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육왕전(阿育王傳)제6권

아육왕전(阿育王傳)제6권

10. 우바국다인연(優波麴多因緣)②

존자가 아사라(阿沙羅)의 마음이 조화롭고 유순함을 보고 법을 전수하여서 아라한(阿羅漢)의 경지를 얻도록 하였으며, 산가지를 건네주어 굴 안에 놓도록 하였다. 그리고 난 다음에 아사라는 본국으로 돌아왔다.

비구니가 상좌(上座)를 뵙고자 찾아와 말하였다.

“이제야 비로소 단엄(端嚴)하게 되었습니다.”

상좌가 대답하였다.

“당신의 은혜를 입은 까닭에 이제 단언함을 얻었습니다.”

이 때 장자인 천호(天護)가 널리 차별 없는 법회를 베풀어 16만 8천의 아라한을 모았으며, 학인(學人)과 정계(淨戒)를 지키는 자는 두 배가 넘었다. 그 때 그 대중들 가운데 아사라가 최고 상좌여서 주원(呪願)을 했는데, “극히 적은 것을 보시하여 가장 뛰어난 과보를 받았도다”라고 하였다.

장자가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갖가지를 설법하셨는데 어찌하여 90일이 지나도록 상좌께서는 이 두 마디만을 바로 보라고 하시는 것입니까?”

상좌가 대답하였다.

“장자여, 그대가 지니고 있는 본래의 선근(善根)을 드러내고자 함이다. 그대는 지금 아는가, 모르는가?
과거 91겁 전 비바시불(毘婆尸佛)이 계실 때 나와 그대는 함께 상주(商主)가 되어서 배를 장엄한 다음 큰 바다로 나아갔다. 그리고 진귀한 보물을 많이 가지고 모래 언덕에 이르렀는데, 곧바로 이 진귀한 보물들을 모래 위에 모아 놓고 비바시불을 위해 탑을 만들었다. 그러자 어떤 천신(天神)이 말하였다.

‘7일이 지나면 마땅히 큰 파도가 있을 것이다. 너희는 앞으로 편안하게 염부제에 이르러서 공양을 지으라.’

그리하여 나는 그대와 함께 탑을 세운 인연 때문에 91겁 동안 3악(惡)과 8난(難)의 어려움이 있는 곳에 떨어지지 않고 항상 인간세계와 천상에 태어났으며, 거듭 이러한 업(業) 때문에 오늘날 나는 아라한을 얻은 것이다. 그리고 그대는 가장 뛰어난 복전(福田)을 만나 1만 8천 아라한들에게 공양을 했다. 이것은 적은 보시가 아니니 지극히 많은 과보를 받을 것이다.

장자의 아들2)이여, 생사(生死)가 이처럼 길고 먼데 어찌하여 부처님의 법에 들어가 출가(出家)하지 않는가?”

이 때 장자의 아들이 곧바로 출가하여 아라한을 얻었다.

존자 우바국다(優波麴多)가 나라발리(那羅拔利)의 아련야처(阿練若處)에 있었다.

이 때 마돌라국(妄羅國)에는 아견(我見)에 깊게 집착하던 한 바라문이 있었는데, 어떤 우바새가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어느 곳에 아(我)가 있습니까?”

바라문이 말하였다.

“누가 무아(無我)의 법을 설하였습니까?”

우바새가 말하였다.

“존자 국다께서 순수하게 무아의 법을 설하셨습니다.”

이에 바라문이 즉시 아련야처로 가서 존자 국다가 천만의 중생들에게 둘러싸여서 설법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존자 국다가 바라문을 보고 이미 그 마음속 생각을 알고는 나[我]도 없고 나의 것[我所]도 없음을 설하였다. 또한 사람도 없고 장부(丈夫)도 없고 중생(衆生)도 없으며, 모든 음[諸陰]은 모두 이 생멸(生滅)의 법(法)이고, 또한 모든 것은 괴롭고 공(空)한 법임을 설하였다.

바라문이 이 설법을 듣고 곧 몸에 대한 집착[身見]을 끊어 수다원(須陀洹)을 깨달았으며, 출가하여 도(道)를 배운 뒤에는 아라한을 얻었다.

존자 국다가 말하였다.

“산가지를 굴 안에 던져 놓으라.”

존자 우바국다가 마돌라국에 있었을 때 한 명의 선량한 남자[族姓子]가 출가하였는데 항상 걱정할 정도로 잠이 많아서 법(法)을 가르쳐 줄 때에도 항상 잠에 빠져 있었다.

존자가 가르치기를 아련야처에 가서 나무 밑에서 좌선하도록 보냈으나 역시 잠에 빠졌다.

그러자 존자 국다는 그가 앉아 있는 곳 주위를 변화시켜 깊이가 천 길이나 되는 웅덩이를 만들어 놓자, 홀연히 두려움이 생겨 공포가 극심해져서 마음속으로 화상(和尙)인 우바국다를 생각하였다. 국다는 즉시 조그만 길을 신통으로 만들어 통행할 수 있도록 하니, 마침내 가운데를 지나 존자가 있는 곳에 이르렀다. 가르침을 마치고 본래의 곳으로 되돌려 보내자, 나무 아래에 이르러서 큰 환희가 생겨서 ‘화상께서 나를 깊은 구덩이의 어려움에서 구출하셨도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존자가 즉시 그 앞에 서서 말하였다.

“이 구덩이는 깊지 않다. 만약 3악도(惡道)의 구덩이에 떨어지거나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구덩이에 떨어진다면 이 구덩이보다 더 깊다. 네가 만약 성스러운 진리를 보지 못한다면 생로병사의 구덩이는 이보다 훨씬 더할 것이다.”

이 생로병사의 구덩이를 듣고는 곧 수면(睡眠)을 여의게 되었으며, 정진하고 사유하여 아라한을 얻었다.

존자 국다는 곧 산가지를 가지고 굴 안에 던져 놓게 하였다.

존자 우바국다는 나라발리의 아련야처에 있었다. 이 때 동쪽 나라에 한 명의 선량한 남자가 부처님의 법에 출가하여 도(道)를 배웠는데, 일을 운영하는 데 매우 능숙하여 이르는 곳마다 모든 비구의 무리들이 모두 함께 권청하여 승단의 일을 알도록 하였다. 그리고 이와 같이 말하였다.

“장로께서는 반드시 승단의 일을 운영하셔야 합니다. 단월들은 당신으로 인하여 선근(善根)이 생하는 것을 얻고 많은 승려들은 당신으로 인하여 공양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때 저 비구는 많은 일에 싫어함과 권태로움을 느껴 운영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다가 우바국다가 교수(敎授)에 제일이라는 소문을 듣고 곧 그곳으로 가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오직 원하옵건대 존자시여, 저에게 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존자가 이를 관찰해보니 이 사람은 최후의 몸으로서 도(道)의 과보를 획득할 수 있으나 오직 복(福)을 갖추지 못한 까닭에 얻을 수가 없었다.

존자가 말하였다.

“만약 나의 가르침을 따르겠다면 당연히 그대에게 가르쳐 주겠다.”

비구가 대답하였다.

“예,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존자가 말하였다.

“그대는 마땅히 많은 승려들을 위해 권화(權化:권선)하여 공양거리를 갖추어라.”

비구가 말하였다.

“존자시여, 저는 이 나라에서 누가 신심(信心) 있는 사람인지를 알 수 없습니다.”

존자가 대답하였다.

“그대가 만약 교화를 나간다면 반드시 신심이 있는 자가 있으리라.”

비구가 듣고 나서 곧 아침에 옷을 입고 발우를 가지고 마돌라성(妄羅城)으로 들어갔다. 그 성에는 가장 뛰어난 장자(長者)가 있었는데, 이 비구를 보고는 일찍이 없었던 마음을 내어 즉시 달려가 예경(禮敬)하고는 물었다.

“아사리(阿闍梨)시여, 어떠한 물건이 필요하십니까?” “존자 국다께서 저로 하여금 교화하라 하셨지만 저는 지금 이곳 사람들 가운데 누가 신심이 있고 누가 신심이 없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장자가 말하였다.

“아사리시여,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필요한 일체의 모든 것을 제가 모두 갖추도록 하겠습니다.”

아사리가 대답하였다.

“내일 스님들에게 공양하고자 합니다.”

장자가 즉시 준비하였다. 비구는 모든 것이 준비되자 상좌(上座) 앞에서 길게 무릎 끓고 음식을 들고 있었으며, 많은 승려들이 상좌가 곧 주원(呪願)을 외웠는데, 주원이 끝나자 마침내 아라한을 얻었다.

존자 국다가 산가지를 잡고 굴 안으로 던져 놓도록 말하였다.

존자 국다가 마돌라국의 나라발리 아련야처에 머물고 있었다.

이 때 남천축(南天竺)에는 선량한 남자가 있어 부처님의 법에 들어와 출가하였는데 탑을 만들고 절을 짓는 일에 매우 해박하였다. 그래서 가는 곳마다 모든 곳의 비구승들은 매번 한결같이 승방(僧坊)과 탑사(塔寺) 등을 지어 달라고 청하였다. 그런 후 오래되지 않아 마음으로부터 일에 대한 지겨움과 권태로움이 생겨나 우바국다가 있는 곳으로 가서 존자에게 말하였다.

“오직 원하옵건대 저에게 선정(禪定)의 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존자는 이 비구를 자세히 살펴보고는 반드시 현재의 몸으로 번뇌를 다하여 도를 얻을 수 있음을 보았으나 복을 닦는 것을 아직 구족하지 못하였음을 알았다.

또다시 어떠한 일로 인하여 성도(成道)를 이룰 것인가를 자세히 살펴보니, 탑사(塔寺)를 만드는 중요한 일을 한 뒤에 도(道)를 얻을 것임을 알고는 즉시 말하였다.

“능히 나의 말을 따른다면 마땅히 그대에게 가르쳐 주겠다.”

비구가 대답하였다.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존자가 말하였다.

“탑을 아직 짓지 않은 곳에 지금 탑사(塔寺)를 짓고, 아직 승방(僧坊)을 짓지 않은 곳에 모든 현성(賢聖)을 위해 승방을 짓도록 하라.”

존자에게 말하였다.

“아사리시여, 이 나라에서 누가 믿음이 있는지, 누가 믿음이 없는지를 모릅니다.”

존자가 말하였다.

“그대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니, 단지 권화(權化)하러 가기만 하라.”

아침 일찍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성으로 걸식하러 들어갔을 때 한 명의 장자(長者)를 보았는데, 장자가 발을 잡고 예경(禮敬)하고는 물었다.

“아사리시여, 어느 곳에서 오셨습니까?”

아사리가 대답하였다.

“저는 남천축(南天竺)에서 왔습니다.”

장자가 물었다.

“어떤 일을 하시고자 합니까?”

아사리가 대답하였다.

“저는 존자 국다로부터 선법(禪法)을 전해 받고자 하는데, 존자께서는 저에게 탑사를 조성하고 승방 짓는 일을 시키셨습니다.”

장자가 말하였다.

“너무 근심하지 마십시오. 필요한 모든 것을 마땅히 공급하겠습니다.”

이 때 비구가 이 장자를 데리고 부처님의 땅을 함께 헤아리게 되었는데, 줄로 땅을 헤아리기 전에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었다.

그리하여 산가지 하나를 잡아 굴 안에 넣어놓도록 하였다. 비록 아라한과를 얻었지만 탑사를 조성하는 일을 다 하여 모두 끝마쳤다.

존자 국다가 마돌라국에 있을 때 선량한 남자가 있었다. 존자에게 나아가 법(法)에 입문하여 출가하고자 하였으나 음식을 너무나도 좋아하여 이 음식 때문에 능히 도(道)를 얻을 수 없었다.

존자가 곧 이 비구를 불러 말했다.

“내일 나의 음식을 받으라.”

다음날 존자는 우유죽을 만들어 발우에 가득 채워 주면서 말하였다.

“차갑게 되기를 기다린 후에 들라.”

그러자 입으로 차가운 기운을 불어넣으며 화상(和尙)에게 말하였다.

“차가워졌습니다.”

존자가 말하였다.

“그대가 지금 비록 차가운 것을 먹지만 그대의 욕심은 불과 같으니, 또한 마땅히 부정관(不淨觀)의 물로 너의 마음에 있는 욕심을 씻어 욕심의 불길을 멸하게 하리라.”

존자는 빈 그릇을 비구의 앞에 내놓고는 말하였다.

“죽을 토하여 그릇을 채우라.”

존자가 말하였다.

“이 죽을 다시 씹어 먹고 빈 그릇에 토해 놓으라. 토해지지 않으면 머리를 숙였다 치켰다 하면서 토하고, 그리고 토한 것을 먹으라.”

존자에게 말하였다.

“침이 묻어 섞여 있는데 어찌 먹을 수 있습니까?”

존자가 말하였다.

“일체의 모든 음식은 토한 것과 다르지 않다. 네가 관찰하지 못했을 뿐이다. 너는 지금 마땅히 음식을 관하되, 부정하다고 생각해야 하느니라.”

즉시 법(法)을 듣고 모든 번뇌를 다하여 아라한을 얻었다.

그러자 산가지를 던져 굴 안에 놓도록 말하였다.

남천축에 선량한 남자가 한 명 있었는데, 욕망을 적게 하고 만족함을 알아 거칠고 해진 것을 좋아하였다. 소유(酥油)를 몸에 바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또 따뜻한 물에 목욕하지 않았으며, 또한 소유나 우유나 낙(酪)을 먹지도 않았다. 생사(生死)를 싫어하고 미워하니 신체가 파리해지고 약해져 능히 도를 얻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하곤 하였다.

“누가 나를 가르쳐 줄 것인가?”

그러다가 존자 우바국다가 마돌라국에 있다는 소리를 듣고 즉시 그가 있는 곳으로 갔다.

존자가 자세히 살펴보니 현재의 몸으로 번뇌를 다 끊을 수 있으나 파리하고 약한 까닭에 능히 도를 증득할 수 없었다.

존자는 즉시 따뜻한 욕실에 모든 목욕 도구를 갖추어 놓고서 나이가 어린 도인(道人)에게 명하여, 소유(酥油)를 바르게 하고 물로 씻게 한 다음, 좋은음식을 주게 하여 몸과 마음이 유연해지게 하였다. 그런 다음에 법의 요체를 설하자, 곧 모든 번뇌가 다하여 아라한을 얻게 되었다. 이에 산가지를 던져 굴 안에 놓았다.

마돌라국에 선량한 남자가 한 명 있었는데, 부모에게 존자인 국다가 있는 곳으로 가서 출가하겠다고 말하였다. 이미 출가하고서도 몸에 애착하는 까닭에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자 하였다. 그래서 다시 존자가 있는 곳으로 와서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하자, 존자가 말하였다.

“내일 가도록 해라.”

다음날 존자께 예를 올리고 돌아가고자 하였다.

가는 길에 천사(天寺)를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만일 집으로 돌아가면 부모님이 나를 위해 큰일을 해주실지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즉시 이 천사에 머물면서 지내야겠다.’

다음날 존자가 있는 곳으로 갔다. 존자는 지난밤에 야차(夜叉)를 만들었는데, 한 야차에게는 죽은 사람을 메고 오도록 하고, 다시 다른 야차에게는 빈손으로 오도록 하였다. 그러자 두 귀신이 서로 다투었다. 하나가 말하였다.

“내가 죽은 사람을 메고 왔다.”

다른 자가 말하였다.

“내가 죽은 사람을 메고 왔다.”

앞의 귀신이 말하였다.

“나에게는 증인이 있다. 이 사람이 내가 죽은 사람을 메고 오는 것을 보았다.”

이 때 그 사람이 생각하였다.

‘내가 지금 끝내 죽을 수도 있는 경우에 빠지겠구나. 마땅히 진실하게 말해야겠다.’

그리고 뒤의 귀신에게 말하였다.

“이 죽은 사람은 앞의 귀신이 메고 온 것이지 당신이 메고 온 것이 아닙니다.”

뒤의 귀신이 크게 화를 내면서 그의 한 팔[臂]을 뽑아버렸다. 그러자 앞의 귀신이 죽은 사람의 팔을 가지고 본래대로 이어놓았다. 그렇지만 뒤의 귀신 이 다시 팔 하나를 뽑아버리자 앞의 귀신이 다시 죽은 사람의 팔을 뽑아서 메웠다.

뒤의 귀신이 그의 양쪽 다리를 뽑아 버리자 앞의 귀신이 모두 죽은 사람의 다리를 가지고 전과 같이 메워 놓았다.

이와 같이 두 귀신은 뽑아낸 새로운 고기를 함께 먹고는 날이 밝자 사라져 버렸다.

이에 몸을 사랑하는 마음이 모두 없어져 버리고 뒤에 존자가 있는 곳에 이르니, 제도하여 출가시켜 법의 요체를 설하자 곧 아라한을 얻었다. 다시 산가지를 던져 굴 안에 놓도록 하였다.

남천축에 선량한 남자가 한 명 있었다. 부처님의 법에 귀의하여 출가하였으나 자기 몸을 좋아하는 것이 지나쳐 자주 목욕하고 소유를 몸에 바르고 좋은 음식을 먹었다. 그러자 신체가 비대해져서 능히 도를 얻을 수 없었다.

즉시 존자가 계신 곳으로 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오직 원하옵건대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존자가 이 비구를 자세히 살펴보니, 현재의 몸으로 번뇌를 다 끊을 수 있으나 그는 몸에 너무 집착하는 까닭에 도를 얻을 수 없었다.

존자께서 말하였다.

“능히 나의 말을 받아들이면 마땅히 그대에게 가르쳐 주리라.”

그리고 변화를 일으켜 높은 나무를 만들고 꼭대기에 오르라고 말하였다. 그리고는 나무 주위도 변화를 일으켜 천 길이나 되는 깊은 구덩이를 만들었다. 그리고 말하였다.

“오른손을 놓으라.”

또 말하였다.

“왼쪽 발을 떼라. 그런 후에 오른쪽 발도 떼라.”

다시 말하였다.

“다했으면 모두 놓으라.”

이 사람은 그 때 몸과 목숨[身命]을 나누어 놓다가 드디어 팔과 다리를 모두 놓았다. 곧바로 땅에 떨어졌지만 깊은 구덩이를 볼 수 없었으며, 또한 나무도 볼 수 없었다. 곧 깊은 법문을 설하자 아라한을 얻었다. 다시 산가지를 굴 안에 던져 놓도록 말하였다.

마돌라국에 선량한 남자가 있었는데, 존자 국다에게 와서 출가하고 싶다고 하였다. 이에 존자가 제도하여 출가하도록 하였으나 인색함이 마음을 덮고 있는 까닭에 능히 도를 얻을 수 없었다.

존자가 말하였다.

“너는 지금 보시(布施)의 업(業)을 닦아야 한다.”

존자에게 말하였다.

“갖고 있는 것이 없는데 무엇으로 보시하겠습니까?”

존자가 말하였다.

“법답게 얻은 음식과 옷과 발우의 여벌을 상좌(上座)나 하좌(下座)에게 보시하라.”

처음에는 주려고 하지 않다가, 얼마 뒤에 존자가 두 명의 제자를 보내시어 이 비구의 양 옆에 앉도록 하였다. 그리고 각각 귓속에서 빛을 내자, 이 인색한 비구는 윗분들을 공양하는 마음을 내었으며, 먹을 것을 조금씩 줄여서 상좌와 하좌에게 나누어 주었다.

훗날 어떤 단월(檀越)이 좋은 음식을 많이 가지고 와서 주자, 문득 마음에서 기쁜 마음이 생겨 이렇게 생각하였다.

‘전에 조금 나누어 준 것으로 말미암아 오늘 얻어지는 것이 참으로 많구나.’

그리고는 다시 많은 것을 상좌와 하좌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었다.

이와 같이 행하자 인색한 마음은 없어져 버렸고, 존자께서 요체를 설법하시자 아라한을 얻었다.

마침내 다시 산가지를 굴 안에 던져 놓도록 말하였다.

마돌라국에 선량한 남자가 한 명 있었다. 존자가 계신 곳으로 나아가 출가하고자 하니, 곧 출가하는 것을 허락하였다. 그러나 항상 잠자는 것을 좋아하여 능히 도를 얻을 수 없었다.

존자 국다가 아련야처로 보내 좌선(坐禪)하도록 하였으나 좌선하면서도 잠에 곯아 떨어졌다.

그러자 존자가 변화를 일으켜 일곱 개의 머리가 달린 비사사(毘舍闍)를 공중에다 거꾸로 매달아 놓았다.

불현듯 깨어나서 이를 보자 극심한 공포 때문에 화상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화상이 물었다.

“너는 어떠한 일로 이렇게 달려왔는가?”

화상에게 말하였다.

“저 숲 가운데 있었는데 일곱 개의 머리가 달린 비사사가 공중에 거꾸로 매달려 있어 극히 두렵습니다.”

존자가 말하였다.

“너는 지금 그 좌선하던 곳으로 다시 돌아가거라.”

존자에게 말하였다.

“매우 두렵기 때문에 감히 다시 갈 수가 없습니다.”

존자가 말하였다.

“비사사는 두려워할 만한 것이 아니니라. 그보다 더 큰 두려움이 있으나 너는 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수면(睡眠)은 가히 두려운 것이니, 비사사보다 심한 것이다. 비사사란 것은 너의 수면을 가리지만 수면은 너의 성스러운 길을 가리기 때문이다. 비사사는 일신(一身)을 해롭게 하지만, 수면의 근심은 한량없는 몸을 해롭게 하기 때문이다. 비사사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사(生死)에 머물게 하지 못하지만 수면의 근심은 번뇌에 젖어 사람으로 하여금 생사를 유전(流轉)하도록 한다. 너는 지금 그 좌선하던 곳으로 다시 돌아가거라.”

이런 다음부터 비사사(毘舍闍)에 대한 두려움은 수면에 비길 바가 되지 못함을 알고 법상(法相)을 사유하여 활연히 깨달아 아라한을 얻었다. 그리고 산가지를 잡아 굴 안으로 던져 놓도록 말하였다.

선량한 남자가 한 명 있었는데, 존자 우바국다가 있는 곳으로 가서 출가하고자 하였다.

존자가 즉시 제도하여 출가시키고, 그에게 법(法)을 설하여 수다원(須陀洹)의 도를 얻도록 하였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생사(生死)의 법은 많고 적음을 불문하고 모두 더럽고 천한 것이므로 너는 마땅히 위의 과보를 삼가 구해야 한다.”

그 비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미 3악도(惡道)를 끊었는데 어찌 위의 뛰어난 과보를 구하겠는가?
인간과 천상 사이를 마음대로 돌아다니면서 일곱 번만 태어나면 되는데 이 어찌 만족하지 않겠는가?’

존자 국다가 이 비구를 데리고 마돌라국으로 걸식하러 갔다. 진다라(眞陀羅) 마을에서 한 명의 어린아이를 보았는데, 그 아이는 몸에 부스럼이 있었고, 부스럼 가운데에는 벌레들이 가득하였다.

존자 국다가 이 비구에게 말하였다.

“이 어린아이가 보이지 않는가? 이 어린아이는 수다원을 증득한 사람이었다.”

선량한 비구가 존자에게 물었다.

“어떠한 인연 때문에 진다라의 집에 태어나 몸 전체에 부스럼이 나고 벌레가 가득하여 나쁜 냄새가 나는 것입니까?”

존자가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계실 때 한 선방에 유나(維那)가 있었고, 어떤 나한(羅漢) 비구가 한 명 있었는데 신체에 작은 종기가 있어 가려움 때문에 항상 긁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러자 유나가 화를 내면서 말하였다.

“당신 몸에는 종기 벌레가 있어 부스럼이 있는 것입니까? 이 안에서 긁으려거든 차라리 진다라 마을로 가시오.”

나한 비구가 말하였다.

“그렇게 말하지 마시오. 그리하면 당신은 죄를 얻게 될 것이오.”

이 때 유나는 곧이어 참회하고 정진하여 행(行)을 실행한 까닭에 수다원(須陀洹)의 도(道)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위로 나아감을 구하지 않았다. 이러한 인연 때문에 몸에 부스럼이 나고 종기 벌레가 생기며, 나쁜 냄새가 나면서 진다라의 집에 태어나 매우 큰 괴로움을 받는 것이다.

그 비구가 이 말을 다 듣고 나서 즉시 열심히 정진하여 아라한의 도를 얻었다.

곧 다시 산가지를 주면서 굴 안에 놓도록 하였다.

진다라의 아들은 존자 국다가 설법하니, 아나함(阿那含)의 도를 얻어서 정거천(淨居天)에 태어났다.

마돌라국에 선량한 남자가 있었는데, 존자가 계신 곳으로 나아가 출가를 구하였다.

출가한 뒤에 존자가 부정(不淨)함을 관(觀)하는 것을 가르치니, 잠시 번뇌가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자 그는 스스로 이미 성스러운 도를 얻었다고 말하면서 다시 위의 뛰어난 것[上勝]을 구하지 않았다.

존자가 말하였다.

“그대는 스스로 방일(放逸)하지 말고 열심히 성스러운 도를 구하도록 하라.”

화상(和尙)에게 말하였다.

“어째서 다시 그와 같은 일을 해야 합니까? 저는 지금 이미 아라한을 얻었습니다.”

존자가 말하였다.

“그대는 아직 건다월국(乾陀越國)의 가라화녀(迦羅和女)를 보지 못하였기 때문에 스스로 아라한이라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번뇌를 끊지 못해서 교만한 마음이 생긴 것이다.”

화상에게 말하였다.

“저는 유행(遊行)하면서 그 촌락에 가고자 합니다.”

존자가 말하였다.

“그대는 가거라.”

그리하여 곧 점점 유행하여 건다월국의 차시라성(叉尸羅城)에 도달하였다. 아침 일찍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서 성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걸식하는 도중 가라문(迦羅門) 가운데에 이르게 되었다.

여인이 먹을 것을 들고 나오면서 치아를 조금 드러내 보였다. 이 때 비구는 문득 욕심이 일어나 전도되어 미혹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발우에 낙(酪)과 보릿가루를 받아 넣었다.

그 여자도 또한 욕심이 생겨나 이렇게 말하였다.

“아사리(阿闍梨)시여, 저의 손을 만지지 마시고 저의 소리를 듣지 마십시오. 잠시 동안 노닐면서 저를 보신다면 욕심이 생겨나게 됩니다.”

그 비구는 오랫동안 부정관(不淨觀)을 익혔기 때문에 치아의 모습을 보고곧 백골(白骨)뿐인 사람을 관(觀)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백골뿐인 사람을 관하였기 때문에 아라한을 얻었다.

다시 게송으로 설하여 말했다.

밖으로 드러난 어질고 좋음에
어린아이같이 어리석어 깊이 미혹하고 집착하지만
깨달아 아는 이는 안으로 싫어하니
또한 줄거나 훼손되지 않는다.

그 실체의 모습을 본다면
마음은 곧 해탈을 얻으리라.

점차로 되돌아와서 마돌라국에 이르러 존자 국다를 뵈었다. 존자가 말하였다.

“그대는 가라화녀(迦羅和女)를 보았는가?” “실제로 보았습니다.”

존자가 말하였다.

“훌륭하도다. 그대가 지은 일은 이제야 비로소 갖추게 되었도다.”

이에 다시 산가지를 던져 굴 안에 놓았다.

마돌라국에 한 명의 장자가 있었다. 재산이 있었으나 자연히 쇠퇴해져 가계(家計)가 거의 쇠진해져서 거의 5백 개의 옛날 금전만이 남게 되자, 그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마땅히 존자 국다가 계신 곳에 나아가 출가를 구해야겠다. 이 금전으로는 의약의 비용으로써 병에 걸리면 치료해야겠다.”

그리고는 곧 존자가 있는 곳으로 나아가 출가하였는데, 출가한 다음에는 항상 다른 사미(沙彌)를 청하여 이 금전을 보관하도록 하였다.

존자가 말하였다.

“만일 능히 아(我)와 무아(無我)를 안다면 이를 출가라 이른다. 이 5백의 금전을 스님들에게 주거라.”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화상이시여, 이 5백의 금전은 저의 의복과 탕약으로 쓸 비용입니다.”

존자가 즉시 방안으로 데리고 가서 변화로써 천의 금전을 만들어 보이면서 말하였다.

“이 천의 금전을 가지고 너의 의복과 탕약의 비용으로 쓰도록 하고, 너의 5백의 금전은 여러 스님들에게 보시하라.”

화상의 가르침을 따라 스님들에게 보시하였다. 존자가 가르침을 주자 즉시 아라한을 얻었으며, 이 금전에 대해서 다시 집착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곧 말씀을 따라 산가지를 굴 안으로 던져 놓았다.

마돌라국에 선량한 남자가 있었는데, 존자가 계신 곳으로 나아가 출가하여 도(道)를 배우고자 하였다. 존자는 즉시 법(法)을 가르쳐서 수다원을 얻게 하였다. 수다원을 얻은 다음에는 다시 수행에 나아가지 않았다.

존자가 말하였다.

“너는 부지런히 도업(道業)을 닦아야 한다.”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화상이시여, 저는 3악취(惡趣)를 끊었는데 어째서 다시 수행해야 합니까?”

존자는 아침 일찍 가사를 입으시고 발우를 지니고 이 비구와 함께 마돌라성(妄羅城)을 향해 차례로 걸식하였다. 이윽고 몸에 문둥병이 있는 진다라 아들에게 이르렀다. 부모가 그 부스럼의 끝을 가래[鏵]로 갉아서 피가 나도록 하고서 약을 바르자 환자는 고통을 참을 수가 없었다. 존자가 그 제자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이 사람이 보이는가? 이 사람은 바로 수다원(須陀洹)이었느니라.”

화상에게 물었다.

“어떠한 업(業)의 인연 때문에 커다란 고통을 받는 것입니까?”

존자가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계실 때 선방에 한 명의 유나(維那)가 있었다. 그 때 나한(羅漢) 비구가 있었는데, 몸에 다소의 부스럼이 생겨 긁자 유나가 화를 내면서 말하였다.

‘너의 몸에 부스럼이 있으면 가래로 갉고 긁어버려라.’

즉시 팔을 당기면서 말하였다.

‘너는 진다라의 마을로 가버려라.’

아라한이 말하였다.

‘너는 큰 죄를 얻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참회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 때 그 유나는 참회하고 정진하여 수다원을 얻었다. 도를 얻고 나서 더 나아가지 않은 까닭에 이 같은 큰 고통을 받으며 진다라의 집안에 태어났느니라.”

이 때 비구가 이 말을 듣고 나서 마음이 열리고 뜻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정진한 지 오래지 않아 아라한을 얻었다. 곧 산가지를 굴 안에 던져 놓도록 하였다. 존자가 곧바로 진다라의 자식을 위해 법을 설해서 아나함(阿那含)의 도를 얻게 하자, 목숨이 다해서 정거천(淨居天)에 태어났다.

마돌라국에 매우 뛰어난 장자(長者)가 한 명 있었다. 한 아이를 낳았는데 나이가 한 살이 되자 목숨이 다하였다. 다시 어떤 장자의 집에 태어났으나 역시 나이 한 살이 되자 다시 목숨이 끊어졌다. 이와 같이 차례로 여섯 명의 장자의 집에 태어났는데, 모두 한 살이 되면 목숨이 다하였다. 마지막으로 다시 일곱 번째 장자의 집에 태어났는데, 나이가 일곱 살이 되자 도적이 데리고 가버렸다.

존자 국다가 이 작은 아이를 자세히 살펴보니, 마땅히 현재의 몸으로 도(道)의 과보를 얻을 수 있지만 후에 도적이 되는 어려움이 있었다.

존자가 다시 그를 제도하기 위하여 방 안에 넣고는 변화를 일으켜 4병(兵)으로 그 도적을 붙잡게 하였다.

그 도적은 두려움에 떨면서 존자가 계신 곳으로 와서 머리를 조아리면서 예를 올렸다.

존자가 이를 보고 법의 요체를 설하여 수다원을 증득하게 하자, 그는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서 존자에게 드렸다. 존자는 이에 어린아이와 그 도적을 제도하여 출가하게 하니, 모두 아라한을 얻었다.

각자에게 산가지를 굴 안에 던져 놓도록 말하였다.

존자가 이 어린아이에게 말하였다.

“너의 친족들을 관찰하여 그들을 교화하고 제도하도록 하라.”

이 때 어린아이가 즉시 앉아서 자세히 살펴보니, 일곱 세대의 자신의 부모들이 걱정하고 근심하며 고뇌하는 것을 보았다. 즉시 그 집에 도착해서 이렇게 말하였다.

“저는 당신의 자식입니다. 크게 걱정하고 고민하지 마십시오.”

그리고는 곧바로 법(法)을 설하여서 수다원을 얻도록 하였다. 이와 같이 일곱 장자의 집에 모두 법을 설하여서 모두 수다원을 얻게 하였다.

마돌라국에 선량한 한 남자가 있었는데, 존자가 있는 곳으로 나아가서 출가하였다. 존자가 좌선(坐禪)하도록 가르치니, 곧 세속적인 선정과 초선(初禪), 2선(禪) 나아가 제4선(禪)에 이르기까지 증득하게 되었다.

초선을 얻었을 때 다시 스스로 수다원을 얻었다고 하고, 또 2선을 얻었을 때 사다함(斯陀含)을 얻었다고 여겼다. 3선 때 아나함(阿那含)을 얻었다고 여기고, 4선 때에 아라한(阿羅漢)을 얻었다고 여기고 가장 뛰어난 법을 구하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않았다.

존자가 명령하듯 말하였다.

“그대는 방일하지 말라. 마땅히 위의 뛰어난 법[上勝法]을 구해야 하느니라.”

그러자 대답하였다.

“저는 이미 아라한을 얻었는데 다시 무슨 상승법을 구하겠습니까?”

존자는 변화를 일으켜 그를 제도하고자 좋은 방편을 짓고는 말하였다.

“그대는 여러 취락을 돌아다니며 교화하라.”

이에 가르침을 받고는 곧 출발하자, 존자는 즉시 길 가운데 변화를 일으켜서 상인을 만들었다. 다시 변화를 일으켜 5백의 도적들을 만들어서 상인을 파괴하고, 살해하고 베어 죽였다.

선량한 비구는 즉시 공포에 떨며, 스스로 아라한이 아님을 알았다. 그리고서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비록 아라한은 아니지만 아나함은 될 것이다.”

이 때 그 상인들이 망하고 파괴된 후에 한 장자의 여자가 이 비구에게 말하였다.

“아사리시여, 저를 데리고 함께 가주십시오.”

비구가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저와 여인이 호젓하게 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장자의 여자가 말하였다.

“저는 아사리(阿闍梨)를 멀리서 바라보면서 뒤따라 갈 것입니다.”

비구가 불쌍히 여긴 까닭에 서로 보면서 갔다.

존자가 다시 변화를 일으켜 큰 강을 만들었다.

장자의 여자가 말하였다.

“아사리께서 건너시면 제가 곧 강을 건너겠습니다.”

도인(道人)은 하류에 있었고 부녀자[婦女]는 상류에 있었는데, 부녀자가 강에 빠지자 ‘부처님께서는 비구가 물과 불의 재난에서 여자를 잡고 나오는 것을 허락하셨다’라고 생각하였다. 부녀자는 강물에 빠지면서 비구에게 말하였다.

“이 어려움에서 저를 구출해 주십시오.”

이 때 비구가 즉시 붙잡아서 구출하였다. 그런데 붙잡는 순간 미세한 부드러움이 생각나서 욕심이 일었다. 이 때 스스로 아나함이 아님을 알았다.

강에서 구출되자 여자가 이렇게 말하였다.

“아사리시여, 당신은 저의 목숨을 살려 주셨으니, 저의 주인[大家]이십니다.”

그러자 도인(道人)은 마음에 정을 통하고 싶은 생각이 생겨 여인의 손을 잡고 으슥한 곳으로 데려가 함께 음욕을 행하고자 하였다.

이를 본 존자 국다가 말하였다.

“당신은 아라한을 얻었으면서 어찌 이와 같은 짓을 하는가?”

존자가 즉시 승방으로 데려가서 지극한 마음으로 죄를 참회하도록 가르치고 법의 요체를 설하자, 곧 아라한을 얻었다. 그리하여 산가지를 굴 안에 던져 놓도록 말하였다.

마돌라국에 한 장자가 새로 부인을 얻었는데, 마침내 부모를 떠나서 존자가 계신 곳으로 향해 가서 애절한 마음으로 출가하기를 구하였다.

존자가 곧바로 제도하여 출가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선법(禪法)과 좌선 (坐禪)을 가르쳤는데, 비구의 마음에는 자기 부인의 단정한 모습이 생각났다. 존자는 즉시 변화로 그 부인이 되어 앞에 섰다. 비구가 이를 보고 부인에게 말하였다.

“당신이 어떻게 왔소?” “당신께서 부르셨기 때문에 이곳에 온 것입니다.”

비구가 다시 말하였다.

“나는 가부좌(跏趺坐)하고서 조용히 아무말 없이 있었는데 언제 당신을 불렀단 말이오?”

부인이 대답하였다.

“당신의 입으로 비록 부르지 않았지만 각관(覺觀)으로 저를 불렀습니다.

당신은 이미 입으로 부른 것과 같으니 참회해야 합니다. 만약 마음으로 부른 것을 참회하지 않으면 정녕 마음의 참회는 입의 참회가 되지 않습니다. 입은 마음으로 말미암아 생기지만 마음은 입으로 말미암지 않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만약 접촉하지 않으려 하고 보지 않으려고 했다면 어찌 이 같은 각관의 생각이 있겠습니까?
당신이 이미 욕망을 버렸다면서 만약 다시 돌이켜 생각한다면, 이는 토한 것을 다시 먹는 것과 같습니다.”

이 때 존자가 그 앞에 몸을 나타내어 법의 요체를 설하자, 곧 아라한을 얻었다. 즉시 굴 안에 산가지를 던져 놓도록 하였다.

존자 국다가 마을을 유행(遊行)하고 있을 때 넓은 들에 이르러 5백 명의 소치는 사람들을 보았는데, 모두 와서 존자를 환영하고 발에 대고 예(禮)를 올리고서 한쪽으로 앉았다. 존자가 법의 요체를 설하자 모두 수다원과를 얻고서는 소를 주인에게 돌려주었다. 이에 소를 치던 사람들은 출가하여 모두 아라한을 얻었다. 마침내 산가지를 굴 안에 던져 놓도록 하였다.

마돌라국에 선량한 남자가 있었는데, 존자가 계신 곳으로 나아가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자 하였다.

존자 국다가 선법(禪法)을 가르치자 즉시 세속의 4선(禪)을 얻었는데, 초선(初選)을 얻었을 때에 스스로 수다원과를 얻었다고 여겼고, 나아가 제4선을 얻었을 때에는 스스로 아라한과를 얻었다고 여겼다.

존자가 말하였다.

“그대는 부지런히 정진하여 상승법(上勝法)을 구하도록 하라.”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화상이시여, 저는 이미 아라한을 얻었습니다.”

존자가 다시 선법을 가르쳐 주고자 하여 아련야처에 머물도록 하였다. 그리고 존자는 변화로 도인(道人)을 만들어 보내 서로 인사하도록 하였다.

서로 인사한 뒤에 한쪽에 앉아서 변화로 된 도인이 물었다.

“당신은 누구에게 출가하였습니까?”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저는 존자 국다께서 계신 곳에서 출가하였습니다.”

변화로 된 도인이 말하였다.

“당신께서는 큰 복덕이 있습니다. 당신의 화상께서는 상호(相好)가 없는 부처님이십니다.”

변화로 된 도인이 물었다.

“당신은 어떠한 경(經)을 외우십니까?”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저는 수다라(修多羅)와 비니(毘尼), 그리고 아비담(阿毘曇)을 외웁니다.”

또 질문하였다.

“당신은 부처님의 법(法) 가운데 증득하지 못한 점은 없으십니까?”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저는 이미 증득하였습니다. 이미 수다원을 얻었고 나아가 아라한까지 얻었기 때문입니다.”

또 물었다.

“당신은 어떠한 도를 닦아 이 4과(果)를 얻으셨습니까?”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저는 세속의 도(道)로써 얻었습니다.”

비구로 변화한 자가 말하였습니다.

“만약 세속의 도(道)로써 얻었다면 당신은 도의 과보를 얻은 것이 아닙니다. 이는 범부인(凡夫人)입니다.”

이 말을 다 듣고 나서 다시 삼계(三界)에 대해 미워하고 싫어하는 마음을 내었다. 곧바로 존자가 있는 곳으로 나아가서 화상에게 말하였다.

“제가 도를 얻지 못하였으니 오직 원하옵건대 화상이시여, 다시 저를 가르쳐 주십시오.”

이에 존자가 즉시 선법(禪法)을 가르쳐 주니, 정진하고 수행해서 아라한을 얻었다.

다시 산가지를 굴 안에 던져 놓도록 말하였다.

마돌라국에 새로운 부인을 얻은 한 명의 장자가 있었는데, 그는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나는 부처님의 법(法)에 출가하고 싶다.’

이를 부모님께 말씀드리자, 부모가 대답하였다.

“너는 우리의 유일한 자식이다. 죽더라도 허락할 수 없는 일인데, 어찌 하물며 살아서 이를 허락하겠느냐?”

자식이 부모에게 말하였다.

“만일 저를 보내 주지 않으신다면 저는 끝내 음식을 먹지 않겠습니다.”

이로부터 음식 끊기를 하루를 지나서 6일 동안 이어졌다. 부모는 죽을까 두려워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너의 뜻대로 하도록 해라. 다만 출가한 후에도 우리와 서로 만나도록 하자.”

자식이 말하였다.

“만일 저를 보내 주신다면 당연히 뵈러 올 것입니다.”

이에 부모는 출가하도록 보내 주었다. 곧바로 존자가 있는 곳으로 나아가 출가하고는 스스로 생각하였다.

‘나는 부모님과 중요한 약속을 하였다. 만약 출가를 하더라도 찾아가 뵙겠다고 하였다.’

다시 화상에게 아뢰고 부모와 자신의 아내를 보러 갔다. 아내가 말하였다.

“당신이 만약 나와 부부의 길을 함께하지 않는다면, 나는 당신을 버리고 죽어버릴 것입니다.”

이 때 비구에게 후회의 마음이 생겨났다. 계율(戒律)을 버리고 싶어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먼저 화상을 찾아본 연후에 이를 버리도록 하자.’

화상이 있는 곳에 나아가 머리를 숙이면서 말하였다.

“저는 집으로 돌아갈까 합니다.”

존자가 말하였다.

“조금 더 머물면서 내일까지 기다려 보라.”

이에 존자가 곧 그날 밤에 그의 꿈에 나타나 이 비구로 하여금 꿈에 부모의 집에 도착하여 아내가 죽은 것을 보도록 하였다. 부모와 친족들은 장례도구를 엄숙하게 준비해서 그 아내의 시신을 무덤에 버렸다.

잠시 뒤 푸른 빛의 어혈이 나타나고 문드러지면서 악취가 나며, 종기 벌레가 가득 차는 것을 보았다.

홀연히 놀라 깨어서 꿈에 일을 화상에게로 나아가 말하니, 화상이 다 듣고 나서 말하였다.

“그대는 실제로 꿈과 같은지 가보겠는가?”

이 때 이 비구는 화상의 신통력에 힘입어 금방 집에 도착해서 자신의 부모가 이미 아내의 시신을 무덤에 버려놓은 것을 보았는데, 종기 벌레가 파먹는 것이 꿈에서와 같았다. 그가 생각하면서 자세히 관찰하다보니 더욱 싫어하는 마음이 생기면서 아라한을 얻었다. 그리고 다시 돌아왔다.

화상이 물었다.

“그대의 부인을 보았는가?”

비구가 대답하였다.

“이미 아내의 실제 모습을 보았습니다.”

곧 산가지를 굴 안으로 던져 놓도록 말하였다.

선량한 남자가 한 명 있었는데, 존자가 있는 곳에 나아가 출가하여 도(道)를 배우고자 하였다. 존자가 가르치자 4선(禪)을 얻었는데, 스스로 이미 네 가지 사문(沙門)의 과보를 얻었다고 여겼다.

존자 국다는 그가 아직 얻지 못하였음을 알고서 방편으로 6일 동안 많은 승려들에게 공양하도록 하였다. 선량한 비구가 마돌라성으로 가서 5백 명의 우바새(優婆塞)를 보았는데, 모두 와서 예를 갖추어 절을 하고 이 비구에게 말하였다.

“아사리시여, 어떠한 것을 하고자 하십니까?”

비구가 대답하였다.

“저 아련야처에서 많은 승려들에게 6일 동안 공양하려고 합니다.”

우바새가 말하였다.

“아사리시여, 이 일은 걱정하실 것이 없습니다. 당연히 이것을 준비하겠습니다.”

이 때 비구에게 교만한 마음이 생기자, 곧 스스로 생각하였다.

‘나는 아라한이 아니다. 아라한은 이미 교만한 마음을 끊었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화상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서는 이렇게 말하였다.

“오직 원하옵건대 화상이시여, 마땅히 가르쳐 주십시오. 저는 아직 아라한을 얻지 못했습니다.”

이에 존자가 법의 요체를 설하자, 아라한을 얻었다. 곧 다시 산가지를 굴 안에 던져 놓게 하였다.

계빈국(罽賓國)에 한 명의 비구가 있었는데 이름이 선견(善見)이었다. 세속의 4선(禪)을 획득하고 5신통(神通)을 얻었다. 그래서 비가 내리지 않을 때 비를 빌면 항상 얻을 수 있었다. 그런 까닭에 증상만(增上慢)을 일으켜 스스로 이미 아라한과를 얻었다고 여겼다.

존자 국다가 장차 이 사람을 제도하고자 변화를 일으켜 12년 동안이나 가물게 하니, 모든 사람들이 놀라고 두려워하여 존자가 있는 곳으로 나아가 이렇게 말하였다.

“오직 원하옵건대 저희들을 위하여 비를 청하여 주십시오.”

존자가 대답하였다.

“저는 비를 청할 수 없습니다. 계빈국에 선견이라는 비구가 있는데 매우 비를 잘 청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나라 사람들은 즉시 사신을 그 비구에게 보냈다. 선견 비구는 즉시 그 청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세속의 다섯 가지 신통의 힘으로 날아서 마돌라(妄羅)에 이르렀다.

마돌라국의 백성들이 청하였다.

“아사리시여, 저희를 위해 비를 청해 주십시오.”

다시 비를 청하자 곧 비가 염부제(閻浮提)에 가득 하였고, 모든 사람들에게 큰 기쁨이 생기게 되었다. 모두가 공양구[供具]를 갖추어서 공양하러 왔다.

이 때 선견은 이로운 공양을 많이 얻었다. 그래서 다시 교만한 마음이 생겨서 이렇게 말하였다.

“우바국다가 얻은 공양도 내가 얻은 공양만은 못할 것이다.”

그러다가 스스로 생각하였다.

‘아라한은 아만(我慢)이 없는 것인데, 현재의 나를 보니 이것은 아라한이 아니다.’

즉시 존자에게 나아가서 법을 가르쳐 달라고 하였다. 존자가 말하였다.

“그대는 부처님의 법을 굳건히 지니지 못하였다. 어떻게 그대를 가르칠 수 있겠는가? 부처님께서는 비구가 비를 청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그대는 교만한 마음을 내면서 어찌 스스로 말하기를 ‘나는 아라한을 얻었다’고 하는가?”

그러자 곧바로 존자를 향해 마음을 다해서 참회하니, 존자는 가르침을 주어 곧 아라한을 얻도록 하였다. 그리고 산가지를 굴 안에 던져 놓게 하였다.

존자 국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제다가(提多迦)가 출가할지 알 수 없구나.’

자세히 살펴보니 아직 출가하지 않았다. 존자가 이 때 비구들을 거느리고 제다가의 부모 집에 이르렀다가 점점 숫자가 적어지게 하였다. 그리하여 오직 두 명의 비구만이 그 집에 가다가 곧 혼자 가게 되었다.

장자(長者)가 물었다.

“아사리시여, 어째서 혼자 오셨습니까?”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제자가 있지 않은 까닭에 혼자 오게 되었습니다. 공급하고자 하는 사람은 다시 와서 공급할 것입니다.”

장자가 말하였다.

“저는 집에 머무는 것이 즐겁기 때문에 공급할 수가 없습니다. 만약 뒤에 자식이 생긴다면 함께 공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때 장자가 자식을 낳았는데 모두 죽었다. 뒤에 한 명의 자식을 낳았는데 이름이 제다가(提多迦)였다. 점점 장성하게 되자 존자가 있는 곳으로 왔다. 존자는 출가하여 도를 배우도록 하였다. 나이가 스무 살이 되자 구족계를 주었는데, 처음에 아뢸 때[白]에는 수다원을 얻었고, 첫 번째 갈마(羯磨)에는 사다함(斯陀含)을 얻었으며, 두 번째 갈마에는 아나함을 얻었고, 세 번째 갈마에는 아라한을 얻었다.

존자 국다가 생각하였다.

‘내가 변화로써 일으킬 수 있는 인연은 이제 끝났다. 법공양을 부처님께 다해 마쳤다. 범행(梵行)을 닦는 자들을 요익(饒益)되게 하고, 모든 단월(檀越)로 하여금 크게 요익함을 얻도록 해야겠다. 그리고 정법(正法)이 상속되어 끊어지지 않도록 해야겠다.’

또 생각하였다.

‘나는 중생들을 많이 이익되도록 하였다. 굴의 길이가 3장(丈) 6촌(寸), 너비가 2장(丈) 4촌(寸)인데 아라한을 얻는 자들이 4촌(寸)의 산가지로 이 동굴을 가득 채웠구나. 지금 열반할 시기가 다가왔다.’

제다가(提多迦)에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법을 가섭(迦葉)에게 부촉하시고, 가섭은 법을 아난(阿難)에게 부촉하시고, 아난은 법을 나의 화상인 상나화수(商那和修)에게 부촉하시고, 상나화수는 법을 나에게 부촉하셨다. 내가 지금 이 법을 너에게 부촉하고자 한다.”

존자 국다가 모든 하늘의 대중들에게 고하였다.

“7일이 지난 후 나는 마땅히 열반에 들 것이다.”

이 때 즉시 10만의 아라한이 모였다. 학인(學人)과 청정하게 계율을 지니는 자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으며, 속인[白衣]의 무리들도 한량없어서 천만에 이르렀다.

존자가 이 때 허공으로 날아올라 열여덟 가지의 변화를 일으켜서 모든 4부대중으로 하여금 환희하게 하고,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었다. 그러자 굴 안의 산가지로써 존자의 몸을 태웠다. 1만의 아라한들은 존자의 열반을 보고 또한 열반에 들었고 모든 하늘의 갖가지 공양이 끝난 연후에 탑을 세웠다.

여래께서 열반하신 뒤에 법을 사람에게 부촉하였지만 오랫동안 머물지를 못하였다. 왜냐하면 모든 하늘들이 옹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하늘에 법을 부촉하였다고 해도 오랫동안 머물지 못하였을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하늘이 방일(放逸)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여래께서 인천(人天)에 부촉하시어 법이 오래 머물 수 있었다.

여래께서 열반에 들고자 하실 때 세속의 마음으로 들어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모든 사천왕(四天王)들은 마땅히 내가 있는 곳으로 올까?’

이 때 사천왕들은 이미 부처님의 마음을 알고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머리를 땅에 대고 예를 올리고서 한쪽으로 앉았다.

부처님께서 사천왕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오래지 않아 마땅히 열반에 들 것이다. 내가 열반한 후에 너희들은 모두 불법(佛法)을 옹호하여야 한다.”

각별히 제두라타(提頭羅吒)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동방(東方)의 불법을 옹호하도록 하라.”

비루륵(毘樓勒)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남방의 불법을 옹호하도록 하라.”

비루박차(毘樓博叉)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서방의 불법을 옹호하도록 하라.”

비사문(毘沙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북방의 불법을 호지(護持)하도록 하라.”

천 년이 지나 법(法)이 멸하려고 할 때는 법답지 않은 중생들이 매우 많아질 것이다. 염부제에서는 10선(善)이 파괴되고, 대악풍(大惡風)이 불고 하늘에서는 비가 내리지 않아 곡식이 매우 귀해지게 될 것이다. 서리와 우박과 같은 재난이 생기고 하천이 메마르게 되며, 나무에는 과일이 열리지 않게 되고, 사람의 위덕(威德)과 생소(生酥)와 숙소(熟酥)는 점점 고갈되어 적어지게 된다.

미래에는 당연히 세 명의 악한 왕이 세상에 출현하게 될 것이다. 첫 번째 이름은 석구(釋拘)이며, 두 번째 이름은 염무나(閻無那)이며, 세 번째 이름은 발나요(癖擾)로서 백성들을 해롭게 하고 부처님의 법을 파괴할 것이다. 여래의 육계(肉髻)와 부처님의 치아는 당연히 동천축(東天竺)에 도달할 것이다.

남방에 왕이 있으니 이름이 석구이다. 10만의 권속을 거느리고 와서 탑과 절을 파괴하고 많은 승려들을 파괴할 것이다.

서방에 왕이 있으니 이름이 발뇌(鉢牢)이다. 또한 10만의 권속을 거느리고 탑과 절을 파괴하고 모든 도인(道人)들을 살해할 것이다.

북방에 왕이 있으니 이름이 염무나이다. 또한 10만의 권속을 거느리고 와서 승방과 탑과 절을 파괴하고 모든 도인들을 살해할 것이다.

이 때에는 비인(非人)과 귀신들이 또한 사람을 괴롭히고, 도둑과 외적들이 또한 매우 많아질 것이다. 사악한 왕이 또한 갖가지로 괴롭히고 귀양 보내고 처벌하고 두렵게 할 것이다.

또한 동방의 구사미국(拘舍彌國)에 이름이 대군(大軍)이라는 왕이 있었는데, 또한 10만의 군대가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대군왕(大軍王)이 자식을 한 명 낳았는데 몸에는 갑옷을 입고 손에는 피를 잡고서 어머니의 배로부터 출생하였다. 신체는 크고 역사(力士)의 힘이 있었다.

이 때 5백 명의 장자들이 거의 같은 때에 자식을 낳았다. 모두 몸에는 갑옷을 입고 손에는 피를 잡고서 어머니의 배에서부터 출생하였다. 그 때 하늘에서는 매우 많은 피 비가 내렸다. 대군왕은 즉시 관상을 보는 스승으로 하여금 그 자식의 관상을 보도록 하였다.

관상을 보는 스승이 말하였다.

“이 아이는 반드시 한 천하의 왕이 될 것입니다. 오직 하나의 허물이 있다면 다소 부상을 입는 것입니다.”

처음 자식이 태어날 때 크게 공양을 베풀어 위덕(威德)이 있도록 하였는데, 마치 해의 위덕과 같아 감히 바라볼 수 없었다. 이런 까닭에 이름을 난가간시(難可看視)라고 하였다.

이윽고 나이가 스무 살이 되었다. 이 때 세 명의 악한 왕이 불법(佛法)을멸하고 일체를 살해하고 동방으로 가고자 하니, 대군왕이 듣고는 오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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