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왕의 자비

용왕의 자비

석존께서 사위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을 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바라나시국에 센푸크라는 자비심이 깊은 대용왕(大龍王)이 살고 있었다. 항상 적당한 시기를 엿보아 비를 내리고, 오곡을 익혀 민중의 행복과 번영에 힘을 다하였다.

또 어떤 때는 사람의 형상을 나타내어 오계(五戒)를 가지고 보시청법(布施聽法)을 즐겨 나아가 세인(世人)의 사범(師範)이 되어 민중의 보리심을 일으켜서 여러 가지의 선업(善業)을 쌓아 그것을 무상(無上)의 즐거움으로 삼고 있었다.

그때에 남인도에 있는 한 사람의 바라문이 이 센푸크용왕을 잡아 자기 나라를 위하여 일을 시키고 싶어서 어느날 주문(呪文)을 외어 주력(呪力)으로 용왕을 붙들었다. 이 일을 보고 있었던 천신(天神)은 이만 저만한 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즉시로 바라나시국의 왕에게 상세히 일의 전말을 얘기하고 즉각 적당한 방책을 세우도록 경고했다.

왕은 일찍이 용왕의 처사에 깊은 감사를 드리고 있었으므로 천신의 경고를 듣자마자 일국의 흥패(興敗)에도 관계되는 중대사건이라고 생각하여 즉시로 군대를 동원하여 용왕의 뒤를 쫓게 하였다.

바라문은 바라나시국 군대의 추격이 급한 것을 알자 또 주문을 외어 이번에는 이 나라 왕의 군대를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게 하였다. 왕은 할 수 없이 많은 보물(寶物)을 바라문에게 주고 용왕을 사버렸다. 그러나 바라문은 그 후에도 용왕을 잡을 것을 단념하지 않았다.

그래서 바라문은 또다시 바라나시국에 찾아와 용왕을 주문의 힘으로 잡으려고 했다. 이 일을 알아차린 용왕의 일족은 구름을 토하고 비를 내려 전화전격(電火電擊)을 공격 도구로 하여 그 바라문을 일격으로 죽여 버리려고 꾀했으나, 원래 자비심이 깊은 용왕은 모두를 타이르고 위로하여 그 바라문을 무사히 돌려 보냈다.

두 차례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그 바라문은 아직도 용왕포획(龍王捕獲)의 초지를 굽히지 않고 또다시 쫓아와 주문의 힘으로 용왕을 붙들었다.

한편 용들은 끈질긴 바라문의 거듭된 행위에 깊이 화를 내어 인정사정없이 그를 죽이려고 꾀했으나 상상 자비심이 두터운 용왕은 또다시 그 바라문을 비호(庇護)하여 그의 목숨을 구했다.

이 이야기의 용왕이란 현재의 석존, 바라문이란 데바닷다이다.

<雜寶藏經第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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