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적과 국왕
석존께서 사밧티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산적이 국왕의 보고로 침입하여 많은 재물을 훔쳐 가지고 도망쳤다. 국왕은 전국에 방을 붙이고 포졸을 풀어 드디어 그 산적을 체포하였다.
그리고 국왕은 친히 도적을 심문하게 되었는데 산적이 많은 의류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고 그 출처를 물었더니, 사적이 끝내,
「이 옷들은 저의 조상한테서 물려받은 것입니다.」
하고 주장하므로 국왕은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그 옷을 입어 보아라.」
산적은 두려움에 떠는 손으로 국왕의 옷을 입으려고 하였지만 원래 한 번도 본 일이 없는 훌륭한 국왕의 옷이었으므로 입는 방법을 알 리가 없었다.
손을 끼는 곳에 발을 넣고 허리에 감는 것을 머리에 쓰기도 하였다.
국왕은 이 모양을 보고 있다가,
「만약 그 옷이 네 말대로 조상한테서 물려받은 것이라면 입는 방법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너는 입는 법을 모를 뿐 아니라, 위에 입는 것을 아래에 입고, 손발이 들어갈 곳도 모르면서 오히려 태연하니 무슨 까닭이냐? 짐작컨대 그 옷들은 훔친 것임에 틀림이 없다.」
이렇게 해서 산적의 어리석은 속임수는 금방 탄로가 나고 말았다.
<百喩經 第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