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화사 정승바위
옛날 이곳 경상북도 김천시 봉산면 예지 2리(내립석)에 이씨 성을 가진 정승이 있었다.
이 정승은 벼슬자리에 있을 때라 한양(서울)에서 살았고 이곳에는 그의 부인이 홀로 2층집을 지키며 살았는데 부인 김씨는 남편과 너무 오래 떨어져 살았기에 남편이 보고 싶어 안달이 날 지경이었다.
어느 날 때마침 노승이 시주를 하라고 찾아왔다.
“스님, 제가 영감님과 만날 수 있는 방법이 없겠어요?”
부인은 쌀 한 말을 시주하면서 노승에게 애원하듯 물었다.
“글쎄요, 있긴 있는데…..”
“네에, 말씀해 주세요, 어떤 것이든 하겠어요. 영감님과 만날 수 있다면요.”
노승은 마당 한가운데 있는 연못을 가르키며
“저 못에 소금을 석 섬 뿌리시오. 그리고 동리 입구에 불쑥 튀어나온 바위를 깨뜨리면 소원을 이루실 수가 있습니다. 관세음보살.”
다음 날 부인은 노승의 말대로 못에다 소금을 석 섬 뿌리고 마서 마을 입구에 있는 바위를 깨버렸다.
그때가지 수양버들이 내리덮힌 못안에서 평화롭게 놀던 학 마리의 학이 날아서 한 마리는 봉계쪽으로 한 마리는 창촌쪽으로 날아가고 또 한 마리는 어디로 날아갔는지 모른다고 하는데, 이런 일이 있은지 사흘 후에 남편은 시체로 돌아왔고 그 뒤로 이 마을에는 벼슬길이 끊겼다고 한다.
학이 날아간 봉계와 창촌은 차츰 번창하면서 오늘날까지 많은 인물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당시 부인 김씨가 살았던 이층지 일대의 전답을 이층논 이층밭이라 부르며 학이 놀았다고 못 또한 조그맣게 남아 있고 정승바위도 마을입구에 있다.
이 마을 사람들은 이 정승을 이극돈(李克墩)이라 하기도 하고 그의 형 이극배(李克培)라 하기도 하는데 예로부터 이 고장의 향지에는 이극배가 산걸로 되어 있으며 그의 며느리부터 후손들의 묘가 이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