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경 #1/64

능엄경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에 부처님께서 시라벌성의 기환정사(祇桓精舍)에 계실 때, 큰 비구들 1천 2백 50명과 함께 계셨으니, 모두 정기가 샘이 없는(無漏) 큰 아라한들이니, 부처님의 제자로 불법을 보호하고, 유(有)를 초월하였으며, 국토에서 위의(威儀)를 갖추었으며, 부처님을 따라 법륜(法輪)을 굴리어 부처님이 유촉하신 것을 충만하며, 계율을 엄숙하고 청정하게 지켜 삼계의 큰 모범이 되었고, 응신(應身)이 한량 없어 중생을 제도하여
해탈케 하며, 미래의 모든 중생까지 고난에서 구제하여 진루(塵累)에서 벗어나게 하시는 분들이다.

큰 지혜를 가진 사리불, 마하 목건련, 마하 구치라, 부루나미다라니자, 수보리, 우바니사타 등이 우두머리가 되어, 이 세계와 다른 세계에 한량 없는 벽지불, 무학(無學), 초발심자(初發心者)들이 여름 결제 (夏安居)를 마치고, 함께 부처님의 처소에 와서, 공손하게 절하고, 그동안 잘못이 있는 사람은 모든 대중에게 알리고 참회하였으며, 의심이 있으면 부처님께 여쭈어 의문을 풀고, 자비롭고 엄숙하신 부처님을 흠모하며, 비밀한 이치를 들으려고 하였는데, 그 때에 여래께서 자리를 펴고 편안하게 앉으시고, 여러 대중을 위하여 깊고, 오묘한 진리를 말씀하시니, 설법하는 자리에 참석한 청정대중들은 아직까지 들어보지 못한 법문을 듣게 되었으며, 가릉빈가(迦陵頻伽)의 소리와 같은 선음 (仙音)이 시방세계에 가득하였다.

항하강 모래(恒河沙)수와 같이 많은 보살들이 도량에 모여
들었는데. 문수사리가 우두머리가 되었다. 그 때, 바사닉왕이 부왕을 위하여, 그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에 재(齋)를 열고, 부처님을 궁중으로 모시어, 직접 여래를 영접하며, 맛있는 음식을 많이 차리고, 여러 큰 보살들도 직접 맞이하였다.

성중에서는 장자(長者)와 거사(居士)가 스님들을 공양하게
되었는데, 부처님께서 오셔서 공양에 응해 주기를 바라는 이가 있어, 부처님께서 문수보살에게 명하시어 보살과 아라한들을 나누어 거느리고 가서, 여러 재주(齋主)들의 공양에 응하게 하셨다. 아난은 이보다 앞서, 따로 초청을 받고 멀리 갔다가 미처 돌아오지 못해, 승차(僧次)에 참여할 겨를도 없이 상좌(上座)와 아사리도 없이 혼자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날 따라 공양이 없어, 아난은 바리대를 들고 지나오던 성안에서 차례로 밥을 빌게 되었는데, 마음 속으로는 최후의 단월(檀越)을 구하여 제주를 삼으리라 생각하고, 깨끗함과 더러움을 묻지 않고 존성(尊姓:귀족)인 찰제리(刹帝利)와
전다라(최하층 계급)에게도 평등한 자비를 베풀어 미천함을 가리지 않았으니, 그 뜻은 일체 중생에게 한량 없는 공덕을 원만히 이루게 하려 함이었다.

아난이 이미 세존께서 수보리와 대가섭을 꾸중하실 적에 “아라한이 되고서도 마음이 평등하지 못하다”고 하신 것을 알았으며,여래께서는 마음을 활짝 열어 놓으시고 거절함이 없으므로,
의심과 비방에서 벗어났음을 흠앙(欽仰)하였다.
성을 지나 성곽의 문으로 천천히 걸어가면서 위의(威儀)를
엄숙하고 단정하게 하여, 재법(齋法)을 공경하고 신중하게
지키었다.그때, 아난이 걸식을 위하여 음란한 집을 지나가다, 큰 환술을 하는 마등가라는 여자를 만났는데, 그녀는 사비가라(娑毘迦羅)의 선범천주(先梵天呪)를 외워서, 아난을 음란한 집안으로 끌어들여, 음란한 몸으로 비비고 만지면서계행을 지키는 아난의몸을훼손(毁損)하려 하였다

여래께서 아난이 음란한 마술에 걸려든 것을 아시고, 공양을
마치고 즉시 돌아오니,왕과 대신 그리고, 장자와 거사가 모두 부처님을 따라와서, 법문 듣기를 원하였는데,
그 때에 세존께서는 정수리에서 백 가지 보배롭고, 두려움 없는 광명을 뿜어 내시고, 광명 속에서는 천 개의 잎새로 된 보배로운 연꽃이 생기면서, 부처님의 화신(化身)이 가부좌를 하고서 신주(神呪)를 설하셨다.

그리고, 문수사리에게 명하여, 그 신주를 가지로 가서 아난을
구호하게 하시니, 악주(惡呪)가 소멸하므로, 아난과 마등가를 데리고 부처님이 계시는 곳으로 돌아왔다.
아난이 부처님을 뵙고, 이마를 땅에 대어 예를 올리며, 슬피
울며 무시(無始)이래 한결같이 많이 듣는 것만 일삼아,
아직 도력이 온전하지 못한 것이 안스러워 했다.

시방의 여래께서 보리를 이루신 오묘한 사마타와 삼마바리,
선나(禪那)의 최초 방편을 간절히 청하였다.
그때, 또 다시 항하강 모래와 같이 많은 보살과 시방(十方)의
큰 아라한과 벽지불 들이 다 즐겨 듣기를 원하여, 물러 앉아,
묵묵히 거룩한 가르침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세존이 대중 가운데에 계시다, 황금빛 팔을 펴서, 아난의 정수리를 만지시며, 아난과 여러 대중에게 말씀하시기를, “삼마지(三摩地)가 있으니, 그 이름이 대불정수능엄왕(大佛頂首楞嚴王)이니, 만행(萬行)이다 갖추어졌나니라. 시방의 여래가 이 유일한 문으로 초출(超出)하신 오묘하고, 장엄(莊嚴)한 길이니, 너는 명심하여 들으라.”

아난과 대중들이 공경하게 이미를 땅에 닿도록 예를 올리고,
땅에 엎드려, 자비로운 가르침을 받자옵드니,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기를, “너와 나는 동기(同氣)이니
정이 같은 천륜이다. 네가 처음 발심할 때, 나의 법 가운데
어떤 거룩한 모양을 보았기에, 세상의 깊고 중한 은애를
미련없이 버렸는가?”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기를, “저는 여래의 서른 두 가지 상(相)이 뛰어나게 미묘함은 아주 특이하며, 형체가 마치 맑은 유리처럼 밝게 비침을 보고, 이러한 모양은 욕애로 생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사옵니다. 왜냐하면, 욕기는 더럽고 흐려서 비린내 누린내가 풍겨나 고름과 피가 뒤섞여, 그와 같이
뛰어나게 깨끗하고, 미묘하게 밝은 자금광(紫金光)의 덩어리를 발생할 수 없을 것이라, 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목마른 때, 물 찾듯이 우러러보고,
부처님을 따라 머리를 깍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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