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사문경(毘耶娑問經) 02. 하권

비야사문경(毘耶娑問經) 02. 하권

“다시 대선인이여, 사천왕(四天王)의 물러나서 태어나는 형상 또한 이와 같은 것임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대선인이여, 만일 가난한 사람이거나 병든 사람에게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두어 의복과 음식과 병자에게 필요한 의약을 수시로 공급하여 추위와 병고를 없애며 길목에 나무를 심어서 다니는 사람이 앉아 쉬게 하며, 못과 우물과 도랑과 물통을 만들어 여러 사람에게 공급하여 이와 같이 신심과 기쁜 마음으로 저 사람들에게 보시하여 주면, 이 착한 인연으로 죽으려 할 때에 몸에 때가 없고 또 파리하거나 수척하지 않고 몸빛이 변하지 않으며 때가 끼거나 문드러지지 않고, 일체의 신분에 고통을 받지 않으며 소리도 파괴되지 않는다. 모든 친척과 권속이 모두 모이고 분산한 자가 없으므로 근심 걱정하지 않고, 배고프거나 목마름을 걱정하지 않으며 다리는 펴지거나 오그라지지 아니하여 고통을 받지 아니하고, 대소변을 실수하지 않는다. 경계가 장애함이 없기 때문에 근심하거나 괴로워하지 않고 모든 감관이 무너지지 않으며, 저 사람은 이와 같은 모든 즐거움[樂]이 구족하고 고통스럽게 죽지 않는다.

만일 몸을 버릴 때엔 마음에 즐겁고 사천왕(四天王)의 여러 하늘 대중이 나무 숲속 가운데 즐기는 곳에 있는 것을 보게 된다. 하늘 대중을 보고 나서는 죽은 시체의 얼굴빛이 살아있는 연꽃과 같고 입에서는 좋은 향냄새가 나리니, 그 향냄새는 마치 아사바(阿娑婆) 향기와 같을 것이다.

여러 가지 꽃의 향기가 바람을 따라 시체를 훈습하거든 저 죽은 사람의 식(識)은 사천왕(四天王)을 보고 그 하늘에 태어날 곳의 부모와 친근하게 되리라.

그 때에 하늘에서 아버지인 천자(天子)는 즐기는 곳에 있어 노닐며 즐기다가 욕정이 발동하여 오른손으로 하늘 여인의 배꼽 밑을 마찰하거든 마찰하였기 때문에 식이 그 뱃속에 의탁하여 7일이 차면 머리털이 생기고 구족이 장엄한 하늘 동자가 탄생한다. 탄생하면 곧 애욕을 알며 희롱하고 웃고 노래 부르고 춤추니, 모두 능란하느니라.

다시 대선인이여, 저 사천왕의 모든 하늘 사람이 사는 궁전에는 순금으로 땅이 되었고, 여러 가지 장엄과 여러 가지 채색으로 환하게 아로새겼으며, 백천의 하늘 여인이 하늘 궁전에 있고 백천의 나무가 있는데 미묘하게 장엄된 가지가 시원한 바람을 따라 몸에 부딪치면 쾌락을 받느니라.

다시 대선인이여, 저 사천왕천의 대중이 사는 곳에는 성이 평정(平正)한데 그 성의 사방은 길이와 너비가 8만 4천 유순(由旬)이니라.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저 숲속에는 하늘의 보배 구슬이 있어 밝은 등불이 되었고, 성기고 미묘한 비단으로 된 옷나무에는 번기를 가지 위에 널어 두었으며, 그 나무는 아주 부드러워 모든 하늘 사람은 보고 마음에 좋아하여 그 숲속에서 피리를 불고 손뼉 치며 비파와 북 등으로 음악 소리를 반주하면서 저 굴 속에 있느니라.

다시 대선인이여, 저 하늘 동자는 여러 가지로 먹나니 이른바 단식(搏食)이다. 하늘의 밥은 좋고 향기로워 능히 하늘의 힘과 향기와 빛깔과 맛 등을 내며 공덕이 구족하다. 하늘의 멥쌀이 있는데 이름은 연화광(蓮花光)이니, 자연으로 성숙되며 달기는 감로(甘露)와 같고 여러 가지의 빛깔과 맛이 갖추어져 있다. 두 가지의 밥 소반이 있나니 하나는 금 소반이요, 하나는 보배 소반이다. 저 천자(天子)의 먹고 싶은 음식에 따라 무엇이든지 그와 같이 모든 음식이 모두 저 소반 속에서 생겨나느니라.

다시 대선인이여, 저 하늘에서는 그 때에 모카리즙(牟佉離汁)이 저 소반 속에서 나오는데 곧 변하여 아사바(阿娑婆)라는 꽃이 된다. 그것엔 좋은 향기가 있고 그 즙물은 맑고 차가운데 마시면 시원하고 유쾌하며, 또 저 향은 하늘 동자로 하여금 취하게 하여 기분 좋게 하느니라.

다시 대선인이여, 저 사천왕자(四天王子)의 궁전 주위에는 미묘하고 좋은 꽃덩굴이 항상 있고 미묘한 꽃이 많아서 궁전의 기둥을 장엄하였으며 이와 같은 기둥으로 장엄된 궁전은 금 보배와 금강으로 되었다. 훌륭한 하늘 나무가 있는데 사라시(娑羅翅) 덩굴이 나뭇가지를 타고 올라갔으며, 백천의 기둥이 있고 평상과 침구와 깔개가 있어 궁전을 장엄하였다. 6만 하늘 여인이 그 가운데에서 다니고 앉고 하여 저 궁전을 훌륭하게 장엄하였다. 그 여인의 뛰어난 몸매와 거동은 모두 볼 만하였고, 하늘 옷의 광명으로 그 몸을 장엄하였으며, 미묘한 소리와 가락지와 팔찌 등으로 그 교태를 뽐내고 좋은 향내와 미묘한 색깔은 욕정을 치솟게 하였고, 몸은 아주 부드럽고 노래와 춤과 희롱하여 웃는 것이 항상 그치지 않았으며, 맵시 있게 쌍쌍이 함께 미묘한 소리를 내는데 피리 소리와 동일하나니, 하늘 궁전에는 이와 같이 구족했느니라.

다시 대선인이여, 저 하늘 궁전의 기둥은 금 보배가 사이사이 섞여 있고, 비단 번기를 달아서 여기저기 드리웠느니라.

다시 대선인이여, 저 사천왕은 수승한 욕락(欲樂)을 수용하느니라. 제두뢰타(提頭賴吒)ㆍ비루륵차(毘樓勒叉)ㆍ비루박차(毘樓博叉)ㆍ구비루(拘毘樓) 등 저 4대 천왕은 궁전 안에 있으면서 기뻐하여 웃고 노래하며 춤추고 휘파람 불며 읊는 소리를 하나니, 하늘 음식에 배가 저절로 부르고 모든 감관이 기쁘고 즐거워져서 좋아하고 사랑하는 생각이 생기며, 저 곳의 수승한 쾌락을 모두 다 수용하느니라.

다시 대선인이여, 저 사천왕천에 있는 여러 하늘 동자는 긴 팔이 크고 곧으며 굵지도 가늘지도 않고, 다니는 모습이 취한 코끼리 같지만 장부의 힘을 갖추었으며 부드러운 몸에 하늘의 상(相)을 구족하였고, 저 하늘을 다닐 때에는 곧 수승한 향내가 1유순(由旬)을 풍기느니라.

다시 대선인이여, 저 수명은 하늘 나이로 5백 세인데 중간에 요절[夭傷]하는 일이 없다. 저 곳엔 수승한 쾌락을 모두 갖추어 받나니, 눈 뜨고 보면 기쁘고 좋은 모양이 있느니라. 저 하늘 대중은 노는 장소가 많나니말하자면 소바가다가(蘇婆伽茶迦)의 곳과, 가담바가(迦曇婆迦)ㆍ비마라(毘滅)ㆍ광명으로 장엄된 숲인 곳과, 사나가(闍那迦) 등 수승하게 놀고 즐기는 곳이니, 이와 같은 등 제일 향기로운 곳이 있어서 수용하고 마음에 기쁘니라.

저 모든 천자가 그곳을 다니고 나면 꽃 구슬과 금 보배가 섬돌에 사이사이 섞여 장엄되나니, 그 섬돌은 방정(方正)하여 훌륭하고 미묘하게 장엄되었는데 보배 구슬인 섬돌[寶珠階]이라 이름한다. 백천의 하늘 여인이 미묘한 소리로 노래하며 읊으면 구슬 보배와 악기에서는 저절로 소리가 난다. 욕락을 많이 수용하다가 복이 다하여 목숨을 마치려 하면 곧 모양이 나타나나니, 처음에는 그림자가 없어지고, 꽃의 향내를 맡지 못하게 되며, 하늘 여인의 가릉빈가(迦陵頻伽)와 같이 미묘한 소리를 귀로 다시 듣지 못함이니라.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또 하늘 대중 가운데에서 저 하늘 동자는 하늘 사람이 모이는 궁전에서 하루가 되도록 가지 않는다. 저 궁전 안에 백천 하늘 여인이 있고, 나무에는 영락(瓔珞)이 생기며, 미묘하고 훌륭한 꽃이 있고, 구시라(俱翅羅)의 소리와 욕정 새[欲鳥]의 소리가 숲속에서 갖추어 있건만 하늘 동자는 마음에 기뻐하지 않고 땅에서 구르며 의복은 때가 묻고 그 몸은 아주 뜨거워서 슬퍼하고 괴로워한다. 땅 위에서 구를 때 꽃의 장막을 봐도 마음이 기쁘지 않고 몸에서는 땀이 흐른다. 그 눈은 항상 뜨는데 지금엔 흘겨보고 깜박이며 그곳에서 움직이고 구르는 것이 물에서 나온 고기가 햇볕에 쬐인 것과 같아서 이리 저리 구르면서 홀로 땅에 있으면 하늘 여인이 그를 보고 모두 와서 에워싸고 함께 슬퍼하고 같은 소리로 울면서 이와 같이 말하느니라.

‘어찌하여 사랑하는 사람이 어느 곳으로 가려 합니까? 어찌하여 제일 여러 가지로 장엄하여 부드러운 몸이 뛰어나 때가 없고 가슴도 넓고 두 어깨도 좋으며 원만한 몸이며 부드러운 몸인데, 즐기는 곳에서 여러 모로 놀며 즐기지 않고 지금에 갑자기 우리를 버리려 하십니까? 다시 천궁을 버리고 어느 곳으로 가려 하십니까?’

저 하늘 여인은 슬퍼하고 나서 또 게송으로 말한다.

여러 가지의 착한 마음으로 
하늘 나무 만들어 미묘하게 장엄된 
이곳 사천왕천에는 
음식과 즐거움이 많고 넉넉합니다.



4주(柱)로 상응(相應)된 
수승한 곳, 복덕 하늘이여, 
아름다운 하늘 여인 많아서 
호화롭게 마음 기쁠 터인데 
어찌 갑자기 무상(無常)하다 싫어하고 
이를 버리고 가시려 합니까.

저 여러 하늘 여인은 이와 같이 에워싸고 큰소리로 울부짖고 침이 나오며 소리가 터질듯이 또 울면서 말하는 것이 불쌍하고 측은하다.

저 하늘 여인은 이와 같은 말을 한다.

‘떠나 멀리 가시려 합니까?’

또 오른팔을 펴고 꽃을 흩으면서 이와 같은 말을 한다.

‘좋은 세계에 가서 태어나십시오. 좋은 세계에 가서 사십시오. 인간 세계로 가서 복이 있는 곳에 태어나십시오.’

신심(信心)이 있었기에 마땅히 저 하늘 사람의 이와 같은 몸임을 안 것이다. 저 죽으려 하는 하늘 사람은 이 말을 듣고서 이와 같이 생각하여 자기가 죽을 줄을 스스로 알고 아주 크게 근심하고 괴로워하여 온몸이 찌듯이 뜨겁게 된다. 찌듯이 뜨거우므로 몸이 곧 녹아내리는 것이 마치 우유 방울과 같다. 그가 죽을 곳인 무덤 자리에서 녹아 없어지고 신체가 말라버리거든 씨는 바람이 불어와서 저 하늘 사람의 몸에 불리어 1천 분(分)으로 만들면 부서진 가루가 흩어져서 허공에 두루 날려 가느니라.

그는 저 곳에서 물러 내려와 인간 몸을 받으려 하는데 염부제의 부모 될 자가 방사(房事)하는 것을 보게 된다. 그는 그것을 보고 기뻐하고 좋아하여 곧 그곳에 태어난다. 처음 태어날 적엔 그 어머니에게 이런 모양 이 있나니 이른바 웃기를 좋아하며, 좋은 음식을 먹고 싶어하며, 고기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아니하며, 붉은 옷과 광채 나는 의복 입기를 좋아하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 보기를 좋아하며, 형제 등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두어 뱃속에 있어도 고통을 받지 않으며, 침이 넘어오지 않으며, 구역질이 나지 않으며, 신병(身病)이 있지 않으며, 저 태중에서 착함을 구족한 후에야 출생한다. 그가 이미 탄생하면 단정하고 얼굴이 좋으며 보는 이마다 사랑한다. 그가 자라서 사천왕을 듣기만 하면 마음에 기뻐하며 보시와 계행을 수행하며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아니하고, 마음은 항상 또록또록하며 몸은 살찌고 고우며, 항상 뭇 향으로 그 몸을 장엄하며, 좋은 숲속 노는 곳에서는 마음이 욕정에 끌리는 것이 많고, 자신의 모든 감관이 여자 가까이 하기를 좋아하며, 자주 자주 음식을 먹는데 맛좋은 반찬을 좋아한다. 항상 노래와 풍악을 좋아하고, 신체는 기름지고 윤택하여 검지도 희지도 않고 그 눈은 푸른 유리(琉璃)와 같으니라.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사천왕 하늘 사람이 물러나서 인간에 태어나면 성격이 그와 같나니, 사천왕 하늘에서 본래 익은 훈습이 계속되어 이와 같은 모양이 있는 것이니라.

다시 대선인이여, 만일 어떤 중생이 살생(殺生)하는 것을 버리고 믿는 마음이 청정하여 보시를 수행하며, 도적질하는 것을 여의고서 거타니(佉陀尼)ㆍ포사니(蒲闍尼) 음식과, 리하주사(梨何朱沙)와, 그 외에 필요한 물건과 의복과 재물과 보배 구슬과 금 등을 희사하여 보시하며, 믿고 좋아하며 마음에 기뻐하여 여러 꽃 등으로 공양하며 탑과 절에 예배하며 받들어 올리고 공양하면 목숨을 마칠 때에 몸이 무너지거나 문드러지지 않으며, 때와 대소변과 더러운 냄새가 모두 없고 마음에 기쁨이 생기며, 스스로 자기가 지은 선근(善根)을 기억하고 생각하여 죽으려 할 때를 당하면 이러한 모양이 나타나리니, 얼굴은 금빛과 같고 코는 바르고 굽지 않으며, 마음은 산란하지 않고 목구멍엔 나쁜 기운을 내뿜지 않으며, 해수(咳嗽)나 상기(上氣)하는 것이 없고, 몸은 뜨겁지 않고 감관은 파괴되지 않으며 마디와 혈맥이 끊어지지 않고, 몸은 고통스럽지 아니하여 누운 곳에 있으면서 몸부림치지 않으며 말소리도 깨지지 않느니라.

다시 대선인이여, 이와 같은 중생은 혹 열병으로 죽으며, 혹 중독으로 죽으며, 혹 과일을 따 먹으려고 나무에 오르다가 나무에 떨어져서 죽으며, 혹 좋은 음식을 먹다가 소화되지 아니하여 죽는다. 그가 5음(陰)을 버리려고 할 적에 몸 안의 식(識)이 33천(天)에 가서 궁전의 장엄된 것을 보나니, 거기엔 구슬과 금 보배와 금강(金剛) 등이 있어 여기저기마다 여러 가지로 어울려서 금어(金魚) 모양과 마가라(摩伽羅) 모양으로 되어 궁전의 문을 장엄하였고, 문 위의 금당(金幢)에는 여러 가지 악기가 번갈아 서로 치고 부딪쳐서 미묘한 소리를 내어 마음을 기쁘게 하며, 여러 가지 가지는 좋은 나무와 어울려서 숲속을 장엄했나니, 말하자면 우다가(憂茶迦)와 사라전단(娑羅栴檀)이다. 향의 즙으로 진흙을 만들어 땅에 발랐으며, 금빛 채단과 백진주(白眞珠) 띠가 나무 밑에 두루 달렸으며, 땅은 모두 부드럽고 항상 장엄되어 어느 때에도 청정하며, 좋은 금모래가 있어 그 땅에 두루 깔렸으며, 허공에 드리운 구슬 광채로 등대[燈鬘]가 되었다. 하늘이 있는 곳마다 하늘 여인이 많이 있는데, 광명으로 장엄하고, 항상 미묘한 음성으로 하늘의 노래를 부르며, 팔 뒤에도 장엄하였고 가슴에는 영락이 있으며 목에도 반쯤 영락(瓔珞)을 걸었고, 팔찌와 가락지와 귀고리 등 여러 가지로 장엄하여 단정한 하늘 여인들이니라.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33천의 하늘 대중인 그 곳 천자가 그 때에 노닐며 희롱하고 쾌락을 받으며 애욕을 행하려고 하여, 저 곳 놀고 희롱하는 나무 숲속에 거닐면서 마음에 사랑하고 좋아하거든, 저 복덕이 있는 식(識)은 저 천상의 천자(天子)와 하늘 여인이 한 곳에 앉아 사랑하며 좋아하는 것을 보고 그곳에 빨리 태어나는 것이 마치 줄로 구슬을 꿰며 구슬이 줄에 꿰어져서 구슬이 따르는 것과 같이 다른 세계에 태어나지 않는다. 곧 태어날 때엔 저 하늘 여인의 손 안에 꽃이 생기나니, 저 하늘 여인은 그것을 보고 스스로 아이가 있을 것을 알고 즉시 그 꽃을 천자에게 주면서 말한다.

‘당신은 지금 아들을 얻으리니 기뻐하십시오.’

저 천자는 그것을 보고 기쁜 마음이 치솟아 그 아내가 꼭 하늘 동자 를 낳을 것을 안다. 이와 같이 두 하늘 남녀가 마음에 못내 기뻐하나니,이렇게 7일이 되면 동자는 긴 털이 휘날리고 청정하여 때가 없으며 하늘 의복이 구족한다. 저 하늘 동자는 탄생하기 전 7일 동안에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아무 곳에서 살다가 이 하늘에 태어났나니 아무는 나의 부모며 나는 착한 업을 지었도다.’

이와 같이 생각하자 기쁜 마음이 치솟고, 기쁜 마음이 생기면 곧 애욕이 발동하며, 애욕이 있으면 곧 우치해진다. 저 애욕을 즐기는 자가 멀리 하늘 궁전과 하늘의 놀며 즐기는 곳을 보게 되나니 이와 같이 보고는 그것을 얻으려고 곧 저 놀며 즐기는 곳에 나아가니, 마치 취한 코끼리의 가는 것과 같다. 팔은 코끼리와 같고, 손은 크고 둥글며 가늘고 길며, 가슴은 평정(平正)하다. 팔이 금빛과 같으며, 위아래 몸은 굵고 중간 몸은 가늘며, 다닐 적에는 느리며 정중하고, 깊은 마음은 용맹스럽고 건장하며, 허리는 활줌통[弓弝]과 같고, 등골은 평직(平直)하며, 두 넓적다리는 크고 원만하여 파초 나무와 같으며, 하늘 법을 잘 알며 윗수염과 귀밑 수염은 짧고 가늘고, 하늘의 향내는 매우 향기로우며, 손톱은 붉고 얇으며, 신체는 향기롭고 깨끗하여 장엄을 위주로 할 것 없으나 그러나 몸을 장엄하였다. 하늘은 질병과 고통이 없고 몸에는 좋은 향내가 있으며 미묘한 하늘 옷을 입었는데, 색상(色相)이 수승하고 미묘하며 하늘 꽃으로 몸을 장엄하였다. 하늘 궁전에서 차례로 다녀보다가 어느 곳에 주인 없는 하늘 여인이 있는 것을 보게 되나니, 저 하늘 여인들은 하늘 동자를 보고 모두 와서 에워싸고 서서 이와 같은 말을 한다.

‘성자(聖子)여, 잘 왔습니다. 잘 왔습니다. 성자여, 이는 그대의 궁전입니다. 우리는 지아비 없이 오랫동안 혼자 있었습니다. 동자여, 우리는 지금 나이가 젊고 미묘한 색상을 구족했으며, 모습이 공양하는 젖과 금병(金甁) 같으며 얼굴은 핀 연꽃과 같습니다. 나의 몸은 구름 속에 번쩍이는 번개와 같고 단정하며 기뻐할 만한 하늘 여인입니다. 지금 서로 공양 올리며 받들고 심부름하겠습니다. 이 놀며 즐기는 곳에는 파리야다(波離耶多)와 구기타라(俱枳陀邏)와 구라바가(俱邏婆迦)가 가지와 잎이 많고 부드러워서 기뻐할 만하게 장엄되어 있습니다. 6만의 하늘 여인이 이곳 에 즐기면서 지금 서로 성자(聖子) 받들어 모실 것을 기뻐합니다. 다른 궁전에도 모두 비지 않고 그 곳에 비파와 북과 피리 등 악기와 여러 가지 음악이 있사오며 하늘의 깔개로 장엄되어 사자 자리[師子座]의 곳에서 저절로 나옵니다.’

그러면 저 하늘 사람은 이미 여러 가지 장엄과 미묘하고 좋은 번(幡)과 일산이 마치 왕이 왕위를 받을 때에 사자 자리에 앉는 것과 같음을 보게 된다. 저 하늘 동자도 그와 같이 사자 자리에 앉나니, 그가 이미 앉으면 모든 악기 속에서는 사랑할 만한 소리가 나면서 일체 모습에 두루하는 소리로 소리내어 말하되, ‘이 착한 중생이여, 염부제에서 복덕의 업을 짓고 이곳에서 와 태어났도다’ 하며, 하늘 궁전 속에서도 하늘 여인에게 말한다.

‘너희들은 이리 오라, 너희들은 이리 오라. 이곳에 빨리 가까이 와서 즐길 수 있도록 노래와 춤을 잘 하여 이 천자(天子)를 기쁘게 하라. 이 천자는 인간에서 선근(善根)을 지었느니라.’

이 소리가 나거든, 6만 하늘 여인은 저 나무 숲속에서 두 손으로 꽃을 따 가지며 좋은 향으로 장엄하고, 두거라(頭居羅)라 하는 제일의 하늘 옷을 입는데 그 옷은 가볍고 날씬하며, 뛰어나고 최상인 구슬 보배로 팔찌가 되었고 미묘한 소리가 있다. 이와 같은 여인이 가까이 와서 받들며 공양 올리는데, 그들 여러 하늘 여인은 단정하여 좋아할 만한 것이 초생 달과 같고 얼굴은 연꽃과 같으며 그 향기는 아사바(阿娑婆) 꽃과 같다. 이와 같은 여인이 가까이 와서 동자에게 이러한 말을 한다.

‘이와 같은 성자(聖子)여, 우리는 일체 필요한 물건을 공양하며 공급하겠으니, 마음대로 쓰십시오. 이는 동자 스스로 선근의 힘으로 모아 얻은 자기의 복으로서 지금 여기에서 하늘의 욕락(欲樂)을 받는 것입니다.’

이와 같도다. 대선인이여, 저 하늘 동자에게는 하늘 여인이 서로 따른다. 33천(天) 환희원(歡喜園) 여러 가지 어울린 숲속 가운데 흰 옥돌 위에는 뛰어난 광명이 있으며, 사비도(娑卑都) 숲과 가라가라(佉羅佉羅)ㆍ타타라가(陀陀羅迦)의 못물 흐름과, 아타바가(阿吒婆迦)의 미묘한 빛의 좋은 꽃과 파리야다(波離耶多)ㆍ구기타라(俱枳陀羅)의 이와 같은 놀며즐기는 곳에서 제일의 시원스런 즐거움을 받는다. 저곳에는 억세고 나쁜 바람이 없으며 이곳저곳에서는 약간의 미묘한 소리를 내는 새가 많이 있으며 하늘 꽃이 많고 또 하늘 과일이 많은데 모두 미묘한 향내가 있다. 비유리(毘瑜璃) 구슬과 모사라(牟娑羅) 구슬과 마노(馬瑙) 등 여러 가지 보배 구슬로 밝은 등불이 되었으며, 또 뭇 벌과 모든 욕정에 취한 구시라(俱翅羅) 등 여러 가지 새가 있어 그 소리가 미묘하다. 그 밖에 기르는 새와 금시조(金翅鳥)가 있나니, 이 새는 목구멍이 푸른데 미묘한 구슬 보배로 그 몸을 사이사이 장식했으며, 비유리로 된 입부리는 길고 미묘하며 여러 가지 소리가 있어 사타리다(娑陀離多)의 미묘한 노래를 한다. 저 숲속에는 갖가지 꽃이 있어 여러 색으로 섞이어 그 땅을 장엄했나니, 저 하늘 동자는 이와 같은 곳에 있으면서 모든 욕락을 수용하느니라.

다시 대선인이여, 33천의 궁전이 있는 땅에는 미묘한 못 물이 있어 맑고 차기는 달과 같고, 8공덕이 구족하여 맑고 깨끗하며, 또 뛰어나고 미묘한 1백 잎의 연꽃이 곱게 피었고, 그 못의 언덕 가에는 보배 나무로 장엄되고 꽃이 떨어져서 땅에 깔려 있다. 이와 같은 공덕과 미묘한 물이니, 천자와 천녀(天女)는 그 못 속에서 서로 따르며 희롱하고 즐기는데, 저 노는 곳에 모든 것이 뜻대로 이루어지고, 만일 먹고 싶어하면 여러 가지 보배로 된 소반이 생겨서 그 요구하는 대로 모두 다 구족한다. 음식은 먹음직스럽고, 빛깔은 곱고, 향기롭고, 희기는 분타리(芬陀利) 꽃과 구물타(拘物陀) 꽃과 같으며, 눈빛과 같기도 하여 고운 색깔과 향기로움이 구족했다. 하늘 여인이 따라서 하늘 동자에게 올리면 음식을 받아먹는데, 속이 편안하고 곧 소화가 잘되며 맵고 떫고 쓴 세 가지 맛의 허물이 없다. 이와 같은 것을 먹는 자는 하늘 힘이 최상이니, 소타(蘇陀)라 이름한다. 저 소반에 있는 것을 들이키어 먹는 것은 업으로서 얻어진 것이니라.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만일 어떤 사람이 보시할 때에 때 묻은 마음으로 보시하면 과보를 얻는 것도 또한 그러하다. 한 소반에서 먹으나 음식 빛깔이 다르나니 붉은 음식이 되기도 하며, 누런 음식이 되기도 하며, 검은 음식이 되기도 한다. 몸에 입은 의복은 한결 같아서 한 빛깔이지만 소반에 음식은 달라서 같지 않느니라. 이와 같이 대선인이여, 만일 어떤 사람이라도 보시하고서 마음에 후회와 번뇌를 낸다면 그 업으로서 과보를 얻는데 음식 빛깔이 좋지 못하니라.

다시 대선인이여, 33천에 놀며 즐기는 곳이 있나니, 시리사감(尸利沙紺)이라 이름한다. 여러 가지 나무와 가지와 꽃으로 장엄되었고, 여러 가지 하늘 나무가 백천으로 어울렸으며, 땅과 장소가 청정하여 마치 파리(頗梨)와 같아서 때가 없고 부드럽다. 또 하늘 나무가 있어 꽃과 과일을 구족했나니, 이와 같은 곳엔 음욕하지 않는 이가 거처하는 곳으로서 시리사감 청정한 곳에는 하늘 여인이 머무르지 않는다. 이와 같이 수승하고 미묘한 시리사감의 놀며 즐기는 곳에는 일체 나무숲마다 항상 좋은 꽃이 있고, 이와 같은 꽃의 숲에는 항상 여러 하늘들이 있어 그 밑에서 말하느니라.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나에게는 성문의 여러 제자 가운데에서도 가장 훌륭한 자가 있나니, 이른바 장로 가바파제(伽婆波帝)이다. 그는 바라문 종족에 태어나서 선정에 들어 자비한 마음이 있었고 삼매(三昧)의 눈이 열렸으며 자삼매(慈三昧)에 머물러서 7일 동안 숨 쉬는 것이 없었느니라.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그가 자삼매(慈三昧)에 들고서 마음에 만일 바람을 필요로 하면 곧 바람이 불며, 만일 바람을 필요로 하지 아니하면 바람이 불지 않으며, 겁(劫)이 다하여 불이 탈 때에 땅이 한 덩어리 불꽃이 되어도 그 몸은 개자(介子)만큼이라도 태울 수 없다. 만일 수미산이 그의 몸을 빠뜨리려고 하여 마디마디 위에 얹히게 하더라도 능히 그 몸을 움직이게 할 수 없다. 만일 또 난타(難陀)와 우파난타(優波難陀) 두 악독한 용왕이 독기가 치성하여 저 악독한 독기를 뿜어서 수미산을 움직이게 하며, 이와 같은 독의 힘으로 4대해(大海)의 물맛을 짜게 한다 하여도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이와 같은 큰 힘을 가진 악독한 용왕이라도 가바파제(伽婆波帝)는 삼매의 힘으로 독기를 없애느니라.

또 대선인이여, 그 때 장로 가바파제가 시리사감의 놀고 즐기는 곳에 다닐 때에, 저 모든 하늘 여인이 음욕의 마음이 강하여 혹 유희하여 그곳에 왔다가도 만일 장로(長老) 가바파제를 보면 사랑하며 믿는 마음이 생기어 하늘의 만타라(曼陀羅)꽃과 거세사가(居世賖迦) 등 이러한 꽃들을 뿌리면서 공양하며 합장하고 예경하느니라.

또 그곳의 33천에 있는 모든 천자들도 에워싸고 공양하며 이와 같이 장로 가바파제에게 하늘의 밥과 하늘의 감로즙(甘露汁)을 받들어 보시하여 배부르게 하며 나날이 이와 같이 공양한다. 가바파제는 저 숲속에서 나뭇가지를 흔들며 깊숙한 곳에까지 다니면서 저 천자를 위하여 가타(伽陀)와 우타나(優陀那)와 니타나(尼陀那)와 이제비리다가(伊帝毘利多迦)와 사다가(闍多迦)와 배불략(裴佛略)과 아부다달마(阿浮多達摩)와 비니(毘尼)와 수다라(修多羅)와 우파제사(憂波提舍)와 아파제사(阿波提舍)를 자주 연설하여 저 천자로 하여금 듣고서 신심을 내어 기뻐하고 좋아하게 하므로 저곳 하늘의 미묘한 궁전에 있으면서 좌선하고 독송하며 노닐고 다니며 머무르고, 또 저 놀며 즐기는 시리사가(尸梨沙迦) 곳에도 노니느니라.

다시 대선인이여, 33천에 선법당(善法堂)이 있나니 하늘 대중이 모이는 곳이다.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선법당의 기둥은 8만 4천이며, 저 기둥은 모두 이 금 보배와 금강(金剛), 모사라(牟娑羅)와 가라바(迦羅婆)와, 마노(馬瑙) 등과 뛰어난 전단(栴檀)의 서까래가 아울러 위에 있고, 방울에는 미묘한 소리가 나며 금모래로 땅을 덮었느니라.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저 선법당에는 하늘의 비단 번(幡)을 드리웠으며 보배 당(幢)을 세우고 번(幡)을 매달아 위에 두었으며, 다시 풍악 소리와 비파와 쟁(箏)과 피리와 큰 북과 작은 북과 손뼉 치는 것과 소라를 부는 것과 퉁소와 휘파람의 아름다운 소리가 있다. 천자와 천녀는 손이 미묘한 꽃과 같고 부드러운 모양은 나뭇가지의 마음[樹枝心]과 같으며, 번갈아 서로 손을 잡고 마음에 사랑하며 기뻐하여 입에는 항상 웃음을 머금나니, 저 하늘 동자와 하늘 여인은 이와 같이 쾌락을 받느니라.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저 선법당(善法堂)은 많은 하늘 사람이 모이는 곳인데 여러 가지 구슬 보배로 그 땅을 사이사이 장식하였고, 그 땅은푸르고 윤택한 것이 비유리(毗琉璃)와 같으며, 미끄럽고 때가 없는 것은 깨끗한 거울과 같으며, 하늘 꽃과 여러 가지 향 가루가 많이 있는데 바람과 해와 푸른 벌레와 모기와 등에 등 이와 같은 것들이 나쁜 허물이 없으며, 수면함과 해태(懈怠)함과 잦은 앓음이 있지 않다. 저 선법당에는 좋은 바람이 창에 불어오며, 겹 누각으로 된 집과 벽에는 여러 가지로 장엄되어 얼기설기한 문채가 반달 모양 같고 모양이 소의 눈과 같으며, 하늘 그물이 두루 덮여졌고 솔개의 꼬리와 같이 된 미묘한 문은 크고 넓으며 좋은 촉감의 바람이 있고 보배 다발로 장엄되었다. 미묘한 꽃이 두루 뿌려져 있어 좋은 향기가 진동하는데, 한량없는 백천의 하늘 여인은 희롱하고 웃는 욕정과 질투심과 투쟁하는 따위의 허물이 없고, 서로 욕정이 없고 사랑하는 마음이 견고할 뿐이다. 그 볼은 깨끗하고 때가 없는 것이 마치 달과 거울의 바퀴와 같다. 하늘 여인의 법은 향수와 채색으로 볼과 이마에 찍어 발라 얼굴을 장엄하며, 하늘 여인은 읊는 소리로 함께 서로 즐기느니라.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저 선법당은 사방과 네 모퉁이가 네 군데로 넓고 나무숲이 많이 있어 구름 낀 것처럼 우거지고 여러 가지의 꽃이 있으며, 놀며 즐기는 곳에도 이와 같은 나무숲이 있는데 광활하여 백유순(由旬)이며, 여기저기마다 여러 가지로 장엄되고 금 연꽃이 있다. 또 뿌려진 꽃이 그 땅에 두루 깔렸고, 또 여러 가지 미묘한 노랫소리가 있으며 여러 가지의 나무가 있는데, 그 나무의 이름은 거가나타(居迦那陀)ㆍ파리야다(波利耶多)ㆍ구비타라(拘毘陀羅)니, 이와 같은 등의 나무가 여기저기에 많이 있어서 장엄했느니라.

다시 대선인이여, 저 선법당에는 일체 필요로 하는 금 보배와 금강과 모사라(牟娑羅)와 가라바(迦羅婆)와, 또 백주(白珠)와 비유리(毘琉璃) 등이 각기 큰 무더기로 있는데, 주인도 있지 않고 보호할 이도 있지 않으며 재물과 금보배의 창고가 많이 있나니, 저 일체 물건과 일체 보배의 무더기는 모두 다 선법당인 곳을 장엄한 것이다. 저 여러 보배 무더기에는 여러 가지의 색깔이 있으니, 그것으로써 장엄했다. 저 선법당 주위에는 또 백천(百千)의 노는 곳이 있어 장엄했고, 뜨거움과 번뇌가 없으며 여러가지 의복으로 그 곳을 장엄했느니라.

다시 대선인이여, 33천이 놀며 즐기는 곳[戱樂處]에서 기쁘게 놀고 즐기나니, 모두들 선법당에 와 모여서 오락으로 즐기느니라.

다시 대선인이여, 33천의 선견(善見) 궁전은 깨끗하기가 달과 거울과 같고, 향과 꽃이 많이 있는데 다리꼭지처럼 드리워 장엄하였다. 1천 하늘 여인이 있어 미묘하게 잘 장식하고 유희하며 즐겁게 노는데, 생긋거리는 눈으로 쳐다보며 눈썹을 재빨리 놀리는 것이 파도가 어지럽게 치는 것과 같으며, 허공에 다니면서 여러 가지 꽃으로 그 몸을 장엄했다. 선견 궁전의 장엄된 것이 이와 같았다. 또 구슬 병이 궁전 안에 많이 있으며, 방울 그물과 발[簾]을 쳐놓은 데에는 미묘한 소리가 나와서 장엄했으며, 말과 코끼리가 궁전에서 다니는데 발을 땅에 대면 금먼지가 일어난다. 그 곳에는 단정한 하늘 여인이 많이 있어 몸에는 붉은 빛깔과 광명으로 된 보배 구슬을 붙였는데, 만일 울리거나 둘러싸거나 의복을 걷어잡으면 저 노는 곳의 구슬을 수승하고 기묘하게 하느니라.

다시 대선인이여, 선견 궁전에는 6만 기둥이 있나니, 저 기둥은 모두 다 하늘의 미묘한 금보(金寶)로 되었고, 비유리(毘琉璃)와 금강 보배로 기둥 머리가 되었으며, 여러 가지 잡보(雜寶)로 그 기둥을 아로새겼다. 저 궁전 안에는 즙향(汁香)과 잎향[葉香]과 침수(沈水) 등의 향을 사르었으며, 또 여러 가지 좋고 뛰어난 향을 사르었다. 제석천왕(帝釋天王)이 저 좋은 곳에서 백천의 하늘 여인에게 둘러싸여 있었는데, 제석천왕은 손에 금강의 칼을 잡고서 보배 궁전 위에서 놀며 희롱하고 즐기느니라.

다시 대선인이여, 33천의 인타라왕(因陀羅王)은 9천 용의 힘이 있다. 제석천왕은 팔이 하늘 코끼리의 손과 같고 몸빛깔은 금과 같이 곱고 깨끗하여 때가 없으며, 형체는 평탄하고 바르며 몸의 중간은 가늘고 위 아래는 굵으며, 뼈마디는 밖으로 나타나지 않고, 체격은 단단하고, 털은 돌아 움직이고 깨끗하여 때가 없다. 몸에는 광명이 있고, 옷은 퍼지고 길어서 인타라(因陀羅)와 같으며, 분석하고 논리함은 시비와 논쟁을 부수며, 한량없는 백천의 천자(天子)가 항상 따라 모시니 하늘 숲과 궁전과 놀이터[遊戱處]에도 따라다닌다. 금 노끈으로 된 하늘의 미묘한 영락(瓔珞)과 반(半)영락으로 그 가슴을 장엄하였고, 그 몸은 수승하고 미묘하여 가늘지도 굵지도 않되 중간 허리만은 가늘고 두 넓적다리뼈는 평등하며, 항상 백반(白飯)과 감로즙 음식을 먹으며, 백천의 하늘 여인이 그를 바라본다. 어깨와 볼은 단정하고, 거기에는 취한 코끼리가 있어 귀로 부채질하여 바람을 내는데 바람 소리가 미묘하니라.

다시 대선인이여, 저 위대한 천왕(天王)은 인타라의 주인으로서 몸에 혈맥이 나타나지 않고 향기가 수승하고 미묘함이 좋은 꽃향기와 같다. 저 위대한 천왕은 부드럽고 아름다운 음성이니라.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저 위대한 천왕은 그 몸에 좋은 향기가 있나니, 만일 하늘의 흰 코끼리가 아주 취하려 하다가도 왕 몸의 향기를 맡게 되면 즉시 깨어나느니라.

다시 대선인이여, 인타라왕의 몸의 부피는 여러 하늘이 타는 말의 부피와 같다. 인타라왕의 몸빛은 뛰어나고 미묘하여 왕의 몸을 보는 자는 금 모양[金像]이 보이지 않느니라.”

그 때에 비야사 선인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희유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저 제석천왕 큰 인타라(因陀羅)는 매우 수승하고 미묘함이 진실로 세존의 거룩하신 법을 구족하심과 같아서 말씀하신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대선인이여, 그대는 무슨 뜻으로 이와 같이 이 덧없는 몸인 큰 인타라(제석)를 찬미하여 희유(希有)하다 말하면서 마음에 놀라 이상하게 여기느냐. 비유컨대 재주 부리는 사람이 교묘하게 진흙 덩어리로 사람이나 동물 따위의 형상을 만듦과, 또 잎 따위를 묶어 두고 꽃을 겉에 꽂으며 모든 채색으로 군사 무리를 그려 만들고 나무로 기관(機關)을 만들어 채색으로 그리며 아로새김과 같다. 마치 나무에 핀 꽃을 잘 꾸미며 장엄하여도 얼마 가지 않아 꽃이 곧 시듦과 같으며, 마치 등불의 심지를 화로 속에 넣고 불로 태우면 곧 광명이 있는 것과 같아서, 제석왕의 몸도 또한 다시 그와 같으니라.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아야 한다. 아니루대(阿泥樓大)는 부모에게 태어난 바 그 몸의 힘이 크다.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아야 하나니, 인타라왕이 소유한 몸의 힘보다 아니루대의 부모에게 태어난 몸의 힘이 더 크다.

다시 대선인이여, 그대는 지금 아니루대의 신통과 몸의 힘을 보라.”

이와 같이 말씀을 하실 때에 아니루대는 마음에 곧 생각하였다.

‘여래께서 나에게 가피(加被)하시도다.’

이와 같이 생각하고 나서 곧 삼매에 들었다. 삼매에 들고 나자 몸은 금빛과 같아지며, 즉시 천왕의 금빛이 넘치는 것과 같은 새롭고 훌륭한 금관(金冠)이 그 머리 위에 씌워지고, 보배 구슬은 아래로 드리워져서 얼굴 옆과 어깨에까지 잇닿아 움직이고 흔들려 서로 닿으며, 구슬 상투와 푸른 터럭에 신체는 윤택하고 뛰어난 광명이 있으며, 눈은 천상의 훌륭한 비유리와 같아서 그 색깔이 검푸르다. 또 구슬 보배인 모사라(牟娑羅) 보배와 가라바(迦羅婆) 보배와 일주(日珠) 등의 보배가 있어 몸과 팔을 장엄하였다. 그는 변화인 힘으로 몸을 이와 같이 하고, 다시 하늘의 향[天香]을 내어 모든 대중에게 두루 널리 풍기게 하였다.

저 비야사는 그 몸을 보고서 마음이 감동되어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공경하면서 희유하다는 생각을 내고 소리 높여 말하였다.

“그대여, 그대여, 훌륭하십니다. 어찌 이렇게 유쾌하겠습니까. 내가 사람 몸 받은 것이 과연 헛되지 않았습니다. 나는 지금 여래 처소에 이르렀는데 여래께서는 일체지(一切智)로써 말씀하시고 나로 하여금 지금 이와 같이 일찍이 없었던 법을 보게 하셨습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비야사 선인에게 말씀하셨다.

“그대의 뜻은 어떠하냐? 인타라 제석천왕의 몸과 아니루대 장로의 몸 중 어느 것이 더 훌륭하냐?”

그 때에 비야사 대선인은 부처님께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인타라왕의 몸은 아니루대의 몸에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아니루대의 몸과 색깔이 구족한 것을 천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여래께서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대선인이여, 기뻐하지 말 것이니 그는 복덕을 짓고 이와같은 원(願)을 세웠기 때문에 저러한 몸을 얻었느니라.”

그 때에 대선인 비야사 무리들은 기뻐하고 마음이 열리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원하옵니다. 세존이시여, 다시 저희를 위하여 33천을 말씀해 주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선인이여, 33천 제석천왕의 첫 번째 천후(天后)는 사지(舍支)라 이름하나니, 백천의 하늘 여인과 환희림(歡喜林)에 머무르는데, 여러 가지 꽃이 있어 광명을 발하여 그녀의 몸에 모여 있다. 그 뺨은 연꽃과 같고 입술색은 마치 금 빈바(頻婆) 열매와 같고, 제일 광명과 미세한 의복으로서 숲속 노는 곳에 편안히 다니며 노닌다. 하늘의 장엄으로 귀를 잘 장엄하였고, 보배 팔찌와 하늘의 옥으로 손과 팔을 장엄하였으며, 좋은 영락과 반(半)영락으로 그 몸을 장엄하였고, 다리에도 보배 팔찌를 끼었는데 팔찌에는 미묘한 소리와 여러 가지 음악이 있다. 환희림에 이와 같이 노닐며 다닌다.

뺨은 넓고 미묘한 꽃은 땅에 뿌려졌는데 위를 밟고 다닌다. 배꼽 밑과 음부 위에는 가는 털의 무늬가 있으며, 묘한 보배로 된 속옷은 다니면 소리가 난다. 눈은 푸르고 큰데 뜨면 아름답고, 털은 푸르고 길고 검은데 낱낱 털마다 말려 있으며, 코는 높고 곧으며, 성냄과 질투함과 투쟁하는 따위의 허물을 멀리 떠났고, 성냄과 얼굴 찡그림과 분노를 일으킴과 산란함을 모두 다 멀리 떠나서 몸에 허물을 간직함이 없느니라.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사지(舍支) 천후는 욕정을 좋아하는 힘이 있다. 승미루산(勝彌樓山) 제일 뛰어난 곳이 있는데, 그곳은 넓고 나무숲이 많다. 그 나무에는 가지가 풍성하여 덮어 가려진 곳인데 그곳에서 마음에 애락을 내느니라.

산들 바람이 꽃에 불어오면 움직이고 흔들려서 향기가 나오고 다시 그녀의 몸에 부딪친다. 사지(舍支)의 몸과 얼굴은 길지도 짧지도 않고 굵지도 가늘지도 않으며, 그 얼굴은 아름다워서 활짝 핀 연꽃과 같으며, 입에서는 미묘한 향기가 나오며, 교묘한 말[善巧語]을 하여 불 종자[佛種]를자라게 한다.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라. 33천의 일체 하늘 대중은 몸이 모두 향기롭고 병환이 없으며 노니는 곳에서나 궁전에서 이와 같이 노닐며 다니느니라.

다시 대선인이여, 33천의 수명은 천 세이니, 저 하늘 저 곳에서는 이와 같이 살다가 목숨이 다할 때를 당하면 저 하늘 궁전에 본래 없었던 다섯 가지 모양이 나오나니 마땅히 이와 같이 알아야 한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땅에 맑은 물이 있는 것이 마치 파리(頗梨)와 같음이요, 차갑고 문채가 있음이요, 좋은 촉감의 바람이 있음이요, 그 곳에 여러 가지 가지와 꽃이 있음이요, 이미 못에 들어가고서는 기름과 땀이 흘러나옴이다. 이와 같은 기름과 땀을 보고서는 마음에 의혹이 생겨 곧 물 밖에 나가 나무숲으로 향해 간다. 그가 빨리 가면 하늘 여인은 보고 뒤를 따라 급히 가서 그와 함께 어느 나무 밑에 이르러 곧 앉는다. 그리고 하늘 여인은 슬퍼하며 소리를 내어 탄식하고 목이 쉰 소리로 이렇게 묻는다.

‘성자(聖子)여, 지금 무슨 까닭으로 나를 버리고 혼자 나무 밑에 있습니까? 여기에 무슨 즐거움이 있습니까?’

이와 같이 말하면 저 하늘 동자는 탄식하는 소리로 하늘 여인에게 말한다.

‘나의 머리와 이마에는 본래 기름이 나오지 아니했다.’

이와 같이 말하고 나자 두 겨드랑이에서 곧 땀이 나온다. 저 하늘 여인은 땀이 나오는 것을 보고서 그를 버리고 멀리 가버린다. 그는 하늘 여인이 자기를 멀리 떠나 버림을 보고 마음에 근심하고 두려워하여 숨 쉬는 것이 거칠어진다. 숨 쉬는 것이 거칠고 나면 그 마음에 열이 난다. 마음에 열이 나기 때문에 머리 위에 본래 시들지 않았던 묘한 머리장식이 곧 시들고, 머리장식이 시들고 나면 때 묻지 않던 옷에도 때가 나오며, 하늘의 깔개와 눕는 자리도 편치 않아 안절부절 못한다.

저 하늘 여인은 이와 같은 모습을 보고 마음에 곧 생각하되, ‘이는 하늘 동자의 죽을 모양이 나타난 것이니 장차 죽을 것이다’ 하며, 그가 반드시 죽을 것을 알게 된다. 그 냄새를 견딜 수가 없어 곧 멀리 가서 에워싸고 있어도 그 냄새를 맡으므로 불쌍히 여기며 슬퍼하니 목이 메어 말을 바로 하지 못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언제 제일 부드러운 하늘 몸으로 놀며 즐기는 곳의 숲속을 다녀보겠습니까. 이 하늘의 세 곳인 못물에는 원앙새가 있고, 선법당과 환희원(歡喜園)의 숲속에는 거위와 원앙새가 있고, 만타기니(曼陀耆泥)의 못물은 향기롭고 깨끗하며 나무숲이 많이 있는데 나무 이름은 상진파리야다(象塵波利耶多)ㆍ구기다라(俱耆多羅)입니다. 저 놀며 즐기는 곳에는 꿀벌이 많이 있어 숲 속을 장엄했습니다. 항상 이런 곳에 다니시더니 지금엔 문득 우리를 버리고 어느 곳으로 가시려 합니까. 다섯 모양이 이미 나타났으니 죽으시겠구려.’

저 여러 하늘 여인이 이와 같이 울고 통곡하며 또 울고 통곡하니, 천자는 그들이 울며 통곡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무너질 듯하여 크게 두려워하며 그 몸에 열이 나고 눈은 잘 보이지 않아 마치 길동무를 잃은 사람과 같으며, 또 상인이 바다에서 배가 침몰함을 당하는 것과 같으며, 또 여의주(如意珠)를 잃은 마음과 같아서 오뇌하여 땅에 주저앉는다. 거센 바람이 산모퉁이를 떨어뜨림과 같아서 무상(無常)의 큰 바람이 천자로 하여금 떨어지게 함도 또한 그와 같다. 그 몸은 몹시 열이 나서 땅에서 대굴대굴 구르는 것이 가루라(伽樓羅)에게 잡힌 용새끼와 같다. 크게 두려워하고 온몸이 전율하여 두 손을 합장하고 하늘 여인에게 말한다.

‘나는 지금 열이 몹시 나니 너희는 와서, 손바닥으로 나를 만지며 차갑게 하라. 이렇게도 마음이 조급하고 몸이 뜨거워서 불탈 것만 같다. 이렇게도 몸과 마음이 모두 괴롭기만 하도다.’

저 여러 하늘 여인은 근심과 슬픔에 마음이 불타는 듯했지만, 먼 곳에 서서 마음만 불쌍히 여기며 근심하고 슬퍼하며 괴로워한다. 몸은 가까이 가지 못하여 만지지도 대지도 못하고, 나무 숲속에서 가지와 꽃과 잎으로 손을 펴서 멀리 천자의 가슴 위에 두고서 이와 같이 말한다.

‘동자여, 지금 하늘의 복덕이 다했나니, 원컨대 당신은 염부제(閻浮提)에 속히 태어나십시오.’

저 하늘 동자는 그 말을 듣고 나서 반드시 죽을 것을 알고 외치며 말한다.

‘어찌 이리 괴로운고. 어찌 이리 괴로운고. 이 33천은 좋지 못한 곳이로구나. 이러한 여러 가지로 구족하게 장엄된 놀이터와 제일의 궁전에서 모든 쾌락을 받았고, 많은 하늘 여인에게 여러 가지로 애착하며 얽매였었는데, 갑자기 지금 죽는 길에 들어가는구나.’

그러자 하늘 여인이 먼 곳에서 이와 같이 말한다.

‘원컨대 당신은 죽어서 염부제에 태어나십시오.’

저 하늘 동자는 이와 같이 자주 생각하다가 그 말을 듣고는 몸을 일으켜 일어서고자 하지만, 슬픔과 괴로움으로 울고 통곡하면서 말한다.

‘어찌 이리 괴로운고. 환희원의 여러 가지 나무숲과 백의석(白衣石) 위에 놀고 앉던 곳과 그 선법당과 저 유사가(留沙迦)와 파리야다(波利耶多)와 이 비바사(毘婆闍)와 만타기니(曼陀耆尼)와 큰 파류사가(波流沙迦)와 이와 같은 궁전의 제일 궁전과 견고한 문이 모두 이 하늘에 있는데 나는 지금 갑자기 이 하늘 궁전을 버리고 자유롭지 못하여 여기에서 물러나는가.’

33천의 수명이 다했기 때문에 제 궁전도 보이지 않고, 오직 하늘 여인이 고개를 숙이고 손으로 눈을 닦으며 한숨 쉬고 얼굴이 변한 것만 보게 된다. 그는 하늘에서 떠나게 되자, 또 이와 같은 말을 한다.

‘나는 지금 죽는 길에 가려 하는데, 어찌하여 너희들은 내가 사랑하는 데도 나와 함께 말하려고 하지 않느냐. 나는 지금 나고 죽는 먼 길을 가려 하나니 사랑하는 사람이여, 어서 와서 목 메인 나를 안아다오. 나는 이 다음에는 너희들을 보지 못할 것이요, 너희들도 역시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이와 같이 하늘[天處]은 어찌 그리 나쁜가. 업과(業果)가 다하니 캄캄하여 보이지 않는구나. 어찌하여 이곳 33천에서 떠나려 할 때에 모두 다 텅 비었느냐. 어찌하여 이곳 33천에 거문고와 음악과 박수 등이 없느냐. 나는 지금 소리도 다시 듣지 못하는구나. 어이하면 이곳 33천에서 제일 좋은 하늘[可愛天]과 건달바(乾闥婆) 하늘과 색깔로 장엄한 금강의 견고한 땅과 이와 같은 1천 눈의 제석천왕과 또 어떤 복덕이 있는 중생이 모여 있는 그곳을 볼 수 있겠느냐. 파리야다(波利耶多)와 구기타라(俱枳陀羅)와 여러 나무의 꽃다발이 나의 머리 위에 있었는데 언제 시들었느냐.’

저 떠나려는 하늘 동자가 이와 같이 울부짖자, 33천이 그 소리를 듣고 모두 근심하여 여러 가지 꽃을 가지고 스스로 청정한 수염과 털을 장엄하며, 제석천왕은 백천의 하늘 대중에게 둘러싸이며, 천후(天后) 사지(舍支)는 하늘 여인에게 둘러싸이며, 나라달리지다가(那羅達離支多伽)ㆍ큰 반차시기(般遮尸棄)ㆍ돈부로(敦扶盧) 등 하늘과 건달바(乾闥婆)가 하늘의 음악과 노래와 미묘한 음성을 지니고 와서 저 다섯 모양이 나타나 죽는 길에 가려고 하는 자에게 가까이 가 보고서 모두 이와 같이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내어 같은 소리로 외쳐 말한다.

‘어찌 그리 괴로운가. 이 좋지 못한 무상(無常)은 슬퍼하는 마음도 없는가.’

제석천왕은 그가 이와 같이 하늘에서 물러가려는 것을 보고 범성(梵聲)으로 말한다.

‘우리들 일체법(一切法)은 모두 이와 같나니, 애착을 두지 말고 사랑하는 마음을 끊을지어라. 만일 사랑하는 마음을 끊지 않으면 나쁜 세계[惡道]에 나게 되리라.’

그 외에 여러 천자들도 또한 한 소리로 이와 같이 말한다.

‘그대는 좋은 세계로 가서 인간 가운데 일체 중생이 착한 업을 지은 곳에 태어날지어다.’

이와 같이 말하고 나자, 저 물러가려는 하늘 동자는 마음으로 곧 생각하되, ‘나는 지금 참으로 물러가게 되었구나’ 하고 즉시 합장하며 저 하늘 대중을 향하여 이와 같이 말한다.

’33천의 모든 천자께서는 원컨대 나를 인증하여 주옵소서. 나의 물러갈 때가 왔는가 봅니다.’

그 때에 천자는 기(氣)를 모아 똑바로 보면 두 가지 모양의 연꽃잎의 눈이 나게 되고, 모든 장엄이 다 사라진다.

저 여러 천자는 물러가려는 하늘 동자에게 모든 장엄이 사라진 것을 보고 만라바(曼羅婆)ㆍ거세사야(居世舍耶)ㆍ거가나대(居迦那大) 등 이와 같은 꽃을 가지고 그의 몸에 멀리 뿌리며, 곧 하늘의 음악과 비파와 북과 피리의 여러 가지 음성으로 즐겁게 해준다. 그는 이와 같이 자기에게 공양해 주는 것을 보고 비록 하늘에서 물러가나 마음에 기뻐하여 염부제를 마음속으로 희망한다. 눈에는 눈물이 흐르며 그 음성은 거칠어지나 이 업(業)으로 말미암아 법과 합하여 목숨이 끊어진다.

목숨이 다하여 죽으면 가아나(伽阿那) 바람이 저 죽은 하늘 동자에게 부는데 저 바람이 좋은 향내로 불어서 그 몸을 흩어지게 한다. 이와 같이 하여 흩어지면 즉시 33천을 멀리 떠나서, 있는 곳도 알 수 없이 그 자리가 없어져서 알 수도 생각할 수도 없게 된다. 그가 이미 물러가고서는 인간에 태어나는데 태중에 있을 적에 어머니에게 이런 모양이 나타나니, 웃고 노래하며 춤추는 것을 좋아하고, 마음이 욕정을 좋아하며, 마음이 항상 환희하면서 꽃과 과일과 나무숲이 있는 곳을 좋아하며, 여러 가지의 잡색 의복 입기를 좋아하고, 항상 음식을 즐긴다. 비록 태장(胎藏)에 있으나 어머니는 괴롭지 않으며 삿된 욕정도 즐기지 않고, 마음에 좋은 향과 꽃다발로 장엄된 것을 좋아하며, 누우면 좋은 꿈을 꾸고 뒤바뀐 소견이 없느니라.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아야 하나니, 33천에서 물러나 인간에 태어날 적에 어머니 태중에 있을 때에는 이와 같은 모양이 있느니라.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아야 하나니, 그 어머니는 그 때에 태중의 모든 괴로움을 멀리 떠나고서 낳게 되느니라.

대선인이여, 마땅히 알아야 하나니, 그 때에 동자가 출생하면 신체가 평정(平正)하고 손바닥에는 무늬를 이루어 부드럽고 좋으며, 허리는 가늘고 이는 빽빽하며 몸 전체가 부드럽고, 그 마음은 수승한 공덕과 욕락과 애욕의 일들을 좋아하며, 미세한 옷을 좋아하고 숲속 노는 곳을 즐기며, 몸에는 좋은 향내가 있고 크게 넉넉하여 재물이 풍족하며 금보(金寶)를 갖추고 있으며, 위대한 계급과 훌륭한 가문으로서 항상 보시와 계(戒)를 행하느니라. 그중에 애욕심이 많은 자는 가난한 집에 태어나되, 마음은 보시함을 좋아하여 검지도 희지도 않고, 손과 발은 가지런하고 평탄 하며, 보는 자들은 모두 그를 사랑하고 공경한다. 성질은 논의하기를 좋아하고 그 마음은 부드럽고 성내는 마음이 적으나 남의 아내와 통하기를 좋아하고 자기의 아내와 첩에게는 애정과 쾌락을 느끼지 않으며, 모든 친구와 형제와 권속에게도 마음에 사랑하거나 그리워하지 아니한다.

대선인이여, 33천에서 물러나 인간에 태어나는 본성이 이와 같은 것임을 알아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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