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타의 본생
이 전생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사리불 장로의 제자 비구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그 비구는 매우 겸손하고 순종하며 정성껏 그 장로를 섬기었다.
그러나 어느 때 장로가 탁발을 떠나 남방의 어떤 산촌에 갔다가 갑자기 교만한 마음이 생겨 장로의 말을거슬러 복종하지 않다가 장로는 거기서 탁발을 마치고 다시 기원정사로 돌아와서는 전처럼 겸손하고 순종하였다. 장로는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제 제자는 어떤 곳에서는 백량에 팔려온 종과 같고 어떤 곳에서는 교만한 마음을 일으켜 무엇을 시켜도 말을 듣지 않습니다.」
「사리불이여, 그 비구가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지금만이 아니고 전생에도 그러하였다.」
하고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
『옛날 부라후마닷타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어떤 지주의 집에 태어났다.
그 벗인 어떤 지주는 자신은 늙었는데 반대로 그 아내는 아주 젊었다.
그들 사이에는 아들 하나가 있었다. 그는 생각하였다.
「내 아내는 아직 젊다. 내가 죽은 뒤에는 또 어떤 사내를 얻어, 이 재산을 아들에게 주지 않고 저희끼리 가질 것이다. 나는 차라리 이 재산을 땅 속에 묻어 두어 안전하게하리라.」
그는 자기 집에 부리는 난타라는 종을 데리고 어느 숲 속에 가서 그 재산을 감추어두고 그 종에게 말했다.
「난타여, 너는 내가 죽거든 내 아들에게 이 재산의 있는 곳을 알려주라.
그리고 숲을 남의 손에 넘어가지 않도록 하라.」
그리고 그는 죽었다. 그 아들은 자라나 성인이 되었다.
그래서 어머니는 그에게 말하였다.
「네 아버지는 난타를 데리고 가서 그 재산을 감추어 두었다.
너는 그것을 찾아내어 우리 살림을 일으켜라.」
어느 날 그의 아들은 난타에게 물었다.
「우리 아버지가 숨겨 둔 재산이 있는가.」
「예, 있습니다.」
「그것은 어디 있는가.」
「어느 숲 속에 있습니다.」
「그러면 나와 함께 그곳으로 가자.」
그들은 호미와 상자를 가지고 갔다. 아들은 물었다.
그러나 난타는 그 재산이 묻혀 있는 그 자리에 갔을 때 그 재산 때문에 교만한 마음이 일어나
「이 자식아, 네 재산이 어디 있단 말인가.」
하고 아들을 꾸짖었다.
아들은 그 난폭한 말을 들었으나 못 들은 체하고 그냥 돌아와 보살(지주)에게 묻자 보살지주는
「난타가 인제나 그대에게 욕설한 그 자리에 그대 아버지 재산이 있다.
그러므로 난타가 욕설하거든 그대는 <이 종놈아, 너는 누구에게 욕설하는가.> 하고 그를 밀쳐버리고, 호미로 그 자리를 파서 재산을 끄집어내라.」
하고 다음 게송을 읊었다.
「생각하건데 그 자리에
금덩이와 황금영락 있을 것이다
거기 서서 그 천한 종 난타가
그대에게 난폭한 말 쓰기 때문이다.」
아들은 보살의 반대로 난타를 데리고 그 재산이 묻힌 곳으로 가서 보살이 시킨 대로 재산을 파내어 집으로 돌아와 큰 부자가 되었다.
부처님은
「그 때의 그 난타는 지금의 저 사리불의 제자요, 그 현명한 지주는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