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광왕의 전생 이야기

월광왕의 전생 이야기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장로 아난다가 얻은 특전에 대해하신 것이다.

부처님이 처음으로 성도(成道)하신 뒤 21년 동안에는 일정한 시자가 없었다.

어떤 때에는 장로 나가바라 어떤 때에는 나기다·우바마나·수나가다·주나·사갈타 어떤 때에는 미기가가 항상 따르는 시자가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비구들이여, 이제 나는 늙었다. 어떤 비구들은『우리는 이 길로 가자』고 내가 말해도 다른 길로 가고 어떤 비구들은 내 바루와 가사를 땅에 떨어뜨리기도 한다.

그러므로 그대들은 내게 일정한 시자가 될 수 있는 비구 한 사람을 지정하라.」

사리불을 비롯해 여러 장로들은

「부처님, 제가 시자가 되겠습니다. 부처님 제가 시자가 되겠습니다.」

하며 합장하여 머리를 숙이고 서 있었다.

그러나 부처님은 아난다를 보고 물었다.

「그대는 왜 시자의 지위를 구하지 않는가.」

「만일 부처님이 자기가 얻은 옷을 내게 주시지 않고 자기 바루의 음식을 내게 주시지 않으며 자기와 같은 향기로운 방에 나를 있게 하시지 않고 나를 데리고 초대에 함께 가시지 않으며 또 만일 부처님이 내가 받은 초대에 같이 가시고, 만일 외국이나 먼 지방에서 부처님을 뵈오러 오는 사람이 있을 예, 내가 부처님께 아뢰어 부처님이 곧 그들을 만나 주신다면, 만일 내게 의심이 있을 때 곧 부처님 가까이 가기를 허락해 주신다면, 또 부처님이 내가 없을 때 설법하신 것을 내가 돌아왔을 때 그것을 말씀해주신다면 만일 이렇게 하신다면 나는 부처님을 항상 모시겠습니다.」

하고 이렇게 네 가지 거부와 네 가지 희망과의 여덟 조목의 특전을 원하였다.

부처님께서 그 희망을 들어 주겠다고 약속하자 그는 그 때부터 25년 동안 일관된 상수시자로서 다섯 가지 점에 있어서 이 최고의 지위에 이르렀다.

성교(聖敎)를 만난 행복, 그것을 이해하는 행복, 과거의 인(因)을 아는 행복, 자기 이익을 위해 질문할 수 있는 행복, 거룩한 곳에 머무르는 행복, 이치답게 생각하는 행복, 결정코 부처가 되는 행복 등의 일급 가지 행복을 구비한 위에 다시 여덟 가지 특전에 대한 부처님의 허가를 얻고 불교 안에서 유명하게 되었다.

어느 날 비구들은 법당에 모여

「여러분, 부처님은 장로 아난다에게 특전을 주어 그를 만족시켰다.」

하적 이야기하자 부처님은

「비구들이여, 내가 아난다에게 특전을 주어 만족시킨 것은 지금만이 아니요, 전생에도 그러했다.』하고 그 과거의 일을 말씀하셨다.

『옛날 범여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그 왕자 월광 동자는 득차시라에서 학업을 닦고 있었다. 그는 스승에게 질문을 마치고 그 집을 나와 어둠속에서 자기집을 향해 빨리 달려갔다.

그 때 어떤 바라문이 걸식하고 자기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동자는 그를 보지 못하고 팔로 쳐서 음식이 든 그 바루를 깨어버렸다.

바라문은 쓰러져 울고 있었다.

동자는 가엾이 여겨 다시 돌아와 그의 손을 잡아 일으켜주었다. 바라문은

「당신 때문에 행걸하는 도구를 깨뜨렸소. 내게 그 음식 값을 주시오.」

하였다. 동자는

「바라문, 나는 지금 당신에게 음식 값을 줄 수 없소.

그런데 나는 이 가시국의 왕자월광 동자라는 사람이오.

그러므로 내가 왕위에 오르거든 내게 와서 그 대금을 청구하시오.」

하였다. 그는 학업을 마치고 스승을 하직한 뒤에 바라나시로 돌아와 그 부왕에게 학문을 다보였다.

부왕은

「나는 살아서 내 아들을 볼 수 있었구나. 이제는 왕인 내 아들을 보고 싶다.」

하고 동자를 왕위에 나아가게 했다.

그리하여 그는 월광왕이 되었고 정의로써 나라를 다스렸다.

그 바라문은 이 소식을 듣고 그 음식 값을 받기 위해 바라나시로갔다.

그리하여 왕이 장엄한 성을 오른 쪽으로 돌며 경례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어떤 높은 곳에 서서 손을 들고 만세를 불렀다.

그러나 왕은 그것을 몰라보고 그대로 지나갔다.

바라문은 왕이 자기를 보지 못한 것을 알고 변론을 시작하기 위해 다음 게송을 외웠다.

「백성들 주인이여, 내 말 들어라

월광왕이여, 나는 어떤 목적 있어 여기 왔노라

두 발의 어른이여, 길 가는 바라문이 섰을 때

그대는 그대로 지나지 않으리라.」

말하였다. 왕은 이 말을 듣고 금강 막대기로 코끼리를 세우고 다음 게송을 읊었다.

「나는 멈춰 들으리니 바라문아, 말하라

어떠한 목적 있어 여기 왔는가

범지여, 너는 무엇을 내게 구해

여기 왔는가 그것 말하라.」

그리고 다시 바라문과 왕은 다음 게송으로 서로 서로 문답하였다.

「내게 훌륭한 다섯 개 마을 다오

백 사람 종과 7백 마리 소와

천량의 황금과 그리고 두 사람의

나와 종족이 같은 아내를 다오.」

「범지여, 네게는 무서운 난행고행(難行苦行)있느냐

혹은 네게는 충실한 야차 귀신이라도 있느냐

혹은 내게 이로운 일 너는 알고 있느냐.」

「내게는 고행도 없고 주문도 없다

내게는 또 충실한 야차 귀신이라는 것도 없다.

또 나는 너의 이로운 일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일찍 너를 만난 일 있다.」

「나는 지금 만난 것이 처음이라 생각한다

나는 너를 이전에 안 일이 없다

나는 묻노니 그 사실을 내게 말하라

언제 또 어디서 우리는 만났던가.」

「왕폐하(王陛下) 간다라왕의 아름다운 서울에서

너는 그 때에 득차시라에 살고 있었다.

거기서 어둔 밤에 우리 둘은

어깨와 어깨가 맞부딪친 일 있었다.

인민의 주인이여, 우리는 거기 서서

정다운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그것만이 우리들의 만남이었나니

그 뒤로는 아무 때도 만난 일 없다.」

「범지여, 사람은 그 누구나

선인과는 어느 때 만나더라도

현자는 한 번 만나 오래 사귄 벗으로서

일찍 있던 은의(恩義)는 없어지지 않는다.

우자는 한번 만나 오래 사귄 벗인 체하나

일찍 있던 은의를 없애 버린다

우자에 있어서는 많은 은의도 허무에 속하니

우자는 은의를 잊기 때문이니라.

그러나 현자는 한 번 만나 오래사귄 벗으로서

일찍 있던 은의를 저버리지 않는다

현자에 있어서는 조그만 은의도 허무에 속하지 않나니

현자는 은의를 알기 때문이니라.

나는 네게 다섯 개의 훌륭한 마을을 준다.

백 사람의 종과 7백 마리의 소와

천량의 황금과 그리고 두 사람의

너와 같은 종족의 아내를 준다.」

「왕폐하님, 선인의 만남은 이와 같은 것

뭇별 속에서 빛나는 달과 같이

가시국의 왕이여, 나도 또한 그와 같나니

나는 오늘 당신을 만났기 때문이네.」

보살은 그에게 비상한 명예를 주었다.』

부처님은 이 법화를 마치고

『그 때의 그 바라문은 지금의 저 아난다요, 그 왕은 곧 나였다.』고 하였다.

<본생경>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