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지팡이

바보 지팡이

옛날 어떤 사람이 자식 하나를 두었는데 어떻게나 미련하던지 일을 시킬 수 없을 정도로 바보짓만 연속해 하였다.

하루는 아버지께서 말씀하였다.

「오늘은 아침 먹고 나서 장에 좀 갔다 와야겠다.」

이 말을 들은 아들은 밥을 먹고 나서 바로 없어졌다.

정오가 훨씬 넘어서 비실비실 길어 와서 아버지께 인사했다.

「아버지 다녀왔습니다.」

「어디를 다녀왔느냐?」

「장에를 다녀왔습니다.」

아버지는 너무나도 기가 막혀 우두커니 섰다가 옆에 있던 지팡이를 집어주며,

「애야, 이 세상에서 너보다 더 못난 사람을 만나든 이것을 주어라.」

하였다.

바보는 매일 그것을 짊어지고 다니면서 바보를 찾았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다녀도 저보다 못한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지팡이를 도로 짊어지고 와서 자기 집에다가 세워 놓고 나무를 하러 다닌다.

하루는 나무를 해가지고 오니 어머니가 울고 있었다.

「왜 우십니까?」

「아버지가 다 죽게 되었다.」

「죽는 것이 무엇인데요.」

하고, 바로 아들이 숨을 헐떡거리는 아버지를 보고 물었다.

「아버지 왜 그러세요?」

「이제 저 세상으로 가려고 그런다.」

「저 세상이 어딘데요?」

「모르겠다. 가보아야지」

「며칠이나 걸리며, 노자는 몇 푼이나 듭니까?」

「모르겠다.」

「지금 가시면 언제쯤 돌아오십니까?」

「그것도 모르겠다.」

아무리 물어도 모두 다 모르겠다고만 한다.

바보는 곧 방으로 가서 세워 놓았던 지팡이를 가지고 와서 말했다.

「아버지 이것 받으세요.」

「뭐냐?」

「바보 지팡이요. 이 세상에서 아버지보다 더 바보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하고는 지팡이를 아버지의 손아귀에 꼭 쥐어 드렸다.

<비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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