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은 강설하고 혹은 질문한 덕산의 불자들

혹은 강설하고 혹은 질문한 덕산의 불자들

송경(松京, 開城) 선기문(宣祗門) 오른편 등성이가 뻗어나가 보정문(保定門)에 이르는 산을 덕산(德山)이라고 한다.

산의 서북쪽 귀퉁이에 보암사(賓岩寺)라는 절이 있는데, 누각에 오르면 앞이 환히 트이어 앉아서 멀리 아름다운 산천을 바라볼 수 있다.

이 절의 동북쪽 마을에 벼슬에서 물러난 재상들이 많았다. 추밀(樞密) 등이, 나이 많아 벼슬에서 물러난 사람들과 할 일이 없는 한가한 사람 등 40여명과 함께 법화사(法華社)를 조직하여, 다달이 6재일에 각기 법화경을 가지고 와서 한 사람이 딴 자리에 앉아 경의 한 대목 한 구절을 해석하고 뜻과 이치를 해설하여 다른 사람들이 명심해 듣고, 혹 의문되는 점이 있어 물으면 해명해 주고 하였다.

이렇게 돌아가면서 강설하고 묻고 하여 모두가 해탈하기를 바랐다. 그리고 15일이 되면 정성을 들여 좋은 음식을 장만해서 아미타여래(阿彌陀如來)의 합원(合院)에 공양하고 재를 베풀어 밤을 새워서 정진하여 다같이 정토에 가기를 빌었으므로, 죽을 때에 이르러는 뜻과 같이 자재하게 되는 사람이 끊이지 아니하였다.

<海東傳弘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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