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흥기행경(佛說興起行經)상권
후한(後漢)강맹상(康孟詳) 한역 번역
불설흥기행경(佛說興起行經) 01. 상권
불설흥기행경(佛說興起行經) 02. 하권
불설흥기행경(佛說興起行經) 01. 상권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에
부처님이 마갈국(摩竭國)에 계시면서
널리 중생들을 위하신 까닭에
대숲 동산 안에서 머무셨다.
부처님은 여러 비구들과
신족(神足) 지닌 나한에게 말씀하셨다.
저마다 걸식할 것 가지고서는
아뇩천(阿耨泉)까지 같이 갈지어다.
다섯 성씨 나라를 지나시면서
여러 비구들을 거느리시어
중간에서 같이 걸식을 하셨나니
비구는 5백 사람이었다.
신족으로써 날아 내려오셔서
비구승들에게 에워싸이어
아뇩의 큰 샘에 도착하시니
세존은 그 가운데 앉으시었다.
세존은 공양을 잡숫기를 마치셨고
비구들은 그대를 먹고 있는데
밥을 먹고 있을 때
땅이 몹시 울리며 흔들렸다.
이 땅이 어째서 진동하느냐고
비구들은 세존께 여쭈었었는데,
세존은 그들을 위하여 말씀하되
이것은 중생 가엾어서 진동을 하느니라.
지옥에는 죄를 지은 사람이 있어서
극히 여러 큰 죄악을 행했으므로
귀신들이 천명이나 있으면서
그의 두 큰 갈빗대를 찍고 있느니라.
조금도 쉬지 않는지라
도끼가 모두 빨갛게 달며
찍기를 꼭 천 년을 채우면
힘이 다해 비로소 끊어지게 되리라.
어떠한 죄를 지었었기에
이런 고통을 받게 되었으며
이 갈빗대의 크기가 얼마이기에
땅이 몹시 울려서 흔들립니까.
이는 본래 세간의 사람으로서
언제나 남의 아내 간음하기 좋아하고
색욕을 탐낸 데에 연루됐기 때문이며
또 청신사(淸信士)를 죽였으므로
이러한 전생의 인연 때문에
이러한 큰 몸을 얻게 됐으며
귀신들이 천명이나 있으면서
늘 이 갈빗대를 쪼개고 있느니라.
세존은 이렇게 말씀하시고
4과(果)를 증득한 비구들에게 묻기를,
너희들은 어떠한 인연을 지었느냐
저마다 스스로가 말할지니라.
신통을 지닌 크신 제자요
법 바퀴를 계승하고 굴릴 수 있는
지혜가 으뜸인 사리불이
일어나서 세존께 질문을 했다
세존은 견줄 데 없으시고
보셨거나 들으시지 않은 일이 없으므로
이전 세상의 모든 인연을
세존께서 먼저 말씀하소서.
손타리(孫陀利)가 악한 비방을 일으켜
공경해야 할 일을 원망하면서
까닭 없이 세존을 비방했는데
이는 바로 어떠한 인연입니까.
사미발제(奢彌跋提)가
이 5백의 비구들까지
까닭 없이 헐뜯으며 욕을 했는데
이는 바로 어떠한 인연이옵니까.
5친(親)을 모두 죽이는 때에
무엇 때문에 두통(頭痛)을 앓았으며
모든 뼈마디가 다 쓰시며 아팠고
등골뼈가 아프며 굳어졌나이까.
날카로운 목창(木槍)이 다리를 찔렀으며
조달(調澾)이 벼랑에서 돌을 굴려서
떨어지자 엄지발가락을 깨뜨렸는데
이는 바로 어떠한 인연이옵니까..
다설 동녀(多舌童女) 그 여인이
주전자를 넣어 부르게 하고서
대중들의 안에 있다가
까닭 없이 와서는 헐뜯었나이다.
또 비란읍(毘蘭邑)에 계시면서
석 달 동안 말 먹이는 보리를 잡술 적엔
국사 범지(國師梵志)가 청한 것인데
이는 바로 어떠한 인연이옵니까.
울비(鬱秘)의 땅에 계시면서
고행하며 여섯 해를 채우셨으며
숨을 그치는 선정으로 파리해지셨는데
이는 바로 어떠한 인연이옵니까.
세존은 그들에게 연설하셨다
사리불아 자세히 들어라
예전 세상에 행했던 인연을
이제 모두 너희에게 말하여 주리라.
1. 부처님이 손타리의 전생인연을 말씀하시는 경[佛說孫陀利宿綠經]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은 아뇩대천(阿耨大泉)에서 큰 비구들 4백 인과 함께 계셨다.
모두가 이들은 아라한이며 여섯 가지 신족(神足)을 통하고 크게 이름이 있었으며 단정하고 잘나서 저마다 여러 상호를 지녔고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으며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않으며 살지지도 않고 파리하지도 않으며, 빛깔은 마치 붉은 연꽃과 같고 모두가 마음과 뜻을 잘 조복하였으나 오직 한 비구만은 그렇지 못하였나니, 바로 아난이었다.
사리불은 꽃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정돈하고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연꽃자리에 꿇고서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께서는 못 보신 일이 없으시고 못 들은 일이 없으시며 모르는 일이 없으시므로, 세존이시야말로 견줄 이가 없으시옵니다. 뭇 악이 스러져 없어지고 모든 선이 널리 갖추셨으며, 여러 하늘과 용과 귀신과 제왕과 신민이며 일체 중생들을 모두 제도하려 하십니다.
세존께서는 이제 일부러 남아 있는 인연을 나타내시니, 원하옵건대 부처님은 스스로 이 인연을 말씀하시어 하늘과 사람과 중생들이 듣고 깨달아 알게 하소서.
어떠한 인연 때문에 손타리가 와서 비방하였으며 어떠한 인연 때문에 사미발제에게 5백의 아라한까지 비방을 받게 되었으며, 어떠한 인연 때문에 세존의 머리가 아프셨으며, 어떠한 인연 때문에 세존의 등골뼈가 굳으셨으며, 어떠한 인연 때문에 날카로운 나무가 발을 찔렀으며, 어떠한 인연 때문에 데바닷타가 벼랑에서 돌을 굴렸으며, 어떠한 인연 때문에 다설(多舌) 여인이 주전자를 넣고서 대중 안의 번뇌 있는 이와 번뇌 없는 이들 앞에 와서 비방하기를, ‘어째서 자기 집 일은 말하지 않고 남들을 위하여 말을 합니까. 나는 이제 해산을 하게 되어서 소유(酥油)가 필요합니다’라고 하였으며, 어떠한 인연 때문에 비란읍에서 5백의 비구들과 함께 말이 먹는 보리를 잡수셨으며, 어떠한 인연으로 울비(鬱秘) 땅에서 고행하기를 6년 동안 겪고서야 부처님이 되셨다고 말씀하셨나이까?”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도로 꽃자리로 돌아가리라. 나는 너희들을 위하여 전생의 여러 인연들을 말하리라.”
사리불은 곧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자, 아뇩대용왕(阿耨大龍王)이 부처님이 인연의 법을 말씀하겠다 함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하면서 곧 부처님을 위하여 7보 교로(交露)의 일산을 만들어서 일산 안에서 전단의 가루향을 비내리자 모든 자리에 두루 하였으며, 헤아릴 수 없는 여러 하늘ㆍ용ㆍ귀신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이 모두 와서 부처님에게 나아가 합장하여 예배하고 둘러싸며 섰다.
부처님은 곧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지나간 세상 바라나성 가운데에 정안(淨眼)이라는 노름꾼이 있어서 노래를 부르며 희롱하는 데에 솜씨가 있었고, 그 때에 녹상(鹿相)이라는 음녀가 있어서 단정하며 잘 생기고 엄숙하며 깨끗하기가 견줄 데 없었다.
때에 정안은 녹상의 처소에 가 닿아서 이 여인에게 말하였다.
‘함께 밖의 동산 가운데로 나아가 좋은 땅을 찾아서 함께 서로 재미있게 즐깁시다.’
그러자 여인은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십니다.’
녹상은 돌아가서 의복을 장엄하여 정안의 집으로 가자, 정안은 곧 좋은 수레를 차려서 녹상과 함께 타고 바라나성을 나가서 나무 동산에 이르러 함께 서로 재미있게 즐겼다.
낮과 밤을 지나고 난 뒤에 정안은 그의 의복이 값지며 아름다움을 보고 곧 탐심을 내어, ‘이 여인을 죽이고 그의 옷을 가져야겠다’ 하고, 다시 생각하기를, ‘죽인 뒤에는 어떻게 숨길까’라고 하였다.
때에 이 동산 가운데에 낙무위(樂無爲)라는 벽지불이 있어서 그가 있는 데서 멀지 않았었는데, 정안이 또 생각하기를, ‘이 벽지불이 새벽에 성에 들어가서 걸식을 하리니, 그 후에 나는 녹상을 죽여서 그의 오두막집 안에 파묻고 옷을 가지고 돌아가야겠구나. 누가 나의 처신을 알 것이냐’ 하였다.
다음 날 아침에 벽지불이 곧 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는데, 정안은 그 후에 녹상을 죽여서 옷은 벗겨 가지고 시체는 낙무위의 오두막집 안에 파묻어 두고 땅을 골라서 예전과 같이 하고서 바로 수레를 타고 다른 문으로 해서 성으로 들어갔다.
그 때에 바라나시 국왕 이름은 범달(梵達)이었는데, 나라 사람들이 녹상이 보이지 않자 마침내 국왕에게 통하고 여러 사람들은 왕에게 아뢰었다.
‘녹상이 보이지 않나이다.’
그러자 왕은 곧 여러 신하들을 불러서 두루 마음에 나아가 집마다 찾게 하였는데, 여러 신하들은 분부를 받고 명령대로 찾았으나 온통 찾아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다시 성을 나갔더니 나무 사이에 여러 새들이 그 위를 나는 것이 보이므로 여러 사람들은 문득 생각했다.
‘성중에서는 이미 널리 찾았으나 찾지 못하였는데, 이는 반드시 까닭이 있으리라. 같이 거기로 가 보아야겠구나.’
그리고는 곧 가서 낙무위의 오두막집 앞에 이르러서 수색하여 시체를 찾았다.
여러 신하들은 낙무위에게 말하였다.
‘이미 부정한 짓까지 하고 무엇 때문에 다시 죽였느냐?’
그러나 벽지불은 잠자코 대답을 하지 않는지라 이렇게 묻기를 세 번까지 하는데도 여전히 대답을 하지 않았다. 낙무위가 손과 다리를 땅에 대고, ‘이는 바로 전생의 인연이로다’ 하고, 일부러 잠자코 대답하지 않자, 여러 신하들은 곧 낙무위의 두 손을 뒤로 합쳐 묶고서 때리어 심문하는데, 수신(樹神)이 반 몸만을 나타내어 대중들에게 말하였다.
‘이 사람을 때리지 마시오.’
그러자 여러 신하들은 말하였다.
‘무슨 까닭에 이 사람을 때리지 말라고 합니까?’
그러자 수신이 말하였다.
‘이 분이 그럴 리가 없소. 끝끝내 그런 짓은 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신하들은 신의 말을 들었으나 믿지 않고 이 낙무위를 데리고 왕에게 곧장 가서 왕에게 아뢰었다.
‘이 도사가 부정한 짓을 하고서 또 다시 죽였나이다.’
왕은 이 말을 듣고 성을 내며 큰 소리로 여러 대신들에게 말하였다.
‘이 도사가 그릇된 법을 행하였다고 하니, 응당 그랬다고 보느냐?’
그리고는 여러 신하들에게 칙명하였다.
‘급히 묶어서 당나귀에 태우고 북을 치며 두루 돈 뒤에 성의 남쪽 문을 나가 나무 아래로 데리고 가서는 쇠 창대 끝으로 꿰뚫어서 장대 끝에 놓아 두고 무더기 화살로써 쏘아라. 만약 죽지 않으면 곧 그의 머리를 베어라.’
여러 신하들이 분부를 받고 급히 묶어서 당나귀에 싣고서 북을 치며 거리마다 돌자, 나라 사람들은 보고서 모두 괴이하게 여기면서 혹은 믿는 이도 있고 혹은 믿지 않는 이도 있었는데,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보며 큰 소리로 부르면서 슬퍼하였다.
이에 정안은 깨뜨려진 담 안에 숨어 있었는데, 여러 사람들의 말하는 소리가 들리므로 곧 담 안에서 주의하며 몰래 보았더니, 낙무위가 두 손을 뒤로 합쳐 묶여서 당나귀에 실렸고 여러 사람들이 쫓아가는 것이 보이는 지라 마음으로 생각하였다.
‘이 도사는 까닭 없이 원통하게 죽음을 당하는구나. 이 분은 애욕이 없다. 내가 녹상을 죽인 것이요, 도사가 죽인 것이 아니니, 내 스스로가 죽음을 받고 도사를 살려야겠다.’
그리고는 곧 달려가서 대중에게 나아가 큰 소리로 상관을 불러서 말하였다.
‘이 도사를 괴롭히거나 죽이지 마십시오. 도사가 녹상을 죽인 것이 아니라 바로 내가 죽였습니다. 이 도사를 석방하고 나를 결박하여 죄를 따라 나를 다스리십시오.’
여러 상관들은 모두가 놀라면서 말하였다.
‘어찌 남을 대신하여 죄를 받을 수가 있었을까?’
그리고는 힘께 벽지불의 결박을 풀고 정안을 붙잡아서 두 손을 뒤로 모아 묶은 뒤에, 여러 상관들은 모두 벽지불을 향하여 예배하고 참회하여 말하였다.
‘저희들이 어리석어서 까닭 없이 잘못 도사를 괴롭혔사옵니다. 크게 어여삐 여기시어 저희들 죄를 용서하고, 우리들이 장래에 이런 중한 재앙을 받지 않게 하소서.’
이렇게 세 번까지 하니, 낙무위 벽지불은 잠자코 대답하지 않고서 생각하였다.
‘나는 다시는 바라나성에 들어가서 걸식하지 말고, 이 대중들의 앞에서 열반을 하여야겠구나.’
벽지불은 곧 대중들의 앞에서 허공으로 솟아오르며 그 가운데서 가고 오고 하며 앉고 눕고 서고 하면서 허리 아래로 연기를 내고 허리 위로는 불을 내며, 혹은 다시 허리 아래로 불을 내고 허리 위로는 연기를 내기도 하며, 혹은 왼 겨드랑이에서 연기를 내고 오른 겨드랑이에서는 불을 내기도 하며, 혹은 왼 겨드랑이에서 불을 내고 오늘 겨드랑이에서는 연기를 내기도 하며, 혹은 배 앞에서 연기를 내고 등 위에서는 불을 내기도 하며, 혹은 배 앞에서 불을 내고 등 위에서는 연기를 내기도 하며, 혹은 허리 아래로 불을 내고 허리 위에서는 물을 내기도 하며, 혹은 허리 아래에서 물을 내고 허리 위에서는 불을 내기도 하였다.
혹은 왼 겨드랑이에서 불을 내고 오른 겨드랑이에서는 물을 내기도 하며, 혹은 왼 겨드랑이에서 물을 내고 오른 겨드랑이에서는 불을 내기도 하며, 혹은 배 앞에서 물을 내고 등 위에서는 불을 내기도 하며, 혹은 배 앞에서 불을 내고 등 위에서는 물을 내기도 하며, 혹은 왼 어깨에서 물을 내고 오른 어깨에서는 불을 내기도 하며, 혹은 왼 어깨에서 불을 내고 오른 어깨에서는 물을 내기도 하며, 혹은 두 어깨에서 물을 내기도 하고 혹은 두 어깨에서 불을 내기도 하였으며, 그런 뒤에 온몸에서 연기를 내고 온몸에서 불을 내며, 온몸에서 물을 내다가 곧 공중에서 몸을 태우면서 열반하였다.
이에 대중들은 모두가 슬피 울면서 혹은 참회하기도 하고 혹은 예배를 하는 이가 있기도 하였는데, 그 사리를 가져다 네거리에 탑을 만들었다.
여러 상관들은 즉시 정안을 데리고 왕 범달에게 나아가서 말하였다.
‘이 사람이 녹상을 죽인 것이요, 그 도사가 죽인 것이 아닙니다’.
그러자 왕은 이 관리들에게 성을 내며 말하였다.
‘전번에는 어째서 망령되게 거짓 일을 아뢰면서, (그 사람이 사람을 죽였다)고 하였다가 이제는 아니라고 하여 나를 허망한 사람으로 만들어서 잘못 도사를 괴롭히게 하였느냐?’
그러자 여러 신하들은 말하였다.
‘때에 여러 번 도사에게 (어째서 사람을 죽였느냐)고 물었으나 도사는 잠자코 대답을 하지 않으면서 또 손과 다리를 땅에 대고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신 등은 그 사람을 죽인 것이라 생각하였나이다.’
왕은 곧 신하들에게 칙명하였다.
‘이 사람을 당나귀에 태우고 성의 남쪽을 먼저하고서 창대 끝에 끼고 그런 뒤에 장대를 세워서 머리를 꿰뚫고서 무더기 활로써 쏘아라. 만약 죽지 아니하거든 그 머리를 베어라.’
여러 신하들은 분부를 받고 즉시 당나귀에 싣고 북을 치며 돈 뒤에 성의 남쪽 문을 나가서 나무 아래로 나아가 창대에 끼어 나무로 꿰뚫어서 무더기 활로써 쏘고 그런 뒤에 머리를 베었다.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 때의 정안을 알겠느냐.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니라. 사리불아, 또 녹상을 알겠느냐. 바로 지금의 손타리이니라. 사리불아, 너는 그 때의 범달왕을 알겠느냐. 바로 지금의 집장석종(執杖釋種)이니라.
사리불아, 나는 그 때에 녹상을 죽이고 원통하게 벽지불을 괴롭혔는데, 그 죄 때문에 수천 년 동안 지옥에 있으면서 끓였고 칼나무에 올랐으며, 수천 년 동안 축생으로 있었고 수천 년 동안 아귀로 있었다.
그 때의 남은 재앙으로 지금 비록 부처가 되었다 하더라도 그 때문이 이 손타리의 비방을 받았다.”
이에 부처님은 스스로의 전생 인연을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먼저 이름이 정안이었고
바로 노름하는 사람이었는데
낙무위라 하는 벽지불을
까닭 없이 괴로움을 받게 하였다
참되고 깨끗한 행을 지닌 이 분에게
대중의 소란과 괴롬을 받게 하고
헐뜯고 욕하면서 결박을 하여
다시 성에서 내쫓으려 하였다
곤욕을 받고 결박을 당한
이 벽지불을 보게 되고서
나는 자비로운 마음을 일으켜
해탈을 얻게 하였느니라.
이러한 인연 때문에
오랜 동안 지옥의 고통을 받았고
그리고 그 때의 남은 재앙으로
이제 그 때문에 비방을 당했도다.
나는 이제 후생(後生)을 끊어버려서
이런 세상을 다하였거니와
이 손타리에 연루된지라
이 때문에 그 비방을 받았느니라.
인연이란 마침내 벗어나지 못하고
또한 허공에도 붙지 아니하나니
마땅히 세 가지 인연을 수호하여
끝내 범하지 아니해야 하리라.
나는 스스로 높은 부처 이루었고
세 세계의 대장이 되어
아뇩의 큰 샘 가운데에서
그 때문에 전생의 인연을 말하노라.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여래를 보라. 뭇 악이 모두 다하고 여러 선이 널리 갖추었으며 하늘과 용ㆍ귀신ㆍ제왕ㆍ신민이며 기고 날고 꿈틀거리는 동물까지 제도할 수 있고 모두 함이 없는[無爲] 안락을 얻게 하다. 비록 이런 공덕이 있다 손치더라도 오히려 전생의 인연을 면하지 못하거든, 하물며, 또 어리석고 아직 도를 얻지 못한 이로서 몸과 입과 뜻을 껴잡지 못한 이러한 이들은 어떻게 되겠느냐.”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를 배울지니라. 그리고 아라한과 일체 중생들은 마땅히 몸의 세 가지ㆍ입의 네 가지ㆍ뜻의 세 가지를 수호하여야 한다. 사리불아, 너는 이를 배우고 아울러 일체에게 미쳐야 하리라.”
부처님이 이를 말씀할 때에, 사리불과 5백 아라한과 아뇩 대용왕ㆍ하늘ㆍ용ㆍ귀신ㆍ건답화(乾沓和)ㆍ아수륜(阿須倫)ㆍ가루라(迦樓羅)ㆍ견타라(甄陀羅)ㆍ마휴륵문(摩休勒聞) 등이 부처님이 말씀하신 바를 듣고 기뻐하며 받아 행하였다.
2. 부처님이 사미발의 전생인연을 말씀하시는 경[佛說奢彌跋宿綠經]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은 아뇩대천에서 큰 비구들 5백 인과 함께 계셨다.
모두가 이들은 아라한이며 여섯 가지 신족을 통하였으나 오직 한 비구 아난만은 그렇지 않았다.
이 때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멀고 오랜 91겁 전에, 이 때 선설(善說)이라는 왕이 있었고 성의 이름은 선설소조(善說所造)였으며, 연여달(延如達)이라는 한 바라문이 있었는데, 학문을 좋아하여 널리 외도의 4부(部)와 천문(天文)ㆍ도참(圖讖)ㆍ점상(占相)ㆍ예술(藝術) 등의 일곱 가지 글과 외도의 가르치는 계율이 환하였고 여러 가지 법과 세속의 전적(典籍)을 분명히 알았으며 상호는 서른 가지가 있었고 언제나 5백의 뛰어난 성바지의 동자(童子)들을 가르쳤었다.
또 범천(梵天)이라는 한 바라문이 있어서 큰 부자로서 재물이 넉넉하고 코끼리와 말과 일곱 가지 보배며 종들을 부렸다. 그의 부인은 이름이 정음(淨音)으로 단정하고 잘 생기어 용모가 으뜸가며, 성품과 행동이 고르고 질투심이 없었다. 연여달은 범천을 시주로 삼았으므로 그 부인 정음은 연여달에게 음식ㆍ의복ㆍ평상ㆍ자리며 병들고 야위는 데에 먹는 의약을 공양하였다.
애학(愛學)이라는 벽지불이 성 안에 도착하여 법의를 입고 바루를 가지고 다니면서 걸식하려 하다가 우연히 범천의 문에 이르렀다. 때에 정음은 벽지불의 의복이 가지런하고 걸음걸이가 차분하며 여섯 감관이 고요히 안정되었음을 보고서 마음으로 매우 사랑하고 좋아하여 곧 공양을 청하면서 말하였다.
‘지금으로부터 옷과 음식과 침구며 의약은 언제나 저로부터 받으십시오. 저를 위하여 일부러 저의 청을 받으셔야 합니다.’
그리고는 정음은 곧 맛있는 음식을 바루에 가득히 채워 주었다.
벽지불은 받은 뒤에 바루를 가지고 허공으로 올라가 일곱 번 돌고 날아서 있던 데로 돌아가니, 성 안의 사람들은 이 신통을 보고서, ‘나라에 이런 사람이 계시니, 우리들이야말로 복이 있도다’ 하며 온 나라가 기뻐하여 공양하며 싫어함이 없었다.
정음은 벽지불을 공양하는 것이 날마다 더해만 갔고 연여달에 대한 대접은 드디어 박해졌으므로, 연여달은 스스로 자기는 박대하고 그를 후히 함을 깨닫고서 곧 질투심을 일으켜 비방하는 말을 하였다.
‘이 도사는 참으로 계율의 덕이 없도다. 왜냐하면 이 정음과 함께 부정한 짓을 하였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그를 후히 공양하는 것이다.’
그리고 연여달은 5백의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이 도사는 계행을 범하였고 정진의 행이 없다. 여러 동자들은 저마다 집에 돌아가거든 널리 알리기를, (이 도사는 깨끗한 행이 없으며, 정음과 함께 간통하였다)라고 하여라.’
동자들은 대답하였다.
‘스승님이 말씀한 바와 같이 이 도사는 참으로 음욕심이 있습니다.’
5백의 동자들은 가르침을 받고 성에 들어가 마을에 이르러서 널리 알렸다.
‘이 도사는 음욕심이 있어서 정음과 간통하습니다.’
나라 사람들은 모두 함께 의심하였다.
‘신통이 그와 같거늘 이런 더러운 소리가 있구나.’
그리고 이 소리는 7년 동안이 지나서야 비로소 끊어졌다.
뒤에 벽지불은 열여덟 가지 변화를 나타내고 열반에 들었으므로, 여러 사람들은 비로소 연여달이 거짓말을 하였고 벽지불이 깨끗했는지 알았다.”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 때의 연여달을 알겠느냐.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니라. 그 때의 범천은 지금의 우전왕(憂塡王)이 그요, 그 때의 정음은 지금의 사미발이며, 그 때의 5백 동자들은 바로 지금의 5백 아라한이니라.”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그 때에 공양을 놓쳤기 때문에 곧 질투심을 내었고, 너희들과 함께 지옥에 들어가서 끊는 가마 속에서 삶음을 당한 것이 수천 년이었다. 이 남은 재앙으로 말미암아 지금 비록 부처님이 되었어도 그 때문에 너희들과 같이 사미발의 비방이 있었다.”
그리고는 세존은 전생의 인연을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전생에 범지가 되어
널리 외도의 4부(部)를 배워
나는 동산 가운데 머무르면서
5백 동자를 가르쳤느니라.
한 분의 벽지불이 있어서
깨끗하고 신통을 지녔었는데
그가 공양을 받음을 보고
까닭 없이 방자하게 비방을 하였으며
도리어 여러 동자들에게 말하되
도사는 부정한 짓을 하였다 했더니
내가 마침 이것을 말할 때에
동자들은 모두가 기뻐하였느니라.
동자들은 이를 듣고 나서는
여러 마을을 두루 다니며
모두 여러 사람들을 향하여 말하기를
도사는 부정한 짓을 범하였다 하였도다.
이러한 인연 때문에
지옥을 겪고 지내 옴이 오래며
나와 그리고 너희 무리는
이런 한없는 고통을 받았도다.
이런 남은 인연으로 말미암아
이 대중인 5백 사람이
까닭 없이 비방을 받게 되었고
이 사미발에 걸려 들은 것이며
나는 이제 말세에 있으면서
위없는 도를 이뤘으면서도
까닭 없이 비방을 받게 되었고
이 사미발에 걸려들었느니라.
여래는 높은 부처를 이루었고
세 가지 세계의 대장으로서
아뇩의 큰 못 가운데서
스스로 전생의 인연을 말하노라.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여래를 보아라. 뭇 번뇌가 다하고 모든 선이 널리 갖추었으며 하늘과 사람이며 꿈틀거리는 동물에 이르기까지 모두 제도되게 하려 한다. 비록 이런 공덕이 있다 손치더라도 오히려 전생 인연을 면하지 못하거늘, 하물며 또 어리석고 아직 도를 얻지 못한 이이겠느냐.”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마땅히 이를 배워야 하며, 여러 아라한과 일체 중생 모두가 이를 배워야 할지니라.”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몸의 세 가지 입의 네 가지 뜻의 세 가지를 지켜야 한다. 사리불아,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부처님이 이를 말씀하여 마치시니, 사리불과 5백의 아라한이며 아뇩대용왕ㆍ하늘ㆍ용ㆍ귀신ㆍ건답화ㆍ아수륜ㆍ가루라ㆍ견타라ㆍ마휴륵문 등이 부처님의 말씀하시는 바를 듣고 기뻐하며 받아 행하였다.
3. 부처님이 아프신 전생 인연을 말씀하시는 경[佛說頭痛宿綠經]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이 아뇩대천에서 큰 비구들 5백 사람과 함께 계셨다.
모두가 이들은 아라한이며 여섯 가지 신족을 통하였으나 오직 한 비구 아난만은 그렇지 않았다.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멀고 오랜 세상에 왕사성 큰 성중에는 때에 곡식이 귀하였으므로 굶주려서 사람들이 모두 흰 뼈를 주워 가져다 두드려 삶아서 즙을 마셨고 온갖 풀뿌리를 캐서 변변치 못한 목숨을 이어갔으며 한 되의 금으로써 한 되의 곡식을 바꾸었다.
그 때 나열기(羅閱祇:왕사성)에는 집이 수백 가구가 되는 지월(吱越)이라는 큰 마을이 있었고, 마을의 동쪽으로 멀지 않는 데에 다어(多魚)라는 못이 있었는데, 지월촌 사람들은 처자들을 거느리고 다어지(多魚池)에 나아가서 못가에 머무르면서 고기를 잡아먹었다.
때에 고기를 잡는 사람이 고기를 잡아다 언덕 위에 놓아 두자 육지에서 뛰었었는데, 나는 그 때에 어린아이로서 나이 마침 네 살이었으므로 고기의 뛰는 것을 보고 기뻐하였다.
때에 못 안에는 두 가지 고기가 있어서 한 가지는 이름이 부()요, 한 가지는 이름이 다설(多舌)이었는데 이들은 서로가 말하였다.
“우리들은 사람들을 침범하지 않았거늘 멋대로 잡아먹는구나. 우리들은 뒷세상에 반드시 이를 보복하리라.”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 때의 지월촌 사람들인 남녀 모두를 알겠느냐. 바로 지금의 카필라국 여러 샤아캬 성바지들이니라.
그 때의 어린아이는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요, 그 때의 부라는 고기는 바로 지금의 비루륵왕(毘樓勒王)이요. 그 때의 다설이라는 고기는 바로 지금 비루륵왕의 관상하는 바라문 악설(惡舌)이라는 아이니라.
그 때 고기가 뛰므로 나는 작은 막대기로써 고기의 머리를 때렸더니, 이 인연 때문에 지옥에 떨어져서 수천년 동안 있었고, 내가 이제 비록 아비삼붓타[阿惟三佛]를 얻었다 하더라도 이 남은 인연으로 말미암아 비루륵왕에게 샤아캬 성바지가 정벌 당할 적에 나는 두통을 얻었었다.”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내가 어떻게 머리가 아팠는 줄 알겠느냐. 사리불아, 나는 처음 머리가 아플 적에 아난에게 말하기를, ‘너희들에게 바루에 냉수를 가득히 담아서 오라’ 하였더니, 아난은 분부를 받고 가져 왔으므로 손가락으로써 이미 위에다 물방울을 묻히자, 물이 곧 스러져 없어짐이 마치 종일 불을 지핀 빈 큰 솥에 물 한 방울을 떨어뜨리자, 물이 곧 닳아 없어지는 것처럼 머리 아프며 열이 난 그 형상도 그와 같았다.
가령 수미산 변두리의 옆으로 불룩 나온 절벽에 1유순에서 백 유순에 이르기까지 나의 두통 열이 닿게 하였다면 역시 녹아 없어졌으리라.
사리불아, 여래의 두통이 그와 같았느니라.”
부처님은 그 때에 전생의 인연을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전생 세상의 지월이란 마을에
지월의 한 아들로 있으면서
고기를 잡아서 언덕 위에 놓자
막대기로 그 머리를 두드렸느니라
이러한 인연 때문에
지옥을 겪고 지내 옴이 오래인데
그 이름은 흑승(黑繩) 지옥이며
타고 삶아짐이 심히 오래였느니라.
악행을 하는 비루륵왕이
이 여러 샤아캬를 죽이는 때에
이런 남은 인연 때문에
이제 두통의 열을 얻었느니라.
이 인연은 마침내 변화하지 아니하며
도한 허공에도 붙지 않나니
마땅히 같이 스스로 근신하여
몸과 입과 뜻을 막고 지킬니지라.
나는 스스로 높은 부처 이루었고
세 가지 세계에 대장이 되어
아뇩의 큰 샘 가운데서
일부러 전생의 인연을 말하노라.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여래를 보라. 뭇 악이 다하고 모든 선을 널리 갖추었으며 하늘ㆍ용ㆍ귀신ㆍ제왕ㆍ신민들에게 모두 그 선행을 생각하게 하려 하는데도 오히려 이런 인연이 있거든, 하물며 다시 어리석고 아직 도를 얻지 못한 이이겠는냐.”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를 배워야 할 것이며, 여러 아라한과 일체 중생들도 모두 이를 배워야 할지니라.”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몸의 세 가지와 입의 네 가지와 뜻의 세 가지를 수호하여야 할지니라.
사리불아, 이를 배워야 할지니라.”
부처님이 이를 말씀하여 마치시니, 사리불과 5백의 아라한이며, 아뇩대용왕ㆍ하늘ㆍ용ㆍ귀신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이 부처님이 말씀하신 바를 듣고 기뻐하며 받아 행하였다.
4. 부처님이 뼈마디가 쑤시고 아픈 인연을말씀하시는 경[佛說骨節疼因綠經]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이 아뇩의 큰 샘에서 큰 비구들 5백 인과 함께 계셨다.
모두가 이들은 아라한이며 여섯 자기 신족을 통하였으나 오직 한 비구 아난만은 그렇지 아니하였다.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옛날의 멀고 오랜 세상에 왕사성 성중에는 한 장자의 아들이 있었는데 열병을 얻어서 매우 괴로워하였다.
그 성중에는 한 큰 의원이 있어서 특별히 모든 약을 알았으므로, 장자의 아들은 이 의원을 불러서 말하였다.
‘나의 병을 낫게 해 주시면 그대에게 재물과 보배를 많이 드리겠습니다.’
의원은 곧 치료하여 장자의 아들 병은 낫게 되었는데, 나은 뒤에는 그 곳을 갚지 아니하였다.
장자의 아들은 뒤에 또 병이 들어서 다시 명하였으므로 치료하였으나 나으면 보답을 아니하였는데, 이렇게 하기를 세 번까지 하였는데도 여전히 보답을 하지 아니하였다.
뒤에 다시 병이 들자 계속 불러서 치료하게 하므로 의원은 생각하였다.
‘전에 이미 세 번이나 나았으면서도 보답을 받지 못하였다.’
장자의 아들은 말하였다.
‘당신은 먼저와 뒤에 나를 치료하셨으나 아직 보답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이번에 나를 잘 치료하여 나으면 한꺼번에 보답하겠습니다.’
의원은 생각하였다.
‘이렇게 세 번을 속였다. 거짓말쟁이 어린아이로구나. 나는 이제 이를 치료하는 체하면서 목숨이 끊어지게 하여야겠다.’
그리고 곧 잘못 약을 주었더니, 마침내 더욱 성하여 문득 죽었다.”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 때의 의원을 알겠느냐.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니라. 그 때의 병든 장자의 아들은 바로 디바달(地婆達)이니라.”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그 때에 장자의 아들에게 잘못 약을 주어서 죽게 하였었는데, 이 인연 때문에 수천 년 동안 지옥에서 삶아졌으며 축생과 아귀를 받았다.
이 남은 인연으로 말미암아 이제 비록 부처님이 되었다 손치더라도 그 때문에 뼈마디가 쑤시고 아픈 병이 생겼었다.”
이에 부처님은 전생의 인연을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옛날의 의원이 되어
장자의 아이를 치료하였었는데
성을 내며 잘못된 약을 주어서
이로 말미암아 죽게 하였느니라.
이런 전생의 인연 때문에
오랜 동안 지옥의 고통을 받았으며
그 때에 남은 인연 대문에
쑤시고 아픈 병을 앓았느니라.
인연은 마침내 없어지지 아니하고
또한 허공에도 붙지 아니하나니
이 때문에 세 가지 인연인
몸과 입과 뜻을 지키기 다하여라.
나는 스스로 높은 부처 이루었고
세 가지 세계의 대장이 되어
아뇩의 큰 샘 가운데서
짐짓 전생의 인연을 말하노라.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여래를 보아라. 뭇 악이 이미 다하고 모든 선을 널리 갖추었으며, 하늘과 용ㆍ귀신ㆍ제왕ㆍ신민들에게 모두 그 선행을 생각하게 하려 하는데도 오히려 이런 인연이 있거든, 하물며 다시 어리석고 아직 도를 얻지 못한 이이겠느냐.”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마땅히 이를 배워야 할 것이며, 5백의 아라한과 일체 중생들도 모두 이를 배워야 할지니라.”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마땅히 몸의 세 가지와 입의 네 가지와 뜻의 세 가지를 지켜야 할지니라.
사리불아, 너는 당연히 이를 배워야 할지니라.”
부처님이 이를 말씀하여 마치시니, 사리불과 5백 아라한이며, 아뇩대용왕ㆍ하늘ㆍ용ㆍ귀신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이 부처님의 말씀하시는 바를 듣고 기뻐하며 받아 행하였다.
5. 부처님이 등이 아픈 전생인연을 말씀하시는 경[佛說背痛宿綠經]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이 아뇩의 큰 샘에서 큰 비구 대중 5백 인과 함께 계셨다.
모두 이들은 아라한으로서 여섯 가지 신족을 통하였으나 오직 한 비구 아난만은 그렇지 아니하였다.
이에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아득하게 멀고 오랜 세상에 왕사성에는 철에 큰 명절날이면 모두가 모였었는데, 때에 나라 안에는 두 성바지의 역사(力士)가 있어서 한 성바지는 찰제리(刹帝利)요, 한 성바지는 바라문으로서 역시 모임에 와서 있었다.
때에 두 역사는 같이 씨름을 하게 되는데, 바라문 역사는 찰제리 역사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나를 쓰러뜨리지 아니하면, 나는 장차 그대에게 돈과 보물을 많이 주리라.’
찰제리는 힘을 쓰지 않고 장난으로 그에게 굴복을 당하였으나 두 사람은 모두 칭찬을 받았고 다 왕의 상을 받았는데, 바라문 역사는 마침내 찰제리 역사에게 허락한 것을 보답하지 아니하였다.
그 후의 명절이 다가오자, 다시 모임에 와서 씨름을 하게 되었으므로, 바라문 역사는 또 찰제리 역사를 향하여 전과 같이 허락할 것을 구하는지라 찰제리 역사는 또 너그러이 보아 주며 쓰러뜨리지 않았으며, 상을 탄 것은 먼 저와 같았으나, 또 보답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하기를 세 번이나 하였다.
뒤의 명절날에 또 모여서 바라문 역사가 거듭 찰제리 역사에게 말하였다.
‘먼저와 뒤에 허락했던 것은 한꺼번에 보답할 것입니다.’
찰제리 역사는 생각하였다.
‘이 사람은 여러 번 나를 속여서 나에게 보답하지 않았을 뿐더러 나의 몫까지 침범하였다. 나는 오늘 그를 없애버리리라.’
찰제리 역사는 문득 건성으로 웃으면서 말하였다.
‘그대는 나를 세 번이나 속였다. 이제는 다시 그대의 물건을 쓰지 않겠다.’
그리고 곧 오른손으로 목을 누르고 왼손으로는 사타구니를 붙잡고서 두 손으로 오그라뜨리자 등골뼈가 꺾이는 것이 마치 사탕수수 꺾이듯 하였는데, 높이 들어서 세 번을 돌고 여러 사람들이 보게 한 연후에 땅에 쓰러뜨리자 모두가 크게 기뻐하며 금전 10만을 내렸다.”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 때에 바라문 역사를 쓰려 뜨려 죽인 찰제리 역사를 알겠느냐.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요, 바라문 역사는 바로 디바달이니라.”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그 때에 탐냄과 성냄 때문에 이 역사를 쓰러뜨려 죽였는데, 이 인연 때문에 지옥에 떨어져서 불에 타고 매를 맞으며 수천 년 동안 지냈다.
이제 나는 이미 아유삼불을 이루고 모든 번뇌 다하였거니와 그 때의 남은 인연으로 이제 그 때문에 이 등골뼈의 병이 있었다.”
이에 세존은 스스로 전생 인연을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명절 나의 모임에 같이 씨름하면서
뜻에 그 사람을 굴복시키려 하여
한 번에 들어 쳐서 땅에 쓰려드리어
그의 등골뼈가 꺾어지게 하였도다.
이러한 인연 때문에
오랜 동안 지옥의 고통을 받았으며
전생에 남은 재앙 때문에
등골뼈의 병환이 있게 되었느니라.
이 인연은 마침내 없어지지 아니하고
또한 허공에도 붙지 아니하나니
이 세 가지 인연을 지켜서
몸과 입과 뜻을 범하지 말라.
나는 스스로 높은 부처 이루었고
세 가지 세계의 대장이 되어
아뇩의 큰 샘 가운데서
스스로 전생의 인연을 말하노라.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여래를 보아라. 뭇 악이 이미 다하고 모든 선이 널리 갖추어졌으며, 모든 하늘ㆍ용ㆍ귀신ㆍ제왕ㆍ신민이며, 일체 중생들을 모두 제도 되게 하려 하는데도 오히려 남은 재앙을 면하지 못하거든 하물며 다시 어리석고 아직 도를 얻지 못한 이이겠느냐.”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를 배워야 할 것이며, 몸의 세 가지와 입의 네 가지와 뜻의 세 가지를 지킬지니라.”
부처님이 이를 말씀하여 마치시니 샤리불과 5백의 아라한이며, 8부 귀신들이 부처님의 말씀하신 바를 듣고 기뻐하며 받아 행하였다.
6. 부처님이 나무창에 발을 찔린 인연을 말씀하시는 경[佛說木槍脚因綠經]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이 왕사성 죽원 정사(竹園精舍)에서 큰 비구승 5백 인과 함께 계셨다.
세존은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바루를 가지고 5백 인의 비구승과 아난에게 둘러싸여 같이 왕사성성에 들어가 걸식하셨다.
집집마다 두루 다니시다가 이 마을 가운데를 보았더니 쪼개진 날카로운 나무인데 한 조각의 나무 길이는 두 자 정도인 것이 한 쪽에서 솟아나오며 부처님의 앞에 서므로, 부처님은 곧 생각하셨다.
‘이것은 바로 전생의 인연이로다. 내 스스로가 이를 지은 것이니, 스스로가 받아 살펴보리라.’
대중들이 보고서 놀라며 소리조차 내지 못하므로 부처님은 다시 생각하셨다.
‘이제 전생의 인연에 대한 앙갚음을 나타내리라. 여러 사람들이 보고서 앙갚음을 믿고 알게 하면 감히 악을 짓지 않으리라.’
부처님은 곧 허공으로 솟구치며 땅에서 한 길이 떨어지자 나무창도 부처님을 다라서 역시 높이가 한 길이 되어 부처님의 앞에 서므로, 부처님은 다시 두 길ㆍ세 길ㆍ네 길, 내지 일곱 길까지 오르시자 창 역시 따라서 일곱 길을 올라왔으며, 세존은 다시 높이 1다라(多羅)를 오르시자 창 역시 따라 올라오면서 부처님의 앞에 섰다.
부처님은 다시 높이 7리를 오르시자 창 역시 높이가 7리가 되었으며, 부처님은 다시 높이 10리를 오르시자 창 역시 그와 같이 하였으며, 부처님은 다시 높이 1유순을 오르시자 창 역시 따랐으며, 부처님은 다시 7유순을 오르시자 창 역시 위로 따라오므로, 부처님은 공중에서 변화로 두께 6유순에 세로와 넓이 12유순의 청석(靑石)을 만들어서 부처님이 그 위에 서시자 창은 곧 돌을 뚫고 나와서 부처님의 앞에 섰으며, 부처님은 다시 공중에서 변화로 세로와 넓이 12유순에 깊이 6유순의 불을 만들어서 불꽃의 위에 서시자 창 역시 불꽃을 지나서 부처님의 앞에 이르러 섰으며, 부처님은 다시 공중에서 변화로 세로와 넓이 12유순에 높이 6유순의 회오리바람을 만들어서 바람 위에 서시자 창은 곁 변두리를 따라 비스듬히 와서 부처님의 앞에 섰었다.
부처님의 다시 올라가 4천왕의 궁전 안까지 이르러서 서시자 창 역시 올라와서 부처님 앞에 닿아 섰으며, 부처님은 다시 올라가 33천 위의 벽에 모가 1유순 되는 유리석(琉璃石)까지 이르러서 부처님이 그 위에 서시자 창 역시 올라와서 부처님의 앞에 서 있었다.
부처님이 떠나가신 뒤에 4천왕들은 서로가 말하였다.
“부처님은 이 나무창을 두려워하시고, 창 역시 좇아가며 그만두지 않는구나.”
모두가 다 그렇게 여기며 기뻐하지 아니하였다.
33천에서 변화하며 떠나가서 염천(焰天)에 이르시고, 염천에서 변화하며 떠나가서 도솔천(兜率天)에 이르시고, 도솔천에서 변화하며 떠나가서 열마라타천(涅磨羅他天)에 이르시고, 열마라타천에서 변화하며 떠나가서 바라니밀천(婆羅尼蜜天)에 이르시고, 바라니밀천에서 변화하며 떠나가서 범천(梵天)까지 이르셨는데, 목창도 33천에서 차례로 올라오며 범천까지 이르러서 부처님의 앞에 섰으므로, 여러 하늘들을 모두 서로가 말하였다.
“부처님은 이 창이 무서워서 버리며 도망하시지마는, 그러나 창은 따르며 그만두지 않는구나.”
그 때 세존은 여러 범천들에게 자신의 전생 인연을 말씀하시고 범천으로부터 돌아와 바라니밀천에 이르셨고 바라니밀천에서 내려와 열마라타천에 이르셨고, 열마라타천에서 내려와 도솔천에 이르셨고, 도솔천에서 내려와 염천에 이르셨고, 염천에서 내려와 33천에 이르셨고 33천에서 내려와 4천왕천에 이르셨으며, 4천왕천에서 내려와 도로 왕사성에 이르셨는데, 지나신 여러 하늘에서 모두 그들을 위하여 전생의 인연법을 말씀하셨으며, 창 역시 또 위에서부터 내려와 왕사성에 닿았는데, 부처님은 역시 왕사성 사람들을 위하여 전생의 인연법을 말씀하셨다.
부처님은 비구승들과 함께 왕사성성을 나오시자 창 역시 부처님의 뒤를 따르므로, 나라 사람들은 모두 부처님을 다라 성을 나오는지라, 부처님은 여러 사람들에게 물으셨다.
“너희들은 무엇 하러 오느냐.”
대중들은 대답하였다.
“여래를 따라서 이 인연을 구경하고자 하옵니다.”
부처님은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각자 돌아가라. 여래는 스스로가 시절을 아느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여래는 무엇 때문에 여러 사람들을 돌아가게 하옵니까?”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여러 사람들이 내가 받는 이 인연을 보면, 모두가 기절하며 당에 쓰러지게 되리라.”
아난은 곧 잠잠하였고, 세존은 죽원 승가람(僧伽藍)에 돌아가시어 스스로 당신 방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에게 명하셨다.
“각자 방으로 돌아가거라.”
저마다 분부를 받고 방에 돌아갔으므로, 아난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는 어떻게 하오리까?”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도 방으로 돌아가거라.”
아난이 즉시 돌아가자, 부처님은 생각하시기를, ‘이 인연은 내가 전생에 스스로 지은 것이니, 반드시 받아야 하리라’ 하고, 곧 큰 옷을 가져다 네 겹으로 접으시고 돌아와서 본래 자리에 앉으시고 부처님은 곧 오른 발을 펴시니, 목창은 문득 발등으로부터 아래로 들어가서 뚫고 땅으로 들어가되 땅 깊이가 6만 7천 유순이었고 이 땅을 지나서 물에 닿았는데 물의 깊이 역시 6만 8천 유순이요, 물을 지나서 불에 닿았는데 불의 높이도 6만 8천 유순이었으며 불에 닿아서야 비로소 탔었다.
그런데 때에 땅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으므로, 아난과 여러 비구들은 각자 생각하기를, ‘이제 이 땅이 진동하는데, 창이 반드시 부처님의 다리를 찔렀으리라’고 하였으며, 부처님은 찔린 뒤에 고통이 매우 심해서 숨이 끊어질 듯 아팠는데, 아난이 곧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서 부처님의 다리가 창에 찔렸음을 보고서 곧 기절하며 땅에 넘어지므로, 부처님은 곧 물을 아난에게 뿌리자, 아난이 비로소 일어났다.
일어난 뒤에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 발을 어루만지고 닦으며 부 처님 발에서 흐느껴 울면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이 다리로써 가시어 나무 아래 이르러서 악마를 항복시켰고, 33천까지 올라가서 어머님을 위하여 법을 말씀하셨나이다. 세존은 금강의 몸이시거늘 어떠한 인연을 지으셨기에 이런 작은 나무에 해를 받으셔서 그러하시나이까?”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만 그쳐라. 근심하거나 슬피 울지 말아라. 세간의 인연이란 바퀴돌 듯 나고 죽으면서 이런 괴롬과 근심이 있느니라.”
아난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지금 상처의 고통은 더하시옵니까, 덜하시옵니까?”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점점 덜 하느니라.”
사리불가 여러 비구승들을 데리고 부처님에게 와서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리고 예배한 뒤에 한 쪽에 서서 사리불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상처의 아프심이 더하시옵니까, 덜하시옵니까?”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상처의 아픔이 점차로 덜 하느니라.”
그 때 비구 대중 가운데서 번뇌가 아직 다하지 못한 이들은 이 상처를 보고서 모두가 슬프게 울부짖으며 말하였다.
“세존은 크게 자비하시어 제도 못하실 것이 없으신데, 어찌하여 이런 아픔의 인연이 있으시옵니까?”
부처님은 이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만 그치고 울지 말아라. 나는 전생에 스스로가 이 인연을 지었으므로, 당연히 받아야 하며 도망하거나 피할 곳이 없느니라.
이 앙갚음은 아버지가 지은 것도 아니요, 어머니가 지은 것도 아니요, 왕이 지은 것도 아니요, 하늘이 지은 것도 아니며, 사문과 바라문이 지은 것도 아니니라. 본래 나 스스로가 지은 것이므로 이제 스스로가 받는 것이니라.”
여러 번뇌가 다하고 신통을 지닌 이들은 각자 잠자코 생각을 하다가, 부처님이 옛날 일찍이 말씀하셨던 게송을 말하였다.
세상 사람들이 짓는 행은
선하고 악한 일을 짓기도 하는데
이 행은 도리어 몸에 되돌아오며
마침내 썩거나 없어지지 않느니라.
기바(耆婆)는 부처님이 나무창에 찔렸음을 듣고 울면서 아사세왕(阿闍世王)에게 이르자, 아사세왕은 말하였다.
“너는 어째서 우느냐?”
기바는 대답하였다.
“제가 듣건대 부처님께서 나무창에 다리를 찔리셨다 하옵니다. 그 때문에 우나이다.”
아사세왕은 이 말을 듣고 평상 위에서 기절하며 땅으로 쓰러졌다가 한참 만에 소생하였고, 온 궁중 안팎은 모두 다 놀라고 두려워하였다.
왕은 일어나서 울며 여러 신하들에게 칙명하였다.
“빨리 수레를 차려라. 부처님께 가겠다.”
여러 신하들은 분부를 받고 즉시 수세를 차리고서 왕에게 아뢰었다.
“수레를 다 차렸나이다.”
왕은 즉시 수레에 올라 왕사성을 나가자, 성 안의 네 성바지와 청신사며 청신녀들도 부처님이 나무창에 찔렸음을 들었는지라 왕과 아우 기바는 이 사람들 백천에게 에워싸여 같이 부처님 처소에 닿아서는 수레에서 내리어 관을 벗고 칼을 풀며 일산을 물리치고서 걸어 부처님께 나아갔는데, 부처님이 오른 겨드랑을 대고 옆으로 누워 계시므로 왕은 부처님께 예배한 뒤에 손으로 부처님 발을 붙잡고 어루만지며 입으로 불면서 국호와 성명을 말하였다.
“마가다와 아사세가 세존께 문안하옵니다. 상처의 아픔이 어찌 조금 덜하옵니까?”
부처님은 아사세에게 말씀하셨다.
“장차 대왕은 언제나 편안과 고요함을 얻고 오래 살며 병이 없게 하리라. 왕은 마땅히 바른 법으로써 다스리며 그릇된 법을 행하지 마십시오.”
부처님은 곧 왕에게 명하여 앉게 하시니, 왕은 곧 자리에 나아가서 왕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는 여래에게서 들었사온데, 부처님의 몸은 금강이라 헐거나 무너뜨릴 수 없다 하였나이다. 이제는 어째서 이런 나무창에 찔리셨나이까?”
부처님은 왕에게 말씀하셨다.
“일체의 법은 모두 인연의 갚음에서 무너짐을 받습니다. 나의 몸이 비록 금강이어서 나무창에 무너질 수 있는 것은 아니라 손치더라도 전생의 앙갚음에서는 무너지는 것입니다.”
이에 세존은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세상 사람들이 지었던 일은
저마다 스스로 그의 행을 받나니
선을 행하면 선의 과보 얻으며
악을 행하면 악의 과보 얻느니라.
“그러므로 대왕이여, 악을 버리고 선을 좇는 것을 배워야 하오. 악하고 어리석어서 학문을 하지 않고서 아직 참된 도를 모르는 이가 익살이나 부리며 가벼이 죄를 짓고 나면 뒤에는 울면서 받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대왕이여, 익살부리며 죄를 짓지 말아야 하리니, 왕은 이와 같은 것을 배울지니라.”
왕은 기바에게 말하였다.
“너는 좋은 약을 배합해서 상처를 씻고 주문으로 다스리며 반드시 낳게 하여라.”
기바는 답하였다.
“네.”
기바는 곧 부처님께 예배하고 발을 씻어서 살이 나는 약을 부친 뒤에 다시 고통이 멎는 주문을 외우면서 기바는 백천의 값어치 되는 가는 모직을 내어 부처님의 발을 싸고 손으로는 발을 어루만지며 입으로 불면서 말하였다.
“원하나니, 부처님께서 오래 사시고 그 병환이 빨리 나시며, 일체 중생들의 오랜 세월 동안의 고통도 역시 해탈하게 하옵소서.”
곧 일어나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한 쪽으로 서자, 부처님은 이에 아사세왕과 일체 대중들의 모임을 위하여 네 가지 진리를 말씀하셨으나, 이른바 네 가지 진리라 함은 괴로움이라는 진리[苦諦]ㆍ괴로움의 원인이라는 진리[苦習諦]ㆍ괴로움의 소멸이라는 진리[苦盡諦]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의 진리[苦盡道諦]이니, 이것이 네 가지 진리[四諦]이다.
이를 말씀할 때에 60의 비구가 번뇌가 다하고 뜻이 풀리었으며, 1만 1천 인이 법 눈이 깨끗하게 되었다.
왕은 이에 하직을 하며 말하였다.
“나라 일이 많고 때문에 돌아가고자 하직을 하옵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바로 때인 줄 알아야 하리라.”
왕은 곧 일어나서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리고 세 번 돌고서 돌아가므로, 여러 대중들 역시 저마다 부처님께 예배하고 세 번 돌고서 돌아갔다.
이에 날이 저물어지고 밤중에 일곱의 천인들이 모두 백 가지 음성을 내어 부처님에게 나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리고 평상을 한 번 돌고서 서서 하나의 하늘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구담 사문이시여, 사자와 같으셔서 상처를 받았으면서도 능히 고통을 참으시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씀하지 아니하시옵니다.”
하나의 하늘이 또 말하였다.
“구담 사문이시여, 코끼리와 같으셔서 상처를 받았으면서도 능히 고통을 참으시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씀하지 아니하시옵니다.”
하나의 하늘이 또 말하였다.
“구담 사문이시여, 들소[犎牛]가 부르짖을 대와 같으셔서 역시 고통을 깨닫지 못하시옵니다.”
하나의 하늘이 또 말하였다.
“구담 사문이시여, 무소가 크게 울 때와 같으셔서 역시 고통을 깨닫지 못하시옵니다.”
하나의 하늘이 또 말하였다.
“구담 사문이시여, 8비(臂) 천왕과 같으셔서 상처를 받았으면서도 능히 고통을 참으시옵니다.”
하나의 하늘이 또 말하였다.
“구담 사문이시여, 보배 말[寶馬]과 같으셔서 고통을 깨닫지 못하시옵니다.”
하나의 하늘이 또 말하였다.
“구담 사문이시여, 자세하고 진실하고 깨끗하여 고통을 깨닫지 못하시옵니다.”
첫째의 하늘이 말하였다.
“부처님이야말로 사람 가운데 사자이시고, 사람 가운데 코끼리이시고, 사람 가운데 들소이시고, 사람 가운데 무소이시고, 사람 가운데 8비 천왕이시고, 사람 가운데 보배 말이시며, 사람 가운데서 자세하고 진실하며 깨끗하시옵니다. 세존은 이와 같으신지라 능히 고통을 참으시옵니다.
이런 무리들은 어리석어서 고통을 참거니와 세존은 슬기로써 참으시므로, 외도와는 같지 않으시옵니다. 범지들은 중년(中年)이 지나면 게을러서 부인 가지기를 그만 두고 일부러 고통 제도하기를 바라므로 제도될 까닭이 없나이다. 왜냐하면 구경(究竟)일 수 없기 때문이옵니다.
여래의 법 안에는 깨끗함이 구경이며, 모든 애욕을 끊어서 없어지고 다한 열반이니, 이와 같이 하여야 비로소 三계의 더러운 바다를 건너시옵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마음과 뜻이 바르고 안정되어 네 가지 진리로부터 열반을 구하기 때문이옵니다.”
하늘은 이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흉악하고 모진 이는 항복하기 어렵고
미련하고 의심한 이는 안정된 지혜 없나니
뜻이 거칠어서 벌판에 있으면
나고 죽음의 못을 건너지 못하리다.
안정된 지혜로 흉악과 어리석음 없애고
뜻을 고루어 뭇 결박을 풀며
뜻이 고요하여 미침과 헷갈림이 없어야
바로 나고 죽음의 바다를 건너리다.
이에 하늘이 게송을 말하여 마치자, 부처님은 잠자코 옳다고 여기신 줄 알아채고서 곧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리고 세 번 돌도 나서 홀연히 없어지며 떠나갔다.
맑은 새벽이 이르자,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 전에, 그 때 두 편의 장사하는 이들이 있었는데 각각 5백 인씩이 있었다.
바라나국에 있으면서 각각 자료와 재물을 합치어 배를 꾸며서 바다를 건너가려 하였다. 길 떠날 차림이 끝나자 닻을 풀고 돛을 달아서 곧 끌고 떠나갔는데, 바람을 타고 곧장 가서 바로 보배 섬에 닿았다.
섬 위에는 모든 것이 넉넉하여 의복과 음식ㆍ평상ㆍ침구ㆍ아름다운 여인이며 갖가지 여러 보물들이 없는 것이 없었으므로, 한 편의 장수 우두머리가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다.
‘우리들은 재물 때문에 몸을 애쓰고 고생시키면서 바다를 건너 여기까지 닿았다. 구하는 바를 이미 얻었으니 이제 여기서 살면서 다섯 가지 즐거움으로써 스스로 재미있게 즐겨야겠다.’
둘째 번의 장수 우두머리는 그 부하들에게 말하였다.
‘여기는 비록 넉넉하여 뭇 보배와 다섯 가지 즐거움과 아름다운 여인이며 옷과 밥이 모자람이 없다 손치더라도 여기에서 오래 사는 것은 마땅하지 못하도다.’
이 때에 공중에서 어떤 천녀가 이 장사하는 이들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어서 마음의 소망을 따라 많은 재보를 얻었고 할 것이 없으니 돌아가게 하려고 곧 공중에서 여러 장수들에게 말하였다.
‘여기가 비록 재보와 다섯 가지 즐거움과 아름다운 여인이며 의복 음식이 있다 하더라도 오래 살 데는 못됩니다. 빨리 돌아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후 7일이 되면 이 땅은 모두 물에 빠질 것입니다.’
말을 마치고 없어지며 떠나가자, 다시 악마천의 여인이 있다가 뜻에 이 장사하는 이들을 여기에 빠져 죽고 돌아갈 수 없게 하려고 하여 공중에서 말하였다.
‘그대들은 갈 채비를 하거나 돌아가려 할 것이 없소. 여기야말로 유쾌하고 즐거우며 극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으리다. 이 땅은 처음부터 물이 이르지 않을 것이요, 만일 여기까지 물이 이른다 하면 이 여러 보배와 음식ㆍ의복ㆍ아름다운 여인이며, 다섯 가지 즐거움이 무슨 까닭에 있겠습니까. 먼저의 하늘이 말한 바는 물이 여기를 빠뜨릴 것이라 하였으나 모두 이것은 거짓이니, 믿을 거리가 못됩니다.’
말하여 마치고 없어지며 떠나가자, 첫째 번의 장수 우두머리는 천녀의 말을 듣고 나서 그 부하들에게 명하였다.
‘그대들은 다시는 갈 채비를 하며 돌아가려고 하지 말라. 먼저 하늘이 말한 것은 믿지 말 것이니, 이것은 바로 거짓이니라. 여기는 유쾌하고 즐거우며 다섯 가지 욕심이 모자람이 없거늘, 염부제는 애쓰고 고생하면서 바로 이를 구하려 한다. 이제 이미 얻었거늘 무슨 일로 또 떠나가겠느냐.’
둘째 번의 장수 우두머리는 도리어 그대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다섯 가지 즐거움을 탐내어 여기에서 오래 살려 하지 마시오. 이후 7일이면 물이 여기에 찰 것입니다. 빨리 팔기 위하여 짐을 꾸리고 배를 고칩시다. 먼저 하늘의 말한 바가 지성이어서 거짓이 아니오. 설사 7일이 되어서 물이 없다 하더라도 오히려 고치고 꾸려서 돌아가야 합니다. 어찌 본래의 부모와 처자를 버릴 수 있겠습니까. 만일 이후 7일이 되어서 물이 이르지 아니한다면 곧 여기에서 다섯 가지 즐거움을 스스로 즐기다가 그런 뒤에 천천히 돌아가십시다. 만일 물이 진실로 와서 먼저 하늘의 말씀한 바와 같다면 고치고 꾸린 뒤인지라 떠나감이 또 무엇이 어렵겠소.’
라고 하였다.”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후 7일이 되어서 먼저 하늘이 말한 바와 같이 물이 그 땅에 가득히 찼으므로, 때에 둘째 번의 장수 우두머리는 먼저 이미 꾸려 놓았는지라 물이 이르는 날에 거느리는 부하들을 곧 배에 올릴 수 있었으나, 첫째 번의 장수우두머리는 먼저 꾸려 놓지 않았는지라 물이 이르는 낮에야 꾸려 놓은 이들과 배를 다투었으므로, 선주(船主)는 그들을 보호하며 나올 수 없게 하면서 곧 투구를 쓰고 무기를 가지고서 같이 서로 맞붙어 싸우다가 둘째 번의 장수 우두머리는 배 위에서 작은 창으로써 찔렀더니, 첫째 번 장수 우두머리의 다리가 찔려서 곧 죽었다.”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첫째 장수 우두머리를 알겠느냐. 바로 지금의 데바닷타이니라. 작은 창으로써 첫째 번 장수 우두머리를 찌른 둘째 번의 장수 우두머리는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니라. 그 때의 첫째 번 장사하는 이들 5백 인은 바로 지금 데바닷타의 5백 제자들이요, 그 때의 둘째 번 장수 5백 인은 바로 지금의 5백 아라한들이니라. 그 때의 첫 번째 천녀는 바로 지금의 바라문 제자였던 만월(滿月) 비구니라.”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옛날 장수의 우두머리가 되어서 재물을 탐내어 죽음을 각오하고 바다를 건넜다가 그와 함께 배를 다투면서 작은 창으로써 그 장수 우두머리의 다리를 찔렀다.
이 인연 때문에, 수천 년 동안 지옥의 고통을 겪었고 지옥에서는 수천 번을 창에 찔리었으며, 축생에 떨어져서는 사람들에게 화살을 맞았고 수천 년 동안 아귀에 있으면서 쇠의 송곳나무 위에 올라갔었다.
이제 비록 여래의 금강 몸을 얻었다 손치더라도 남은 재앙 때문에 이제 나무창에 찔린 것이다.”
그 때 세존은 전생의 인연을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예전의 세상에서 장수 우두머리가 되어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갔었는데
두 편의 장수들이 같이 배를 다투다가
자근 창으로써 그의 다리를 찔렀네.
이러한 인연 때문에
지옥에서 창에 찔린 고통을 받았고
축생 되어 언제나 화살을 맞았으며
아귀에선 송곳나무에 올라갔었느니라.
이제 이미 부처의 도를 이루어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비록 금강의 몸을 얻었다 하더라도
나무창을 면하지 못하였느니라.
인연은 마침내 없어지지 아니하고
또한 허공에도 붙지 아니하나니
마땅히 세 가지 인연을 지켜서
몸과 입과 뜻을 범하지 말지니라.
이제야 나는 높은 부처 이루었고
세 가지 세계의 대장이 되어
아뇩의 큰 샘 가운데서
스스로 전생의 인연을 말하노라.
부처님은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여래를 보아라, 뭇 악이 이미 다하고 모든 선을 널리 갖추었으며, 여러 하늘ㆍ용ㆍ귀신ㆍ제왕ㆍ신민이며 일체 중생들을 모두 제도되게 하려 하는데도 오히려 이런 과보를 면하지 못하거든 하물며, 또 어리석고 아직 도를 얻지 못한 이이겠느냐.
그러므로 사리불아, 몸과 입과 뜻을 보호하며 이 세 가지 일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사리불아, 너희들은 이와 같이 배울지니라.”
부처님이 이를 말씀하여 마치시니, 사리불은 기뻐하며 받아 행하였다.