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의 열매
석존께서 사위국의 기원정사에 계시면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고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산에 두 마리의 원숭이 왕이 있었다. 五백 마리씩 원숭이들은 동족으로 거느리고 있었다. 어느 날, 한쪽 원숭이왕은 자기의 부하 원숭이들을 데리고 사람이 사는 마을 근처에 놀러 내려가 어느 동네에 이르렀다. 그 동네에 한 그루의 김파카라는 커다란 나무가 있었다.
그 나무에는 잘 익은 열매가 먹음직스러운 빛깔로 주렁주렁 열려 있었다. 그것을 본 원숭이들은 하도 먹고 싶어져서,
『왕이여, 보시다시피 저 나무에 먹음직스러운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 있습니다. 우리들은 먼 길에 지치고 또 배고파 못 견디겠습니다. 저것을 따먹어도 좋겠습니까.』
하고 물어 보았다.
그 때, 나무 위를 쳐다본 원숭이왕은,
『이 나무는 마을 근처에 있는데도 마을 개구쟁이들이 따 먹지 않은 것을 보니 저것은 못 먹는 열매다.』
하였다. 말을 들으니 과연 그럴듯해서 부하 원숭이들은 할 수 없이 그 열매를 내버려 두고 산으로 돌아갔다.
그 뒤에 또 한쪽 원숭이왕이 또 五백마리의 부하를 거느리고 그 마을에 왔다.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 있는 김파카나무를 쳐다본 부하 원숭이들은,
『왕이여, 저 열매를 따 먹어도 좋겠습니까. 저희들은 몹시 지쳐 있습니다. 저것을 따 먹고 편안히 돌아가고 싶습니다.』
하고 간청하였다.
그것을 들은 그 원숭이왕은,
『그렇게 너희들이 먹고 싶거든 따먹어라.』
하고, 깊이 생각해 보지도 않고 허락하였다.
피로와 허기에 시달리던 五백 마리의 원숭이들은 서로 다투어 그 열매를 배가 터지도록 따 먹었다.
원숭이들이 이제 안심이다 하고 한숨쉬고 있을 무렵 여기저기서,
『아이고, 배가 아프다.』
하고 신음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동안에 원숭이들은 토하고, 설사를 하고 하여, 마구 먹어댄 원숭이들은 불쌍하게도 그 나무 밑에서 모두 죽어 버렸다.
나무 열매를 따 먹지 않은 원숭이왕은 지금의 석가모니다.
<毘奈耶破僧事第二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