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전사 창건설화
절이 들어선 천등산을 옛날에는 대망산(大望山)이라 불렀다. 산 정상 가까이에 거무스름한 바위가 하나 있고, 이 바위 아래 동굴이 있는데 천등굴이라고 하였다.
능인 대덕(혹은 의상 대사)은 늘 이곳에서 깨달음을 향한 수행 정진에 몰두하였다.
어느 날 선녀가 나타나 온갖 방법으로 스님을 유혹하였으나 스님은 꿈쩍도 하지 않은 채 곁눈조차 주지 않았다.
결국 선녀는 포기하면서,
“스님은 참으로 훌륭하십니다. 이제 스님의 깊은 의지를 알았으니 부디 깨달음을 이루시길 빕니다.
스님의 수행에 도움이 되도록 옥황상제의 등불을 남기고 떠납니다.”
라고 하였다.
선녀가 말을 마치자 곧 바위 위에 커다란 등이 놓였고, 굴 안이 대낮처럼 환하게 밝아졌다. 스님은 이후 부단한 노력으로 지혜를 얻었고, 이로 인해 동굴 이름을 천등굴, 산 이름을 천등산으로 바꿔 부르게 되었다.
능인 대덕은 수행을 마치고 종이로 봉황을 접어 날려 보냈다. 봉황은 학가산을 거쳐 지금의 절 자리에 앉았고, 마침내 672년 가람을 세워 절 이름을 봉황이 머물렀다는 뜻에서 봉정사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