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길상의 전생이야기

선길상의 전생이야기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왕의 칙계(勅械)의 조목 조목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보살은 그 첫째 왕비의 태자로 태어나 자라나다가 그 아버지가 죽은 뒤에는 왕위에 나아가 크게 보시를 행하였다. 그에게는 선길상이라는 동산지기가 있었다.

그 때 어떤 독각(獨覺)이 난다무라 동굴에서 나와 차츰 행걸하면서 바라나시로 들어와 왕의 동산에서 한 밤을 지내고 이튿날 행걸하기 위해 성내로 들어갔다.

왕은 그를 보고 마음속으로 매우 기뻐하여 그를 왕궁에 청해 들이고는 장엄한 자리에 앉히고 갖가지 맛난 음식을 올리고, 그의 감사하는 말을 듣고 기뻐하였다.

그리고 독각에게 자기 동산에 머무르기를 청하여 그 승낙을 받고는 그를 동산으로 돌려보낸 뒤에 이튿날 아침 먹고 친히 동산으로 나가 그의 숙소를 준비하고 또 동산지기 선길상을 시중꾼으로 왕궁으로 돌아왔다. 그 뒤로 독각은 늘 왕궁에서 식사하고 계속 거기 머물렀다.

선길상도 마음을 다해 그를 섬겼다.

그런데 어느 날 독각은 선길상을 불러

「나는 며칠 동안 저 아무 촌에 가서 있다가 올 것이니 사실을 왕에게 알려주시오.」

하고 떠났다. 선길상도 그 사실을 왕에게 알렸다.

독각은 며칠 동안 그 촌에 있다가 어느 날 저녁나절에 그 동산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선길상은 그런 줄을 모르고 자기 집에 있었다.

독각은 가사와 바루를 정돈하고 잠깐 이리저리 거닐다가 편편한 물위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마침 그날 그 동산지기 집에 몇 사람의 손님이 왔다.

그는 그들에게 카레라이스를 대접하기 위해 그를 따르는 사슴을 잡아 주리라 생각하고, 활을 들고 동산으로 가서 사슴을 찾아가 독각을 보고, 그것이 그 사슴임이 틀림없다 생각하고는 화살을 겨누어 쏘았다.

독각은 머리수건을 벗고

「선길상아.」

하고 부르짖었다. 그는 매우 놀라

「존자님, 당신이 돌아오신 줄을 몰랐습니다. 그리고 사슴이라 잘못 보고 활을 쏘았습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하였다. 독각은

「좋아. 이제 와서 어쩔 수 있느냐 자 이 화살이나 뽑아다오.」

하였다. 그는 공손하게 그 화살을 뽑았다.

독각은 큰 고통을 느끼다가 마침내 그 자리에서 열반에 들었다. 동산지기는

「만일 왕이 이 사실을 알면 반드시 나를 용서해 주지 않을 것이다.」

생각하고는 그 처자를 데리고 어디로 도망갔다.

그 독각이 갑자기 열반에 들자, 모든 천신(天神)들의 신통력에 의해 온 성내가 매우 떠들썩하였다.

이튿날 사람들은 동산으로 나가 독각에게 예배하고

「동산지기가 독각을 죽이고 도망갔다.」

하면서 그 사정을 왕에게 아뢰었다.

왕은 많은 대신들의 호위를 받으며 동산으로 나가 이레 동안 엄숙히 사리를 공양하고 정성으로 경례를 올린 뒤에 그 사리를 위해 절을 세웠다. 그리고 거기에 제사하면서 법다 이 나라를 다스렸다.

선길상도 1년이 지난 뒤에 <왕의 심경을 알고 싶다.> 생각하고 어떤 벗을 찾아가 그 사정을 이야기하고 왕의 심경을 알아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는 왕에게 가서 그 사실을 이야기하였다. 왕은 못 들은 체하였다.

그래서 그는 되풀이하지 않고 돌아와 왕의 달가워하지 않는 모양을 그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그는 2년째에도 가고 3년 만에는 그 처자를 데리고 갔다.

그 벗은 왕궁 입구에 세워 두고, 왕에게 가서 그가 돌아온 것을 알렸다.

왕은 그를 불러들여 부드럽게 맞이하면서

「선길상아, 왜 너 때문에 내 복밭인 독각이 죽게 되었느냐.」

고 물었다. 그는

「대왕님, 나는 그 독각님을 죽이려 해 죽인 것이 아닙니다.

실은 이러한 사정으로 그런 사건이 일어난 것입니다.」

하고 그 당시의 사정을 그대로 설명하였다.

그때 왕은

「그렇다면 너는 걱정할 것 없다.」

하며 그를 용서한 뒤에 다시 동산지기로 삼았다. 그 때 왕에게 다른 한 사람의 벗이 찾아와 물었다.

「대왕님, 사건을 듣고도 아무 말이 없다가 3년 만에는 그 말을 받아들이고 그를 불러 용서해 주었습니까.」

왕은

「여보게, 왕이란 그리 성을 급히 내면 아무 일도 되지 않는 것이네.

그 때문에 나는 2년 동안 잠자코 있다가 3년 만에는 그에 대한 내 마음이 평온해진 것을 알고 그를 부른 것이다.」

하고 다음 게송으로 왕의 마음가짐을 말하였다.

「실로 너무 화낸 줄 스스로 알아

왕은 함부로 채찍을 들지 말라

이유 없고 또 자기에 어울리지도 않게

다른 사람 괴로움만 더 많이 불러오리.

그러므로 스스로 평온해짐을 알아

남의 나쁜 짓에 사리를 맞춰 보고

이것이 옳다 스스로 알면

그 때에는 그 채찍을 바로 쓸 수 있으리.」

이렇게 이상의 게송으로 왕이 그 심경을 말할 때에 그 대신들은 모두 못내 기뻐하면서

「이런 덕행의 성취야말로 대왕님에게 걸맞는 일입니다.」

하면서 그 덕을 찬양하였다.

그리고 이 찬양이 끝나자 선길상은 혼자 일어나 왕에게 경례하고 합장하여 왕을 우러러 찬양하면서 다음 게송을 읊었다.

「위엄과 번영의 이 두가지를

백성들의 왕자님, 떨어뜨리지 마시기를

성내지 않고 항상 마음 평온하여

대왕님, 백년의 그 수명을 보전하시라.

대왕님, 그런 덕을 타고 나시어

말과 행이 항상 좋고 성냄이 없고

즐거움으로 해칠 마음 없이 이 세상을 다스리다가

여기 벗어나거든 또 좋은 곳 가시라.」

부처님은 구살라왕의 칙계에 받고 이 법화를 마치신 뒤에 금생을 결부시켜대한 재촉을 받고 이 법화를 마치신 뒤에 다시 전생과 금생을 결부시켜

『그 때의 그 독각은 참으로 열반에 들었었다. 그리고 그 선길상은 저 아난다요, 그 왕은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본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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