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에 물이 저절로 가득하여지다
승정(僧定)스님은 어디 사람인지 알 수 없었다.
강양(江陽) 선중사(禪衆寺)에서 즐겨 법화경을 독송하였는데, 독송하는 목소리가 절조가 없고 함부로 읽어 세속 티를 벗지 못하였다.
그러나 제천(諸天)의 동자(童子)들이 감복하여 그를 위해 시중들어 주었다.
어느 날 술이 곤드레만드레 취해 쓰러져 있는데, 법의(法衣)가 벗겨져 저절로 개켜지고, 옷이 벗겨져 미처 씻지 못한 때와 먼지가 저절로 깨끗해져서 오래도록 깨끗하고 향내가 났다.
혹은 병에 물이 저절로 가득 차고, 혹은 땅이 항상 깨끗이 청소되어 있었다.
스님은 자면서 침을 잘 뱉었다.
한 번은 잠이 깨어 보니까, 하늘의 동자가 앞에 앉아 있는데 온몸이 침에 젖어 있었다.
그는 이 때부터 제멋대로 하는 고집을 버리고 계율을 부지런히 닦았다. 뒤에 스님은 어디서 입적하였는지 아는 이가 없었다.
<弘贊傳 第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