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암사 수마노탑에 얽힌 전설
현재 적멸보궁의 뒤쪽에 위치한 이 탑을 수마노탑이라 하게 된 까닭은 다음과 같다.
자장 율사가 643년(선덕여왕 12) 당나라에서 돌아올 때 서해 용왕이 자장 율사의 도력에 감화되어 마노석(瑪瑙石)을 배에 싣고 동해 울진포를 지나 신력으로 갈래산에 비장(秘藏)하여 두었다가, 자장 율사가 정암사를 창건할 때 이 돌로써 탑을 건조하게 하였다고 한다.
이에 물길을 따라 마노석을 반입하여 만든 탑이라 하여 ‘물 수(水)’자를 앞에 붙여 수마노탑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이 탑은 전란이 없고 날씨가 고르며, 나라가 복되고 백성이 편안하게 살기를 염원하면서 세운 것이다. 창건 설화에 전하는 것처럼, 처음에는 금대봉과 은대봉에 각각 금탑과 은탑을 세웠으니 모두 세 탑이 있었다.
그런데 세 탑 중 수마노탑은 돌로 세웠으므로 사람들이 볼 수 있으나, 금탑과 은탑은 자장 율사가 후세 중생들의 탐심(貪心)을 우려하여 불심이 없는 중생들이 육안으로 볼 수 없도록 비장하였다고 한다.
자장 율사는 그의 어머니에게 금탑과 은탑을 구경시키기 위하여 동구에 연못을 파서 연못에 비친 모습을 보게 하였는데, 지금의 못골이 그 유지이며, 그 못 옆에는 삼지암(三池庵)이 있었다는 전설이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