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의 두 부모를 만나다
신라국의 김과의(金果毅)라는 사람이 아들을 낳았다.
어려서 출가하여 즐겨 법화경은 읽었는데, 제2권에 이르러 잘못하여 글자 한 자를 태웠다.
나이 18살 때 갑자기 죽어서, 다른 곳의 또 다른 김과의(金果毅)의 집에 환생(還生)하였다.
이번에도 출가하여 법화경만을 애독하였는데, 웬일인지 제2권의 한 글자는 물어서 알았다가는 곧 잊어버리고 알았다가는 또 잊어버리고 하였다.
그러다가 어느 날 밤 꿈에 어떤 사람이 나타나서,
「당신이 전생에 아무곳 김과의의 집에 태어나서 또한 출가하여 법화경을 독송하다가 잘못하여 글자 한 자를 태워버렸으므로, 이생에서 물어도 곧 잊어버리게 된 것이니 가서 알아보시오.」
하였다.
그는 꿈에 일러주던 대로 찾아가 보았다. 과연 그 집이 있었다.
들어가서 물어보니 전생의 부모임이 거의 확실하였다.
다시 옛 법화경을 찾아내 제 2권에서 한 자가 타 없어진 것을 발견하였다.
스님과 전생의 부모는 한편으론 슬프고 한편으론 기뻐서 서로 얼싸안고 울었다.
이리하여 두 집은 친해져서 마침내 한 집안처럼 지냈다.
이 사실이 고을에 알려지고, 고을에서는 나라에 보고하여 온 나라에 전해졌다.
정관(貞觀, 서기 623~649) 때 일이다.
<弘贊傳 第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