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들이 머리를 조아리다

귀신들이 머리를 조아리다

수(隨)나라 개황(開皇, 서기 581~600)때의 일이다. 보통(寶通)스님은 불법을 부지런히 닦았는데, 법화경 다라니품(陀羅尼品)을 오래 독송하여 약간 신령스러운 이적이 있었다.

이 때 양교촌(楊橋村) 조씨(趙氏)의 아내가 귀신이 들어 스님의 주문을 청했다.

그래서 스님이 그의 집에 이르니, 귀신이 곧 형상을 나타냈다.

스님이,

「너는 이 마을에 있으니 마땅히 마을 사람들의 복을 일으켜 주어야 할 것인데. 어찌하여 도리어 사람을 괴롭히느냐? 」

하고 꾸짖었다.

그러니까 귀신은,

「그건 제가 한 짓이 아니라, 제 부하 졸개 의 짓입니다. 」

하고 곧 졸개를 불러 꾸짖고 벌을 주었다. 조씨의 아내는 병이 약간 차도가 있더니 얼마 안가 다시 더해져서, 온 종일 노래를 부르고 무어라 중얼거리고 하여, 조씨가 다시 스님에게 와서 고했다.

스님이 다시 가서 보니, 앞서 꾸짖었던 귀신이 병상 앞에 있었다.

스님이

「전번에 타일렀는데 어찌하여 또 왔는가? 만약 네가 가지 않는다면 내 마땅히 주문을 외워서 네 머리를 깨뜨려 일곱 조각을 내어 아리수(阿梨撚) 가지처럼 만들어놓을 것이다. 」

하고 호통을 치니, 귀신이 황겁하여 머리를 땅에 조아리며,

「제발 주문을 외우지 말아 주십시오.」

하고 애걸하고는 물러갔다.

그리하여 부인의 병이 낫고, 귀신은 두 번 다시 오지 아니하였다.

<靈瑞集·弘贊傳 第七·現應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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