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위황죽원노바라문설학경(佛爲黃竹園老婆羅門說學經)

불위황죽원노바라문설학경(佛爲黃竹園老婆羅門說學經)

역자 미상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바가바(婆伽婆)께서는 비란야(鞞蘭若)의 황죽원(黃竹園)에 계셨다. 그 때에 비란야 바라문은 나이가 많아 거의 죽게 되었다. 그는 나이 1백20세로서 점심을 먹고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걸어 부처님께 나아가 서로 위로한 뒤에 지팡이를 짚고 부처님 앞에 섰다가 다시 한쪽에 물러서서 아뢰었다.

“구담(瞿曇)이시여, 사문 구담께서는 나이도 어리고 공부도 처음인데 어떤 큰 사문이나 바라문이 와도 때를 따라 공경하지도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앉기를 청하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구담이시여, 나는 그것을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바라문아, 나는 아직 이 하늘이나 악마나 범(梵)이나 사문이나 바라문으로서 나로 하여금 공경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앉기를 청하게 할 이를 보지 못하였다. 바라문아, 만일 여래가 공경하거나 자리에서 일어난다면, 그 사람은 머리가 부서져 일곱 조각이 날 것이다.” “사문 구담께서는 너무 게으르고 교만하십니다.” “바라문아, 내가 교만한 데에는 이유가 있으며, 네 말과는 다르니라.

바라문아, 어떤 빛깔의 맛ㆍ소리의 맛ㆍ냄새의 맛ㆍ촉감의 맛도 여래는 그것을 이미 다 알고 그 근본을 끊어 버렸기 때문에 다시는 어떤 두려움도 생기지 않는다. 바라문아, 이런 이유로 나를 교만하게 한다. 네 말과는 다르니라.” “사문 구담께서는 두려움이 없습니까?” “바라문아, 나를 두려움이 없게 하는 데는 이유가 있으며, 네 말과는 다르니라. 바라문아, 어떤 빛깔의 두려움ㆍ소리의 두려움ㆍ냄새의 두려움ㆍ맛의 두려움ㆍ촉감의 두려움도 여래는 그것을 이미 다 알아 근본을 끊었기 때문에 다시는 두려움이 생기지 않느니라.

바라문아, 이런 이유가 나로 하여금 두려움이 없게 하는 것이다. 네 말과는 다르니라.” “사문 구담께서는 다시는 태에 들지 않습니까?” “바라문아, 거기도 이유가 있어서 나로 하여금 태에 들지 않게 한다. 네 말과는 다르다.

바라문아,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도 모든 존재의 태에 들어가지만, 나는 그것을 이미 다 알고 근본을 끊고 다시는 두려움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나는 태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다.

바라문아,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은 다시는 어떤 존재의 태에도 들어가지 않는다. 나는 그것을 이미 다 알고, 그 근본을 끊어 다시는 두려움이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태에 들지 않는다.

바라문아, 이런 이유가 있어서 나로 하여금 태에 들지 않게 하는 것이다. 네 말과는 다르니라.

또 바라문아, 나도 처음에는 세상에서 어리석었고 어리석음을 즐겨하여 어리석음에 얽매여 있었다. 그러다가 내가 처음으로 법을 분별하여 어떤 중생보다도 가장 먼저 그것을 설명하였다.

마치 닭이 열 개나 스무 개의 알을 낳아, 때를 따라 그것을 품어 주고 그것을 굴리는데 그것은 닭이 하는 행동이다. 병아리가 알 속에 있을 때 주둥이나 발로 그 알을 부수면, 병아리는 안온하게 알에서 나오는데 이것은 그의 처음의 행동이다.

그와 같이 바라문아, 중생들이 어리석음에 싸이고 어리석음에 덮여 있을 때 내가 처음으로 법을 분별하였으니, 그것은 중생들에 있어서 최상의 말이었다.

바라문아, 나는 풀을 안고 도량(道場)의 나무 밑으로 가서 풀을 깔고 그 위에 니사단(尼師壇:坐具)을 펴고는 가부하고 앉아 결코 일어나지 않고 번뇌를 없앴느니라.

바라문아, 나는 거기서 음욕에서 해탈하고 모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에서 해탈하게 되었다. 그래서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행하여 기쁨을 얻고 첫째 선정에 들어 머물렀다. 바라문아, 나는 그 때에 첫째 선정을 얻었다. 그래서 법을 보아 안락하게 머물렀고 즐거운 행이 있어 안온을 잃지 않고 열반을 얻었느니라.

바라문아, 그 다음에 나는 깨달음과 행을 쉬고 안으로 믿음과 즐거움이 있으면서 뜻이 한마음에 응하여 깨달음도 행도 없어졌다. 그래서 선정에서 기쁨을 얻고 둘째 선정에 머물렀다.

바라문아, 나는 그 때에 둘째 선정을 얻고 법을 보아 안락하게 머무르고 즐거운 행이 있어서, 안온을 잃지 않고 열반을 얻었느니라.

바라문아, 나는 그 마음의 기쁨에 물들지 않고 뜻과 생각을 보호하여 평등히 알고 몸이 안락하게 되었다. 이른바 성인이 관찰한 호념(護念)에 안락하게 머물렀으니, 거기서 셋째 선정에 머물렀다.

바라문아, 나는 그때에 셋째 선정을 얻고 법을 보아 안락하게 머무르고 즐거운 행이 있어서 안락을 잃지 않고 열반을 얻었느니라.

바라문아, 그 다음에 나는 즐거움과 괴로움이 없어지고 앞의 기쁨을 버리고 사랑이 없어졌다. 그래서 괴로움도 즐거움도 없고 뜻을 보호해 청정하여져서 넷째 선정에 머물렀다.

바라문아, 나는 그때에 넷째 선정을 얻고 법을 보아 안락하게 머무르고 즐거운 행이 있어서 안락을 잃지 않고 열반을 얻었느니라.

바라문아, 나는 이런 삼매로써 뜻이 청정하여 번뇌가 없어지고 모든 결박을 끊고 부드러운 행이 있어서 항상 머물러 흔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전생 일을 아는 지혜[宿命智]를 얻고 내 뜻을 스스로 다스렸다.

바라문아, 행이 있고 말이 있어 한량없는 전생의 받은 일을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한 생ㆍ두 생ㆍ백 생ㆍ천 생 혹은 한 겁ㆍ반 겁ㆍ한량없는 여러 겁 동안에 저 중생들의 성은 무엇이며 이름은 무엇이었던가. 성질은 어떠했으며 음식은 어떠했던가. 괴로움과 즐거움은 어떠했던가. 목숨은 얼마나 길고 짧았던가. 또 여기서 죽어 저기서 나고 저기서 죽어 여기서 난 것과, 여기서 나서는 성은 무엇이며 이름은 무엇인가. 음식은 어떠하며 목숨은 얼마나 길고 짧은가.’

이들을 다 알았었다.

바라문아, 나는 그 때에 밤중이 되어 첫째의 거룩한 지혜를 얻었고 조금도 방일한 행이 없어 지금은 선정의 행이 되었다. 이른바 무지가 멸하고 지혜가 생겼고 어둠이 없어지고 밝음이 생겼으니, 즉 전생 일을 기억하는 지혜를 얻었느니라.

바라문아, 나는 이 삼매로 말미암아 뜻이 깨끗하게 되어 번뇌가 없어지고 부드러운 행으로써 항상 머물러 흔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하늘 눈의 지혜[天眼智]를 얻고 스스로 그 뜻을 다스렸느니라.

바라문아, 나는 사람들의 눈보다 뛰어나고 깨끗한 하늘 눈으로 중생들의 나는 이와 죽는 이와 좋고 나쁜 것과 아름답고 추한 것과 태어나는 곳의 좋고 나쁜 것은 모두 중생들의 지은 업을 따른다는 것을 진실로 알았다. 즉 ‘이 중생은 몸의 행이 나쁘고 입의 행이 나쁘며 뜻의 행이 나빠서 성인이 칭찬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온갖 삿된 소견을 가졌다. 그는 그 인연으로 몸이 무너져 죽을 때에는 나쁜 곳 지옥에 난다’고 알았고, 또 ‘어떤 중생은 몸의 행이 선하고 입의 행이 선하며 뜻의 행이 선하고 믿음의 행이 선하다. 그리하여 온갖 바른 소견을 가졌다. 그는 그 인연으로 몸이 무너져 죽을 때에는 좋은 곳 천상에 난다’고 알았다.

바라문아, 나는 그 때에 밤중이 지나 둘째의 지혜를 얻었다. 조금도 방일한 행이 없어 지금은 선정의 행을 얻었다. 이른바 무지를 버리어 지혜를 얻었고 어둠이 없어지고 밝음을 얻었으며 무명이 없어지고 밝음을 얻었다. 이른바 하늘 눈의 지혜를 얻었다.

바라문아, 나는 이 삼매로 말미암아 뜻이 깨끗하게 되어 번뇌가 없어지고, 부드러운 행으로 항상 머물러 흔들리지 않았다. 그리하여 번뇌가 다한 지혜[漏盡智]를 얻고 그 뜻을 스스로 다스렸다.

바라문아, 그리하여 나는 이 괴로움을 진실로 알고 괴로움의 원인과 괴로움의 다함과 괴로움이 다해 머무르는 곳을 진실로 알았다. 또 이 번뇌와 번뇌의 원인과 번뇌의 다함과 번뇌가 다해 머무르는 곳을 진실로 알았다.

나는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아, 번뇌의 번뇌에서 뜻이 해탈하고, 존재의 번뇌와 어리석음의 번뇌에서 뜻이 해탈하고, 해탈하고는 해탈하였다는 지혜가 생겼다. 그리하여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루어졌고 할 일을 이미 마치고 명색이 이미 있는 줄을 진실로 알았다.

바라문아, 나는 그 때에 새벽이 되어 셋째의 지혜를 얻었다. 조금도 방일한 행이 없어 지금은 선정의 행을 얻었다. 무지가 다해 지혜를 얻고 무명이 다해 밝음을 얻었다. 이른바 번뇌가 다한 지혜를 증득하였다.

바라문아, 이른바 어떤 이는 바른 말로 말하기 때문에 어리석음이 없다. 사람이 세상에 나서는 중생으로서 고락을 떠나는 이가 적다. 그런데 바라문아, 어떤 이는 나를 바르게 말한다고 한다. 왜냐 하면 바라문아, 나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요, 또 세상에 나와서 이 세상에서 가장 묘하여 아무 괴로움과 즐거움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비란야 바라문은 지팡이를 땅에 놓고, 얼굴을 세존의 발에 대어 예배한 뒤에 앞에 서서 세존을 찬탄하였다.

“세존께서는 가장 훌륭하시고 가장 묘하십니다. 세존께서는 세상에 짝할 이가 없으며 세존과 같은 이가 없습니다. 세존께서는 근심이 없으시고 또 세존께서는 남에게 성내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법과 비구 스님께 귀의합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우바새가 되어 오늘부터 목숨을 바칠 때까지 살생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지금 귀의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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