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기한 새가 상서를 나타내다
거사 최표(崔彪)는 탐진(耽津) 사람이다.
원묘(圓抄)스님이 보월산(寶月山)에 절을 짓는다는 말을 듣고 종제(縱弟) 최홍(崔弘)과 함께 만덕산(萬德山)에도 세우기를 청하여 각각 자리를 잡아 세웠는데, 매우 웅장하였다.
최표는 평생에 성난 얼굴을 한 일이 없었다. 그의 아들이 이웃 고을에 갔다가 갑자기 범에게 물려 죽었다. 최표는 종이와 먹을 것을 마련하여 산인(山人) 일여(一如)를 청해다가 법화경을 배껴 쓰게 하였는데, 홀연히 푸른 새가 와서 경을 베끼는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모양이 매우 의젓하였는데, 이르기를 두 번 세 번, 사경(寫經)이 끝날 때까지 거듭하였다. 사경이 끝나자 최표의 꿈에 죽은 아들이 나타나서,
「사경의 힘으로 인해 순수하고 착하고 아름다운 사나이의 몸을 받았습니다. 」
고 하였다.
<海東傳弘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