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회사 창건설화
신라 때 창건된 불회사의 대웅전을 고려시대 원진국사가 중건할 때의 이야기가 전한다. 고려 말 참의벼슬을 지내고 고려가 망하자 출가하여 스님이 된 원진국사는 유랑하다 불회사에 이르게 되었다.
오랜 세월에 쇠락한 불회사를 본 스님은 이를 복원하고자 원을 세우고 이 마을 저 마을 탁발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절로 돌아오던 중 산길에서 울고자하나 울지도 못하고 일어나고자 하나 일어나지도 못하고 있는 호랑이 한 마리를 만나게 되었다.
이를 본 스님은 살생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호랑이의 목에 걸려있는 비녀를 뽑아 낫게 해 주었다. 그해 겨울 호랑이는 아리땁고 귀한 집 아이로 보이는 처자를 물어다 절 마당에 내려놓고 갔다.
목숨이 겨우 붙어 있는 처자를 구한 스님은 그녀가 천리 밖 안동 만석꾼 김상공의 외동딸임을 알게 되었고, 처자가 기력을 회복한 후 남장하여 함께 집을 찾아 나섰다.
자초지종을 들은 김상공은 은혜 갑기를 청하니, 이에 스님은 불회사 복원불사에 시주하기를 청하고 작은 걸망을 내밀어 가득 채워줄 것을 권했다.
그런데 그 작은 걸망은 쌀을 부어도 가득 차지 않았고 이에 곳간에 든 쌀을 다 비우고서야 가득 찼다.
김상공이 시주한 쌀로 대웅전을 중건하는 공사가 이루어지자 스님은 좋은 날을 택하여 상량식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일의 추진이 늦어져 어느 사이에 하루해가 저물고 말았다.
이에 스님은 산꼭대기에 올라가 기도를 하여 지는 해를 붙잡아 두었고, 예정된 날짜에 상량식을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뒤 스님은 기도하던 자리에 ‘일봉암(日封菴)’을 세웠으나 한국전쟁으로 소실되어 지금은 샘터만이 남아 이곳을 찾는 이들의 갈증을 달래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