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퇴전법륜경(不退轉法輪經) 제3권-2
6. 항마품(降魔品)
그 때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불퇴전법륜을 말씀하시어 능히 악마들로 하여금 근심과 뇌란을 일으키지 못하게 하신다고 함은 무슨 까닭이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는 문수사리의 신통력이니, 능히 파순(波旬)이 듣지 못하게 하느니라.’
문수사리는 진실한 서원을 일으켜 능히 악마들로 하여금 공중의 소리를 듣게 했다.
“석가모니불께서 불퇴법륜(不退法輪)을 굴리신다.”
그러자 파순은 온몸의 털이 곤두섰으며 놀라고 두려운 마음을 내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세계를 보니 모두가 세계가 아니로다. 몸이 변하고 무너져 늙어 감을 근심하고 슬퍼해 눈물 흘리니, 백 세 노인의 머리카락이 하얗게 세고 얼굴은 주름투성이로다. 마왕(魔王)의 몸과 피부와 머리도 모두 늙어 가겠구나.”
그 때에 마왕이 네 종류의 군대와 마(魔)와 마천(魔天)들을 이끌고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렀다. 이는 또한 여래께서 처음으로 성도하신 때와 같았다. 엄숙하게 기구를 다스리고 와서 부처님께 향하였으나 모두가 자기 몸이 이미 늙어서 백 세의 노인과 같이 몸매가 굽은 것을 보았다. 지팡이를 짚고 걸어서 부처님 앞에 이르렀을 때 네 종류의 군대와 허공의 신들은 모두 석가모니불께서 불퇴전법륜 굴리시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자 이 네 종류의 군대는 모두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으니, 한쪽에 머문 채 놀라운 마음을 내면서 아무도 마왕의 뜻을 따를 수가 없었다.
그 때에 마왕은 아무런 동행도 없이 홀로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쇠약하고 늙었습니다. 바라옵건대 힘[手力]이 되어 주옵소서. 본래 가졌던 국토는 모두 저의 것이 아니옵니다. 여래께서는 대비하시어 일체를 불쌍히 여기시니 부디 저에게도 힘이 되어 주시옵소서.”
여기에서 부처님께서 파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중생을 관찰하건대 세계의 갈래가 심히 많도다. 마치 항하의 모래와 같아서 한량이 없는 이가 나날이 성불하고 열반에 들고 있도다. 한 겁 혹은 한 겁을 지날지라도 그 중생계를 줄게 하지는 못하리라.”
그 때에 마왕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중생계의 갈래가 비록 많아서 한량없사오나 저는 한 사람도 손의 힘을 삼을 만한 이가 없나이다. 혹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누가 붙잡아 주겠나이까. 바라옵건대 여래께서는 불쌍히 여기시고 위로하여 주시와 모든 권속들과 함께 궁으로 돌아가게 하여 주옵소서.”
여기에서 부처님께서 파순에게 말씀하셨다.
“뒤바뀐 중생과 믿지 않는 이들은 모두 너에게 속하였나니, 이들이 그대의 손의 힘이며, 그대와 동등한 벗이니라.”
그 때에 파순이 크게 기뻐하면서 말했다.
“나는 지금부터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신심을 일으키지 않고 모두 의혹을 내게 하리라. 의혹에 떨어지는 자는 모두 나의 힘이 되리라.”
그리고 파순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거듭 위로를 베푸시어 저로 하여금 환희하게 하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만일 부처님의 명호를 듣고 그 명호를 외우면 모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되옵니다. 바라옵건대 여래께서는 묵묵히 계시고 이러한 말씀을 하지 마옵소서. 만일 듣는 이가 있으면 이러한 중생들은 반드시 부지런히 정진하여 보리를 닦을 것입니다.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제 말씀대로 해 주옵소서.”
그 때에 부처님께서 파순에게 말씀하셨다.
“근심하지 말고 즐겁게 떠나거라. 내가 지금 한 중생도 보리 마음을 내지 않게 할 것이니라. 또한 중생으로 하여금 중생계(衆生界)에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며, 한 중생이라도 색에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수ㆍ상ㆍ행ㆍ식에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며, 한 중생이라도 신견(身見)과 의심과 계취(戒取) 등에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며, 또한 어떤 중생도 과거ㆍ미래ㆍ현재의 생각에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며, 어떤 중생도 살(殺)ㆍ도(盜)ㆍ음(婬)ㆍ망어(妄語)ㆍ양설(兩舌)ㆍ악구(惡口)ㆍ기어(綺語)ㆍ탐욕(貪欲)ㆍ진에(瞋恚)ㆍ사견(邪見)에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며, 나아가 중생이 모든 삿된 갈래에서 능히 움직이는 이를 보지 못하리라. 나는 또한 중생이,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선정ㆍ지혜 닦는 것을 보지 못하여, 중생이 중생이라는 생각ㆍ수명이라는 생각ㆍ부모라는 생각ㆍ형제라는 생각ㆍ처자라는 생각ㆍ남녀라는 생각ㆍ밤낮이라는 생각ㆍ한 달이라는 생각ㆍ반달이라는 생각ㆍ세월이라는 생각ㆍ겁(劫)이라는 생각ㆍ보시라는 생각ㆍ계행이라는 생각ㆍ인욕이라는 생각ㆍ정진이라는 생각ㆍ선정이라는 생각ㆍ지혜라는 생각ㆍ힘이고 무외라는 생각ㆍ5근이라는 생각ㆍ7각의(覺意)라는 생각ㆍ8정도라는 생각ㆍ부처라는 생각ㆍ법이라는 생각ㆍ승려라는 생각ㆍ보리라는 생각ㆍ장애 없음이라는 생각에 대해 일체 법은 부동(不動)이라는 생각을 보지 못하며, 어떤 중생도 이 모든 생각에서 능히 움직일 이가 없으리라. 그러니 파순이여, 근심하지 말고 기뻐하며 가거라.”
그 때에 파순이 이 말씀을 듣고는 모든 근심을 여의고 크게 기뻐했으며, 그 자리에서 장년(壯年)을 회복했다. 그리고 하늘의 꽃으로써 부처님 위에 뿌리면서 부처님을 세 번 돌고는 세존 앞에서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나는 이제 마음이 즐거우니
구세(救世)의 삼불다(三佛陀)시여.
부처님의 말씀하심 다름이 없으니
진실하여 허망되지 아니하리.
그 때에 파순은 이 게송을 말하고는 기뻐하며 떠났다. 본궁(本宮)으로 돌아가 5욕으로 스스로를 즐기며, 다시는 근심하거나 어지럽히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았다. 마(魔)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서 대지(大地)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니,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제 이 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있습니다. 무슨 인연으로 여섯 가지로 진동하는 것이옵니까? 혹시 마의 힘은 아니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는 나의 신통력이니라. 마를 물리치기 위하여 이 대지로 하여금 여섯 가지로 진동하게 하였느니라.’
그 때에 640만의 중생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으니, 그런 까닭에 대지는 여섯 가지로 진동했다.
다시 아난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중생이 의혹을 일으키지 않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시 10억의 중생이 마음에 의혹을 내되, ‘우리들은 지금 잘못 들은 것이 아닌가?’ 하고, 제각기 미혹하여 사방 어디에서 왔는지도 알지 못하며, 어리석고 어두운 까닭에 모두가 서로 보지 못하느니라.”
그 때에 아난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빨리 저들 중생을 위하여 크게 밝음을 주시어 의혹을 여의게 하옵소서.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가명의 법상을 알지 못하면 모두가 지옥에 떨어질 것이옵니다.”
아난은 계속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무슨 까닭에 이 마왕으로 하여금 마음에 번뇌가 없어지고 기쁜 마음으로 가게 하신 것이옵니까? 도무지 한 사람도 보리에 머무를 이가 없으며, 또한 어떤 중생도 능히 중생계에서 움직일 이가 없으며, 색ㆍ수ㆍ상ㆍ행ㆍ식에서도 또한 움직일 이가 없으며, 나아가 신견(身見)과 일체 취상(取相)과 62견(見)과 과거ㆍ미래ㆍ현재의 가지가지 상에서 움직일 이가 없으며, 또한 중생이 살생ㆍ도둑질ㆍ사음ㆍ망언(妄言)ㆍ거친 말[惡口]ㆍ이간하는 말ㆍ꾸미는 말ㆍ탐심ㆍ진에ㆍ사견(邪見) 들에서 움직일 이가 없다 하시니, 무슨 까닭에 여래께서는 이렇게 마왕 파순을 위로하는 말씀을 하시나이까? 중생이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선정ㆍ지혜를 수행할 이가 없다 하시며, 나아가 중생이 수명ㆍ부모ㆍ형제ㆍ처자ㆍ남녀ㆍ밤ㆍ낮이라는 생각을 낼 이가 없다 하시며, 또한 한 달ㆍ반달ㆍ세월ㆍ시절ㆍ모든 겁의 생각이 없다 하시니, 여래께서는 무슨 까닭에 이러한 말씀을 하시어 파순을 위로하시고 근심 없이 떠나게 하시었나이까?
또한 중생이 보리심이라는 생각에서 움직일 이가 없으며, 근ㆍ힘[力]ㆍ무외(無畏)라는 생각에서 움직이거나 근ㆍ각의도(覺意道)라는 생각에서 움직일 이가 없으며, 부처ㆍ법ㆍ승려ㆍ보리ㆍ장애 없음이라는 생각에서 움직일 이가 없으며, 보살이라는 생각에서 움직일 이가 없다 하시니, 여래께서는 무슨 까닭에 파순을 위로하여 근심을 덜고 떠나게 하시나이까? 또한 하나의 중생도 법상(法想)과 같은 이가 없게 하리라 하시니, 세존께서는 무슨 까닭에 이와 같이 말씀하시나이까?
바라옵건대 여래께서는 이 대중들을 위하여 크게 밝혀 주시며, 마땅히 미래의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큰 밝힘을 입게 하옵시며, 밝힘을 얻고는 이 법이 차례차례로 상속되어 끊이거나 망가지지 않게 하옵소서. 만일 어떤 중생이 깊은 마음으로 이 법을 믿고 받들면 마땅히 이 사람을 위하여 그 인연을 연설해 주옵소서. 여래께서는 무슨 까닭에 이러한 말씀을 하시나이까?”
그 때에 세존께서 무수백천의 중생의 모든 의혹을 제거하시기 위하여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리는 머무는 곳 없고
또한 능히 머무를 이 없나니
이러한 인연인 까닭에
머무름 없는 보리라 하네.
보리와 그리고 중생은
하나도 아니며 다르지도 않으니
이러한 인연인 까닭에
머무름 없는 보리라 하네.
중생은 본래 부동(不動)이며
그 세계 또한 그러해
이 법은 성취할 이 본래 없으니
마침내 얻을 바가 없다네.
중생의 체상(體相)이 공하여
그 세계는 부사의하나니
능히 움직일 이 없음은
일체지(一切智)만이 아시리.
말한 바와 같은 모든 음(陰)에서
중생은 움직이는 상이 없나니
음이 곧 중생이어서
둘도 없고 머무는 모습도 없네.
음은 공으로써 체를 삼아서
성품과 형상에 움직이지 않나니
만일 모습 취할 수 없으면
어떻게 움직일 이 있다 하리.
그러므로 알아라. 모든 음에는
움직이는 모습도 또한 없나니
언설(言說)이 영원히 끊어져
형상도 없고 체도 없네.
몸이 곧 음의 형상이요
음이 곧 행할 곳이니
행처가 아니면서 행음을
일컬어 공이라 하네.
말한 바 공계(空界)는
나지 않고 일어나지도 않나니
이렇게 음과 같은 것
이를 불가동(不可動)이라 하네.
신견(身見)의 상은 체가 없으며
얻을 만한 법이란 또한 없나니
얻을 수 없기에 움직임이 없다고
나는 이제 이렇게 설명하노라.
중생의 상을 취하지 말라.
마침내 머무는 곳 없으며
또한 마음의 상도 없으니
형상과 처소도 얻지 못하리.
만일에 모든 소견 말하여
예순두 가지를 현시하니
이러한 중생들은
물속의 그림자와 같으리.
모든 소견은 물속의 그림자이니
62견(見)도 또한 그러해
나[我]도 없고 있는 바도 없어서
그 성품은 움직일 수 없네.
과거와 그리고 미래와
현재도 또한 그러해
모양 없고 있는 바 없어서
아지랑이와 물그림자 같으니
이것을 무아(無我)라 하노니
중생이란 생각 얻지 못하리.
중생은 움직일 수도 없으며
또한 능히 움직이는 자도 없으리.
비유컨대 살생을 한 이는
나고 죽는 광야에 처하며
또한 적멸에도 머무나니
이를 부동(不動)이라 하노라.
중생으로 하여금 움직이게 하려나
중생은 얻을 수 없나니
진실로 중생이 없는 것을
이를 움직이지 않는다 하리.
보리는 끊어짐이 없으며
또한 능히 건널 이도 없나니
그러므로 부지런히 닦으라.
움직이는 자를 얻지 못하리.
법시(法施)는 부사의하여
과거의 중생을 제도하나니
의당 부지런히 닦고 익히면
이를 동요하지 않는 자라 하리.
삿된 욕심에서 벗어나
삿된 생각 하지 않고
항상 부지런히 닦고 익히면
이를 동요하지 않는 자라 하리.
망언하는 모든 중생들이
해탈을 얻게 하려면
저 부동의 모습처럼
큰 정진을 일으켜야만 하니
거친 말과 그리고 이간하는 말과
꾸미는 말도 또한 그러니
이렇게 평등한 상은
불꽃[燄] 같아서 있는 바 없네.
모든 법은 모두 이러하며
또한 의지할 곳 없어서
외치는 소리의 메아리 같나니
적멸한 형상을 잘 알아라.
과거의 모든 무명은
나[我]에 집착하여 근심했으나
만일 무아를 증득하면
이를 부동이라 하리.
능히 번뇌의 해독을 알되
체성은 본래 모양 없거늘
모습 없는 그대로가 보리이거니
이를 일러 부동이라 하리.
깊이 모든 사견을 증득하면
바른 지혜를 닦을 수 있나니
사견(邪見)의 총림(叢林)을 여의면
이를 일러 부동이라 하리.
만일 마음이 무욕을 얻으면
현전에 여자의 포옹을 받거나
내지는 동녀들에 이를지라도
지혜로운 이는 멀리했던 바라.
삿된 생각으로 계행을 지니되
바른 법을 버리지 않고
지혜로운 이 마음과 뜻 없이
성스러운 도만을 구하느니라.
이것을 법인(法忍)을 닦는다 하며
외도에게 드러내어 보인다 하노니
무심으로 인(忍)을 행하고
열반에 가까이하지도 않느니
외도는 스스로 다른 것을 드러내
5열(熱)로 정진을 삼으니
지혜로운 사람이 배울 바 아니네.
고행은 원래 보리가 아니니라.
외도가 말 하는 바 선정은
모양을 취하여 행처로 삼으니
부처는 찬탄하지 않는 바이며
남들이 배우지도 않게 하노라.
보살은 두려워하는 바 없이
능히 모든 중생을 포섭하나니
이러한 까닭에 설명하기를
상을 취하되 동요하지 않음이네.
취착함에 포섭되지 않고서
능히 보리심을 내나니
보리는 상을 취하지 않는 것
그러므로 능히 움직이지 못하네.
부모 형제와
자매 처자들
마치 허깨비[幻化] 같으니
그러므로 능히 움직이지 못하네.
일체 상을 취하는 법
모두가 있는 바 없나니
만일 무소유에 머문다면
그러므로 능히 움직이지 못하네.
만일 밤과 낮이라는 생각이나
한 달과 반달이라는 생각 있으면
이러한 일체의 생각은
아지랑이이고 물 속의 그림자니라.
보시하고 계행을 지니며
인욕과 정진을 닦는 일
모두가 취착(取著)을 일으키니
이런 상은 곧 동요[動]라네.
보살은 큰 세력이 있어서
선정과 지혜를 닦나니
만일 두려움 없는 생각 있으면
일체의 생각은 생각이 아니네.
각의(覺意)와 그리고 정도는
본래 있는 보리의 생각이니
어리석음에서 일어난 바를
지혜로운 이는 멀리하네.
부처와 뭇 법이라는 생각과
나아가 승가(僧伽)라는 생각
이러한 가지가지 생각은
모두 동요의 생각이라 말하네.
보리는 생각 없음[無想]이라 하고
종지(種智)는 곧 보리이건만
이러한 생각을 멀리하면
보리는 참으로 부사의하다.
그러므로 이러한 말을 하노니
오는 이[來者]는 물속의 그림자.
만일 그 생각을 움직인다면
보리와는 멀어지지 않았다 하리.
보리와 그리고 중생과
일체 법은 여여(如如)하다네.
그러므로 나는 이렇게 말하니
악마의 마음을 알지 못하리.
부처님께서 차례차례 마(魔)를 보내는 게송을 말씀하시니, 10억의 중생이 의혹을 끊고 법의 밝힘[法照明]을 얻었으며, 일체 법에서 무생법인을 얻었다. 이 법인을 얻고 나서 10억의 중생은 부처님 앞에 머물며 게송으로 말했다.
불도는 생각하기 어려우니
가장 좋고 그리고 제일이어라.
그러므로 세존이라 부르거니와
의심을 없애고 안위(安慰) 얻었나이다.
일체를 다 밝게 비추시고
불도에 안주하게 하시니
신광(神光)이 시방에 두루하여
무수억의 부처를 뵈었나이다.
부처님을 뵈옵고 법을 들으니
색상은 장엄하신 몸매이고
더러움 제하고 밝은 지혜 얻으니
세상을 구제하고 제도하는 임이여.
억만 가지 복전 가운데
부처님 복전이 가장 좋으니
부처님 계시는 곳마다
위없는 구세존(救世尊)이시네.
그 때에 10억의 중생이 게송을 듣고 나서는 모두 최상의 옷[盛服]을 벗어 부처님께 공양하고 법에 공양하면서 말했다.
“마땅히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이 법을 듣게 하소서. 모두가 함께 모였나이다.”
그 때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마를 보내는 법륜을 굴리시니, 모든 족성의 남녀가 듣고 모두가 해탈을 얻었으며, 믿고 받사와 의심이 없어졌나이다. 얼마나 되는 복을 얻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이여, 만일 족성의 남녀가 하루의 해가 처음 나올 때에 백 분의 부처님을 가까이하여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고 오후에 백 분의 부처님을 가까이하여 공양하고, 나아가 포시(晡時:오후 4시경)에 백 분의 부처님을 공양하며, 초저녁에 백 분의 부처님을 공양하고, 중야(中夜)에 백 분의 부처님을 공양하고, 후야(後夜)에 백 분의 부처님을 공양하며, 가지가지 묘한 악구(樂具)와 최상의 의복으로써 2만 년 동안 부처님을 공양하며, 날마다 여섯 때로 존중하고 찬탄하며, 행(行)ㆍ주(住)ㆍ좌(坐)ㆍ와(臥)에 수행하고 공양하기를 처음부터 잠시도 쉬지 않는다면, 아난이여, 그대의 뜻에는 어떠하냐? 그로써 복을 얻음이 많겠느냐?” “심히 많은 복을 얻을 것이니, 비유로써 그 한량을 알 수는 없는 일이옵니다.” “아난이여, 만일 족성의 남녀가 이 같은 마를 보내는 법문[章句]을 듣되, 그 뜻을 차례차례 들은 뒤에 능히 믿고 알아들어 의혹을 내지 않는다면, 이 사람의 공덕은 그보다 갑절이나 많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