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사 천불전 천불조성설화
완호(玩虎) 대사는 초의선사의 스승이었는데, 1813년(순조13)에 천불전을 중건한 뒤 경주의 옥석(玉石)으로 천불을 조각하게 했다.
열 명의 조각사가 6년에 걸쳐 천불을 완성하자, 모두 3척의 배에 나누어 싣고 울산과 부산 앞바다를 지나 해남 대흥사를 향하였다.
그런데 갑자기 한 척의 배가 울산진에서 풍랑을 만나 표류하다가 일본 장기현(長岐縣)까지 밀려가게 되었다.
바닷가에서 배를 발견한 일본인들은 그 속에서 300여 개의 옥불(玉佛)을 발견하고, 서둘러 이를 봉안할 절을 짓기로 의논하였다.
그러나 어느날 밤 이 불상들이 그들의 꿈에 나타나
“우리는 조선국 해남 대둔사로 가는 중이니 이곳에 봉안해서는 안 된다”
고 현몽하자, 하는 수 없이 해남으로 돌려 보내면서 불상 밑바닥에 모두 ‘日’자를 새겨 보냈다고 한다.
천불전에 봉안된 옥불상은 근래에도 그 영험함을 보인 바 있다. 인근지역 신도들이 꿈속에 불상들이 나타나 “가사를 입혀 달라”는 현몽을 여럿이서 꾸게 되었는데, 그 뒤부터 4년마다 한번씩 가사를 갈아입히고 있다.
따라서 이때 갈아입은 헌 가사를 지니고 있으면 근심과 걱정이 없어진다는 속설도 함께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