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경 공덕으로 죽은 아내를 천도한 진법장
진법장(陳法藏)은 옹주(擁州) 만년현(萬年縣) 패곡(覇曲) 사람이다. 공선(供膳)이 되어 정관(貞觀) 18년에 낙주(洛州)로 번을 들러 갔는데, 그동안에 후처가 죽었다.
번이 끝나 돌아와 본래 살던 마을까지 10여리쯤 남았을 때 길에서 아내를 만났다.
아내가 말했다.
「저는 며칠 전에 죽었습니다. 」
반가워서 손을 잡았던 법장은 크게 놀라며
「그게 무슨 소리요?」
하고 물었다.
아내는 대답을 않고 그를 인도하여 아주 가난해 보이는 8 · 9집 중의맨 끝 집으로 들어갔다. 얼마 안 되어 아내가 어떤 사람에게 불려나갔다.
법장이 뒤 따라 가서 보니, 쇠머리를 한 옥졸(獄卒)이 아내를 쇠꼬챙이에 꿰어 펄펄 끓는 쇳물에 넣어서 뼈와 살이 흐물흐물해지더니 쇠물에서 꺼내니까 도로 살아났다. 이렇게 일곱 번을 되풀이하고 나서야 놓아주어 아내가 법장에게로 왔다.
몰골이 참혹해진 아내가 말했다.
「제가 당신의 후처가 되었지마는, 전처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아니고 제가 해친 것이에요. 집의 옷장 속에 5 백냥이 있고 집에 소가 있는데 팔면 1천 5 백냥은 받을 겁니다.
돌아가시거든 시어머니께 의논하여 저를 위해 법화경을 베껴 쓰시면 저는 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제 말을 잊지 마시고 시어머니께 의논하세요.」
법장은 집으로 돌아오자 어머니에게 사실을 이야기하고 소를 1천 5백방에 팔아, 경 베끼는 사람을 청해서 종이를 사 오게 하고, 곧 아내가 있던 집을 찾아갔다. 법장이 문을 두드리니 아무런 응답이 없고, 어디서인지 멀리서 말소리가 들려 왔다.
「당신의 아내는 어제 법화경 베낄 종이를 사 오게 했을 때 이미 천당에 태어났소.」
그는 놀랍고도 기뻐서 그 뒤로 법화경을 깊이 믿고 받들었다. 재물이 생길 때마다 법화경을 베껴 쓰기를 19년을 하고는 흥선사(興善寺)로 가서 공양을 하고 여러 스님들에게 전말을 자세히 이야기하였다.
<弘贊傳 第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