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시불경(毘婆尸佛經) 01. 상권

비바시불경(毘婆尸佛經)

서천(西天) 역경삼장 조산대부(朝散大夫) 시 홍려경(試鴻臚卿)
전교대사(傳敎大師) 신(臣) 법천(法天)이 조서를 받들어 한역

비바시불경(毘婆尸佛經) 01. 상권

비바시불경(毘婆尸佛經) 02. 하권


비바시불경(毘婆尸佛經) 01. 상권

그 때에 부처님께서는 모든 필추(苾芻 :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겁(劫)에 큰 국왕이 있었으니 이름이 만도마(滿度摩)였고, 그에게 한 태자(太子)가 있었으니 이름이 비바시(毘婆尸)였다. 그는 오랫동안 깊은 궁중에 있다가 밖으로 나가 노닐고자 하여 차부(車夫) 유아(瑜)에게 분부했다.

‘내게 법답게 수레를 준비해 달라. 나는 이제 밖에 나가 동산을 구경하고자 한다.’

유아는 분부를 듣고 곧 외양간으로 가서 수레를 준비하여 태자 앞에 대령했다. 태자는 그것을 타고 밖으로 나가 한 병자를 보았다. 태자는 물었다.

‘어떻게 이 사람은 얼굴이 바짝 여위고 기력이 쇠약한가?’

유아는 대답했다.

‘이 사람은 병자입니다.’

태자는 물었다.

‘어떤 것을 병이라 하는가?’

유아는 대답했다.

‘4대(大)는 거짓으로 모여 허망하여 실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조금만 보호와 조섭에 어긋나면 곧 고뇌(苦惱)를 냅니다. 그것을 병이라 합니다.’

태자는 말했다.

‘나는 그것을 면할 수 있겠는가?’

유아는 대답했다.

‘모두 다 꼭두각시의 몸이라 4대에는 차별이 없습니다. 만일 보호와 조섭을 잃는다면 역시 면할 수 없습니다.’

태자는 그 말을 듣고 마음이 기쁘지 아니하여 곧 수레를 돌려 왕궁으로 돌아왔다. 단정히 앉아 병고(病苦)의 법은 진실하여 헛되지 않음만을 생각하고 마음이 편안하지 않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바시 태자 
동산에서 노닐다가 
갑자기 형색이 초췌(憔悴)한 
병자를 보았네.



곧 차부에게 물어서 알았네.


태자도 또한 면하기 어려움을.


단정히 앉아 스스로 생각했네.


병으로 괴로울 것이 틀림없다고.

그 때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 나서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에 만도마왕은 곧 유아에게 물었다.

‘어찌하여 태자는 밖에 나갔다가 돌아와서 기뻐하지 않는가?’

유아는 대답했다.

‘태자는 밖에 나가 동산을 구경하며 노닐다가 한 병인의 형색이 여위고 나쁜 것을 보고 기분이 편치 않았습니다. 태자가 몰라서 묻기를 (어떤 사람인가?)라고 하기에, 저는 대답하기를 (이 사람은 바로 병자입니다)고 대답했습니다. 또다시 묻기를 (나는 면할 수 있느냐?)고 하기에, 저는 대답하기를 (모두 다 같은 꼭두각시의 몸이라 4대는 차별이 없으며, 만일 보호와 조섭을 잃으면 또한 면할 수 없습니다)고 했습니다.

태자는 그 말을 듣고 곧 수레를 돌려 궁중으로 돌아와 병의 법을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즐거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때 만도마왕은 이 말을 듣고 지난날의 관상쟁이 말을 생각했다.

‘만일 집에 있으면 윤왕(輪王)의 자리를 이어받을 것이요, 만일 집을 나가면 즐거이 믿고 수행하여 불과(佛果)를 이룰 것이다.’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궁전 안에 여러 가지 훌륭하고 묘한 5욕(欲)을 시설하여 태자를 즐겁게 하였다. 그래서 그로 하여금 거기에 애착하여 집을 떠날 생각을 끊게 하고자 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도마 부왕(父王)은 
아들이 노닐다가 돌아와 
몸과 마음이 즐겁지 않은 것 알고 
집 떠나기를 구할까 두려워했네.



훌륭하고 묘한 즐거움 
색(色)·성(聲)·향(香)·미(味)·촉(觸)으로 
태자의 마음을 즐겁게 하여 
뒷날 왕의 자리를 잇게 하였네.

그 때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 나서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비바시 태자는 유아에게 말했다.

‘내게 법답게 수레를 준비해 달라. 나는 이제 성 밖에 나가 동산을 구경하고자 한다.’

유아는 그 말을 듣고 곧 외양간으로 가서 수레를 준비해 태자 앞에 대령했다. 태자는 그것을 타고 성을 나가 한 노인을 보았다. 그는 수염과 머리털이 하얗고 몸은 약하고 마음은 어두우며, 지팡이를 짚고 앞에 가면서 힘없이 끙끙거리며 괴로워하였다. 태자는 말했다.

‘이 사람은 바로 어떤 사람인가?’

유아는 대답했다.

‘이 사람은 바로 노인입니다.’

태자는 말했다.

‘어떤 것을 늙었다고 하는가?’

유아는 대답했다.

‘5온(蘊)으로 된 꼭두각시 몸이 4상(相)으로 옮기고 변하여 처음에는 어린아이 동자로부터 어느새 장성하였다가 노년이 되어 눈은 어둡고 귀는 멀고 몸과 마음이 쇠해지고 낡아 가는 것을 늙었다고 이름합니다.’

태자는 말했다.

‘나는 이것을 면할 수 있는가?’

유아는 대답했다.

‘귀하고 천한 것은 비록 다르지마는 꼭두각시의 몸임에는 차별이 없어 해가 가고 달이 오면 반드시 쇠하고 늙는 것입니다.’

태자는 그 말을 듣고 즐거워하지 않으며 돌아가 선정[定]에 들어 늙는 고통의 법은 면할 수 없음을 깊이 생각하였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바시 태자는 
문득 한 노인의 
수염과 머리털이 모두 하얗고 
지팡이 짚고 헐떡임을 보았네.



선정에 들어 자세히 생각했네.


일체의 유위법(有爲法)은 
한 찰나도 머무르지 않아 
아무도 이것을 면하는 이 없다고.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설해 마치시고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만도마왕은, 태자가 즐거워하지 않는 것을 보고 유아에게 물었다.

‘내 아들이 어찌하여 그 마음이 즐겁지 않는가?’

유아는 대답했다.

‘태자는 밖으로 나가 한 노인을 보았습니다. 태자는 말하기를 (이것은 어떤 사람인가?)고 하였고, 저는 대답하기를 (이 사람은 바로 노인입니다)고 했습니다. 태자는 또 묻기를 (어떤 것을 늙었다고 하는가?) 하였고, 저는 대답기를 (5온(蘊)으로 된 꼭두각시 몸이 4상(相)으로 옮기고 변하여 처음에는 어린아이 동자로부터 어느새 장성하였다가 노년이 되어 눈은 어둡고 귀는 멀고 몸과 마음이 쇠해지고 낡아 가는 것을 늙었다고 이름합니다) 하였습니다. 태자는 말하기를 (나는 그것을 면할 수 있는가?) 하기에 저는 대답하기를 (귀하고 천한 것은 비록 다르지마는 꼭두각시의 몸임에는 차별이 없어 해가 가고 달이 오면 반드시 쇠하고 늙는 것입니다) 하였습니다. 태자는 이 말을 듣고 즐거워하지 않으며 돌아와 선정에 들어 진실로 그것을 면할 이가 없다고 깊이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즐거워하지 않습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옛날의 관상쟁이 말을 생각했다.

‘만일 집에 있으면 반드시 윤왕(輪王)이 될 것이요, 만일 집을 떠나면 반드시 불과(佛果)를 이룰 것이다.’

그 때 만도마왕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다시 5욕의 묘한 즐거움으로써 태자를 즐겁게 하여 그로 하여금 애착하게 하여 집을 나갈 생각을 끊게 하여야겠다. ”

그 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도마 부왕은 
태자의 마음 불쾌한 것 보다가 
옛날의 관상쟁이의 말 생각해 내어 
태자가 집 떠나기를 구할까 저어했네.



곧 묘한 5욕으로써 
갖가지로 그 마음 즐겁게 했네.


마치 저 천제석(天帝釋)이 
환희원(歡喜園)의 즐거움 받는 것처럼.

그 때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설해 마치시고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비바시 태자는 유아에게 분부했다.

‘내게 법다이 수레를 준비해 다오. 나는 이제 밖에 나가 동산을 구경하고자 한다.’

유아는 이 분부를 듣고 곧 외양간으로 가서 수레를 단속해 태자 앞에 대령했다. 태자는 그것을 타고 밖에 나가 많은 사람들이 상여를 둘러싸고 소리를 높여 크게 우는 것을 보았다.

태자는 말했다.

‘이것은 바로 어떤 사람인가?’

유아는 대답했다.

‘이것은 바로 죽은 사람의 모양입니다.’

태자는 말했다.

‘어떤 것을 죽었다고 이름하는가?’

유아는 대답했다.

‘사람은 뜬 세상에 나서 수명에는 짧고 긺이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한 번 어긋나면 기운은 끊어지고 정신은 떠나 길이 은혜와 사랑을 이별하고 길이 거친 들판에 있으매 권속들은 슬피 웁니다. 이것을 죽음이라 이름합니다.’

태자는 말했다.

‘나는 그것을 면할 수 있는가?’ ‘삼계(三界)는 편안함이 없어 살고 죽음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태자의 몸도 또한 면할 수 없습니다.’

태자는 이 말을 듣고 신심이 기쁘지 않아 수레[車]를 돌려 궁중으로 돌아왔다. 곧 선정에 들어 ‘무상(無常)의 법은 사랑하고 즐거워할 것이 못 된다. 나는 이제 어떻게 하면 이 괴로움을 면할 수 있을까?’라고 깊이 생각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바시 태자는 
저 죽은 사람을 보고 
곧 마부에게 물어 알았네 
이 고통은 면할 수 없다는 것을.



혼자 앉아 스스로 생각했나니 
이것은 진실하여 틀림없는 것 
내 몸이 또 어떻게 하면 
이 무상(無常)의 근심을 면할 수 있을까를.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설해 마치시고 나서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만도마왕은 유아(瑜)에게 물었다.

‘태자는 어찌하여 즐거워하지 않는가?’

유아는 대답했다.

‘태자가 성을 나가 한 죽은 사람을 보고 묻기를 (이것은 바로 어떤 사람인가?) 하기에, 저는 대답하기를 (이것은 바로 죽은 사람의 모양입니다)라고 했습니다. 태자가 묻기를 (어떤 것을 죽음이라 이름하는가?)하기에, 저는 대답하기를 (사람은 뜬 세상에 나서 수명에는 짧고 긺이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어긋나면 기운은 끊기고 정신은 떠나 길이 은혜와 사랑을 이별하고 길이 거친 들판에 있어 권속들은 슬피 웁니다. 이것을 죽음이라 이름합니다)라고 했습니다. 태자가 말하기를 (나는 그것을 면할 수 있는가?) 하기에, 저는 대답하기를 (삼계는 편안함이 없어 생사(生死)를 벗어나지 못하나니 태자도 그것을 면할 수 없습니다)라고 했습니다. 태자는 이 말을 듣고 수레를 돌려 궁중으로 돌아와 선정에 들어 (죽음이란 진실로 면할 이가 없다)고 깊이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즐거워하지 않습니다.’

왕은 이 일을 듣고 옛날의 관상쟁이의 말을 생각했다.

‘만일 집에 있을 수 있으면 반드시 윤왕(輪王)이 될 것이요, 집을 떠나면 반드시 불과를 이룰 것이다.’

왕은 다시 5욕의 즐거움으로써 태자를 기쁘게 하여 그로 하여금 거기에 낙착(樂着)하여 집을 떠나갈 뜻을 버리게 하고자 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도마 국왕의 
비바시 태자는 
저 죽은 사람을 보고 
슬피 탄식하며 즐거워하지 않았네.



왕은 훌륭하고 묘한 즐거움인 
색·성·향 등의 경계로써 
그를 기쁘게 하고 애착하게 하여 
집 떠날 생각을 버리게 했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설해 마치시고 나서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비바시 태자는 유아에게 분부했다.

‘내게 법답게 수레를 준비해 다오. 나는 이제 밖에 나가 동산을 구경하고자 한다.’

유아는 그 말을 듣고 곧 외양간으로 가서 수레를 준비해 태자 앞에 대령했다. 태자는 그것을 타고 밖으로 나가 한 필추를 보았다. 그는 수염과 머리를 깎았고, 몸에는 가사를 입었다. 태자는 말했다.

‘이것은 바로 어떤 사람인가?’

유아는 대답했다.

‘이것은 바로 출가한 사람입니다.’

태자는 말했다.

‘어떤 것을 출가한 사람이라 하는가?’

유아는 대답했다.

‘늙음과 병듦과 죽음을 깨닫고 해탈의 문에 들어가 인욕(忍辱)과 자비(慈悲)를 행하여 열반의 안락을 구하며, 길이 친애(親愛)를 이별하고 사문(沙門)이 되고자 하는 이를 출가한 사람이라 이름합니다.’

태자는 이 말을 듣고 환희하여 앞으로 나아갔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자비와 인욕과 평등의 선법을 행하고, 능히 번뇌[塵勞]를 등지고 나아가 안락을 구하는구나. 나도 또한 그렇게 되기를 원한다.’

그리고는 말을 마치자 궁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곧 신심(信心)을 내어 출가의 법을 행하고 사문의 모양을 지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태자는 왕성(王城)을 나가 
여러 동산을 구경하다가 
문득 늙고 병든 사람과 
저 무상(無常)한 이가 
시시각각(時時刻刻)으로 지그시 있지 못해 
항상 갖가지 고통 받는 것을 보았네.



다시 저 출가한 사람 
수염과 머리를 깎아 없애고 
정색(正色)을 부순 가사옷 입고 
나아가고 그치는 거동은 우아하며 
항상 평등하고 자비로운 마음과 
인욕의 모든 선법 행하는 것 보았네.



그리하여 이내 집을 떠나가 
5욕의 모든 즐거움과 
부모와 아울러 그 권속과 
국성(國城)과 모든 보배 버리기를 구했네.



그리하여 곧 사문의 모양 되어 
인욕으로 스스로 항복 받아 
탐애(貪愛)의 마음을 끊어 없애고 
부지런히 해탈의 즐거움 구했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설해 마치시고 나서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만도마성 안에 있는 8만 사람들은 비바시가 국왕의 지위를 버리고 집을 나와 수염과 머리를 깎고 사문의 모양이 된 것을 보고 제각기 생각했다.

‘태자는 훌륭한 종족이면서 5욕을 버리고 범행(梵行)을 닦는다. 우리들도 이제 역시 마땅히 집을 떠나자.’

저 8만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집을 떠나 사문의 몸이 되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큰 지혜 있는 최상의 사람 
그 수는 8만 사람 
모두 비바시를 따라 
집을 나와 범행을 닦았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설해 마치시고 나서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비바시보살은 이미 출가한 뒤에 저 8만 사람들과 함께 자기 나라의 성을 떠나 여러 곳으로 돌아다녔다. 어느 부락에 이르러 하안거(夏安居)를 하고, 그 여름을 지낸 뒤에 스스로 생각했다.

‘나는 이제 어찌하여 취한 사람처럼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가?’

이렇게 생각해 마치자 마음은 청정하게 되어 본래 살던 집에 이르렀다. 밤중이 되어 다시 스스로 생각했다.

‘나는 이제 세간의 부귀를 어디에 쓸 것인가? 그것은 중생이 애착하여 생사에 맴돌게 하는 것이요, 괴로움이 서로 계속하여 다함이 없게 하는 것이다.’

그는 또다시 생각했다.

‘이 늙고 죽는 괴로움의 인(因)은 무슨 인연으로 생겨 늙고 죽게 하는가?’

그는 삼마지(三摩地 : 삼매)에 들어 이 법은 생(生)으로부터 있게 되었음을 밝게 관찰했다. 또다시 생각했다.

‘이 생의 괴로움의 인은 무슨 인연으로 생기는 것인가?’

그는 삼마지에 들어 이 법은 유(有)로부터 있게 되었음을 밝게 관찰했다. 또다시 생각했다.

‘이 유(有)의 괴로움의 인은 무슨 인연으로 생기는 것인가?’

그는 삼마지에 들어 이 법은 취(取)로부터 있게 되었음을 밝게 관찰했다. 또다시 생각했다.

‘이 취(取)의 괴로움의 인은 무슨 인연으로 생기는 것인가?’

그는 삼마지에 들어 이 법은 애(愛)로부터 있게 되었음을 밝게 관찰했다. 또다시 생각했다.

‘이 애(愛)의 괴로움의 인은 무슨 인연으로 생기는가?’

그는 삼마지에 들어 이 법은 수(受)로부터 있게 되었음을 밝게 관찰했다. 또다시 생각했다.

‘이 수의 괴로움의 인은 무슨 인연으로 생기는가?’

그는 삼마지에 들어 이 법은 촉(觸)으로부터 있게 되었음을 밝게 관찰했다. 또다시 생각했다.

‘이 촉(觸)의 괴로움의 인은 무슨 인연으로 생기는가?’

그는 삼마지에 들어 이 법은 6입(入)으로부터 있게 되었음을 밝게 관찰했다. 또다시 생각했다.

‘이 6입의 괴로움의 인은 무슨 인연으로 생기는가?’

그는 삼마지에 들어 이 법은 명색(名色)으로부터 있게 되었음을 밝게 관찰했다. 또다시 생각했다.

‘이 명색(名色)의 괴로움의 인은 무슨 인연으로 생기는가?’

그는 삼마지에 들어 이 법은 식(識)으로부터 있게 되었음을 밝게 관찰했다. 또다시 생각했다.

‘이 식의 괴로움의 인은 무슨 인연으로 생기는가?’

그는 삼마지에 들어 이 법은 행(行)으로부터 있게 되었음을 밝게 관찰했다. 또다시 생각했다.

‘이 행(行)의 괴로움의 인은 무슨 인연으로 생기는가?’

그는 삼마지에 들어 이 법은 무명(無明)으로부터 있게 되었음을 밝게 관찰했다. 이와 같이 무명은 행을 반연[緣]하고, 행은 식을 반연하며, 식은 명색을 반연하고, 명색은 6입을 반연하며, 6입은 촉을 반연하고, 촉은 수를 반연하며, 수는 애를 반연하고, 애는 취를 반연하며, 취는 유를 반연하고, 유는 생을 반연하며, 생은 늙고 죽고 근심하고 슬퍼하고 괴로워함을 반연한다.

이와 같이 하나의 큰 괴로움이 모여 이루어진다.

그 때 비바시보살은 또다시 생각했다.

‘이 늙고 죽음의 괴로움의 인을 어떻게 멸할 수 있을까?’

그는 삼마지에 들어 이 법은 생(生)이 멸하면 늙음과 죽음이 멸함을 밝게 관찰했다. 또다시 생각했다.

‘이 생의 괴로움의 인을 어떻게 멸할 수 있을까?’

그는 삼마지에 들어 이 법은 유(有)가 멸하면 생이 멸함을 밝게 관찰했다. 또다시 생각했다.

‘이 유의 괴로움의 인을 어떻게 멸할 수 있을까?’

그는 삼마지에 들어 이 법은 취(取)가 멸하면 유가 멸함을 밝게 관찰했다. 또다시 생각했다.

‘이 취의 괴로움의 인을 어떻게 멸할 수 있을까?’

그는 삼마지에 들어 이 법은 애(愛)가 멸하면 취가 멸함을 밝게 관찰했다. 또다시 생각했다.

‘이 애의 괴로움의 인을 어떻게 멸할 수 있을까?’

그는 삼마지에 들어 이 법은 수(受)가 멸하면 애가 멸함을 밝게 관찰했다. 또다시 생각했다.

‘이 수의 괴로움의 인을 어떻게 멸할 수 있을까?’

그는 삼마지에 들어 이 법은 촉(觸)이 멸하면 수가 멸함을 밝게 관찰했다. 또다시 생각했다.

‘이 촉의 괴로움의 인을 어떻게 멸할 수 있을까?’

그는 삼마지에 들어 이 법은 6입(入)이 멸하면 촉이 멸함을 밝게 관찰했다. 또다시 생각했다.

‘이 6입의 괴로움의 인을 어떻게 멸할 수 있을까?’

그는 삼마지에 들어 이 법은 명색(名色)이 멸하면 6입이 멸함을 밝게 관찰했다. 또다시 생각했다.

‘이 명색의 괴로움의 인을 어떻게 멸할 수 있을까?’

그는 삼마지에 들어 이 법은 식(識)이 멸하면 명색이 멸함을 밝게 관찰했다. 또다시 생각했다.

‘이 식의 괴로움의 인을 어떻게 멸할 수 있을까?’

그는 삼마지에 들어 이 법은 행(行)이 멸하면 식이 멸함을 밝게 관찰했다. 또다시 생각했다.

‘이 행의 괴로움의 인을 어떻게 멸할 수 있을까?’

그는 삼마지에 들어 이 법은 무명(無明)이 멸하면 행이 멸함을 밝게 관찰했다.

이와 같이 무명이 멸하면 행이 멸하고, 행이 멸하면 식이 멸하며, 식이 멸하면 명색이 멸하고, 명색이 멸하면 6입이 멸하며, 6입이 멸하면 촉이 멸하고, 촉이 멸하면 수가 멸하며, 수가 멸하면 애가 멸하고, 애가 멸하면 취가 멸하며, 취가 멸하면 유가 멸하고, 유가 멸하면 생이 멸하고, 생이 멸하면 늙고 죽고 근심하고 슬퍼하고 괴로워함이 멸한다. 이와 같이 하나의 큰 괴로움은 스스로 생기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바시보살은 
노사(老死)의 괴로움 생각하고 
지혜로 살폈네. 그 인(因)이 
무슨 연(緣)과 무슨 법(法)으로 생겼는가를.



정(定)에 들어 자세히 관찰하여 
그것이 생(生)에서 일어남 알고 
나아가 행의 괴로움의 인은 
무명으로부터 있게 되었음을 알았네.



다시 무엇으로부터 멸하는가를 보아 
무명이 멸하면 행이 멸하고 
나아가 늙고 죽음이 다해 
괴로움이 모두 다 없어짐을 알았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설해 마치시고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비바시보살은 다시 색(色)·수(受)·상(想)·행(行)·식(識)은 나고 멸해 머무르지 않고 환술과 같고 변화와 같아 진실이 없음을 관찰하고, 지혜의 관찰이 앞에 나타나 업(業)과 습기(習氣)와 번뇌의 일체가 나지 않아 큰 해탈을 얻어 정등각(正等覺)을 이루었다.”

그 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바시보살은 
다시 5온(蘊) 등의 법을 관찰하여 
삼마지에 들어 
지혜의 관찰이 앞에 나타났을 때 

의혹과 괴로움의 업과 또 습기의 
일체는 모두 나지 않았네.


그것은 나부끼는 도라면(兜羅綿)처럼 
한 찰나도 머무르지 못하는 것이라.



부처님의 보리(菩提)를 성취하고 
열반의 길상과(吉祥果)를 성취했나니 
마치 달이 크게 뚜렷하고 밝아 
광명이 시방에 두루함 같았네.

그 때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설해 마치시고 나서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비바시보살은 먼저 인위(因位)에 있으면서 첫째로 자신이 마치 취한 것 같다고 의심하였고, 둘째로 탐욕 등의 번뇌가 갈수록 더 많아지는 것 같다고 의심하였다. 이와 같이 인연으로 나는 법을 생각하고 큰 해탈을 얻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저 부처님 여래의 몸은 
성취하기 어려운 것 성취하였네.


인연으로 나는 법 보아 살피고 
탐욕[貪]·성냄[瞋]·어리석음[癡] 다시 끊었네.



마침내는 저쪽 언덕에 이르러 
큰 해탈을 성취했나니 
마치 해가 산꼭대기에 있어 
두루 일체를 비추는 것 같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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