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타암 미타굴과 아미타불에 관한 설화
천성산 중턱의 기암절벽에 있는 미타굴에는 통일신라 초기에 성행했던 미타신앙의 흔적을 전해주는 포천산 다섯 비구의 설화가 전해 내려온다.
다섯 명의 비구승이 이곳에서 아미타불을 염하며 수도하던 끝에 성불을 이루고 서방정토로 날아갔다는 이 이야기는 신라불교의 사상적 근원의 한 관례를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이기도 하다. 『삼국유사』「포천산 오비구」조에 기록된 이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삽량주(揷良州, 현재의 양산) 동북쪽 20리 가량 되는 곳에 포천산(佈川山, 현재의 천성산)이 있다. 바위동굴이 기이하여 완연히 사람이 깎아 만든 듯하고, 이곳에 다섯 비구가 있는데 그 이름은 알 수 없었다. 아미타불을 염하고 정토를 구한 지 몇십 년만에 홀연히 성중(聖衆)이 서쪽에서 와 그들을 영접했다. 이에 다섯 비구가 각각 연화대에 앉아서 허공을 타고 가다가 통도사 문밖에 이르러 멈추니 하늘에서 음악이 연주되는 것이었다.
절의 승려들이 다가가 보니, 다섯 비구가 무상(無常)ㆍ고(苦)ㆍ공(空)의 이치를 설명하고 유해(遺骸)를 벗어버린 채 빛을 발하면서 서쪽으로 가는 것이었다. 그들이 유해를 버린 곳에 절의 중이 정자(亭子)를 짓고 이름을 치루(置樓)라 했으니, 지금도 남아 있다.
한편, 석굴 안에 봉안된 아미타불상은 신라 문성왕(文聖王, 839~856)의 왕비가 병을 얻어 백약이 무효일 때 스님의 말을 좇아 석굴법당에서 정성스런 백일기도 후 병을 고쳤다는 일화도 전해지고 있다.
현재 석굴에 모셔져 있는 아미타여래입상(阿彌陀如來立像)은 그 은덕을 갚고자 문성왕비가 조성한 불상이라 전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