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퇴전법륜경(不退轉法輪經) 제4권-1

불퇴전법륜경(不退轉法輪經) 제4권-1

7. 수기품(受記品)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다시 세 보살마하살이 동방에서 와서 대승도(大乘道)에 머물렀느니라. 만다라꽃[曼陀羅華]의 백천만 잎을 지녔으니, 마치 해가 처음 나오는 것 같았느니라.”

아난이 보았고, 모든 대중들 역시 모두 보고 나서는 처음 있는 일이란 생각을 일으켰다. 그 때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세 족성자(族姓子)는 어느 곳에서 왔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동방으로 항하의 모래와 같이 많은 수를 지나 수미연화(須彌蓮華)세계에 부처님께서 계시느니라. 운상공덕(雲上功德)여래라 부르니, 지금 현재 그 곳에 머물고 계시느니라. 이 안에 있는 세 선남자는 처음 법문을 들었을 때에 그 나라에서 왔느니라.”

그 때에 세 보살이 세존 앞에서 만다라꽃을 부처님 위에 뿌렸다. 그리고는 말했다.

“우리들은 이 법에 깊은 믿음을 내어 의혹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래ㆍ세존께서 이미 이 법에 의혹 없음을 얻으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들도 의혹이 없는 것이옵니다.”

그 때에 이 세 보살 가운데서 첫째 보살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사람이 여래에게 말하되, ‘내가 곧 여래이다’라고 하여도 이 법에 전혀 의혹이 없겠나이다.”

둘째 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만일에 어떤 사람이 세존께 말하되, 내가 곧 세존이라 하여도 또한 이 법에 도무지 의혹이 없겠나이다.”

셋째 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사람이 아라하(阿羅訶)ㆍ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께 여쭙되, ‘내가 곧 아라하ㆍ삼먁삼불타이다’라고 칭설한다고 해도 이 법에 도무지 의혹이 없겠나이다.”

그 때에 무량백천억의 중생이 모두 놀라서 마음이 즐겁지 않았다.

“나는 옛날부터 애초에 한 세상에 두 부처님께서 계시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거늘, 어찌하여 지금의 이 세 분 대사(大士)는 부처라 일컬으며, 세존 앞에서 서로 지목하여 말하는고? 오직 부처님ㆍ여래만이 천상ㆍ인간 가운데서 거룩하시어 일체 법에 모두 자재함을 얻었으며, 3세를 밝게 통달하여 모두 걸림이 없으시거늘, 이 세 보살은 무슨 까닭에 함께 이런 말을 하는고?”

그 때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세 보살은 이름이 무엇이기에 능히 부처님 앞에서 사자후(師子吼)를 하시나이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그 첫째 분은 이름이 요욕여래성정주(樂欲如來聲正住)요, 둘째 분은 이름이 요욕세존성정주(樂欲世尊聲正住)요, 셋째 분은 이름이 요욕불성정주(樂欲佛聲正住)이니라. 아난이여, 이러한 인연으로 이 세 대사는 그렇게 말하였느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백천만억의 중생이 모두가 놀라는 마음을 내었나이다. 이 일로 인해서 이 보살들이 다시 이러한 말씀을 하시면, 어떤 이가 듣더라도 마음에 놀라지 않고 청정한 선근을 자라나게 하오리이다. 마치 젊은이가 스스로의 장엄한 치레를 좋아하여 몸매가 정결한데도 다시 목욕을 하고 향기로운 기름을 몸에 바르며, 붉은 전단(旃檀)의 향수를 몸에 뿌리어 더욱더 깨끗이 하며 그 몸을 윤기나게 하듯이, 만일 이 법을 듣고 믿어 지니어 의심치 않음도 또한 그와 같사옵니다. 그런데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보살은 이러한 말을 하였나이까?” “아난이여, 이 세 보살은 가명(假名)을 잘 아는 까닭에 이렇게 말하였느니라.” “참으로 그러하옵니다. 이 보살들은 가명을 잘 말해 주옵니다.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저를 위하여 거듭 말씀하시며, 또한 대중으로 하여금 법의 밝힘을 얻게 하옵소서.”

그 때에 세존께서는 백천만억의 중생을 위해 그 의혹을 풀어 주시고 선근을 결정해 주셨다. 그리고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약 능히 과거를 보거나 
미래도 또한 그러하여서 
여실히 모든 법을 본다면 
그를 일러 여래라 하리라.



현재도 또한 그러하였고 
과거와 미래가 모두 같아서 
하나도 아니요 다르지도 않으니 
끝내 적멸한 모습이라네.



비유컨대 과거의 부처님께서 
보시를 행함은 부사의하시나 
그 보시란 또한 그러하니 
그러므로 가명을 말하네.



비유컨대 과거의 부처님께서 
걸림 없는 보리에 머무시나 
그 머무름이 또한 그러하니 
이것을 여래라 이름하네.



일체 법은 머무르지 않고 
보리도 또한 적멸하나니 
보리의 형상을 얻지 못하면 
이를 일러 여래라 하네.



만일에 과거의 계를 말하고 
미래에도 또한 그러하며 
현재도 모두 동등하면 
이를 일러 여래라 하네.



과거 세상에 인욕을 행하여 
보살은 수족을 끊었으니 
그 인욕도 또한 그러하여 
이를 인욕에 머묾이라 하네.



만일 커다란 정진을 일으킴은 
본래부터 보리를 구하는 것이니 
이러한 정진을 얻은 뒤에는 
이를 일러 여래라 하네.



일체 법이 평등하나니 
저 여실한 증득을 얻어 
아상을 취하지 않으면 
이를 일러 여래라 하네.



모든 법을 취하지 않으면 
일체는 모두가 평등하나니 
저 평등을 안 뒤에는 
형상도 없고 있는 바도 없네.



이러한 삼매들로 
모든 법상을 취하지 않고 
선정에 편안히 머물면 
이를 일러 여래라 하네.



일체 법의 성품과 형상과 
그리고 말한 바 모든 법의 
그 성품과 형상을 안 뒤에는 
여실히 있는 바가 없다네.



모든 법이 공한 줄 마땅히 알라.


지혜는 복전이 아니었나니 
저 지혜가 아닌 줄 알고 나면 
지혜의 저 언덕에 도달하리라.



만일에 저 언덕에 이르면 
지혜는 부사의하나 
이러한 지혜 얻지 않은 채 
적멸한 저 언덕에 이르게 되리.



여여한 형상은 이르는 지혜 아니며 
이 언덕 저 언덕도 있지 않나니 
이러한 지혜를 얻지 못해야 
이를 일러 여래라 한다네.



보리는 여여로 얻는 것 아닌 줄 
범우(凡愚)는 생각하지 못하네.


일체 법에 걸림이 없어져야 
이를 일러 여래라 하네.



만일에 무애를 얻어서 
큰 지혜의 처소에 이르면 
일체 법은 이익이 없어서 
무애의 보리를 증득하네.



본래 수행하던 도와 같이 
세상 건지는 이는 제도하나니 
저 의지처 없는 도를 얻으면 
능히 체(體)와 상(相)을 알 수 있으리.



이렇게 닦아 익히면 
뛰어난 도를 얻고 
이 도를 조복하면 
일체가 공한 줄 알리라.



그 처음과 중간과 뒤를 알되 
모두가 모든 법과 같다 하고 
이 법이 평등한 뒤에는 
이를 일러 여래라 부르네.



도가 만일 보리와 같으면 
이를 보리에 머문다 하고 
허공의 형상과 같으면 
이를 일러 여래라 하네.



이와 같이 법을 설한 뒤 
모두 평등상(平等相)과 같거나 
이에 대해 의심이 없어지면 
이를 보리에 머문다 하리.



아난아, 가명을 아는 이 
여래라 언설(言說)하였거니와 
언설도 또다시 그러하여서 
지혜로운 이가 행할 바라.



보살은 두려울 바가 없고 
밝은 지혜는 물러나지 않나니 
일체 행하는 곳마다 
이렇게 드러난 말[顯說]을 하네.



아난아, 이러한 차례는 
여래가 말하는 바이니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무애를 얻게 함이니라.

그 때에 아난이 게송으로써 다음과 같이 여쭈었다.

어떤 인연 때문에 
능히 모든 법상을 안다면 
이는 보살의 무애(無礙)요 
또한 일러 세존이라 하나이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백천만억이나 되는 
무량ㆍ무수한 겁(劫)에 
보리를 성취하니 
불도는 헤아리기 어렵네.



보리를 성취하고는 
중생을 위해 세상에 머무나 
어디에도 실제로는 나지 않나니 
이를 일러 세존이라 하네.



오랜만에 윤회의 갈래 초월해 
생사를 받지 않으며 
중생을 구제하는 까닭에 
이를 일러 세존이라 하네.



윤회의 갈래에 있지 않으며 
또한 생사에도 들지 않으면 
어떻게 온갖 괴로움을 없애어 
위없는 임이라 부르리.



모든 법을 생각지 않고 
위태로움도 품지 않으며 
중생이란 상도 얻지 않은 채 
능히 모든 고뇌 건져 주시네.



생사의 윤전(輪轉)이 없고 
생사에 머물지도 않아 
무리로 하여금 이처럼 머물게 하니 
이를 일러 세존이라 하네.


모든 법에서 무외(無畏) 얻으니 
부처도 또한 그러하였네.


한량없고 가없으사 
약간의 종류를 설법하여 

모든 법이 끝내 공한 것은 
불법의 체성이거니 
이렇게 성취하고는 
모든 법을 보지 않네.



만일에 공한 법의 체성을 
오로지 닦고 행하여 
마음이 무외를 얻으면 
이것을 공법을 알았다 하네.



여실히 모든 법을 알면 
일체는 모두가 망상이거니 
버젓이 무외를 나타내면 
이와 같음이 실로 법상이리라.



이미 두려운 곳을 지났고 
또한 정거천(淨居天)을 여의었으니 
공포(恐怖)도 없고 두려움 없어서 
모든 악도를 초월하였네.



헤아릴 수 없는 중생들 
생사의 두려움을 건너고 
생사를 얻지 않으니 
능히 중생을 제도하네.


적멸한 열반의 언덕에 
중생을 안치(安置)했으나 
또한 중생상 없으니 
이를 일러 세존이라 하네.



모든 법이 허공과 같거늘 
버젓이 중생을 나타냈으니 
그에 대해 두려움 없다면 
이를 일러 세존이라 하네.



일체 법은 평등하되 
약간의 종류를 나타내나니 
보리는 분별이 없는 것 
보리의 상을 얻을 수 없네.



중생은 이렇게 배워서 
보리를 성취하나니 
말씀과 같게 수행하면 
곧 두려운 생각 없어지네.



보리의 생각을 분별하되 
중생의 생각과 같이하면서 
모든 생각을 뛰어넘으면 
이를 일러 세존이라 하네.



일체의 생각을 제멸(除滅)하면 
보살은 때 묻은 것 없어지나니 
명자(名字)의 형상을 얻지 않으면 
이를 일러 세존이라 하네.


능히 일체 법을 알되 
다 멸하여 여읜 것 같으며 
과거를 얻을 수 없는 것 
이를 세존이라 하네.



명자를 소중히 여기지 않으니 
그러므로 명예를 구하지 않고 
명자에 집착하지 않는 이는 
자세히 법을 설해 줄지니라.



보리는 명자를 여의었으니 
그의 머무르는 바 같이 하고 
중생은 명자를 중히 여겨 
보리와는 멀어지네.



명자는 소리의 메아리 같으니 
분별하면 여러 종류이건만 
소리도 분별은 없으니 
빈 명칭만을 믿으려 하네.



일체 소리에 집착하지 않고 
이름은 또한 의지할 바 아니니 
보리에 희론이 없어져야 
이를 일러 세존이라 하네.



이와 같은 법들은 
세존께서 말씀하실 바요 
보살이 얻을 바 아니니 
이를 일러 세존이라 하네.



만일 수도(修道)를 알면 
능히 알 이가 없나니 
보리에 편안히 머물러서 
장애를 제거하면 무루(無漏)라 하네.



아난아, 이 거짓 이름은 
단지 언설로써 말하였나니 
그러므로 내가 이제 칭하기를 
스스로 세존이라 부르느니라.



아난이 게송으로 여쭈었다.



어떠한 인연이 있는 까닭에 
보살은 이러한 말을 합니까.


또한 어떠한 인연으로 
스스로 칭하기를 부처라 하나이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아난아, 이들은 불자이어서 
일체 법에 걸림이 없어졌나니 
걸림 없는 법을 깨달은 이 
스스로 일컬어 부처라 칭하리.



부처는 번뇌의 허물을 알아 
자재하지 못하게 하니 
이미 결박을 여의면 
스스로를 일컬어 부처라 칭하리.


다만 공으로써 부처라 하노니 
몸도 형상도 또한 없네.


이 가운데 진실함이 있지 않으니 
어찌 몸을 얻을까 보냐.



견고하지 못한 것을 견고라 하여 
범부는 헤아려 몸을 삼나니 
여실히 깨닫고 나서는 
스스로 일컬어 부처라 칭하리.



우치하고 무지(無智)함을 깨달아 
체와 성품이 있는 바 없게 됨은 
명지(明智)가 얻은 바이니 
스스로 일컬어 부처라 칭하리.



본래 있던 과거의 생각[想] 
깨달은 뒤에는 무상(無想)을 얻나니 
생각과 그리고 무상을 알아서 
생각을 자재롭게 두지 말아라.



색음을 깨달으면 
본래부터 생(生)ㆍ주(生) 없거늘 
범우(凡愚)는 허망하게 분별하여 
색이 아니다 성취가 아니다 하네.



근본이 없는 줄 깨달으면 
본래 성품이 있지 않으니 
그러므로 받을 바 없고 
일체 법은 의지처가 없네.


생각[想]은 더운 날의 불꽃과 같아 
인연이란 있는 바 없는 것이니 
그러므로 생각을 없애면 
일체 법 또한 그러하네.



이 몸과 행상(行相)을 얻지 못함은 
신상(身相)이 견고하지 않은 탓이니 
만일에 몸과 행이 공한 줄 알면 
그러므로 몸에 집착하지 않으리.



이 몸과 그리고 행상은 
모두가 파초(芭蕉)와 같으니 
이렇게 진실을 깨달으면 
스스로 일컬어 부처라 칭하리.



진실한 상을 구하고 분별하되 
몸 안에도 있지 않고 
또한 밖에도 있지 않으니 
어떻게 나는 곳이 있으리.



이 식이 나는 곳이 없으면 
일체 법도 그러하여 
모두가 처소가 없으리니 
유위(有爲)는 얻을 수 없네.



이렇게 식을 알고 나면 
필경에 있는 바 없으니 
체와 성이 허깨비 같아서 
또한 나는 것도 없네.



만일 식을 보지 못한다면 
중생도 또한 그러하리라.


실로 중생이 있지 않으니 
어찌 식을 알 수 있으리.



이 식은 실다움이 없고 
모든 법은 필경에 공하니 
법과 그리고 중생들은 
일체가 성취함이 없네.



일체 법은 형상 없는 줄 
그는 이미 결정되게 깨치었나니 
적멸하고 희론이 없으매 
스스로 일컬어 부처라 칭하리.



불법을 증지(證知)함은 
정각의 머무는 바이니 
일체 법이 모두 없으면 
스스로 일컬어 부처라 칭하리.



여래는 보리와 같아 
정각의 머무는 바이니 
부처와 보리의 상은 
끝내 얻을 수 없네.



만일에 심처(心處)에 난다면 
보리에 머무는 것과도 같으니 
마음이 보리와 같아지면 
부처는 허깨비[幻化]와 같으리.


아난아, 이 거짓 이름은 
다만 말만으로 말하였노라.


이런 까닭에 부처라 하거니와 
나는 세상을 구제하는 자일세.



이렇게 비슷하게 태어나서 
부처의 음성과 같게 말하니 
만일 이 법음(法音)을 얻으면 
보리에 안주(安住)하리라.



보리에 집착치 말고 
이렇게 알아야 하리니 
의심을 일으키지 말고 
일체 법에 구함이 없게 하라.



모든 법에 의심 없는 것 
중생 가운데 가장 높으니 
이렇게 비슷한 법[相似法]은 
진실의 모습임을 알아야 하리.

이와 같이 여래ㆍ세존ㆍ부처님 등의 세 가지 명호를 말씀하시니, 이에 대해 백천억 중생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진실로 광명을 입고 의혹을 제거하였나이다. 보살마하살이 능히 이와 같이 가지가지 거짓 이름을 지어 여래ㆍ세존ㆍ부처님을 말하니, 저희들은 지금 이렇게 알고 이렇게 이해하여 일체 법에서 무생법인(無生法忍)의 힘을 얻었나이다.

여래ㆍ세존께서는 큰 이익을 지으심이 마치 부모와도 같으시니, 부처님의 신통의 힘과 지혜의 손으로 저희들을 끌어내어 미혹하고 어지럽지 않게 하시옵니다. 마치 일체가 요동치 않는 것과 같으니, 세존이시여, 비유컨대 허공을 움직일 이가 없는 것과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세존이시여, 일체 법에 대해 마음이 움직이지 않음도 그러하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일체 법이 모두가 허공과 동등하니, 부처님께서 깨달으셨듯이 움직이는 모습이 없기 때문이옵니다.”

그 때에 백천억의 대중은 부처님을 세 번 돌고는 부처님에게서 멀지 않은 곳으로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이 여래세존불명품(如來世尊佛名品)을 말씀하실 때에 상조정근(常照淨根)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의복을 단정히 하고 오른 어깨를 걷어 올리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며 가지가지 꽃을 부처님 위에 뿌리면서 게송으로 세존을 찬탄했다.

중생은 과보를 탐착하거늘 
모두 해탈을 얻게 해 
과보 여의는 생각[離果想]을 성취케 하시니 
그러므로 저는 지자(智者)께 예배합니다.



모든 과보를 잘 말씀하시어 
평등한 생각을 알게 하시고 
정각으로 평등을 깨치게 하시니 
가장 높은 임께 귀명(歸命)합니다.



중생이 탐착하고 행하는 곳 
가지가지 과보 많으나 
부처님께서는 해탈하셨기에 
제가 이제 지자께 예배합니다.



버젓이 모든 법을 나타내고 
평등한 곳에 안주하시어 
대각의 평등함을 얻으셨기에 
모니님[牟尼尊] 앞에 경례합니다.



중생은 결박되어 
종종의 과보 많으나 
부처님께서는 모두 해탈케 하시니 
가장 높은 임께 귀명합니다.



적멸의 도를 성취하시고 
가지가지 과보에 머물지 않아 
거짓된 명상(名相)을 잘 아시니 
세상의 지자께 정례합니다.

그 때에 상조정근(常照淨根) 보살마하살이 이 게송을 마치고 부처님을 세 번 돈 뒤에 물러났다. 그리고는 곧 부처님을 우러러 눈을 잠시도 떼지 않았다.

이 때에 연화승장(蓮華勝藏) 보살마하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단정히 하고 오른 어깨를 걷어 올리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며, 가지가지 꽃을 부처님 위에 뿌리면서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했다.

중생들은 흔히 망상을 취하나 
능히 모두 제멸(除滅)케 하시고 
두려움을 여의고 환희 얻게 하니 
모니님[牟尼尊] 앞에 경례하옵니다.



적멸하여 모든 갈래[有]를 여의시고 
두려움 없이 설법하시니 
이는 세상의 웅맹(雄猛)이시라, 
모니님 앞에 경례하옵니다.



존재는 본래부터 공적하여서 
그 체를 얻을 수 없는 줄 아시니 
모든 갈래에서 가장 묘하시기에 
모니님 앞에 경례하옵니다.



영원히 3유(有:三界)를 여의고 
모든 번뇌[結使]를 멸하여 
두려움 여의고 무외 얻으니 
모니님 앞에 경례하옵니다.



두려움 없으며 두려울 것 없으매 
베푸는 것 가운데 가장 높아서 
모든 보시를 초월하시니 
모니님 앞에 경례하옵니다.



두려움 여의고 무외 얻으사 
근심의 독화살을 뽑아 주시고 
모든 법을 해탈케 하시니 
모니님 앞에 경례하옵니다.

그 때에 연화공덕장보살은 이러한 게송으로 세존을 찬탄하고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만일 어떤 중생이 뒤에 오는 말세에 이 경전을 듣고 놀라지 않는다면 저는 반드시 예경하겠나이다.”

그 때에 이구의(離垢意)보살이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말했다.

항상 온갖 꽃을 뿌려야 하리라.


지자(智者)께서 수행하신 바이니 
이 경을 듣기만 하면 
반드시 해탈을 얻게 하시리.

그 때에 이구의 보살마하살은 부처님 앞에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불법은 심히 깊고 넓어 
이러한 경 드러내 말하나 
많지 않은 중생이 있어 
믿어 지니어 의심치 않으리.



아견(我見)에 탐착하여 
몸에서 몸이란 생각 취하고 
이 경을 믿지 않는다면 
이를 지혜 없는 이라 하리.

그 때에 연화안(蓮華眼) 보살마하살이 부처님 앞에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진실로 중생들을 위하여 
안목을 열어 인도하시니 
이러한 경전의 법문을 
착한 이라야 의심치 않으리.

그 때에 부사의해탈(不思議解脫) 보살마하살이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세상이 인간 가운데 높은 임이라 부르니 
중생은 생각[思議]하기 어렵네.


이 같은 경(經)을 말씀하시니 
들으면 곧 의심 없고 후회 없네.

그 때에 상억념(常憶念) 보살마하살이 부처님 앞에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만일 억념하지 않는 이라도 
누누이 생사하는 가운데서 
모든 법에 집착하지 않은 채 
닦고 행하면 의심 없어지리.

그 때에 보의해탈(寶衣解脫) 보살마하살이 부처님 앞에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많은 옷이 가득하여 1억이건만 
모두가 정결하고 미세하다네.


처음으로 만져 보고 덮으니 
닦고 행하면 의심이 없으리.

그 때에 시식(施食) 보살마하살이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차려진 바 뭇 음식은 
모든 반찬을 구족하였습니다.


날마다 반드시 베풀겠사오니 
닦고 행하면 의심이 없으리.

그 때에 비행(非行) 보살마하살이 부처님 앞에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마땅히 모든 중생을 슬피 여기어 
자주자주 소리 높이 울어야겠네.


이 경의 심히 깊고 묘한 이치를 
싫어하고 미워하여 배우지 않네.


만일 지옥에서 왔다면 
지옥에 있기를 좋아하나니 
비록 공덕을 닦는 것 같으나 
금방 다시 의심을 낸다네.



악한 지식을 가까이하여 
심히 깊은 법을 믿지 않나니 
우치의 그물에 스스로 가려 
이렇듯 의혹을 낸다네.



모든 파계하는 사람들 
악심으로 허물을 찾나니 
경을 들으면 믿으려 않고 
도리어 이런 행을 비방하네.



해태하여 정진을 적게 하고 
보리에 머물지 않으려 하니 
지혜 없고 마음은 하열해 
이러한 수행 알지 못하네.



중생이 흔히 집착을 즐기어 
아견(我見)의 마음이 자재하였네.


언제나 삼계 안에 머물렀기에 
능히 수행할 자 없다네.



어리석어 악한 마음 일으키고 
지혜 없어 모든 욕심에 물드네.


떠드는 곳에 있기를 좋아하여 
이러한 비방행을 짓는다네.


어리석고 지혜 없는 이 
도철(餮餐)같이 음식만 탐하고 
청정한 법은 닦지 않으니 
그러므로 비방행을 짓고 마네.



중생은 탐착이 많아 
치우쳐 망상에 집착하고 
거짓된 이름을 알지 못하니 
구세주께서만이 제도하시리.

그 때에 능원리해탈(能遠離解脫) 보살마하살이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모든 중생을 멀리하기를 
더러운 똥 버리듯 하고 
거짓됨이 진흙 돈[泥錢]과 같으니 
과상(果想)을 집착함에서 벗어났네.



이를테면 망가진 시신이 
흉하여 매우 싫음과 같으니 
이러한 행을 비방하는 일 
마땅히 속히 여읠지니라.



도적이 촌락(村落)을 겁탈하고 
넓은 들 험한 길에 숨어 있으면 
듣는 이 모두가 멀리 달아나듯 
이러한 악함을 만나지 말지어다.



망가지고 뭉개진 시체를 보면 
싫어하기 도적의 해와 같으니 
어떤 이가 이 경을 비방한다면 
그처럼 흉해서 차마 볼 수 없으리.

그 때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러한 보살마하살은 심히 희유(稀有)하옵니다. 그 뜻이 명료하니, 이는 스스로의 정력(定力)이옵니까, 아니면 부처님의 신력이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두가 부처님의 위력을 받아 이러한 말을 하느니라. 또한 이 경의 공덕의 위력으로 무애(無礙)를 얻게 되었느니라. 왜냐하면 이 같은 족성자는 60억 부처님 처소에서 부처님의 입을 통해 항상 이 법을 듣되 이보다 더하거나 덜하지 않았으니, 나에게서 듣는 것과도 다름이 없었느니라. 그러므로 과거 일체의 선정의 힘과 부처의 힘을 생각[憶念]하느니라.”

아난이 말씀드렸다.

“그러하옵니다, 그러하옵니다. 말씀하신 바 그대로 믿사오니, 이 모든 보살들은 현전에 증득해 알 수 있을 것이옵니다.”

8. 현견품(現見品)

그 때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이 법을 듣고 차례로 믿음을 내어 의혹을 내지 않으면, 이러한 족성의 남녀는 얼마나 되는 복을 성취하나이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족성의 남녀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머물고 다시 염부제에 가득한 7보로써 공양할지라도, 이 사람의 공덕은 이 경을 듣고 차례 차례의 구절과 뜻을 믿어 의심치 않는 복덕의 많음에 비하지 못하느니라. 또한 염부제에 가득히 쌓인 7보로써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거나 항하의 모래와 같이 많은 세계에 가득한 보배로써 모든 부처님을 공양할지라도,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경의 차례차례 구절과 뜻을 듣고 믿어 의심치 않으며 마음으로도 또한 후회하지 않는다면, 이 사람의 공덕은 그보다 곱절이나 많으리라.”

그 때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한 보배로써 
여래께 공양하고 
세상을 구제할지라도 

부처님께서 이 경을 설하시매 
어떤 이가 자세히 듣고 
지혜로써 해탈을 얻으면 
그 복은 저보다 곱이나 더하리.



비유컨대 항하의 모래와 같이 
많은 세계 가운데 
7보로 가득 채워 
일체지(一切智)에 베풀지라도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이 경전을 믿어 지니면 
이것이 곧 해탈지(解脫智)이니 
그 복 또한 곱절이 되리.

그 때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에 또 어떤 족성의 남녀가 이 경을 믿고 지니고 외우며, 다시 남을 위해 말해 준다면 어느 만큼의 복을 받겠나이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같은 족성의 남녀들은 위없는 도에 머물러서 백 겁 동안 보시를 수행하며 여래께 공양할지라도 이 경전을 멀리한다거나, 혹은 백 겁 동안 계를 지니고, 백 겁 동안 인욕ㆍ정진ㆍ선정ㆍ지혜를 닦으며, 또한 백 겁 동안 5신통(神通)을 얻어 세간의 지혜를 닦고 계신(戒身)을 구족할지라도 만일 이 경전을 멀리한다면, 이는 모든 여래를 존중하고 공양한다 하지 못하리라. 나아가 만약에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경을 믿고 받아 지니고 외우며 남을 위해 말해 준다면 그 얻는 복이 앞의 사람보다 몇 배나 많으리라.”

그 때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가령 백 겁이 넘도록 
모든 맛있는 음식으로써 
구세자(救世者)에게 공양하여도 
존중하고 공양한다 하지 못하리.



만일 공양하려는 이는 
이 경을 받들어 지니되 
복 받을 생각은 없애 버리고 
법공양(法供養)을 수행할지니 

이렇게 공양한다면 
이를 진실한 공양이라 하고 
법으로써 공양 삼음은 
여래는 법신(法身)인 때문일세.



가령 백 겁을 채우도록 
입을 것으로 공양 올려 
세상을 구제하는 높은 님에게 
많은 의복을 베풀지라도 

공양이라 하지는 못하지만 
어떤 이가 이 경을 지닌다면 
이것을 참다운 공양이요 
가장 높고 제일이라 하네.



가령 백 겁을 채우도록 
항상 하늘의 꽃들을 뿌려서 
모든 세존께 바칠지라도 
공양이라 하지 못하네.



만일 구세능도주자(救世能度主者)에게 
제일가는 공양을 드리려면 
마땅히 이 경을 받들어 지닐지니 
과보상(果報相)을 능히 제하리.



만일 7보로 된 탑을 만들되 
구세주를 위하여 건립하기를 
모두 수미(須彌)와 같이 하여도 
부처님을 공양한다 하지 못하리.



이것은 가장 큰 공양이며 
뭇 공양에서 제일이 되니 
능히 이 경을 지니는 이는 
내 몸의 상을 안 보네.



가령 백 겁을 채두도록 
금계를 닦고 지니면서 
이 경을 지니지 않으면 
가장 뛰어나다 하지 못하리.


경을 듣고 계도 지님은 
계행으로는 가장 높다네.


또한 경을 지니는 가운데 
경을 지닌단 생각 없으니 

계를 범했다 하지 않으며 
계를 파했다 하지 않나니 
능히 이 경을 배우는 이는 
내가 말한 바 같으리라.



만일 이 경을 배우는 이는 
보리도 또한 잘 배우나니 
비록 보리를 배우는 것 같으나 
실은 배우는 바가 없네.



능히 이렇게 계행을 지니되 
이 경에서 내보이듯이 하면 
계행이 구족함을 얻으리니 
이를 지계자(持戒者)라 하리.



가령 백 겁을 채우도록 
어떤 사람이 인욕을 닦아 
때리고 꾸짖어도 갚으려 않고 
일체 모두를 참을 수 있으며 

손과 발을 끊을지라도 
다른 생각[異想] 내지 않고 
원망하는 생각도 내지 않으며 
아무런 생각하는 바가 없네.


능히 이러한 인욕을 행하여 
백 겁을 구족히 채우도록 
비록 여의인(如意忍)을 닦을지라도 
마음에 대단스레 여기지 않으면 
이런 인욕이 가장 으뜸가나니 
또한 잘 닦는다 이름하리라.



만일 또 이 경을 듣고 
믿고 받아 지니면 
이를 일러 최승의 인욕이라 하니 
제일이어서 위가 없다 하리.



만일 이 경 가운데 
듣고 나서는 능히 믿어 
걸림 없고 위없는 
부처의 지혜를 구하려는 이는 
마땅히 이 경을 받아 지니라.


그러면 신속히 구족되리라.



가령 백 겁을 채우도록 
정진하여 항상 앉지 않으며 
경행(經行)하여 때를 보내고 
수면(睡眠)을 제거하여도 

지혜로운 이 이 경을 닦아 
남들을 위하여 말하여 주고 
두려움 없음을 얻게 하면 
이를 뛰어난 정진이라 하네.


가령 백 겁을 채우도록 
다섯 가지 신통을 얻으나 
만일 이 경을 못 들으면 
뛰어난 신통이라 못하리.



만일 능히 이 경을 지니면 
이를 뛰어난 신통이라 하니 
신통 가운데 최상은 
뜻을 알되 집착하지 않음이네.



가령 백 겁을 채우도록 
항상 지혜 밝은 사람이 되어 
세간의 지혜를 성취하여 
세간을 결단해 알지라도 

만일에 이 경을 배우지 않으면 
지자(智者)라 이르지 못하니 
만일에 이 경을 능히 지니면 
용건(勇健)이라 이름하리라.



만일 능히 이와 같이 안다면 
이를 지혜로운 이라 하리니 
이 경을 받아 지니되 
들으면 곧 능히 믿으라.



이 경에는 지혜로운 이가 
행할 곳을 나타냈나니 
능히 이 경을 지녔다면 
마땅히 부지런히 정진하여라.


그 때에 아난이 다시 게송으로 여쭈었다.



다니기를 백 유순(由旬)을 채우고 
혹은 천 유순에 이를지라도 
마땅히 지자(智者)에게 나아가야 하니 
이 경법(經法)이 있는 곳이라면.



항상 그곳에 이르려 함은 
이 경을 듣기 위해서이니 
듣고는 믿음을 기울여 
그 마음 언제나 수순하여라.



가령 세계에 불길이 가득 차 
백천억 유순에 이를지라도 
이 경이 있는 곳이라면 
지혜로운 이는 마땅히 받아들이네.



만일에 성스러운 선정이 
모든 선정에서 최상이기를 구하면 
마땅히 이 경을 말하여 
모든 번뇌[結使]를 소멸하라.



즐기어 세간에 집착함을 
버리고 떠나고자 한다면 
그를 위해 이 경을 보여 주되 
부처님 말씀과 같게 하여라.



만일 부처님을 뵙고자 하면 
아촉(阿閦)을 최상으로 삼으며 
모든 받아 지님[受持] 가운데 
이 경이 제일이라네.



일체의 즐거움을 얻고 
모든 보살행을 닦고자 한다면 
마땅히 이 경을 설해야 하나니 
신속히 안락처에 도달하리라.



세 불타(佛陀)의 안양(安養)과 
생각하기 어려움을 보고자 하면 
마땅히 이 경을 연설해 주어 
부처님의 말씀과 같게 하라.

그 때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참으로 훌륭하도다. 이 경을 말할 때에 족성의 남녀가 듣게 된다면 마음이 어지럽지 않으며, 이 경을 독송하면 일체 가까이하던 곳을 멀리하며, 또한 모든 생각과 식별을 없애리라. 만일 부처님을 뵙고자 하면 곧 보게 될 것이요, 목숨이 다함에 임해서는 능히 백천의 부처님을 눈앞에서 뵙게 되리라. 그것은 왜냐하면, 이 같은 족성자(族姓子)들은 모든 부처님께서 호념(護念)하시는 바이기 때문이니라. 이 경을 말한 뒤에는 다시 능히 받아 지니고 외우고 믿으며, 또한 남에게 분별하고 연설하여 줄지니라.”

불퇴전법륜경(不退轉法輪經) 제4권-2

9. 안양국품(安養國品)

그 때에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 등 4중(衆) 가운데 동녀(童女)가 있었으니, 이름이 사자(師子)였다. 그녀는 5백 동녀와 함께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여인이 이 경을 독송하고, 또한 능히 남에게 말하여 주면 얼마나 되는 복을 받겠나이까?”

부처님께서 사자 동녀에게 말씀하셨다.

“만약에 어떤 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머물러서 이러한 경전을 받아 지니고 독송하거나 남을 위하여 말해 준다면, 마땅히 알아야 하나니, 이들은 곧 최후의 여자 몸으로서 다시는 받지 않으리라. 그것은 왜냐하면, 이미 이 경을 받아 지니어 독송하고 남을 위하여 연설한 까닭에 마음에 어지러움이 없고, 일체의 번뇌[結使]를 모두 제멸했기 때문이니라. 만일 어떤 여인이 마땅히 번뇌를 일으킬 일이 있다고 해도 또한 일어나지 않게 되리라.”

사자 동녀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이러한 여인의 상(相)으로서 능히 번뇌를 내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자야, 만일에 어떤 여인이, 다른 단정한 여인이 영락(瓔珞)과 마니(摩尼) 등의 보배로 스스로를 장엄하고 쾌락을 받는 것을 보며, 이런 일을 본 뒤에 곧 염착을 일으키고 관찰할 줄을 모른다면, 비유컨대 그림 있는 질그릇 병(甁)이 겉만 꾸며진 것과 같으니라. 범부와 어리석은 이가 냄새나고 더러운 것도 이와 같아서 부정(不淨)함에 그을리고 똥과 오줌이 가득하나 관찰을 알지 못하느니라. 이러한 상에 즐기어 집착하는 생각을 내고는 물든 마음을 일으키나니, 이러한 인연으로 항상 여인의 몸을 받느니라.

일체의 여인이 흔히 질투를 내거나 속이고 망령된 말을 하거나 겉과 속이 다르며, 혹은 대면(對面)하여 말하는데도 구걸[乞匃]을 위하는 것뿐이며, 비구들의 처소에 가서는 가르침을 위하지 않고 성내는 마음과 잠자는 마음만을 내며, 떠드는 일을 위하여 속인의 일을 가까이하되, 이 경에 대해서는 이롭지 못한 일을 지으며, 즐기어 들으려 않으며, 말하지 않으며, 외우지 않고 밤낮으로 항상 모든 번뇌심만을 일으키어 해탈을 멀리하느니라. 이와 같은 마음이 있는 까닭에 여인의 몸을 받느니라.

사자야, 일체 여인은 모두, ‘나는 어찌해야 모든 결박을 끊고 다시 생기지 못하게 할까?’라고 이처럼 관찰을 지을지니라. 이 같은 여인의 몸은 이익되는 일 없으니, 마땅히 이 경을 듣고 받아 지니고 독송하며, 또한 남을 위하여 말해 주어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이 경을 듣고 차례로 분별하면 반드시 일체결박을 여의게 되리라.”

때에 사자 동녀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만일 어떤 여인이 이 경을 독송하거나 남을 위하여 설명해 주어 여자의 몸을 버리고자 한다면 가능한 일이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자야, 만일 어떤 여인이 이 경을 수지하고 독송하면 이는 최후의 여자 몸으로서 다시는 받지 않으리라. 하지만 방편과 신통 변화로 여자의 몸을 받은 이는 제외하느니라.

사자야,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타오르는 큰 불더미에 스스로를 던지며, 이미 던져진 뒤에 다시, ‘내 몸을 태우지 말고, 또한 내 몸이 다른 색으로 되지 않게 하여라’라고 말한다면, 사자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사람이 이러한 말을 한다고 말과 같이 될 수 있겠느냐?”

사자 동녀가 대답했다.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그것은 왜냐하면, 이 큰 불더미는 성품이 능히 물건을 태우며, 몸의 색을 제멸시켜 버리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자야, 이 경도 또한 그와 같아서 능히 모든 결박과 행(行)의 섶나무를 태워 버리느니라. 만일 여자의 몸을 버리고자 한다면, 곧 욕심을 여의어 불법을 성취하고자 하거나, 무량 무수한 아승기의 모든 부처님을 뵈옵고 무애변(無礙辯)을 얻고자 하거나, 자비한 마음을 일체 중생에게 내고자 한다면, 마땅히 이 경을 수지하고 독송하고 서사해야 하느니라.”

이 때에 사자 및 5백 동녀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정광불(定光佛)의 처소에서 이 경을 듣게 되었으며 수지 독송하였습니다. 이제 다시 한량없는 중생을 위하여 거듭 연설하여 나타내겠나이다.”

그 때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지금의 이 사자와 5백 동녀는 무슨 까닭으로 여자의 몸을 바꾸지 못하나이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지금 이 사자와 5백 동녀를 정말 여자라고 생각하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그런 말을 하지 말거라. 왜냐하면 이 사자와 5백 동녀들은 모두 여자의 몸으로 시현(示現)한 것이요 진실이 아니니라. 왜냐하면 다만 미래의 중생을 위하여 시현하고 변화하여 모든 여인들을 불쌍히 여기는 까닭에 여자의 형상으로 나타났지만 여자의 몸을 싫어해 떠나느니라. 그것은 왜냐하면, 만일 남자의 형상을 지으면 모든 처소에 들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아난이여, 이 사자 동녀 등도 또한 남자도 아니요 여자도 아니니라. 왜냐하면, 일체 법은 모두가 남자도 아니며 여자도 아니어서 일체 법을 초월하니, 가히 얻을 형상이 없기 때문이니라. 이것이 참다운 밝힘[照明]이니라.

아난이여, 이 사자 동녀 등은 세간법을 따르는 까닭에 여자의 몸을 받았으며, 모든 여자를 교화하기 위하여 자기의 힘에 따라 닦고 배우느니라.”

그 때에 5백 비구니가 있었으니, 그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숙여 부처님 말에 예배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지금으로부터 마땅히 이 경을 수지 독송하고 서사하며 남을 위하여 해설하겠나이다. 그것은 왜냐하면, 저희들이 이 여자의 몸을 받고는 이익될 것이 없으니 속히 여의어야 하기 때문이옵니다. 오늘부터 알지 못한 이는 알게 하고, 듣지 못한 이는 듣게 하며, 초저녁이나 밤중이나 새벽이라도 잠을 물리치고 생각을 거두어 사유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비구니들에게 말씀하셨다.

“실로 장하구나. 그대들이 큰 장엄을 일으키어 스스로를 장엄하고, 큰 정진을 일으키어 용맹함이 제일이며, 모두가 싫어하는 마음을 내어 여자 몸 버리기를 좋아하며, 일체의 불법을 이롭게 하고자 이 경을 수지하고 서사하고 독송하며 남을 위해 연설하니, 그대들은 모두 마지막으로 받는 여자의 몸이 될 것이니라.”

비구니들은 이 말씀을 듣고는 모두 기뻐 어쩔 줄 모르며 윗옷을 벗어 부처님께 공양했다. 그리고는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저희들은 안위(安慰)를 입어 
남자의 몸 얻게 되었네.


여래께서는 두 말씀이 없으사 
인간 가운데 최상의 법 하시네.

그 때에 4부 대중 가운데 5백 명의 장자(長者)의 부인이 있었으니, 그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단정히 하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길게 꿇어 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도 오늘부터 수지 독송하고 서사하고 해설하겠나이다. 이 여자의 몸이란 남에게 얽매여 자재하지 못하니, 애기 갖는[懷妊] 열 달 동안의 고통을 어찌하여야 면하겠나이까? 왜냐하면 만일 궁궐에 있으면 왕에게 구속받으며, 부모나 아들딸이나 남편의 말을 따랴야 하니, 지금부터는 반드시 부지런히 정진하고 오로지 행하고 닦아 목숨이 마치도록 바른 법을 수지하겠나이다.”

여기에서 세존께서는 5백 명의 장자의 부인을 찬탄하셨다.

“참으로 훌륭하도다. 그대들의 말과 같이 그대들은 지금으로부터 영원히 여자의 몸을 버리고 다시는 남에게 매여 섬기게 되지 않을 것이며, 또한 애기 갖는 열 달의 괴로움도 없을 것이며, 음욕과 모든 포태를 여의고 나는 세상마다 항상 청정한 불국토에 태어나리라.”

그 때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같은 여인들은 여자의 몸을 여의고 어떠한 정토에 태어나는 것이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여인들은 반드시 보장연화광(寶藏蓮花光)세계에 태어나리라.”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그 세계의 부처님 명호는 무엇이라 하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세계에 부처님께서 계시니, 일체보여의왕광명(一切寶如意王光明)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이라 부르느니라. 지금도 그곳에서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가지가지로 설법하시니, 이 같은 족성의 여자들은 모두 그 나라에 태어나며, 그 부처님 계신 곳에서 이 경을 들을 수 있으리라.”

그 때에 장자의 부인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는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며 곧 백천의 가치가 있는 영락을 풀어 부처님께 바쳤으며, 이와 같이 공양하고 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저희들은 안위하여 주심 입고 
여자의 몸 여의게 되었나니 
여래의 말씀은 둘이 없으사 
말씀하신 바가 보두 진실하시네.



여자의 몸은 가장 나빠 
신속히 버리기를 소원하오니 
범부는 우치에 미혹되어서 
진실한 모습을 모른다네.



태(胎)로 낳는 일, 여자에겐 최악이니 
다시는 받지 않기 소원합니다.


여자의 포태(胞胎)를 여읜 뒤에는 
보리의 위없음 깨달으리라.

그 때에 장자의 부인들은 여래를 우러러보아 잠시도 눈을 떼지 않았으며, 석제환인(釋提桓因)은 하늘의 만다라꽃[曼陀羅華]을 부처님 위에 뿌리면서 말했다.

“우리들도 또한 이 경을 받아 지니리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교시가(憍尸迦)야, 네가 만일 아수라와 다툴 때에는 항상 이기게 될 것이요 물러나지 않게 되리라.”

그 때에 문수사리 법왕자는 백천억의 중생과 함께 모두 선근(善根)의 인연을 일으켰다.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보리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셨을 때에 제가 이미 이 불퇴법륜(不退法輪)을 굴렸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시방의 무량 억의 보살들이 모두 대승광명(大勝光明)을 놓으니 마치 해와 같았으며, 이와 같이 해서 대지(大地)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으며, 신들은 꽃을 내려 무릎까지 묻히게 하였느니라.”

그 때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으며, 신들은 꽃을 뿌리었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들 무량 백천억의 신들이 문수사리가 말하는 바를 듣고 환희하는 마음을 낸 까닭에 이 꽃을 내리면서 말하되, ‘저희들도 모두 이 경을 수지하고 쓰고 독송하오리이다. 또한 문수사리께서 이 법을 말씀하신 것과 같음을 얻어지이다’라고 한 것이니라. 또한 이 경을 듣고는 즐거운 마음을 내었으니, 대지가 모두 진동하고 신들은 꽃을 내렸던 것이니라.”

그 때에 아난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이 경은 능히 모든 큰 공적을 성취하며, 이 경은 심히 희유하옵니다. 만일 어떤 중생이 이 경을 듣되 한 번만이라도 귀에 스치면, 이 사람은 결코 작은 공덕이 아님을 알아야 할 것이옵니다.” “그러하니라, 아난이여. 마땅히 알아야 하나니, 이러한 족성의 남녀는 모두 이미 과거의 여러 부처님께 공양하였느니라. 그러므로 지금 이 모임에서 이 경을 듣게 되고 마음으로 믿음을 내며, 나아가 능히 받아 지니고 독송하고 해설하느니라. 이 경이 있는 곳은 곧 일체의 인천 가운데 탑의 이익이 한량없고 그 복이 헛되지 않으리라. 만일 이 경전이 있는 곳에서나 혹은 능히 수지하거나 서사하고 있다면, 마땅히 공양하기를 세존을 생각하듯 해야 할지니라. 이 경을 들은 이는 목숨이 마친 뒤에 모두 나쁜 길에 떨어지지 않고 온갖 마군[魔]을 항복시켜 법의 당기[幢]를 세우며, 항상 법의 횃불을 켜서 모든 어두움을 비추며, 능히 법의 나팔을 불어 보리수에 이르며, 큰 법의 북 을 쳐서 법의 문을 열고 큰 법의 비를 내리어 법을 구하는 이가 있다면 모두 만족하게 하며, 법계를 드러내 보여 과거 모든 부처님의 복장(伏藏)을 다 열며, 일체 법을 알아서 색ㆍ수ㆍ상ㆍ행ㆍ식의 망상을 제하며, 안ㆍ이ㆍ비ㆍ설ㆍ신ㆍ의의 망상을 여의며, 일체 법의 망상을 여의며, 나아가 부처란 망상까지 여의느니라. 만일 이 경을 듣고는 이를 믿고 수지하고 독송한다면 이는 참으로 불자이니, 모두가 법에서 나왔느니라.

아난이여, 만일 어떤 선남자가 법의 맛[法味]을 얻고자 한다면 도량의 보리수 아래 앉을지니, 나와 다름이 없을 것이니라. 모두가 이 경을 수지 독송하고 남을 위하여 말해 주며, 나아가 경전을 손에 지니어 공경하고 공양할지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말겁(末劫) 가운데 어떤 사람이 능히 이 경을 수지 독송하며, 손에 들고 공경하고 공양할 이가 있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이제 경을 듣고 밝은 믿음으로 요해한다면, 오는 세상에는 또한 능히 수지 독송하고 남에게 해설해 주며, 손에 이 경을 들고 예배하고 공양하리라.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나 천인이나 아수라가 이제 이 경을 듣고 오는 세상에는 다시 듣지 못한다 함은 옳지 못하니라. 그것은 왜냐하면, 지금 법을 들은 인연인 까닭이니, 후세에 또 법을 들을지라도 반드시 능히 믿게 되느니라.

비유컨대 장자의 집에 남녀가 많고 재물이 한량없음과 같으니라. 곧 금ㆍ은ㆍ유리ㆍ산호ㆍ호박(虎珀)ㆍ차거(車)ㆍ마노(馬瑙)ㆍ진주ㆍ가패(珂貝)ㆍ노비(奴婢)ㆍ동복(僮僕)ㆍ코끼리ㆍ말ㆍ탈것 등 이 같은 일체의 재보가 있는데, 그것들을 뒤에 두고 다른 곳에 다니다가 다시 본래 살던 곳으로 돌아온다면, 이 보배를 다시 얻겠느냐?” “얻을 것이옵니다. 왜냐하면 그 모든 재물들은 본래 자기에게 속하였던 까닭이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이여, 이러한 법보도 지금 듣는다면 이는 곧 자기의 법이 되니, 뒤에 다시 듣게 되는 것이니라. 내가 이제 또한 불안(佛眼)으로 보니, 현재의 세상에서 이 경전을 수지 독송한 이는 나중이 되어도 지금과 같아서 다름이 없느니라. 만일 미래 세상의 중생들로서 이 경전을 수지하는 이를 모두 불안으로써 관찰하건대 지금에 보는 바와 다름이 없느니라. 만일 이 경전을 비방하는 자가 있다면, 내가 불안으로써 이 사람을 밝게 보니, 또한 오늘과 같도다.”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사람이 믿지 않고 알지 못해서 이 경을 비방한다면 마땅히 어느 곳으로 나아가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만두어라, 아난이여. 그러한 질문을 하지 말거라.”

아난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말씀하시어 주옵소서. 미래의 중생으로서 믿지 않는 이가 있다면, 그로 하여금 이 과보를 듣고 두려운 마음을 내어 믿음을 내게 하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령 비방하고 믿지 않은 과보로써 받는 고통은 5역(逆)의 업과 그 죄과가 동등하느니라. 만일 칼로써 중생을 살해하여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채운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이 사람의 죄의 과보(罪報)는 어떤 세상으로 향하겠느냐?”

아난이 말씀드렸다.

“이 사람의 업보는 마땅히 악도(惡道)로 향할 것이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제 마땅히 이와 같이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항하의 모래와 같이 많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 사리에 공양하기 위하여 탑묘(塔廟)를 세웠거늘, 어떤 사람이 악심을 품어 불태우고 망가뜨렸다면, 그대는 어찌 생각하느냐? 이 사람은 얼마나 되는 죄보를 받겠느냐?”

아난이 말씀드렸다.

“이러한 사람들이 받는 과보는 심히 괴로워서 말할 수 없으며, 또한 들을 수도 없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1) “만일 이 경을 비방하여 허물되고 나쁜 점을 말한 이가 얻는 죄보도 또한 이와 같아서 들을 수 없느니라. 그것은 왜냐하면, 이 사람은 과거ㆍ미래ㆍ현재 부처님들의 일체의 법안(法眼)을 무너뜨렸기 때문이니라. 또한 어떤 사람이 이 경을 수지 독송하되 비방을 일으키고 비웃고 헐뜯어서 남이 믿지 않게 하며, 그 사람으로 하여금 독송하되 법답게 수지하지 못하게 한다면, 이 사람은 그 죄가 심히 중하여 그보다 많으리라.”

아난이 여쭈었다.

“만일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한 중생이 10선(善)을 원만히 하고 보리도(菩提道)에 머물렀는데, 어떤 사람이 이 사람들의 눈을 망가뜨린다면 얼마나 되는 죄를 받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사람은 무량 아승기겁 동안 받는 몸마다 항상 눈을 볼 수 없이 태어나며, 지옥에서 받는 고통이 끊임없어서 항상 그 눈알을 뽑히리라. 또한 어떤 사람이 이 경에 대하여 비방하는 마음을 일으키어 믿지 않는다면, 나는 이 사람의 죄도 저와 같다고 말하노라.”

아난이 여쭈었다.

“만일 어떤 보살이 보리에 머물러서 이 경을 믿고 수지하되 의심치 않는 다면, 마땅히 어떤 갈래로 향하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는 모든 부처님을 수순하고 공양함과 다름이 없다 하느니라.”

아난이 여쭈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이 경을 믿지 않고 스스로 비방하며, 또한 다른 이로 하여금 비방케 하면 이러한 사람은 마땅히 어떠한 몸을 받으며, 또한 고통을 받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만두어라, 아난이여. 그러한 질문은 하지 말거라.”

아난이 말씀드렸다.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때에 맞추어 해설하시와 이제 이 4중 가운데 만일 의심을 내거나 믿지 않는 이가 있으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스스로가 뉘우쳐 신심을 내게 하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 이 경을 믿지 않고 남을 향해 비방하면, 반드시 만 유순의 몸을 받으리라. 이처럼 큰 형상을 받아 한량없는 고통을 얻으리라.”

아난이 여쭈었다.

“이 사람은 혀를 삼가지 못하는 까닭에 어떠한 형상이 있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사람의 죄보는 그 혀의 길이와 너비가 1천 유순이요, 5백억 개의 크고 뜨거운 무쇠 보습으로 그 혀 위에서 밭을 갈며, 또한 5백억 개의 크고 뜨거운 철환(鐵丸)이 그 혀 위에 뿌려지느니라. 그것은 왜냐하면, 악업을 삼가지 않고 비방한 까닭에 이러한 고통을 받는 것이니라.”

그 때에 4중이 이 말을 듣고 몸과 터럭이 모두 일어섰으며, 눈에 눈물이 가득하여 저절로 땅에 쓰러져 모두가 같은 소리로 이렇게 외쳤다.

“세존이시여, 만일 선남자ㆍ선여인이 이렇게 비방하면 마땅히 그러한 죄를 받을 것이옵니다. 그러므로 저희들이 그를 대신하여 참회하여 중죄(衆罪)를 소멸하고, 이 같은 대악(大惡)의 과보를 받지 않게 하오리다.

지금 부처님을 앞에 두고 또한 시방의 한량없는 부처님을 앞에 두고 저희들은 어리석고 어두워서 스스로의 허물을 알지 못했거니와, 오직 불안(佛眼)만이 실제로 보시고 실제로 증득하시옵니다. 모두 참회하나이다. 지금부터는 감히 다시 짓지 않겠사오니, 마치 어린아이처럼 아는 바가 없어서 능히 선근을 밝히고 분멸하지 못하였습니다. 저희들은 지금 지성으로 스스로를 뉘우치나이다.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불쌍히 여기시어 저희들의 참회를 받아 주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참으로 훌륭하도다.”

이 때에 4부 대중이 각각 말했다.

“저는 이제 정성껏 귀의하여 모든 죄업을 참회하고 감히 숨기지 않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들이 이처럼 지심으로 참회하니 일체 선법이 자라나지 않음이 없으리라.”

그 때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제 이 대중 가운데 의심을 내는 이가 있다면, 악업의 죄장(罪障)은 또한 그와 같나이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이 무리 가운데 의심을 내는 이가 있으면 곧 참회하라. 남은 죄보가 가벼워지리라.”

아난이 여쭈었다.

“어찌하여 죄보를 받음이 가벼워지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사람은 목숨을 마칠 때에 모든 털구멍[毛孔] 가운데서 모두 괴로움을 받나니, 비유컨대 니리(泥犁:지옥) 등과 다름이 없느니라. 그것은 왜냐하면, 능히 여래께서 설하신 가르침을 믿으며, 무량 아승기의 부처님을 믿고 또한 스스로가 허물을 뉘우친 때문이니라.

아난이여, 이 선남자ㆍ선여인은 과거ㆍ미래ㆍ현재의 일체 불안(佛眼)을 버리지 않았나니, 만일 그 무량 아승기의 부처님을 뵙고자 하면, 곧 무량금강엽연화광명변조수승(無量金剛葉蓮華光明遍照殊勝)의 묘한 상을 보리라.”

그 때에 석제환인이 장자의 몸을 나타내어 가지가지 꽃을 4중에게 뿌리면서 외쳤다.

“마땅히 이 꽃으로써 여래에게 공양하며, 나아가 이 같은 경전에도 공양하라.”

그 때에 4중이 꽃을 모아서 부처님 위에 뿌리니, 변하여 꽃 일산이 되었다. 그들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러한 상서로운 상이 드러나 지금 부처님 앞에 이러한 연꽃이 있으며, 항하의 모래와 같이 한량없이 많은 일체 부처님 앞에도 또한 이러한 꽃들이 있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경을 말하는 공덕과 위력 때문에 이러한 상서가 나타났느니라. 이 같은 상서는 모두가 신력으로 지님을 알아야 하느니라.”

그 때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이렇게까지 법을 호지(護持)하기에 이르렀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이여, 실로 나의 신력으로 이 법을 호지하나니, 나아가 항하의 모래와 같이 많은 모든 부처님까지도 모두 호지하시느니라.”

그 때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경을 무엇이라 이름하며, 어떻게 수지하오리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경은 이름하여 무착과(無着果)ㆍ무유종종제잡악보(無有種種諸雜惡報)이니, 이와 같이 수지할지니라. 신행(信行)ㆍ법행(法行)ㆍ8배(輩), 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ㆍ벽지불의 견해는 거짓 이름이요 실체가 없나니, 이와 같이 수지할지니라. 마군[魔]을 버림이라 일컬으니, 이와 같이 수지할지니라. 또한 6바라밀이라 일컬으니, 이와 같이 수지할지니라. 그것은 왜냐하면, 아난이여, 만일 어떤 이가 이렇게 이 경을 믿고 수지하고 독송하고 서사하며 남에게 말해 준다면, 이 선남자ㆍ선여인은 6바라밀을 구족한 것이기 때문이니라.”

아난이 여쭈었다.

“어찌하여 이 경을 수지하고 독송하고 서사하며 남에게 말해 주면 곧 6바라밀을 구족하는 것이 되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선남자ㆍ선여인들로서 능히 이 경을 믿는 자는 곧 단바라밀(檀波羅蜜:布施波羅蜜)을 구족하느니라. 이 법 가운데서 마음으로 계를 범하지 않으면 이를 시라바라밀(尸羅波羅蜜:持戒波羅蜜)을 구족하였다 하며, 이 경을 독송하되 마음으로 참고 물러나지 않으면 이를 찬제바라밀(羼提波羅蜜:忍辱波羅蜜)을 구족하였다 하며, 만일 이 경에서 마음이 물러나거나 다하지 않으면 이를 비리야바라밀(毘梨耶波羅蜜:精進波羅蜜)을 구족하였다 하며, 이 경을 믿고 즐기어 마음이 산란하지 않으면 이는 선바라밀(禪波羅蜜:禪定波羅蜜)을 구족하였다 하며, 이 경을 요달해 분별상이 없으면 이를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을 구족하였다 하느니라. 그러므로 이 경은 6바라밀과 상응하며, 또한 일체제불께서 말씀하신 바이며, 불퇴법륜(不退法輪)이며, 광박엄정(廣博嚴淨)이라고도 하느니라.”

아난이 말씀드렸다.

“이 경은 명자(名字)도 들을 수 없거늘 하물며 볼 수 있겠나이까? 처음과 중간과 끝을 잘 구족해 수지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실로 그대의 말과 같으니라.”

아난이 여쭈었다.

“이 경을 들으면 이 사람이 나고 죽을 나머지는 몇 곳이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 『불퇴전법륜광박엄정방등경(不退轉法輪廣博嚴淨方等經)』의 이름을 들으면, 이 사람의 생사의 잔여는 곧 천 겁이 되리라.”

아난이 여쭈었다.

“만일 이 경의 명자를 듣고 믿어 능히 받아 지니고 보리의 마음을 낸다면, 이 사람은 그 공덕으로 마땅히 어떤 경지에 머무르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이 경의 이름을 들은 이는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얻어 불퇴전의 경지를 얻으리라.”

그 때 4중 앞에 모두 연화좌(蓮華座)가 있었으니, 몇 종류의 빛깔과 백천만억 종류의 잎이 있었다. 때에 4중들은 기쁨에 어쩔 줄 몰라 하면서 각각 이 꽃을 들고는 부처님께 받들어 뿌리면서 말씀드렸다.

“저희들이 모두 사람들을 위하여 자세히 이 같은 경전을 말해 주고 분별하고 드러내 보여 단절되지 않게 하겠나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 빙그레 웃으시니, 하늘은 풍악[伎樂]을 울리고 향기로운 바람이 때맞추어 부니 그 향기가 가득했다. 많은 신들은 허공 가운데에서 한량없는 가지가지 하늘 음악을 연주하고, 모든 하늘의 향ㆍ가루 향ㆍ전단향ㆍ침수향(沈水香)ㆍ교향(膠香)ㆍ염부단금(閻浮檀金)의 가루ㆍ은가루를 비처럼 내리며, 마니 보배의 그물로 그 위를 덮었다. 다시 다섯 가지 빛깔의 만다라꽃[曼陀羅華]ㆍ마하만다라꽃[摩訶曼陀羅華]ㆍ만수사꽃[曼殊沙華]ㆍ마하만수사꽃ㆍ가가라꽃[迦迦羅華]ㆍ마하가가라꽃ㆍ일체의 우발라꽃[優鉢羅華]ㆍ구물두꽃[拘物頭華]ㆍ분다리꽃[芬陀利華]과 향기로운 영락과 바르는 향ㆍ가루 향 및 일체 천인의 공양이 허공에 가득하게 되었다.

지상의 사람들도 또한 의복을 단정히 하고 꽃을 뿌리며 공양하였으며, 다시 나머지 중생들도 모두 팔과 다리의 팔찌와 가락지와 목에 거는 영락과 한량없는 보관(寶冠)을 풀어 부처님께 바쳤다. 다시 어떤 중생은 그의 금ㆍ은으로써 부처님 위에 뿌렸으며, 다시 어떤 중생은 마음이 환희에 겨워 “거룩하도다, 거룩하도다”라며 크게 외쳤다. 모든 코끼리와 말은 아름다운 소리를 냈고, 허공의 날짐승들은 저 나름의 소리를 내어 공양했다. 지옥의 중생도 모두 잠깐의 즐거움을 얻었으며, 축생계의 중생들도 서로 아끼고 생각하기를 마치 부모 대하듯 했다. 염라왕(閻羅王)의 세계에 사는 일체 중생도 잠시 즐거움을 얻었으며, 아귀의 중생도 모두 기갈(飢渴)의 고뇌를 면했다.

그 때에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인비인(人非人)들이 각기 쾌락을 받았으며, 서로서로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기는 것이 마치 부자(父子)와 같았다.

그 때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지금 무슨 인연으로 미소를 지으셨나이까?”

그러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의 일체의 4중과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 인비인들이 이 세상에서나 뒷세상에서 이 경을 들으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퇴전하지 않고 능히 다른 이를 위하여 널리 이 경을 연설하되 잃거나 줄어드는 일이 없으리니, 마치 내가 지금 분별하고 해설하는 것과 다름이 없으리라.

아난이여, 이 경을 듣고 마음에 믿음을 내면 이는 곧 부처의 종자이거늘, 하물며 수지하고 독송하며 수행하는 사람이야 말할 나위 있겠느냐. 알아야 하나니, 이 사람은 일체종지(一切種智)를 떠남이 멀지 않으리니, 마땅히 일체지(一切智)와 자연지(自然智)를 얻으리라. 그러므로 이 경을 불퇴전법륜의 인(印)이라 하나니, 능히 모든 보살들을 위해 큰 이익을 지으리라. 또한 일체 중생의 위없는 도심(道心)을 일으키는 인연이 되나니, 능히 발심한 뒤에는 곧 이 경에서 구족히 성취하느니라.

아난이여, 여래는 일체지로써 모든 중생에게 보이나니, 만일 어떤 사람이 비록 불지를 여의었을지라도 단지 이 경을 듣기만 하면 곧 자연지와 불지(佛智)의 이익을 얻을 것이며, 또한 수기를 얻으리라. 그러므로 이 경은 『불퇴전법륜광박엄정』이라 이름하며, 또한 『성취구족선근장엄방편위작이익행대승자(成就具足善根莊嚴方便爲作利益行大乘者)』라 이름함을 아난이여, 마땅히 알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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