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미쳐 날뛰다
당나라 혜주(慧主)스님은 시주(始州) 사람으로 속성이 가씨(賈氏)였다.
일책이 감로사(甘露寺)에 들어가 출가하여 계를 받았다. 부지런히 법화경을 독송하여 산신이 감응해서 공양을 올리고, 아침에 일어나 도량을 거닐면 온갖 짐승과 새들이 뒤 따랐다.
무덕(武德, 서기 618~626) 때 향림사(香林寺)로 옮겨가 살았는데, 하루는 관인(官人) 능양이라는 사람이 익주(益州)에서 말 백여 필을 끌고 절에 들어와 강당에 매어놓고 몹시 거드름을 부려 차마 눈으로 볼 수가 없었다.
스님이 곧 방으로 장삼을 입고 석장(錫杖)을 들고 나오니, 백여 마리의 말들이 일시에 엎드러져 발광을 했다.
능양은 스님이 진리를 설하는 강당에 말을 매어 둔 때문이라 생각하고, 깊이 참회하고, 곧 말을 다른 데로 옮겨 매고 침향(沈香) 10근을 스님에게 보시하여 피우니 말이 잠잠해졌다.
깊이 감동한 능양은 그 후 스님에게서 보살계를 받고, 평생 동안 법화경을 독송하여 덕이 높은 불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