하현자의 전생이야기
이 전생 이야기는 부처님이 가비라성 부근에 있는 니그로다 동산에 계실 때, 가만히 미소를 짓자 그 이유를 물으니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옛날 범여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바라나시에는 8억의 재산을 가진 바라문이 있었는데 그에게는 아들이 없었다.
그러나 그는 계율을 잘 지키고 있었다.
그는 아들 얻기를 원하였으므로 보살은 그 아내의 태에 들어가 아들로 태어났다.
그러나 얼굴빛이 몹시 검었으므로 이름 짓는 날 그를 캉하(검둥이)동자라 하였다.
그는 16세가 되었을 때 진주처럼 매우 아름다웠다.
그는 공부하기 위해 아버지 승낙을 받고 득차시라에 가서 갖가지 학예를 배우고 돌아왔다.
그래서 아버지는 적당한 처녀를 구해 그를 결혼시켰다.
그 뒤에 그는 부모의 모든 주권을 이어받았다.
그 뒤 어느 날 그는 보물 창고를 둘러보고 나와 훌륭한 평상에 앉아 황금으로 만든 쟁반에 새겨진 글귀를 발견하였다. 즉
「이처럼 많은 보물이 너희들에게 얻어지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와 같이 많이 얻어졌다.」
그는 이것을 보고
「이 보물을 얻은 이는 누군지 모르나 지금 이 보물만이 남아 있다. 아무도 이 보물을 가져가지 못했다. 사실 이 보물을 다발로 묶어 저승까지 운반할 수는 없다.
다섯 가지 죄가 따르기 때문에 보물은 가치가 없는 것이지마는 이것의 보시는 가치가 있는 것이요,
모든 병이 따르기 때문에 몸은 가치가 없는 것이지마는 계율을 지니는 이에게 경례 등을 행하는 행위는 가치가 있는 것이요,
무상에 굴복하는 생명은 가치가 없는 것이지마는 무상 때문에 정관(正觀)을 힘쓰는 것은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치 없는 보물로 가치를 파악하기 위해 보시를 행하자.」
고 생각하였다.
그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 부왕에게 가서 그 허락을 얻어 큰 보시를 행하였으나 그 재산은 다하지 않았다. 그는
「재산도 힘이 없는 것이다. 나는 늙음에 굴복하기 전에 집을 나가 신통과 성취법(成就法)을 얻으면 범천세계로 갈 수 있으리.」
하고 하늘눈으로 관찰하여 그가 제석임을 알았으나 돌아다보지 않고 다음 게송으로 답하였다.
「피부 검은 것 무슨 상관 있는가
마음속에 덕 있으면 바라문이다
그 행위 나쁘면 그 누구라도
그는 검으리 수쟌파티여.」
이렇게 말한 뒤에 그는 이 중생들을 검은 성질로 만드는 악업을 낱낱이 분류하여 설명하고 또 그것들을 모두 비난하였다.
이 설법을 듣고는 기뻐하고 만족한 제석은 보살(캉하)을 복리(福利)로 인도하여 다음 게송을 외웠다.
「당신은 참으로 그처럼 잘
또 알맞게 설명하였네
마음에 두고 늘 바라던
복리를 주리, 바라문이여.」
이 말을 듣고 보살은
「내 추악한 점을 말하여 내가 성을 내나 안 내나 시험하기 위해, 내 피부 빛깔과 음식과 주소를 비난했지마는 지금 내가 성내지 않음을 알고 만족하여 복리를 내게 주었다.
또 내가 제석의 권력과 범천의 권세를 얻기 위해 범행을 닦고 있는 줄 알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그의 의혹을 풀어 주기 위해 남에 대해 분노를 일으켜서는 안되고,
혹은 남의 행복에 대한 갈망이나 혹은 남에 대해 애욕을 일으켜서는 안되며,
나아가서는 무기(無記)가 되고 싶다는 이런 네 가지 복리를 파악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때 제석은
「캉하 현자는 복리를 취하되 가장 허물없는 복리를 취했다.
이 네 가지 복리중의 그 공덕이나 혹은 죄악은 어떤 것인가 물어보리라.」
하고 다시 게송으로 물었다.
「분노와 원한과 갈망과
그리고 연모에 바라문이여
무엇이 위험하다 너는 보는가
나는 묻노니 너는 말하라.」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방종한 사람은 키워만 가네
집착하면 근심과 괴로움이 많나니
그러므로 분노를 좋아하지 않노라.」
제석은 이 말을 듣고
「현자 캉하여, 그대는 부처님의 훈련에 의해 그렇게 잘 대답하였다.
나는 그대에 대해 더없이 만족한다. 그러므로 다른 복리도 가져라.」
「복리를 내게 주려 하거든
중생들 주인인 제석천이여,
나는 언제나 고독한 몸으로
저 숲 속에 살고 싶어라
거기서 고행의 장애가 되는
병이란 벌써 일어나지 않으리.」
제석은 이 말을 듣고
「현자 캉하는 복리를 얻었는데 5욕에 관한 것은 아무것도 취하지 않고 고행의 기초가 되는 것만을 받고 있다.」
생각하고 매우 만족하고는 다시 다른 복리를 주려하자, 보살이 말했다.
「복리를 내게 주려거든
중생들 주인인 제석천이여.
오오, 제석천이여, 나를 위하여
누구도 그 마음과 그 몸을
언제고 해침을 받지 않기를 바라노라.」
이와 같이 보살은 여섯 번의 기회에 복리를 얻었으나 속세를 피하는 기초가 되는 것만을 받아 가졌다. 그리하여 그는 그 몸을 병을 가지고 있지마는 그것은 제석에 의해 병이 없을 수 없는 것이요, 또 3업의 문에 대한 중생들의 정화(淨化)도 제석에 속한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는 법화를 하기 위해 이런 복리를 받았다.』
부처님은 이 이야기를 마치고
『그 때의 그 재석은 지금의 저 아나율이요, 그 현자 캉하는 바로 나였다.』그 말씀하셨다.
<본생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